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레길

강화나들길 10코스. 머르메 가는 길

자어즐 2022. 4. 2. 22:47

며칠 전에 80세 까지 살 확률이 아주 낮아 이것이 진짠지 의심한 적이 있다. 아마 제목이 건강한 상태의 여명나이가 아니었나 싶다. 2020년 기준 60세의 여명나이가 남자는 23.4세 여자는 28.2세, 65세의 여명나이는 남자 19.2년, 여자 23.6년이다. 여기에서 건강나이로 치면 겨우 반 밖에 되지 않는다. 열심히 달려왔는데 남은 게 얼마 없는 것에 담담할 수 만은 없지만 더 답답한 것은 남은 시간 중 반도 골골하며 살아 간다는 게다. 생로병사의 자연적인 법칙이야 당연하다해도 막상 나에게는 설마가 된다. 이러니 향후 건강하게 살기위한 것에 대한 유튜브들의 활동이 활발하구나 한다.

먹거리, 운동, 스트레스가 건강에 대한 삶의 질을 결정한다는 얘기다. 뭘 먹고 뭘 안먹을 것인가 또는 어떻게 먹느냐에 대한 내용들이 귀를 기울이게 한다. 그리고 먹는 것과 더불어 운동이 같이 병행해야 한다는 것은 상식이 된다. 그중에 특히 강조되는 것이 걷기다. '병의 90%는 걷기만 해도 낫는다' '잘 먹고 잘 걷기 비법 공개' '걷기는가장 훌륭한 약이다' '하루 4km 걷기 운동의 기적' 등에서 쉽게할 수 있는 걷기가 강조된다. 오늘 친구랑 강화나들길 10코스 메르메 가는 길을 걷기 위해 나선 것도 건강과 스트레스 해소의 일환이고 추억만들기도 한몫한다.

 

강화나들길 10코스는 대룡시장을 출발해서 개시미벌(교동평야), 난정저수지, 수정산, 죽산포를 돌아 원점복귀하는 코스다. 시간이 머무른다는 교동시장은 9코스의 경유지라 그 때 대강 구경한 곳이어서 익은 곳은 두고 교동제비집과 몇몇 곳만 눈도장 찍는다. 지난 번과 달리 오늘은 날씨가 괜찮아 대룡시장을 찾는 객들이 많을 걸로 예상해서 일찍 빠져나오기 위해 서두른다. 교동제비집 앞 대룡시장 주차장에 주차할 때만 해도 여유가 있었는데 돌아왔을 때는 인근 도로 한 편으로 차들이 줄을 만들고 있었다.

교동평야를 가로 지르며 나를 내려 놓을 즈음에 인공으로 만든 큼지막한 난정 저수지를 만난다. 시기가 맞지 않아 해바라기 정원의 멋진 모습은 상상으로 두고 수정산을 넘는다. 죽산포 해변제방길 걷다 보면 오늘은 들판과 산과 바다가 하나로 엮이는 것을 느끼게 된다. 17km 로 짧지 않은 거리지만 대부분 평지여서 어려운 코스는 아니다. 

 

1. 누구가 : 3S랑 둘이

2. 언  제 : 2022. 04. 02(토)

3. 어디로 : 강화나들길 10코스[머르메 가는 길]. 

4. 얼마나 : 5시간 [식사, 휴식시간 포함]

 

▼ 이동경로 : 교동제비집 - 대룡시장 - 양갑교 - 난정저수지 - 난정리 해바라기 정원 - 조선시대 한증막 - 수정산 - 금정부락 - 죽산포 - 머르메 - 양갑마을회관

              - 황경례 정려문 - 미곡종합처리장 - 교동제비집(주차장)

 

09:27 교동제비집

교동제비집은 평화 통일의 섬 교동도의 광광 플렛폼으로 주민이 운영하는 곳이다. 대륭시장 공용주차장에 붙어 있다. 오전 10시 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하고 있어 아직 문 열기 전이다. 들어가는 입구 앞에는 어미새가 벌레를 아기새에게 주려는 조형물이 있고, 다섯마리 제비가 줄 위에 앉은 모습도 있다. 제비는 오랜 세월 실향민인 교동 주민들에게 기쁨과 위안을 주고, 청정 자연 환경을 자랑하는 교동도의 상징이다.

