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레길 86

강화나들길 12코스. 주문도 길

창으로 흘러 들어오는 새들의 지저김이 미몽을 깨운다. 좀 더 자게 둬도 괜찮지만 높이 올라온 싫지 않은 소리가 귓가에 머문다. 한동안 꼼작도 않고 자리를 지키다 점점 또렷해지는 정신에 몸이 일어난다. 친구랑 강화나들길 12코스 주문도 길을 가려고 약속한 시간은 한참 이르다. 두 달 넘게 시간이 엇갈려 놓아 두었던 길을 오늘 다시 나선다. 대중교통으론 뱃시간을 맞추기 여간 불편한 게 아니어서 주차공간이 협소하다는 얘길 들었음에도 차를 가지고 출발한다. 강화터미널에서 07:45분발 버스를 타려면 친구는 첫 전철을 타고 검단사거리역에서 바로 환승을 해도 간당간당하다. 한 시간 반은 걸리겠지 했는데 막힘이 없어 한 시간에 선수선착장에 도착한다. 인천광역시 강화군 서도면 주문도리에 속한 섬. 강화도에서 서쪽으로 ..

둘레길 2022.07.17

시흥 늠내길 3코스 옛길

김여사가 오늘 친구들과 담양 메타세콰이어 길 나들이 간다고 예고한 날이다. 6시에 집 앞에서 출발하기로 했다는 데 대중교통이 마땅치 않아 태워주면 좋겠다고 은근히 부탁 아닌 압력을 넣는다. 택시를 타랬더니 안 잡히면 어떡하냐고 하니 할 수 없이 기사를 한다. 2시에 친구들과 인천대공원 야외음악당에서 만나기로 한 약속시간까지는 많은 공백이 있다. 시흥늠내길 3코스 옛길이 소래산을 크게 한바퀴 도는 길이어서 그 길을 걸은 후에 친구들과 만나면 딱이다 싶어 노느니 연불한다고 간단한 먹거리를 챙겨 집을 나선다. 소사에서 서해선으로 환승하고 시흥대아역에서 내린다. 시흥늠내길 3코스 옛길은 이전에는 상대야동 버스정류장길에 붙어 있는 꼬꼬상회가 1년 전만 해도 시종점이었다. 꼬꼬상회가 없어지고 부동산으로 바뀐 지가 ..

둘레길 2022.06.12

서울한양도성길 - 숭례문, 인왕산 구간

오늘 숭례문에서 창의문까지 한양도성길을 마무리하려고 서울역을 향한다. 예보에 따르면 아침 최저 18도이다가 최고 31도까지 올라 따끈할 것이란다. 그나마 햇빛 쨍쨍이 아니라니 다행이다. 오전 10시 숭례문 광장에 모여 숭례문 파수 행사를 구경하기 위해 조금 일찍 도착한다. 항상 마음을 담긴 먹거리로 친구들에게 봉사하는 3S 총무가 먼저 와 있다. 하나 둘 순서대로 모이더니 가장 멀리 북쪽에서 일찍 출발했는데도 늦었다고 순박한 웃음으로 다가 온 HS가 마지막으로 열둘이다. 일이 있어 YB는 사직터널에서 만나기로 한다. 모처럼 홍이의 합류가 반갑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100일이 넘어가고, 코르나로 중국 상하이를 필두로 하는 봉쇄조치 등으로 유가와 곡물류 가격의 상승으로 5월 소비자 물가가 14..

둘레길 2022.06.04

시흥늠내길 2코스 갯골길

지난 월요일 꼭두새벽에 많은 사람들의 응원에 보답하 듯 손흥민이 득점왕에 등극했다. 이 날 손흥민이 두 골을 넣어 단독 득점왕이 되는가 했는데 바로 리버풀의 살라가 따라붙어서 공동 23골이 되었다. 토트넘의 경기가 먼저 종료되고, 몇 분 더 진행된 리버풀 경기를 가슴 졸이며 보게 되는 것은 당연한 현상일 게다. 세계 최고의 리그인 EPL에서 한국사람 또는 동양인으로의 어려운 환경을 딛고 최고의 성과를 낸 것은 대단한 일이다. 또 손흥민을 득점왕으로 만들기 위한 원 팀이 된 것도 놀랍고 대단한 일이다. 지금까지 팀을 우선하고 이타적인 모습에 감화된 팀원들의 호응인 것 같다. 케인, 클루셉스키, 모라우등 모두 손흥민을 위해 움직였다. 공을 잡으면 손흥민의 위치부터 먼저 보고 골을 넣을 수 있도록 기회를 만들..

둘레길 2022.05.28

서울한양도성길. 흥인지문,남산구간

오늘은 대건이륙 친구들과 한양도성길 이어가는 날이다. 10:00에 동대문역 7번 출구에서 만나 남산으로 걸으려고 한다. 남산은 서울의 지리적 중심이고 서울의 상징이자 시민들의 휴식처이다. 많은 역사가있는 곳이기도 하다. 그런 남산을 고루고루 보고픈 마음은 있어도 지나 다니면서나 주위 산을 오르며 바라보는 대상에서 벗어나질 못한다. 시간을 조금만 내면 언제든지 갈 수 있기에 받는 불이익이고, 등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오르는 재미가 없는 산으로 절하하기 때문인 것 같다. 나도 외국에서 온 양반에게 서울 야경을 보여주러 N서울타워를 올랐던 게 몇 해가 되었는지 가물가물하다. 내사산 안의 강북도심을 품은 남산의 도성을 따라 끊어진 부분을 이어 가며 친구들과 여유 있게 걸음을 즐긴다. 흥인지문 구간의 남소문 광희..

