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러가기

공주 무열왕릉과 왕릉원, 국립공주박물관

자어즐 2022. 6. 19. 22:01

코로나로 미루었던 페로우즈 친구들 1박 2일 야유회의 시작은 아침 8시 20분 집을 나서면서부터이다. 다시 시작한 기사의 순번은 잘못 그려진 사다리로 인해 나이 역순으로 하게 되었고, 결국 이번은 생일이 늦은 내 차례로 결정된다. 30분 간격으로 동이와 홍이를 픽업한다. 드라이브 스루에서 커피를 받아 들고 과천봉담고속도로를 올린다. 남부팀과는 12시에 식당에서 만나기로 했다. 점심은 공산성 인근 맛집 '고마나루'의 정식이었다가 육전냉면, 갈비탕이 전문인 '교동면옥 공주신관점'으로 이동 중에 메뉴가 변경된다. 차가 밀려서 거의 4시간이나 소요되었다. 공주와 가까워질수록 유백색 밤꽃으로 덮은 산들이 점점 장관을 이룬다. 먼저 도착한 남부팀과 민남의 기쁨을 공유한다. 상견례와 일이 생겨 못 오거나 내일 합류할 친구의 빈자리가 아쉽다.

 

무령왕릉은 1971년 7월 5일 송산리 5,6호분의 배수 공사 중 우연히 발견된 고분으로 웅진시대 백제의 왕가의 고분군 중에 하나다. 송산리 고분군에 현재 복원된 7기의 무덤 중 제7호분이 백제 25대 왕인 무령왕과 왕비의 합장릉인 무령왕릉이다. 일제강점기 무자비한 도굴의 손길을 기적처럼 피한 아치형의 아름다운 벽돌무덤(전축분) 왕릉이었다. 벽돌무덤 묘지석 첫머리에 “寧東大將軍百濟斯麻王”이라고 되어 있는 묘지석의 발견으로 우리나라에서 무덤에 묻힌 주인공을 확인할 수 있게 된 최초의 왕릉이 되었다. 발굴된 유물만 모두 4,600여 점에 달하며, 국보로 지정된 건만 12건에 이른다. 그런데 발굴조사는 적어도 2~3년이 걸려야 했으나 하룻밤 새 끝날 정도로 부실했다고 해서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그나마 이후 발굴 조사된 경주 천마총, 황남대총 등에 귀중한 교훈을 주었다고 한다.

예전에 교과서에 송산리고분군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던 기억이 어렴풋하다. 친구들과 희미한 기억을 조금이라도 구체화시키려 역사의 현장으로 들어간다.

 

1. 누구가 : 신달, 영화, 월동, 재정, 종철, 철홍

2. 언    제 : 2022. 06. 18(토) 

3. 어디로 : 무영왕릉과 왕릉원, 국립공주박물관 

4. 얼마나 : 2시간 20분(주차장 원점복귀. 시간은 각자 관람 시간 나름)

 

소고기육전으로 안주하고, 수요미식회에 소개된 명태회무침과 육전이 면 위에 올라간 교동특냉면으로 식사를 하며 그동안의 안부를 나눈다. 금강 북쪽 신관동의 교동면옥에서 금강교를 넘으니 있는 공산성 스쳐지나 공주 무령왕릉과 왕릉원에 도착한다. 가까운 곳의 주차장은 만차여서 도로 건너 주차장에 차를 댄다. 먼저 이곳으로 온 이유는 공산성을 한 바퀴 돌고 나서 못 가겠다는 친구가 있을까 봐 잔머리 굴린 것이다.

 

충남 공주시의 대표적인 상설 문화관광 프로그램인 ‘2022 백제어울마당 왕에게가다’가 오늘부터 개막이란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무령왕릉과 왕릉원 매표소 앞 광장에서 오는 10월까지 매주 토요일 오후 1시, 3시 두 차례 진행되는데, 1시 공연이 지금 막 끝나서 출연 배우들과 관람객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왕에게 가다는 1500년 전 혼란의 시기를 극복하고 다시 강국이 되었었음을 선포한 무령왕의 이야기란다. 시간을 맞추지 못해 아쉽기는 하다.

 

이용시간은 09:00 ~ 18:00이고 입장료는 어른 1,500원, 청소년 1,000원, 어린이 700원인데  지금은 입장료가 무료다.

