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당여행 11

일만위 순교자 현양동산

두 군데 골프 모임의 월례회가 네번째 수요일인 잡혀있어서 징금다리로 한 달씩 참여하기로 했지만 사정상 이번달은 모두 불참이다. 묘하게 오늘은 진즉부터 비가 예보되어 있었다. 두 곳 모두 우중에 어떡하나 궁금했는데 겨우 전반 홀만 돌고 그만둘 수 밖에 없었단다. 하늘이 짖궂다. 비가 오는데 자동차는 목적지를 지나 다르게 가고 있다. 속으로 멈추라고 명령을 내려도 핸들은 제멋대로 돈다. 까짓것 오늘은 생각없이 발가는대로 가 보는 것도 괜찮다 싶어 가다보니 초지대교를 지나고 있다. 기왕 강화로 들어 선 거라 한번 가 보고자 했던 곳 일만위 순교자 현양동산을 네비에 입력한다. 길상면 양도면을 거처 외포리로 남동에서 북서로 강화도를 비스듬이 관통하고는 내가초등학교 지나자 고려저수지를 끼고 돈다. 고촌리마을회관에서..

성당여행 2020.06.29

갑곶순교성지[甲串殉敎聖地]

성공회 강화성당에서 오늘 목적 중에 하나인 쑥을 케러 평화전망대 방향으로 가다가 어느 곳에 내렸다. 어디에 쑥이 많은 지 모르고 무작정 온 곳인데 김여사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듯 한 봉지 가득들고 차로 들어 온다. 강화는 몸을 따뜻하게 해준다는 사자발쑥이 유명한데 우리는 겸사겸사 쑥떡 가공용으로 할 일반 쑥을 얻는다. 가천대 부근을 추천 받았지만 갑곶순교성지를 갔다 돌아가기에는 시간이 멀다. 원래 고려산 아래로 가려던 것이 인간내비의 잘못된 입력으로 엉뚱한 곳으로 왔어도 목표달성을 했으니 용서가 된다. 오전에 들어온 차들이 강화를 빠져 나가는 시간에 맞물려 강화읍내를 지나는 순간부터 주차장이다. 강화대교를 못미쳐 갑곶교차로에서 갑곶돈대 방향으로 우회전하여 갑곶순교성지로 겨우 찿아 든다. 시간은 오후 5시..

성당여행 2020.05.03

한옥과 서양의 조화 대한성공회 강화성당

순무영순교성지에서 보면 언덕빼기에 보이는 대한성공회 강화성당을 찿는다. 2017년 여름 김여사와 아들 셋이서 성공회 온수리성당을 보고 시간이 여의치 않아 못오고 다음에 보자하고 돌아 선 것이 벌써 3년이 지나간다.선비를 닮은 온수리 성당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한옥성단은 어떤 얼굴인지 궁금했는데 느낌이 묘하다. 한복을 입고 들어가야 하는 걸까. 향교의 느낌이었다가 절집이 되기도 하고 궁극적으로는 성당이다. 국가지정문화재 사적 424호로 지정된 대한성공회 강화성당은 1900년에 우리나라 최초로 한옥으로 지어진 성당이다. 대한성공회의 초대 주교인 고요한(Corfe,C.J.)에 의하여 건립되었다. 강화성당은 서유럽의 바실리카(Basilica)양식과 동양의 불교사찰양식을 과감하게 조합시..

성당여행 2020.05.02

성탄절 명동성당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나님께 영광이요 땅에서는 기뻐하심을 입은 사람들 중에 평화로다. -누가복음 2장14절- 주님성탄대축일, 동지에 먹었어야할 팥죽을 쑤어 아점으로 먹는다. 식탁머리에서 명동성당 입구에 수많은 장미꽃이 불을 밝히고 있다는 얘기가 생각나서 오늘 크리스마스에 명동으로 가기로 한다.영어로 크리스마스(Christmas)는 구세주를 의미하는 그리스도 'christ'와 예배의 의식인 미사'mass'의 합성어로 구세주 그리스도를 위한 미사(예배)를 드리는 날이다. 그런 의미에서 시간이 맞으면 미사도 보고 가족들의 안녕을 기원하고 싶기도 하다.김여사 명동성당 근방에 있는 명동교자[명동칼국수]에서 예전에 먹었던 칼국수가 맛이 괜찮았다며 그것도 한그릇 하잖다.지하철에서 아들의 성탄인사를 받는다. 그곳은 ..

