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 끝에 만남은 설렘이다. 천년의 세월을 기다려 만나는 마곡사가 그러하고 코르나로 거의 2년을 기다려 만난 친구들과의 해후도 기다림의 미다. 물런 모든 기다림 끝이 기쁨만 있는 것은 아니고 기대감이 지나쳐 어그러질 수도 있다. 그런데 오늘은 무슨 애기를 해도 웃어줄 수 있는 친구들과 오랜 세월의 냄새를 풍기는 절집다운 절집을 만나 걷는 걸음에 표형되지 않는 즐거움이 묻어 있다. 기다린 보람이다. 절집으로 오면서 만난 수국의 이쁜 자태는 일년의 기다림이고 다음 시즌 영국 프리미어리그 손흥민의 골은 기다림의 기대이다. 아이들이 불쑥 찾아오기를 상상하는 것도 기다림이고, 주차장에 붙어 있는 식당에 주문한 더덕정식도 점심시간에 맞물려 밀려든 손님으로 한참을 기다린다. 그러고 보니 생활이 기다림이고 그리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