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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흥 갯골 생태공원

자어즐 2022. 4. 25. 22:56

주말에 어디로 갈 계획이 있냐는 김여사의 물음은 이젠 익숙하다. 한동안 엇박자였던 주말 탓에 먹거리도 준비해 줘야하고, 뭐 하고 노는지도 궁금했을테니 당연했다. 그런데 지금은 박자가 맞는 주말임에도 습관적으로 묻는다. 같이 할 것인지 아님 혼자 남으면 시간을 유용하게 보낼 어떤 건더기를 만들어야 되는 지를 판단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주말에 어디로 행차하시는 감' 한다.

시흥갯골생태공원이 산책하기 좋은 곳이란 얘기를 얼핏 떠올라 가 보기로 한다. 그곳에 한정하면 차를 가져가는 게 편하지만 하루라도 걷지 않으면 다리에 거미줄 친다는 김여사를 위해 소래포구에서 걸을 참이라 대중교통을 이용 한다. 수인분당선으로 환승해서 소래포구역에 내린다.

월곶역에서 버스로 시흥갯골생태공원을 갈 수 있다는 것과 솔트베이CC 외곽을 도는 정보만 가지고 무턱대고 걷고 나서 복기를 하니 좋은 길을 놓친 듯하다. 소래교와 방산대교를 아래로 통과하고 미생의다리 일명 자전거다리를 건넜더라면 재미없는 도로는 걷지 않았을 텐데.  

 

▼ 이동경로 : 소래포구역 - 소래철교 - 월곶입구 삼거리 - 갯골캠핑장 - 미라지다리 - 시흥갯골생태공원 - 버스정류장[갯골생태공원입구] - (버스) - 소래포구 입구 

 

소래포구, 소래철교

소래포구역 2번 출구로 나와 왼쪽 포구방향으로 가는 길은 이제 일상회복이 거의 된 활기가 있는 모습이다. 소래포구 해오름 광장에서 사람들이 붐빈다. 

소래역사관 길 건너 소래철교를 넘어간다. 소래철교는 수인천이 생명을 다하고 부터 소래포구와 월곶을 잇는 인도교로 사용되고 있다. 소래대교삼거리에서 왼쪽 소래교 아래로 갔으면 좋았을 걸 오른쪽의 길이 그럴사하게 유혹해서 그 길로 방향을 틀었다. 괜찮아 보이는 길은 조금이고 그 뒤는 도로를 따르는 재미없는 길이 잠시 이어진다. 월곶입구삼거리에서 좌회전하여 갯골캠핑장을 찾아간다.

 

200m 남짓 그럴사한 길
갯골 캠핑장

갯골 캠핑장은 갯골생태공원과 솔트베이CC를 사이에 두고 동서로 자리잡고 있다. 소래포구역에서 약 4.5km 거리인데 초행에 길을 더듬는다. 월곶입구삼거리에서 오이도 방향으로 길을 잘못들기도 해서 길이가 늘어 났다.

여기는 갯골생태공원과 함께 시흥시에서 운영하는 캠핑장으로 42개 사이트가 운영되고 있다. 일반적인 사이트는 전기사용료 포함해서 35,000원이고 매월 20일 14:00부터 예약이 가능하고 에 인터파크를 통해 선착순으로 진행된단다.  

 

솔트베이CC와 붙어 가는 걷기 좋은 길

솔트베이CC는 퍼블릭 18홀 골프장으로 2014년 개장한 멀지 않은 거리에 있는데도 아직 가보질 못한 곳이다. 시흥 폐염전 부지에 설립된 솔트베이의 명칭은 솔트(Salt)와 만(Bay)의 합성어로 되었고 염전부지의 갯골을 의미한다고. 

 

'여기 이런 멋진 길이 있는 걸 몰랐었네' 한다. 왼쪽으로 마른갈대 사이의 갯골과 그곳에 옹기종기 모여 졸고있는 오리들의 모습이 푸근함의 상징인 어머니 가슴을 연상케한다. 일정한 거리두기를 하듯 비스듬히 쌍으로 놓인 긴 의자는 객들의 여유를 기다린다. 의자에 그려진 그림과 글들이 괜히 친근해지고 뒤에서 비치는 봄햇살의 그림자가 따뜻한 걸음을 만든다. 덕불고 필유린(德不孤 必有隣). '무릇 덕이 있으면 외롭지 않고 반드시 따르는 이웃과 친구가 있다'는 뜻의 論語 구절이다. 

