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레길

시흥늠내길 2코스 갯골길

자어즐 2022. 5. 28. 23:46

지난 월요일 꼭두새벽에 많은 사람들의 응원에 보답하 듯 손흥민이 득점왕에 등극했다. 이 날 손흥민이 두 골을 넣어 단독 득점왕이 되는가 했는데 바로 리버풀의 살라가 따라붙어서 공동 23골이 되었다. 토트넘의 경기가 먼저 종료되고, 몇 분 더 진행된 리버풀 경기를 가슴 졸이며 보게 되는 것은 당연한 현상일 게다.

세계 최고의 리그인 EPL에서 한국사람 또는 동양인으로의 어려운 환경을 딛고 최고의 성과를 낸 것은 대단한 일이다. 또 손흥민을 득점왕으로 만들기 위한 원 팀이 된 것도 놀랍고 대단한 일이다. 지금까지 팀을 우선하고 이타적인 모습에 감화된 팀원들의 호응인 것 같다.

케인, 클루셉스키, 모라우등 모두 손흥민을 위해 움직였다. 공을 잡으면 손흥민의 위치부터 먼저 보고 골을 넣을 수 있도록 기회를 만들어 주었다. 셉셉이 클루셉스키는 골키퍼까지 제쳐 골대가 비었어도 달려드는 손흥민에게 패스하려다 발이 꼬이기도 하고, 보통의 경우에는 들어갔을 공이 골키퍼 선방에 세 번이나 무산될 때 다이어는 상대 골키퍼에게 '살라가 네게 뭘 해주느냐'는 말한 장면도 화제였다. 안토니오 콘테 감독은 손흥민의 엄청난 성취와 이를 도운 모든 선수들과의 관계와 팀 분위기에 아빠 미소를 지었다고 한다. 

우리나라 사람이기에 자랑스럽고 힘들고 지친 이들에게 위로를 주기에 고맙다. 그래서 너 높이 날 수 있기를 응원한다.

 

오늘은 시흥늠내길 2코스 갯골길을 나홀로 간다. 갯골길은 육지 깊숙이 바닷물이 들어오는 내만갯골을 끼고 펼쳐진 소금밭과 갈대밭을 따라서 소래포구로 가던 방죽길이다. 생태계 보전을 위해 자전거 타기와 걷기만 허락한 길인데 따끈한 날씨 때문인지 걷는 사람은 드물고 자전거는 자주 지나친다.

 

시흥시청 홈페이지의 늠내길 2코스 안내지도를 다운로드한 것에는 시종점이 시흥시청으로 표시되어 있고 장현교차로가 가고 오는 길의 만나는 지점이다. 선답자들의 글에도 대부분 시흥시청을 시종점으로 하고 있다. 시흥시청역에서 시흥시청으로 이동하여 시작할려는데 입구에 있는 안내판에는 전철역인 시흥시청역을 시종점으로 표기하고 있고 표지목도 이전 안내도와 반대로 가리키고 있다. 시흥시 쌀연구회가 오가는 길의 접점이 된다. 후자가 바뀐 코스로 지금은 정 코스인 것 같다. 오늘은 갈 때는 구코스로 올 때는 현 코스로 진행한다.  

 

1. 누구가 : 나홀로

2. 언   제 : 2022년 5월 28일 토요일

3. 어디로 : 시흥늠내길 2코스[갯골길] 

4. 얼마나 : 4시간 50분[휴식시간 포함]

 

▼ 이동경로 : 시흥시청역 3번 출구 - 시흥시청 - 장형교차로 - 군자배수갑문 - 흥부배수갑문 - 갯골생태공원 - 갯골캠핑장 - 미생의 다리 - 포동펌프장 - 갈대밭

                - 부흥교 - 갯골생태공원 - 군자배수갑문 - 쌀연구회 - 시흥시청역

 

시흥시청 홈페이지의 늠내길 2코스 안내지도.
11:43 시흥시청역.

