집으로 가는 날 아침은 느긋하다. 정히 가야할 곳이 없으니 서두럴 일이 없다. 뱀사골계곡을 들러서 계곡을 맛볼수 있으면 좋고, 달궁계곡을 거쳐 정령치에서 지리산 모양새나 먼 발치서 구경하자. 그리고는 익산나바위 성지로 보고 집으로 가기로 한다. 뱀사골계곡에 가까워질수록 차의 속도는 더디고 들어가는 입구에서 차량을 통제한다. 주변 식당앞에 비어 있는 공간은 주차할 엄두가 없다. 지리산 굴곡진 몸매를 쓰다듬으며 굽이굽이 오른 정령치에서 숨을 고른다. 확 트인 시야에 꾸미지 않은 지리산 주능선이 펼쳐진다. 눈으로나마 반야봉에서 천왕봉까지 몇번이고 오르내린다. 정령치(鄭嶺峙 해발 1,172m)는 지리산에서 차로 넘을 수 있는 가장 높은 고갯길이다. 남원에서 구례로 넘어가면 정령치, 뱀사골갈림길, 성삼재를 차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