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당여행

한옥과 서양의 조화 대한성공회 강화성당

자어즐 2020. 5. 2. 23:39

 

순무영순교성지에서 보면 언덕빼기에 보이는 대한성공회 강화성당을 찿는다. 2017년 여름 김여사와 아들 셋이서 성공회 온수리성당을 보고 시간이 여의치 않아 못오고 다음에 보자하고 돌아 선 것이 벌써 3년이 지나간다.선비를 닮은 온수리 성당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한옥성단은 어떤 얼굴인지 궁금했는데 느낌이 묘하다. 한복을 입고 들어가야 하는 걸까. 향교의 느낌이었다가 절집이 되기도 하고 궁극적으로는 성당이다.

 

국가지정문화재 사적 424호로 지정된 대한성공회 강화성당은 1900년에 우리나라 최초로 한옥으로 지어진 성당이다. 대한성공회의 초대 주교인 고요한(Corfe,C.J.)에 의하여 건립되었다. 강화성당은 서유럽의 바실리카(Basilica)양식과 동양의 불교사찰양식을 과감하게 조합시켜 건립하였다는 것이 특징이다. 교회의 내부공간은 바실리카양식을 따랐고, 외관 및 외부공간은 한식 목구조와 기와지붕으로 되어있는 불교사찰의 형태를 따랐다. 성당의 전체적인 건물 배치는 서쪽에 출입문을 두어 서구 형태를 취하면서 전체적으로는 배(船)모양을 본 떠 뱃머리인 서쪽에는 외삼문 및 내삼문과 성당종을 배치하고, 중앙에는 성당을 두었다. 후미에는 사제관을 배치하여 특이한 양식을 보여주며 우리나라 건축사 연구에 귀중한 자료가 되는 유적이다.

 

1.누   가 : 김 바실리아와 두리서

2.언   제 : 2020년 5월 1일(금) 노동절

3.어디로 : 대한성공회 강화성당

 

▼ 위치 : 인천광역시 강화군 강화읍 관청길 22

 

 

▼ 관청리 언덕위에 절간 같이 생긴 2층 한옥 건물이 성당이란다. 담벼락과 입구문과 더불어 전체 분위기는 한학당 같기도 한데...

 

 

▼ 진무영순교성지를 나와 성공회 강화성당을 찿아가는 길. 한 블록을 더 내려가서 좌회전을 했으면 용흥궁을 구경하고 정문으로 들어 갔을텐데 먼저 꺽는 바람에 성당의 뒷문쪽으로 가게되어 몇가지를 못본다. 철종이 왕위에 오르기 전에 기거했던 용흥궁은 다음에. 

 

 

▼ 강화 출신 수필가 월당 조경희선생이 기증한 미술품, 문학자료로 건립한 강화문학관. 1층은 강화도와 관련이 있는 옛문인들의 작품을 소개하고 2층은 조경희 선생의 원고와 유품들이 전시되어 있단다.

 

▼ 담 넘어로 보는 성당의 뒷 모습.

 

▼ 배의 뒷쪽 부위에 해당하는 고물 부위에 사제관이 성당과 함께 지어졌는데 1985녕 화재로 소실되어 당시 재건축되었다.

 

 

라브린스(Labyrinth)는 들어가면 나오는 길을 쉽게 찾을 수 없는 미궁(迷宮) 또는 어디가 어디인지 방향을 알 수 없는 미로(迷路)를 뜻한다. 둥글게 만들어진 꼬불꼬불한 길이 때로는 중심부로 이끌다가 이내 때로는 주변부로 이끌기를 계속하는 미로와 같은 라브린스는 조용히 명상을 하거나 기도하며 천천히 걸어서 중앙에까지 다다랐다가 다시 돌아서 나오도록 되어 있다.

라브린스 걷기는 들어가기, 중심에 머물기, 나오기로 이루어진다. 중심에 들어가기 위해 걷는 시간은 자신을 내려놓고 마음을 비우고 또 마음을 잠잠히 가라앉히는 시간이다. 라브린스의 중심은 쉼과 반성의 장소로 거기 머무는 시간은 성찰을 받아들이고 하나님과의 일치를 이루는 시간이다. 중심에서 밖으로 나오기 위해 걷는 시간은 되새김의 시간이자, 새로워져 돌아오며 행동하기 위해 나아가는 시간이다.

 

▼ 성당을 설립한 트롤로프 신부가 영국에서 가져와 뒷면에 두 개, 옆면에 하나씩 달았다는 하늘색 아치문이 한식에 서구를 더한다.

 

▼ 이층짜리 八作지붕의 처마 아래 서까래 끝에는 삼태극 문양과 부연에는 십자모양이 조화롭게 두줄로 평행을 이룬다. 추녀의 끝에 용두가 낯설지 않다.

 

▼ 이층의 창문이 격자의 한지창이 아니고 유리창으로 낸 것이 한옥과 다른 하나다.

 

▼ 1896년부터 강화도 온수리병원에서 10년간 간호사로 근무하다 전염병 때문에 돌아가신 영국 알마수녀 기념비[謁瑪修女紀念碑]. 뒷쪽에 선 나무가 보리수이다. 1900년 영국 선교사 트롤로프신부가 인도에서 10년생 묘목을 가져와 심었다고 한다. 수령이 130년은 되었다. 보리수 맞은편에는 회화나무가 있었는데 아쉽게도 2012년 태풍 불레벤에 기둥 째 부러졌다. 불교와 유교의 향기다.