입력된 늠내길 2코스의 안내지도는 시청 홈페이지의 것이다. 시흥시청역 3번 출구를 나와 다리 건너 장현천변으로 시청을 향한다. 천변에 이쁘게 핀 수레국화가 홀로인 나를 응원한다. 햇빛이 따끈따끈하지만 바람이 불어주어 상쇄시킨다.

입력된 지도는 업그레이드가 안된 것임을 나중에야 알게 되고 2코스의 시종점이 여기 시흥시청역이다. 3번 출구로 올라 와 길 건너 장현천을 따라가야 한다.

 

11:51 시흥시청

시흥시청 정문 송덕비 4기 옆 늠내길 안내판의 2코스 갯골길은 시흥시청역을 시종점으로 표시하고 있다. 표지목도 지금 막 걸어온 방향으로 가리킨다. 당연히 시종점이 시흥시청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서 헷갈리게 만든다. 시흥시청역에서는 늠내길에 대한 푯말이나 리본을 못 찾은 건지 아쉽게도 없었다. 이왕 시청으로 왔으니 돌아가기보다는 갈 때는 구코스, 돌아올 때는 안내하는 현 코스로 하기로 하고 장현교차로로 향한다.

 

장현교차로 가는 길.
12:09 장형교차로

장현교차로에서 길을 건너 왼쪽 길 가이드가 끝나는 부분에서 길을 ㄷ자로 돌아 아랫길로 내려서 쌀연구소에서 오는 길과 만난다. 선답자의 사진에는 도는 곳의 전봇대에 늠내질 표지판이 붙어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걸 보니 길이 변경된 게 맞는 모양이다. 

 

아래가 공사 중인 장곡교에서 좌틀한다. 500m 수로를 따라가다 제3경인고속도로 전에서 수로를 건너 창곡천교 아래를 통과한다.

 

12:30 군자배수갑문
흥부배수갑문
12:43 갯골생태공원 들어가는 다리와 정자. 정자는 지금 사람을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금줄을 첬다.

벚꽃터널을 통과한다. 오른쪽 나무 밑으로는 텐트가 줄을 잇는다. 가족이나 친구들끼리 먹고, 얘기하고, 잠자고 각자의 자세로 여유를 즐기고 있다. 붉은 개양귀비가 눈길을 끈다. 벚꽃터널의 끝을 나오면 흔들전망대가 하늘을 향하고 있다. 흔들전망대에 사람이 없는 것으로 보아 아직도 휴업 중인가 한다. 22m 꼭대기에서 흔들림이 있는지 확인해 보고 싶었는데 아깝네.  

 

소금체험장

길을 살짝 벗어나 소금체험장을 지난다. 소금을 모으는 때 대파라는 기구를 사용하는데 여기에는 체험용으로 작게 만든 소파로 부르는 것들이 가지런히 놓여있고 수차와 어린이들의 소금놀이터도 만들어 놓았다. 염부가 소금 채취하는 조형물, 생산한 천일염을 집하지로 운반하는 화물열차인 가시렁차가 당시를 재현한다. 협퀘열차는 가솔린을 연료로 가릉가릉 하는 소리를 내며 달렸다고 해서 얻은 이름이다. 

 

소금창고

시흥 옛 소래염전 소금창고는 2007년까지 수십 동 남아있던 것이 당시 소유주의 강력한 반대와 기습 철거로 지금은 시흥 갯골생태공원에 보존된 소금창고 2동밖에 없다. 대규모 국내 천일염 생산지인 ‘소래염전’ 관련 유적과 유물이 대부분 소멸된 상황에서 남은 귀한 근대유산이다.

 

조류탐조대, 갯골생태학습장이 보이는 쉼탁자에서 시원한 맥주 한캔에 세상을 얻는다.