 

귀에 익숙한 ‘공주 송산리 고분군’을 ‘공주 무령왕릉과 왕릉원’으로 명칭의 격을 높여 부르게 된 것이 작년 9월부터다. 무령왕릉은 발굴 이듬해에 내부를 개방했지만 1990년대에 훼손이 심해 유물 보존관리 차원에서 1997년 폐쇄되어서  무령왕릉과 5,6호분을 재현해 놓은 모형전시관에서 무덤 내부를 볼 수 있다. 

송산리고분군 현황
송산리 5호분
송산리 6호분

1~5호분은 모두 굴식 돌방무덤(횡혈식 석실분)이며 6호분과 무령왕릉은 벽돌무덤(전축분)이다. 특히 송산리 6호분은 활모양 천장으로 된 이중 널길과 긴 네모형의 널방으로 되어 있는데 오수전(五銖錢)이 새겨진 벽돌로 정연하게 쌓았다. 널방 벽에는 7개의 등자리와 사신도, 일월도 등의 벽화가 그려져 있다. 벽면에 그림을 그릴 부문만 진흙을 칠하고, 채색으로 그린 벽화는 동벽에 청룡, 서벽에 백호, 북벽에 현무, 남벽에 주작과 주작 좌우에 해와 달을 그렸던 것이나 지금은 퇴색하여 잘 보이지 않는다. 

 

벽돌무덤은 백제에서 이전에 찾아볼 수 없던 새로운 양식의 무덤으로, 이는 백제가 중국 남조 양나라와 활발히 교류하면서 그 문화를 받아들인 결과였다. 특히 무령왕릉에서는 중국의 영향을 받은 석수와 도자기를 비롯하여 일본산 금송으로 만든 목관, 태국 및 인도와의 교류를 의미하는 장신구 등이 발견되어 백제의 수준 높은 국제적 문화교류 역량을 엿볼 수 있다.

 

무령왕릉. 출토유물

출토유물로 연도 입구에서 동발(銅鉢)과 청자육이호(靑磁六耳壺), 지석(誌石) 2매와 오수전 한 꾸러미, 석수(石獸) 등이 발견되었다. 현실의 남쪽에도 동발과 청자육이호가 쓰러져 있었으며, 관대 위에는 동쪽에 있는 왕의 목관과 서쪽에 있는 왕비의 목관이 썩으면서 쓰러져 서로 유물이 겹쳐져 있었다. 목관의 판재들 밑에서는 왕과 왕비가 착장하였던 장신구와 부장유물이 출토되었다.

 

6호분, 5호분, 무령왕릉, 1~4호분
1호분 옆에서

7기의 무덤을 지나면 짧은 산책로 연결된다. 푸근한 길은 숭덕전 담장으로 안내한다. 숭덕전 옆문 담장 앞에 이달의 공주역사 인물 안내판 3개가 서 있다. 2019년 9월의 인물은 무령왕, 2020년 9월은 동성왕, 2021년 9월은 동성왕과 무령왕의 아버지 곤지에 대한 설명이 각각 붙어 있다. 올해 9월의 인물은 누굴까?

 

공주 숭덕전

공주 숭덕전은 웅진백제대왕묘로서 웅진백제시대(475~538)의 문주왕, 삼근왕, 동성왕, 무령왕, 성왕의 위폐를 모신 전당으로 백제 옛 왕조의 영광을 기리는 곳이다. 정문 앞에는 백제 오감체험관이 마주하고 있다. 

 

숭덕전 정문을 가로질러 벤치가 놓인 쉼터를 지나면 국립공주박물관 안내판을 만난다. 작은 담장 넘어는 국궁장인 관풍정이다. 간간히 과녁을 맞히는 소리가 들린다. 145m 거리가 위에서 보니 상당히 멀어 보인다. 

 

국립공주박물관 상설전시 1층은 웅진백제기(475~538)를 중심으로 한성백제 후기부터 사비백제 초기까지 문화를 살펴볼 수 있도록 구성해 놓은 웅진 백제실이 있고, 2층 충청남도 역사문화실은 구석기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충남의 선사, 고대, 중근세 문화를 보여주는 공간이다. 공주시 일원에서 출토된 불교유물인 대통사지출토 석조와 서혈사지 출토 석불좌상 등은 야외전시장에 전시되어 있다. 또 충청지역에서 발굴된 문화재를 보관 관리하는 열린 개방형 수장고인 충청권역 수장고가 본관 옆에 있다. 