 

▼ 성당의 본당은 정면4칸 측면 10칸의 장방형 중층 삼랑식 한옥구조다. 홀수칸으로 셈하는 전통과는 다른 모습이다.

 

▼ 지붕위 십자가와 2층 처마 밑에 천주성전[天主聖殿]의 현판이 달려서 성당임을 안다. 아래 주련이 있어서 선주성전의 현판도 거리감이 없다. 절집의 대웅전이 붙은 그 모습이 눈에 많이 익었음일 게다. 당시 성공회의 종교의 융합과 토착화에 애쓴 모습이 있다.

 

 

無始無終先作形聲眞主宰  처음도 끝도 없고 형태와 소리를 먼저 지으신 분이 진실한 주재자시다

宣仁宣義聿照拯濟大權衡  인을 선포하고 의를 선포하여 드디어 구원을 밝히시니 큰 저울이시

三位一體天主萬有之眞原  삼위일체 하느님은 만물의 참된 근본이시

神化周流有庶物同胞之樂  하느님의 가르침 아래 만물이 성장하니 동포의 즐거움이로

福音宣播啓衆民永生之方  복음이 전파되어 세상 사람들이 깨달으니 영생의 길이로

 

▼ 성당 정면을 다 담으려고 뒷걸음질 하고 보니 내삼문 처마가 위로 덮는다. 넓은 면에 주문을 낸 한옥 양식이 아니고 측면에 주문을 낸 이유가 아니다. 절집이나 향교 같이 문 앞에 마당이 없어서 이다.

 

 

▼ 종루를 겸하고 있는 내삼문.

 

▼ 종을 치는 부위에 십자문양이 범종과 구분된다. 영국에서 들여온 종은 1943년 태평양전쟁 당시 일제가 정문 계단 철재 난간과 공출    해갔다. 지금의 종은 1989년 다시 만든 것이다.

 

▼ 솟을 대문에 聖公會江華聖堂의 현판이 붙어 있고 대문에는 태극과 십가가 조합된 문양이 그려져 있다. 그 앞에는  이십여 계단이 재법 가파르다. 뒤쪽에서 오다 보니 대문을 끝에 보는데 정문으로 왔으면 아마도 향교를 오르는 착각을 했을 수도 았었겠다.

 

▼ 내부로 들어서면 1900년 건축 당시 강화도 지역의 화강암을 재료로 만들어진 등록문화재 제705호인 대한성공회 강화성당 제대 및 세례대가 눈에 들어 온다. 세례대(성수대)에는 修己 洗心 去惡 作善[자기를 수양하고 마음을 닦고 악을 멀리하며 선을 행하라]란 글귀가 있고 뒤부분에는  重生之泉[거듭나는 샘물]이라는 글씨가 새겨져 있다.
 

▼ 성당내부는 기독교 건축양식인 바실리카 양식 즉 중앙에 기도공간이 있고, 좌우에 통로가 있는 구조로 지어진 서구 기독교 토착화의 산물로 지금까지도 이곳에서 매 주일 예배가 진행되고 있다. 성당규모는 250명의 신자를 수용할 수 있는 40간 규모다. 높은 천장에는 자연 채광을 할 수 있도록 유리창을 냄으로써 서구교회의 전통 건축 양식인 바실리카 양식을 도입하였다.

 

 

제단 뒤로 萬有眞原[만물의 참된 근원]이라는 현판이 있다. 이는 하느님을 뜻한다. 신자석보다 높이고 나무난간으로 삼면을 장식한 제단도 예사롭지 않다.

 

▼ 건축 자재인 목재는 수령 백 년 이상의 백두산의 적송을 트롤로프 신부가 직접 신의주에서 구하여 뗏목으로 운반하였고 건축은 경복궁 중수에 참여하였던 도편수가 맡았다.

 

▼ 양측 회랑에는 성당의 역사가 의자 위에 앉아 있다.

 

 

▼ 그림의 우측에 걸린 기는 강화성당 수호성인인 베드로의 천국의 열쇠와 바우로의 성령의 검을 비단에 수놓아 제작한 교회기로 1900년 축성식 순행 당시에 사용했던 깃발이다. 외부에서 보이는 아치문의 내부 모양은 영국국기를 닮아 있다.

 

▼ 강화성당이 세워질 당시에는 이런 샹들리에가 아이었겠지만 한옥과 어울린다. 성당의 동서양 건축의 만남은 한국건축사에도 중요한 자료가 되는 유적이다.

 

 

▼ 성당 후미와 측면 담길. 

 

 

▼ 2014년에 소성당, 사제관, 교육관, 식당으로 구성된 280평 규모의 교육관으로 신축된 희준교육관.

 

성공회 강화성당을 나와서 밥집을 기웃거린다. 강화 맛집을 검색하다가 신문리노외공영주차장에 차를 두고 백반집 우리옥에 들었다. 대여섯 테이블의 1층은 자리가 없고 2층은 설렁하다. 다른 곳으로 옮겼는데 이름이 생각 안난다. 칼국수랑 빈데떡을 시킨다. 빈데떡이 노릇노릇 굽혀서 허전한 뱃속에 맛이 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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