지난달 지나쳤던 탐조대와 연결된 데크 길, 10분 할애하여 돌아 나온다. 길을 벗어나도 동의를 구할 일이 없는 게 혼자가 좋은 작은 이유 중의 하나다. 늠내길을 핑계 삼아 갯골생태공원 군데군데 돌아보는 것도 기분 좋은 일이다. 농게, 방게, 세스랑게를 설명하는 작은 게시판이 있는 걸로 보아 여기 갯골에 볼 수 있다는 얘긴데 얼마나 숨 죽이고 기다려야 걔들의 낯짝을 볼 수 있을는지, 갈 길이 많이 남아 기다릴 여유까지는 없다.

 

13:28 제방입구(철문)

제방 입구 철문을 건넜으니 제방길이다. 잔차는 옆을 생하니 지나가는데 그 길을 걷는 사람은 혼자다. 바람이 같이 가서 외롭진 않는데 나란히 있는 벤치 아래 버려진 페트병이 가슴 저린다. 솔트베이CC 드라이빙 레인지의 공 맞는 소리가 점점 옅어지고 바라지다리 앞에서 갯골생태공원과 갯골 캠핑장을 오가는 전기차도 길 이웃이다.

  

13:36 바라지다리

오늘 모자 선택을 잘못했다. 뚜껑 없는 모자라서 센 햇빛에 없는 머리칼의 정수리가 고생한다. 제방길이 참 좋은데 2% 부족한 게 그늘이다. 나무터널을 만들면 여름에도 더욱 걷기 좋은 길이 될 거라는 희망 사항.

 

아카시길 - 갯골캠핑장 - 갈대밭길.

바로 다리를 건너면 1분도 걸리지 않는 길을 10분가량 돌아가도록 나늠길은 유도한다. 밋밋하게 다리를 폴짝 넘는 것보다 오솔길을 걸어 돌아가는 것도 괜찮다. 호젓한 아카시길에 솔트베이CC의 골프들 굿샷 소리 흐른다. 요즘 가파르게 오른 그린피가 만만찮은데 여기도 휴일 2부 시간대는 그린피만 삼십만 원 정도는 한다. 아카시길의 끝에는 갯골캠핑장이 있다. 금계국 뒤로 보이는 곳이 시흥시에서 운영하는 캠핑장이다.

 

14:12 미생다리 갈림길

주민 안전을 위해 설치했다는 출입문에서 미생의 다리 갈림길 가는 길 15분은 늦가을이었으면 좋겠다. 미생의 다리로 가는 갈림길 반대 방향의 그물망이 있는 곳은 시흥월곶에코피아에 있는 야구장이다. 방산대교가 보이고 그 넘어 소래포구에 작은 배들이 소복이 정박해 있다. 

월곶에코피아는 공공하수처리시설이다. 하수처리장은 모두 지하에 건설하고, 하수처리장 상부에는 시흥시민에게 휴식처를 제공하고자 야구장, 워터파크, 사계절 썰매장, 족구장, 풋살구장 등을 제공하고 있다. 

 

14:17 미생의 다리

멀리서 이쁜 소품 같은 작은 모습이 점점 조형미가 돋보이는 명물 다리로 가까이 온다. 가는 허리에 미끈하게 생긴 자전거다. 모양만큼 잔차를 타는 사람들이 선호하는 곳으로 지금도 속도를 줄이지 않은 잔차가 옆을 휙 하고 지나간다.

 

다리위에서.

미생의 다리는 시흥시의 슬로건인 '미래를 키우는 생명도시'에서 따온 것이고, 자전거 모양처럼 생겨 '자전거 다리'라고도 불린다. 이 다리의 진가는 일출과 일몰에 만들어지는 아름다운 그림으로 나타난다. 반영되는 다리의 모습이 출사의 이유를 만들기에 진사들이 많이 찾는 곳으로 이름이 있다. 

 

반환점인 미생의 다리를 건너 갯골생태공원으로 돌아간다. 갯골 가장자리에 오리들이 한낮의 나른함에 동작 그만 이고 한쪽에는 말 다는 이가 호기심을 부추긴다.

 

14:38 포동빗물펌프장, 철새관측대
갈대밭길.