 

국립공주박물관 앞을 지키는 상상의 동물 진묘수 확대 모형.

웅진백제실은 무령왕릉에서 출토된 주용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다. 입구로 들어가면 먼저 4면을 유리 보호막으로 쌓인 3개의 진열장에 무덤을 지키던 상상의 동물 진묘수와 무덤의 주인공이 백제 재 25대 무령왕과 왕비임을 알리는 지석이 조명을 받고 있다. 옆 칸으로 들어가면 무령왕의 흉상이 주인으로 관람객을 맞이한다. 

武寧王 諱斯摩 或云隆 : 무령왕의 이름은 사마, 혹은 융이라고도 한다.

牟大王之第‎二‎子也 : 모대왕의 둘째 아들이다.

身長八尺 眉目如畵 (신장팔척 미목여화) : 신장이 8척이오, 눈매가 그림과 같았으며

仁慈寬厚 民心歸附 (인자관후 민심귀부) : 인자하고 너그러워서 민심이 그를 따랐다. 고 三國史記  百濟本紀에 기록되어 있단다.

 

받침있는 은잔, 관꾸미개(왕), 오수전, 진묘수, 무령왕과 왕비 목관 크기와 구조, 장식 부착 여부 등 정밀 조사 결과를 반영한 목관 재현품

공주, '웅진(熊津)'은 한성, 사비와 함께 백제의 3 왕도 중 하나이다. 서기 475년부터 538년까지 64년간의 짧은 기간, 그것도 혼란 중에 임시로 자리한 왕도로 알려졌던 웅진. 그러나 백제왕도 웅진의 위상을 180도 반전시킨 것이 바로 1971년 무령왕릉의 발굴이었고, 이후 공주는 백제역사, 문화의 핵심 공간이자 상징이 된다.
웅진에 천도한 백제는 초기에 적지 않은 혼란을 겪지만 동성왕대에 이르러 점차 혼란의 극복과 안정을 도모하면서 국가 중흥의 기틀이 마련되고, 뒤이어 등장한 무령왕 대에는 정치적 안정과 함께 국력 증진을 이루었다. 40세에 왕위에 오른 무령왕은 왕권강화와 민생안정 정책을 펼쳤다. 담로제를 강화하였고 기근해결과 농사장려 등으로 민생 안정에 힘을 쏟았다.  
1500년 전인 521년에는 사신을 통해 중국 양나라 무제에게 국서를 전하는데, 이 국서에는 백제가 '여러 번 고구려를 격파하여, 다시 강국이 되었다'라고 적혀 있었어 웅진의 무령왕은 백제의 '갱위강국(更爲强國)'을 만천하에 선포한 것이 되었다. 이 선언이야말로 백제 중흥의 선언이었고, 무령왕이 일찍부터 꾸어왔던 그 꿈을 즉위 20여 년 만에 이루어낸 것이란다.
 50년 전인 1971년 7월 세상을 놀라게 한 무령왕릉 발굴이 백제역사와 문화의 수준과 가치를 세상에 알려준 역사적 사건이 되었다.

청동거울, 금은장식 손칼, 은허리띠와 금은 띠드리개, 금동신발
꽃잎 사이에 구멍이 뚫려서 옷이나 천에 붙여 장식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꽃모양 금꾸미개

2층 충청남도 역사문화실로 들어간다. 구석기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충청남도의 선사, 고대, 중근세 문화가 전시되어 있다. 도구의 변화가 만드는 생활환경의 변화 즉 이동생활에서 정착생활이 되고, 철기문화를 바탕으로 고대국가가 성립되는 모습을 보게 된다. 중근세의 충남의 문화는 관촉사 미륵불과 같은 대형 석불石佛과 계룡산 철화 분청사기, 조선시대 예학의 표준인 호서예학 등 도道를 기반으로 형성된 뛰어난 지역문화를 관람할 수 있다. 초등학교 수학여행으로 경주박물관 갔을 때의 기분이 이러하려나...