쉼터 공간에 남자와 여자가 민트 색의 구슬을 마주 잡은 형상으로 '사랑과 평화'로 명명된 작품이 있다. 남녀는 자연과 인간의 동화와 평화를 의미하고 공 or 구슬은 물방울, 지구, 바다, 희망등의 메세지를 담고 있단다. 푸른 공을 태양과 일치시켜 사진을 찍으면 멋진 작품을 연출할 수 있다는데 지금은 태양이 높아서 맞출 수가 없다. 돌아오는 길에 맞춰볼 수 있을려나 모르겠다.

 

송화 칩스.

교동제비집에서 대룡시장으로 이동하면 파머스마켓을 먼저 지나고 길 건너에 송화칩스의 특이한 치장에 잠시 걸음을 멈춘다. 속노란 고구마와 감자칩, 참기름 병에 밀크티, 딸기라떼, 망고라떼, 골드브루, 프리마커피 등 음료를 파는 카페다. 

 

해성식당 담벼락에 강화나들길 10코스 머르메 가는 길 도장함.

강아지 떡으로 유명한 청춘 브라보. 일제강점기에 곡창지대로 유명했던 황해도 연백평야에서 수확된 쌀을 군량미로 수탈해가기 위해 떡이나 술을 못 해먹게 했다는데 어머니들이 일본인들 눈을 피해 찹쌀 반죽에 팥을 넣고 콩가루를 입혀 만든 인절미인데 떡을 붙여 놓으면 갓 낳은 강아지 모양 같아서 붙인 이름이란다. '가게 안에 만두도 있으니 맛보고 가세요' 한다. 이북식 만두 맛이 궁금하지만 3S 베낭에 먹거리가 잔뜩 채워져 있을 거라서...

벽과 천정을 포스트잇으로 빽빽이 채운 마루뜰은 녹두전, 감자전, 도토리묵에 막걸리를 마실 수 있는 곳이다. 국수도 이름에 있다. 아직은 객들이 적은 이른 시간인데도 마루뜰은 사람들로 북적인다. 시장의 벽화 구경 잠시하고는 본래의 목적인 나들길로 찾아 간다. 

아라곳간에서는 수제한과와 오란다의 맛보기를 내놓고 맛보고 가라고 권히는데 그냥지나치기가 무엇하다. 대룡시장의 간판을 지나고 주차장 입구 건너는 수제 빅소세지를 재료로 만든 대왕핫도그 집도 지난다. 다음에 대룡시장을 오면 강아지떡, 호떡, 대왕핫도그는 맛을 봤으면 싶다. 

 

09:46 간화나들길 10코스 머르메 가는 길 안내판에서 출발.

출발하는 길은 끝이 가마득한 신작로를 걷는 길이다. 6.25 때 활주로로 사용했다는 얘기가 있다. 출발이어서 그나마 지루한 생각은 없지만 나중에 돌아오는 길은 아마도 상당히 지루할 듯하다. 뒤돌아 보면 교룡시장 뒤를 머리에 더듬이나 얇은 뿔을 달았음 직한 화개산이 받혀주고 있다. 

 

09:57 양갑교

양갑교에서 시계 반대방향으로 한 바퀴 돌기 위해 오른쪽 수로방향으로 방향을 전환한다. 붉고 노란색인 대동 농기구 건물이 끼고 돈다.

 

개시미벌(교동평야)

만주벌판은 아니지만 개시미벌이 넓게 펼쳐져 있고 사각으로 구획정리도 잘 되어 있다. 논 한 구획이 몇 마지기는 됨직하다. 농사를 준비하기 위한 트렉트의 논 가는 일손도 분주한 소리를 낸다. 넓은 평야를 가지고 있는 교동도는 섬이지만 대부분의 주민들이 농업에 종사한다. 여기에서 수확되는 한해의 쌀은 강화군민이 4년 먹을 수 있는 량이고 질도 우수하다고 한다.

 

10:35 난정저수지

수로 다리 건너는 무학리 마을이 있고 난전양수장 옆으로 난정저수지 표지석이 덩치있게 서 있다. 나들길 표지석은 시점에서 4.3km라고 적고 있다.

 

난정저수지는 교동들판에 농업용수를 공급하기 위하여 지난 2006년 조성된 인공저수지로 전체 둘레가 5km에 달한다. 수정산 끝자락과 우측 낮은 봉우리의 제방을 연결해서 저수지를 만들었다. 수정산 쪽 외에 삼면의 뚝을 막은 형태여서 특이한 저수지다. 제방에 올라 서니 오른쪽으로 낚시꾼들이 여럿 자리를 잡고 있다. 물이 깨긋하고 어종이 풍부해서 꾼들에게 사랑 받는 곳이기도 하단다. 