누군가를 물심양면으로 알뜰히 돌보는 것을 뜻하는 우리말 바라지에서 따온 듯한 바라지다리를 옆에 두고 지나 V로 갈라지는 길에서 갈대밭으로 들어간다. 걷다 보니 누구에게는 이야기를, 휴식을, 건강을 주는 편안함을 선사하는 고마운 길이란 생각이 들게 한다.

 

솟대가 그룹으로 선 그림이 훌륭한 쉼터. 여기 솟대는 어떤 의미일까. 신에게 마을의 발전을 기원하고 액을 막고 부족한 기운을 보충해 달라는 매개체인가.

 

15:01 갈대숲 출입구. 2000년까지 논농사를 짓다가 공원으로 편입되어 갈대를 주재로한 2km의 생태탐방로가 조성되었다는 얘기.
갯골습지센터

그냥 가면 섭섭다 할까 봐 갯골습지센터로 마스크를 찾아 찾아 착용하고 들어간다. 안에는 탐방객 몇 사람이 해설사의 설명을 듣고 있다. 시흥갯벌의 생태환경을 주제로 한 자료 표본들을 전시 교육하는 공간이다. 시흥갯골에 사는 방게, 농게, 세스랑게, 펄털콩게의 특징과 각각의 굴의 깊이와 모양이 설명되어 있고 실물을 관찰할 수 있다. 그리고 염생식물과 조류도 들어다 볼 수 있다. 맹꽁이도 한자리하고.

 

13:18 부흥교
월곶을 상징하는 조형물 'Moony'

늠내길은 부흥교에서 올 때 지났던 벚꽃터널로 갯골생태공원을 나가게 되었지만 가보지 않은 곳을 둘러본다. 재활용 목재를 이용한 조형물을 지난다. 여러 사람이 참가하여 만들어진 형상으로 '나무에 걸린 달'의 이미지란다.

 

수상레저체험장, 시간의 언덕
인포센터, 잔디광장, 암석원길을 지나 갯골생태공원을 빠져나온다.
흥부배수관문, 군자배수관문까지는 왔던길 그대로이고 군자배소관문에서 좌로 틀지 않고 직진.
왜가리, 저어새

무심코 걷다가 옆에서 푸더덕하는 소리에 놀라 보니 왜가리가 자리를 옮긴다. 그 녀석도 나도 같이 놀란다. 논두렁 하나 넘어에는 부리가 넓적한 부리로 열심히 저어댄다. 저어새는 고개를 잠시 드는 듯하다가 물속에 부리를 넣고 좌우로 젓는다. 근데 왜가리는 잠자코 있다가 한번씩 부리로 쪼아 먹이를 잡는다. 부리의 특징이 먹이활동의 운동량을 좌우한다.

 

제3 경인고속도로, 16:06 시흥시 쌀연구회 영농조합법인.

시흥시청역에서 시작해서 갯골생태공원 방향으로 진행할 때는 쌀연구회를 보고 좌회전해야 하고 돌아올 땐 직진방향에서 장형천을 따라온다.

 

시흥시치매안심센터, 장현수질복원센터 건물 주위에 조성된 파크골프장.

파크골프장 한쪽 벤치에 앉아 구경꾼 모드에 들어간다. 쉑에 남아 있는 과일과 남은 맥주 한 캔을 펼쳐두고 구경한다. 육칠십 정도 된 사람들이 둘에서 넷이 한 팀이 되어 경기를 한다. 게임 방식은 골프와 유사한 것 같다. 직경 6cm의 공을 사용한다니 골프공 1.68인치(43.67mm) 보다 크다. 채는 하나로만 사용하는 게 골프와 다르다. 그리고 로프트 각이 전혀 없기 때문에 공이 뜨질 않는다. 낮은 고무티에 공을 올려서 티샷을 하는데 잔디 바닥을 굴러서 간다. 다치거나 공을 잃어버릴 일은 거의 없을 듯하다. 이십여분 구경하다 조금 남은 길 마무리한다.

 

16:35 시흥시청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