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색에서 무채색으로 바뀌는 것은 순식간이다. 모든 사물들이 재색깔을 가지고 있더니 한순간에 바다도 하늘도 산자락도 모두 회색으로 변했다. 색상이 변해서 보기 싫은 것은 아니고 그 나름대로 운치는 있고 본질은 살아 있다. 파란 하늘과 푸른 바다는 고정된 색이고 그 색은 언제나 바뀐다. 오늘 일기예보가 기가 막히게 잘 맞춘다. 12시부터 비 그림이 그려져 있던 그대로 비가 내린다. 우산을 챙기지 못해서 강화터미널에서 싼 것으로 하나 구입한다. 해변을 지날 때는 이것이 효자노릇 하더니 숲길에서는 나뭇가지에 걸려 힘없이 살대가 꺾이고 나중에는 걸레가 되어 버리니, 역시나 싼 게 비지떡이라 옛말 그러지 않더라. 주문도행에서는 차를 가지고 갔지만 오늘은 대중교통을 이용해 본다. 혼자 이기도 하지만 휴가철이라 선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