성당여행 2019.12.26

익산 나바위성지,나바위성당

집으로 가는 날 아침은 느긋하다. 정히 가야할 곳이 없으니 서두럴 일이 없다. 뱀사골계곡을 들러서 계곡을 맛볼수 있으면 좋고, 달궁계곡을 거쳐 정령치에서 지리산 모양새나 먼 발치서 구경하자. 그리고는 익산나바위 성지로 보고 집으로 가기로 한다. 뱀사골계곡에 가까워질수록 차의 속도는 더디고 들어가는 입구에서 차량을 통제한다. 주변 식당앞에 비어 있는 공간은 주차할 엄두가 없다. 지리산 굴곡진 몸매를 쓰다듬으며 굽이굽이 오른 정령치에서 숨을 고른다. 확 트인 시야에 꾸미지 않은 지리산 주능선이 펼쳐진다. 눈으로나마 반야봉에서 천왕봉까지 몇번이고 오르내린다. 정령치(鄭嶺峙 해발 1,172m)는 지리산에서 차로 넘을 수 있는 가장 높은 고갯길이다. 남원에서 구례로 넘어가면 정령치, 뱀사골갈림길, 성삼재를 차례로..

성당여행 2019.08.09

하늘을 찌를 듯한 계산성당

설날 차례를 모시고 고모가 입원해 있는 병원으로 전원 공간이동을 한다. 당신의 외손녀 결혼식장에서 본 고모님은 연세에 비해 그리 나빠보이진 않았는데 못난 아들 앞세우면서 받은 충격에 조금씩 무너지고 있었던 모양이다. 넘어져서 찿은 병원에서 알게 된 암이 입원하게 만들고, 갇혀버린 병실에서의 삶의 질은 가슴 아리게 한다. 아흔이 넘은 연세라 벌떡 일어서기는 힘들 겠지만 좀더 편안한 심신으로 작별을 준비했으면 좋으련만... 병실의 침상에 누운 야윈 고모의 모습에서 순간적으로 할머니가 보여서 놀란다. '날 알아 보시겠수'하니 '나 좀 일어켜 줘, 집에 데려다 줘'하며 다른 얘기만 한다. 어머니랑 기왕 같이 나왔으니 기분전환 겸 수성못이나 한바퀴 돌아 보자고 해서, 그리로 방향을 잡는다. 가는 길에 계산성당을 ..

성당여행 2019.02.08

가을. 성당여행 풍수원 성당

김여사가 어느날 주보에서 봤다며 횡성 풍수원 성당으로 성지순례 따라 가고 싶어 한다. 이 가을에 아름답고 오래된 성당여행을 못 이긴척 떠나보자. 근데 하필 오늘 새벽에 천둥번개가 요란을 떨게 뭐냐. 아침엔 그나마 소강상태여서 우산을 준비하고 나선다. 인천교구 가톨릭노동장년회에서 년중행사의 일환으로 계획된 것임을 버스에 오르며 안다. 노동자가 인간답게 살수 있는 사회를 만들고자하는 가톨릭 사도직 단체다. 누가 주관하던 내겐 그리 관심사가 못된다. 지인DL 선물한 '하루쯤 성당여행'이란 책 속에 당당히 자리하고 있는 곳이어서 가보고픈 호기심이 크다. 두시간 남짓 달려 산골짜기 깊속한 외진곳에 소박하지만 정제된 아름다움이 있는 橫城豊水院聖堂에 도착한다. 가을의 옷으로 이쁘게 치장하고 우리를 맞아 주는 성당은 ..

성당여행 2018.1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