 

국보 관음보살입상은 가장 아름다운 백제 불교조각 가운데 하나이다. 미소를 띤 통통한 얼굴과 늘씬한 신체, 두 갈래로 땋아 양쪽 어깨까지 자연스럽게 늘어뜨린 머리, 시원스럽게 흘러내려 교차하는 천의자락, 도깨비 장식판을 중심으로 두 가닥으로 갈라지는 영락瓔珞띠, 낮지만 안정감이 있는 연꽃대좌 등이 매끄러운 표면 질감과 어우러져 아름다운 형태미를 발산한다. 몸 앞에서 교차하는 천의는 어깨 뒤로 넘어가 U자 모양으로 길게 드리워져 있는데 이는 보주를 받든 백제 관음보살상에 나타나는 특징이란다.

 

높이 1m, 폭 2.8m의 초대형 불상대좌, 절에서 처마 밑이나 벽에 걸어두고 공양시간을 알리거나 대중을 불러 모을 때 사용되는 쇠북, 철화기법으로 만든 삼엽三葉 무늬가 있는 분청사기도 보인다.

 

복도에 전시된 보물 서혈사지 석불좌상. 부처에게서 나오는 빛 장식
충청권역 수장고

신청해 놓은 디지털 실감 영상관 대기시간이 30분가량 있어 수장고와 옥외전시장을 돌아본다. 수장고는 발굴된 문화재를 보관, 관리하는 곳이다. 앞에 충청권역이 붙어서 충청도 지역에서 발굴된 문화재들이다. 전체 6개의 수장고 중 4개의 수장고가 개방된 관람형 수장고로 되어 있어 내부의 수장 환경과 시스템을 관람할 수 있다. 최대 150만 점의 국가 문화유산을 보관할 수 있단다.

 

본관 앞쪽에 자리하고 있는 옥외전시장. 대통사의

대통사와 반죽동에서 출토되어 보물로 지정된 石槽(돌을 깎아서 물을 담아 쓰도록 만든 큰 그릇) 2기를 비롯하여, 공주, 홍성 등지에서 출토된 석조여래입상과 석탑 등을 전시하고 있다.

 

디지탈 실감영상관 시청 대기중.

국립공주박물관 상설전시실 1층에 마련된 '디지털 실감 영상관'에서는 무령왕이 돌아가신 523년부터 무덤이 발굴된 1971년까지 1,448년 동안 무덤 안에서 일어난 이야기를 전문가의 고증과 상상을 더하여 만들어진 여상을 상영한다. 국내 최초 6면 프로젝션 매핑(projection mapping) 기술을 적용하여 만든 디지털 실감 콘텐츠는 터치형 인터렉션 기능을 더해 영상 관람과 체험을 동시에 즐길 수 있게 해 준다.

영상의 구성은 '백제 최고의 벽돌무덤을 만들다', '무령왕과 왕비의 영원한 안식처', '1,442년 시간의 흐름', '1971년, 무덤의 발굴'의 순서로 전개된다. 연꽃을 터치하면서 시작하는 영상은 관람객들을 무령왕이 돌아가신 523년으로 안내한 뒤 1971년 7월 무덤이 발굴되기까지 무령왕과 왕비의 영원한 안식처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상상 속의 이야기를 실감 있게 그려낸다. 영상에는 관꾸미개(국보 제154호)를 비롯하여 무령왕릉 출토 국보 12건 23점을 3D로 실감 나게 구현하였으며, 연꽃무늬 벽돌로 채워진 무령왕릉 내부는 실제 무덤방 안에 서 있는 것처럼 생생함을 느끼게 해 준다. 실감콘텐츠를 체험한 뒤 전시실에서 무령왕릉 출토 보물들을 마주한다면 보다 더 새롭게 전시품을 감상할 수 있을 것이다.

영상은 약 8분 동안 상영되며 1회 입장인원은 10명이다. 어린아이들이 관람하기 좋은 영상이다. 

 

1차 백제 역사공부를 마치고 2차 공부 장소인 공산성을 가기 위해 주차장으로 향한다. 1차 공부는 거의 무령왕에서 시작하여 무령왕으로 끝난 느낌이다.  의자왕, 낙화암, 삼천궁녀, 계백장군으로 한정된 백제에 무령왕과 웅진기 백제가 추가되었고 더하기 하러 공산성으로 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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