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당여행

하늘을 찌를 듯한 계산성당

자어즐 2019. 2. 8. 19:04

설날 차례를 모시고 고모가 입원해 있는 병원으로 전원 공간이동을 한다. 당신의 외손녀 결혼식장에서 본 고모님은 연세에 비해 그리 나빠보이진 않았는데 못난 아들 앞세우면서 받은 충격에 조금씩 무너지고 있었던 모양이다. 넘어져서 찿은 병원에서 알게 된 암이 입원하게 만들고, 갇혀버린 병실에서의 삶의 질은 가슴 아리게 한다. 아흔이 넘은 연세라 벌떡 일어서기는 힘들 겠지만 좀더 편안한 심신으로 작별을 준비했으면 좋으련만... 병실의 침상에 누운 야윈 고모의 모습에서 순간적으로 할머니가 보여서 놀란다.

'날 알아 보시겠수'하니 '나 좀 일어켜 줘, 집에 데려다 줘'하며 다른 얘기만 한다.

 

어머니랑 기왕 같이 나왔으니 기분전환 겸 수성못이나 한바퀴 돌아 보자고 해서, 그리로 방향을 잡는다. 가는 길에 계산성당을 지난다. 이 성당이 하루쯤은 성당여행에 나오는 아름다운 성당 중에 하나라고 했더니 김여사 이것도 보고 가잔다. 우리 어머니 나는 괜찮다고 하신다. 수직으로 하늘로 뻗은 첨탑2개가 오랜만에 찿은 나그네를 맞는다. 소실적에는 간간히 지나다니던 구역이 지금은 낯설다.

학창시절에 이 근방에 있는 친구집에 들러서 놀던 곳이 박태준 작곡 이은상 작사 '동무생각'에 나오는 청라언덕임을 그 때는 몰랐다. 대구에서 성장한 김원일의 자서전적인 소설 '마당깊은 집'의 주무대인 장관동,종로,진골목 일대도 근대문화골목의 한 부분이다. 짬이 나면 대구골목투어로 근대의 여행을 떠나도 좋을 성 싶다.

 

 

오전에 위령미사가 있은 후 모두가 빠져나간 성당은 차분하고 조용하다. 우리마냥 성당구경 온 객들이 카메라로 담는 모습만 간간히 보이고 주차장엔 우리 차만 외롭다.

 

 천주교 대구대교구 계산주교좌 성당[계산성당]은 대구 중구 서성로 10 에 주소를 두고 있다.

 

▼ 대구본당 초대 주임 로베르 신부는 1899년에 지은 십자형 기와집 성당이 화재로 소실되자 1903년 11월에 두 개의 종탑을 갖춘 고딕 양식 벽돌 건물을 다시 건립하였는데, 이 성당이 1911년 대구교구가 설정됨에 따라 주교좌성당이 되었다. 110년이 훌쩍 넘은 경상도 최초의 서양식 성당이니 영남의 종가 성당인 이 곳 정문을 조용히 넘는다. 

 

 이곳의 특징은 아무래도 종탑기능을 가진 두개의 팔각형 첨탑이다. 전동성당의 아름다음과는 다른 쌍탑의 직선미를 만난다. 

 

 정문의 십자고상. 쌍탑 중앙의 크다란 장미창이 수직을 보완하는 느낌을 준다.

 

 건물은 화강암 초석위에 붉은 벽돌과 출입구, 창둘레. 기둥 등에 장식미를 더한 회색벽돌로 지었다. 종탑에 설치한 종은 국채보상운동을 주도한 서상돈,김절아가 한개씩 기증한 것으로 세레명을 따서 '아우구스티노와 젤마나'라고 부른다.

 

계산성당과 마주보고 있는 대구제일교회. 각각의 쌍탑이 하늘로 솟아 오른다. 형태는 비슷해도 신구의 차이가 주는 느낌은 많이 다르다. 교회 옆으로 3.1만세운동길이 있고, 그 너머가 청라언덕이다.

 

▼ 계산 성당은 서울과 평양에 이어 세 번째로 세워진 고딕 양식 성당이며 대구 경북 지역에 세워진 최초의 서양식 건축물이자 현존하는 유일한 1900년대 건축물로 남아 그 문화적 가치를 인정받아 1981년 사적 제290호로 지정되었다.

 

▼ 성당의 내부. 아름다운 스테인드글라스가 빛에 그 모양을 잃어 아깝다. 초창기 스테인드 글라스는 12사도와 성당 제대 뒷편에 위치한 성인상 그리고 성당 입구에 있는 장미창으로 이루어졌다. 이후 1991년에는 대대적인 인테리어 보수공사가 있었다. 이 때 한국 순교자들과 4대 복음사 스테인드 글라스가 추가되었다. 또 마루바닥을 대리석으로 교체하고 함석지붕을 동판으로 교체하였다.

 

▼ 제대 뒷편 둥근 아치창의 중앙 창에는 이 성당의 주보성인인 루르드의 성모마리아가 서 있다. 앞 쪽으로 가서 구경할려니 기도하는 사람에게 방해될 것 같아 돌아 선다.

 

▼ 파이프오르간

 

▼ 계산성당 옛 사제관의 모형. 화재로 소실

 

▼ 매일신문 건물들에 의해 성당의 키는 점점 줄어 든다.

 

▼ 나는 '사랑이 머리에서 가슴까지 내려오는데 칠십년이 걸렸다'는 김수환추기경이 이 성당에서 1951년 사제서품을 받았다.

    말과 머리로 하는 사랑은 향기가 없다. 진정한 사랑은 이헤,관용,포용,동화,자기낮춤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 소외된 이웃의 벗으로 일생을 보낸 김수환추기경의 선종 10년이 코 앞이다. 마지막 남긴말 '고맙습니다,서로 사랑하세요'의 의미를 한 번 되뇌어 보자.

 

▼ 사제관,수녀원 건물.

 

▼ 초대 본당 주임신부 아킬레 파울 로베르[프랑스,한국명:김보록 金保祿]의 흉상

 

▼ 2018 대구 여행스케치 수장작

 

▼ 신랑 신부 이름을 바꿔 불렀다는 박정희 대통령 결혼식. 이 두사람은 카톨릭신자는 아니다.

 

이 길은 근대문화의 발자취를 주제로 한 길이다. 1.64㎞의 비교적 짧은 코스이지만 볼거리가 많아 다 돌아보려면 2시간 정도 걸리며, 골목투어를 전국 유명 관광지로 만든 가장 인기 있는 핵심 코스이다. 동산 청라언덕, 선교사주택, 만세운동길, 계산성당, 제일교회, 민족시인 이상화와 국채보상운동을 주창한 서상돈의 고택, 근대문화체험관인 계산예가, 조선에 귀화한 중국인 두사충의 뽕나무 골목, 400년 역사를 자랑하는 약령시, 한의약박물관, 조선의 과거길 영남대로, 에코한방웰빙체험관, 옛 대구의 번화가 종로, 화교소학교, 사투리로 길다를 질다로 표현된 진골목이 이어진다.                              대구중구 골목투어 근대의 여행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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