 

제방길 중간쯤에서 옷 하나 벗어 정리하고 왔던길 돌아 보고 옆으로도 눈을 돌린다. 왔던 길 저수지 넘어 멀리에 희미하게 보이는 산은 지금은 갈 수 없는 산이다. 위의 그림은 당겨 본 사진은 색상에서 여기와 차이가 있다. 올 농사를 위해 준비작업을 마친 반듯반듯한 논들이 시원하게 펼쳐져 있고, 논 끝에는 화개산, 별립산, 상주산등의 산들이 보호막을 치고 있다. 진행방향에는 수정산이 나즈막하게 엎드린다.

 

제방 끄트머리에 난정휴게소 '쉬엄쉬엄' 옆 정자에서 커피타임을 하렸더니 3S 이 친구 저 만치 달아나고 있다. 난정저수지가 조성되도록 조상대대로 살던 땅을 바친 30여호 100여명의 난서 마을 사람들의 마음을 기념하는 수몰헌정기념비가 서 있다. 해바라기 정원 방향에는 제방을 쌓아 정리 작업을 하는 것인지 중장비 소리가 덜덜거린다.

 

10:58 난정리 해바라기 마을 정원.

해바라기도 없고, 청보리도 없고... 작은 동네 난정리 주민들이 농사를 짓지 못하는 적막한 저수지 주변 만여평에 해바라기를 심고 가꾸어 정원을 만들었다. 해바라기 철이 되면 장관이라는데 지금은 메시지픽들만 여럽게 서 있다.

 

11:06 수정산 입구. 조선시대 한정막 150m. 저수지 끄트머리에 보이는 정자는 난정리 전망대다.
11:09 수정산 조선시대 한정막

황토와 돌을 이용하여 축조하였고 둘레가 18m, 높이는 2.5m이고 소나무로 불을 지펴 그 열로 가열하고 일정한 온도가 되면 물을 뿌려 불을 끄고 이때 발생하는 수증기로 공기가 가습되면 입욕자는 헝겊이나 가마니를 두르고 들어가 땀을 내는 방법으로 탕욕을 했다고 한다. 교동의 한증막은 고구리, 수정산, 봉소리 등 여러 곳이 있었으나 본래의 모습을 간직한 곳은 이곳 뿐이어서 조선시대 목욕문화를 연구할 수 있는 학술적 가치가 높다고 한다. 내 눈에는 한증막의 모양에 거오리가 입을 뻐꿈거리는 형상으로 연상된다.

 

3분 가량 가파른 길 오르면 수정산 정상 300m의 표지판을 만난다. 생강나무 꽃과 진달래도가 봄을 알린다. 어디가 정상이뇨, 아마 정자를 앞둔 봉우리가 정상인가 싶다. 표지석은 없고 강화나들길 리본 하나가 달랑 묶여 있다. 조선시대 한정막에서 10분 밖에 걸리지 않는다.

 

11:20 정상 아래 정자.

깨끗하다고 할 정도로 청소가 된 정자 쉼터에서 이르게 식당을 차린다. 중간에 커피타임을 놓쳐 출출하기도 하고 나중에 하산주를 맛있게 하기 위한 선재조치이기도 하다. 55분 앉아 놀다가 일어 설 때는 한 쪽에 있는 빗자루로 바닥을 쓸어 원상복구 해놓고 나들길을 어어간다.

 

5분 정도 내려왔는데 정상까지 1.5km라니 이정목도 착각할 수도 있다. 500m 표지판을 5분 더 지나서 본다. 종점 9.3km 남은 지점에서는 아직 반을 못 왔다. 수정산을 통과하고 서한리와 난정리를 있는 도로를 건너 동산리로 향한다.
동산리 금정부락 통과
마산을 오른쪽에 두고 시계반대방향으로 돌아서 해안가로 나간다.
불음도, 주문도 앞으로 서검도 미금도가 있고 석모도가 해변에 펼쳐져 있다.

선들과 해안제방길을 따르다 보면 얕은 동산이 앞을 막는다. 좌로 시계방향으로 180도 돌아 얕은 산 넘어의 죽산 포구로 향한다. 여기 막힌 펜스에서 해안으로 내려가고픈 유혹이 있더라도 참는 게 좋다. 죽산포구 코 앞에 갯고랑이 길을 막고 있기 때문이다.