둘레길 2022.05.07

강화 나들길 11코스

오늘 1823년 소파 방정환 선생이 제정한 어린이날이 100째를 맞는다. 함께 보낼 어린이가 없는 친구와 강화나들길 11코스를 가면서 우리 어릴 때 어린이날 기억이 있냐고 물으니, 그때 어린이날이 있었냐고 도로 반문한다. 아무리 짜내어도 떠오르는 게 없다. 단지 집 아이가 어릴 때, 둘이 응원하던 프로야구팀이 달랐는데 마침 어린이날 그 두 팀의 경기가 있어 야구장 간 것은 생각난다. 어린이날이 법정 공휴일로 지정된 해가 1975년이어서 우리 때는 무늬만 어린이날이었던 것 같다. 어린이날 아이들이 원하는 선물도 시대에 따라 생활 환경의 변화가 반영된다. 1970년대 종합과자 선물세트가 최고의 선물이었는데 10년 단위로 로봇과 자동차 모형 장난감, 게임기, 태블릿 PC, 휴대폰으로 바뀌었단다. 거리두기를 해..

둘레길 2022.05.05

시흥 늠내길1코스 숲길

매일 음악을 보내주는 판돌이 친구가 어제는 클래식이 아닌 곡으로 보내왔다. Simon & Garfunkel이 1981년 뉴욕 센트럴 파크 공연에 부른 'April come she will' 동영상에 더해서 '둘다섯'의 '긴 머리 소녀'를 보내왔다. 힢색에 캔맥주를 넣고 점심 후 느지막이 집을 나서서 전철로 향하는 길에 이어폰으로 판돌이의 노래를 듣는다. 부드러운 노래에 발걸음이 운율을 탄다. 4월에 와서 5월에 내 품에 머물다가 6월에 마음이 변해 7월에 훌쩍 떠나버린 그녀를 8월에 잊어버리고 9월에 추억한다는 노래 가사다. 걸음에 보조를 맞춰주던 3S가 다른 schedule이 있고, 김여사는 공원에 친구들을 만나서 산책과 밥 먹으려 했다는데 쫀쫀하게 안됀다고 할 수 없다. 부정은 당연히 만수무강에 지장..

둘레길 2022.04.30

강화나들길 10코스. 머르메 가는 길

며칠 전에 80세 까지 살 확률이 아주 낮아 이것이 진짠지 의심한 적이 있다. 아마 제목이 건강한 상태의 여명나이가 아니었나 싶다. 2020년 기준 60세의 여명나이가 남자는 23.4세 여자는 28.2세, 65세의 여명나이는 남자 19.2년, 여자 23.6년이다. 여기에서 건강나이로 치면 겨우 반 밖에 되지 않는다. 열심히 달려왔는데 남은 게 얼마 없는 것에 담담할 수 만은 없지만 더 답답한 것은 남은 시간 중 반도 골골하며 살아 간다는 게다. 생로병사의 자연적인 법칙이야 당연하다해도 막상 나에게는 설마가 된다. 이러니 향후 건강하게 살기위한 것에 대한 유튜브들의 활동이 활발하구나 한다. 먹거리, 운동, 스트레스가 건강에 대한 삶의 질을 결정한다는 얘기다. 뭘 먹고 뭘 안먹을 것인가 또는 어떻게 먹느냐에..

둘레길 2022.04.02

강화나들길 9코스 교동도 다을새길

아침에 베란다 창문을 눈발이 두드린다. 겨울로 역 주행하는 지금의 봄은 '미친 X 널 뛰는 듯한다'는 소리가 딱 맞다. 3월 중순에 서울 쪽에 눈 내리는 게 자주는 아니고 11년 만에 오는 것이란다. 오늘 강화나들길 9코스 교동도 다을새길을 가기고 한 마음이 흔들린다. 기온이 영하가 아니어서 도로에 쌓이지 않아 다행이고 비가 아니어서 차선이라 그냥 '고'한다. 앞 유리창에 부딪히는 눈은 바로 물이 되어 흘러내린다. 산길은 눈이 많이 쌓이겠다는 친구의 말대로 이 봄에 한 겨울의 한라산 같이 눈꽃이 피었다. 이달 4일부터 10일간 울진 삼척을 비롯한 동해안의 최장 최대의 산불로 애를 태웠는데 초기 단계에 이런 눈이 왔으면 얼마나 좋았을꼬.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되면서, 지난 일주일간 감염자가 일평균 40만이나..

둘레길 2022.03.20

서울한양도성길. 백악,낙산구간

김여사랑 둘이서 아침 6시 10분에 20대 대통령 선거를 위해 사전투표소를 찾는다. 이곳 투표소는 이층인데 일층 입구에서부터 이미 줄이 이어진다. 사전투표는 어제와 오늘 이틀동안 가까운 투표소에서 신분증을 가져가면 가능하다. 순간의 선택이 앞으로 5년의 결정할 중요한 한 표다. 정치교체냐 아니면 정권교체냐?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3번 출구에서 지선버스 7212번·1020번·7022번을 타는 버스정류소로 나온다. 7212번 버스가 바로 와서 몸을 싣는다. 10여분에 자하문 고개, 윤동주문학관 정류장에서 하차한다. 걸어서 2분이면 창의문이다. 서두른 탓에 약속 장소인 창의문 안내소 도착이 일러 윤동주 문학관 관람하려고 했더니 오픈 전이다. 오늘은 한양도성길 백악, 낙산구간 도보행이다. 1. 누구가 : 병희..

둘레길 2022.03.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