 

13:08 죽산포구

한적한 죽산포구다. 낚시를 하는 한쌍과 인근 주민인 듯한 두 사람이 포구를 지키고 있어 인적은 있다. 죽산포는 1970년대까지 교동에서 외지로 나가는 선착장으로 사용되었단다. 그리고 옛날 이 포구에 배가 많이 정박하여 배의 돛대가 마치 대나무숲과 같다하여 죽산포란 이름이 붙었다. 

 

죽산포를 가진 동산리 마을은 교동도 남서쪽에 위치하고 있고 해상 교역을 검문하던 서검도가 죽산포 앞바다에 위치해서 해상 경제 활동의 중심지가 되던 곳이기도 하단다.

 

제방길의 바다 반대편에는 흰 오리 한쌍이 평온을 해방한 낯설은 길손을 향해 엄청 꽥꽥인다. 진행하는 해안제방길 끝의 빈장산 자락과 뒤 돌아 본 죽산포.
수로 다리가 윗쪽으로 있어 살짝 돌아 간다. 수로 다리에서 남은 거리 4.5km.
지나온 길이 S자를 그린다. 위 오른쪽 사진은 방향을 잘못 잡고 마을로 내려가다 돌아보고 찍은 것이다.

밭갈이 작업 현장을 지나 나들길 표지목이 가르키는 방향으로 가서 황토의 새롭게 보수된 길을 만난다. 여기서 방향을 결정할 나들길 리본이 없다. 감을 믿고 오른쪽으로 고개를 넘어야 옳은 길인데 왼쪽으로 비슷한 리본이 날리기에 잡은 길이 엉뚱한 길이다. 표지목이나 리본이 없고 마을로 가는 것이 이상해서 검색하니 나들길에서 멀어지고 있는 중이다. 난정 2리로 가고 있다. 헤멘 시간이 10분 밖에 안 되어 다행이다.

 

13:58 양갑리 마을회관

빈장산 을 넘믄 고개마루에 '아일랜드' 임대전원주택 2동을 지나서 내리면 양갑리 SK주유소와 만난다. 기름값이 1,970원/ℓ 으로 김포쪽 보다 여기가 더 싸다. 교동도 오면서 1,985원/ℓ에 김포에서 넣고 왔는데. 요즘 기름값이 전쟁여파로 천정부지로 겁난다. 기름값이 널 뛰면 자재들도 덩달이 올라 우리 같은 사람들 일 해먹기 엄청 힘던 환경이다. 양갑리 마을회관을 지나자 황경례 정려문 입간판이 있다. 180m의 가까운 거리여서 뭔지 확인해보러 간다.

 

황경례정려문

'황경례 정려문[黃景禮 旌閭門]은 1624년 이괄의 난 당시 반란군에게 잡혔으나, 이에 굴하지 않고 순절한 황경례의 공을 기리기 위해 세워진 정문이다. 그의 후손 양신이 왕에게 진언하여 정문을 하사받았다' 정려는 근세에 지은 시멘트 블록건물 내에 모셔져 있다. 정려의 크기는 전체 높이 190cm, 폭 148cm, 현판의 폭 132cm, 높이 34cm이다.

현판에는 "忠臣保功將軍武臣兼宣傳官贈兵曹 議黃景禮之門 上之 十二年十一月日 命旌閭" 라고 기록되어 있다. 정려 앞에는 1989년 그의 후손들이 세운 "忠臣黃景禮公旌閭實績碑"가 있다.'라고 안내판은 설명한다.

 

교동미곡종합처리장. 출발할 째 길을 꺾었던 양갑교. 대룡시장이 가까워지는 길가에 주차된 차들을 보면 이미 주차장은 만차인 모양.
14:35 교동제비집으로 원점복귀

교동제비집을 들어오자 안내소 옆에 교동평야에서 생산된 곡식들이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대룡시장에 누룽지를 파는 가게가 더러 있는 건 교동 쌀의 질이 좋은 이윤가 보다. 평화의 다리 만들기, 교동신문체험을 할 수 있고 카페에서 차 한잔의 여유도 즐길 수 있다.

 

공에 해 맞추기는 실패다. 해가 한참 기울어져야 각이 나온다.
주차장에 있는 교동의 옛모습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