 

위 사진과 같은 길 핸드폰과 카메라의 차이.

김여사가 혹시 칼 가지고 온 것 있냐고 묻는다. 길 가장자리에 난 풀들 사이로 쑥들이 듬성듬성 올라와 있다. 오염되지 않은 여기 쑥을 캐서 쑥국을 끓이고 쑥개떡 해 먹으면 봄맛 제대로 느낄 수 있겠단다. 그런데 연장이 없다.

 

우로는 솔트베이CC 드라이빙라운지를 지나면 클럽하우스가 있고 좌로는 시흥 갯골생태공원의 랜드마크인 흔들전망대가 보인다.

 

갯골생태공원 경계를 넘자 옛스러운 소금창고 먼저 눈에 든다. 소금이 귀했던 당시에는 보물창고 였다. 우로 돌탑 아래 자리를 깔고 쉬고 있는 주민들의 시선을 지나면 갯골생태공원 탐조대와 연결되는 데크길이 이어진다.

 

이곳 소래염전 지역은 1934~1936년에 조성되었으며 갯골을 중심으로 45만평 정도가 펼쳐져 있다. 당시 이곳 소래염전에서 생산되는 대부분의 소금은 수인선과 경부선 열차로 부산항에 옮겨진 후, 일본으로 반출되었던 우리민족사의 아픔을 간직한 곳이기도 하다.
시흥갯골생태공원은 경기도 유일의 내만 갯골과 옛 염전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아름다운 곳이다.
칠면초, 나문재, 퉁퉁마디 등의 염생식물과 붉은발 농게, 방게 등 각종어류, 양서류가 서식하고 있어 자연 생태가 온전히 보존되어 있으며 시흥갯골은 2012년 2월 국가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되었다.
시에서는 이곳을 친환경적 개발로 국가적 명소화, 세계적 관광지화를 목표로 조성하였으며 매년 ‘시흥갯골축제’가 열리는 장소이기도 하다.
갯골생태공원은 2018년에 열린관광지로 조성되었다.  -시흥시청-

 

22m, 6층 높이의 목조로 된 흔들전망대. 홀로이기도 하고 스크루형으로 올라가는 형상이어서 보기에는 훨신 높아 보인다. 꼭데기에 서면 주위가 한눈에 들어올 것 같은데 코로나로 입구에 금줄을 치고 있어 발길을 돌린다. 흔들리지만 구조적으로는 안전하다고 한다. 흔들전망대 주위는 잔디밭이 잘 형성되어 있어 봄,가을에는 햇살 아래 쉬어가기 적당한 곳이다.

 

부흥교 가는 길가에 꽃잔디가 화려하게 수놓고 있다. 바닥을 포복하 듯 깔고 있는 여러살이풀로 지면패랭이꽃이라고도 한다. 이쁜 카펫이다.

 

부흥교에서

부흥교 앞의 솟대. 여기 갯골생태공원의 나쁜 액을 막아 달라고 장대 위에 앉은 오리들이 한 족방향을 보고 나란히 서서 기도하고 있다. 입구로 방향을 바꿔 몇 발자국에 벚꽃터널과 교차한다. 벚꽃앤딩으로 화려한 모습은 사라졌어도, 걷기를 유혹하는 운치가 있는 길이다. 지나가는 가족의 도란도란 소리가 정겹다.

 

10일전에 왔으면 볼만했을 벚꽃길.
염전체험장

갯벌 사이로 난 수로를 통해 소래포구에서 흘러든 물로 소금생산을 했던 곳인 만큼 옛 염전을 일부를 복원하여 소금생산의 과정을 보고 체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아이들이 놀기 좋은 놀이터와 농게와 망둥어 조형물.

갯골생태공원 탐방코스가 전기차를 이용하는 것을 포함해서 5개가 있다. 짧은 것은 30분이고 가장 긴 것은 3시간 코스다. 운동할 요량으로 소래포구에서 부터 걷었는데 그 보다는 이곳으로 바로 와서 3시간 정도 걷는 것이 볼 거리가 많고 걷는 맛도 좋았을 것 같다. 산책하기는 아주 좋게 조성되어 있어서 주위 시흥시민들은 복 받았다. 다시 방문하기 위해 시흥늠내길을 조만간에 돌아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시흥늠내길 2코스에 많이 포함되어 있다.

 

갯골생태공원 입구에서 앞을 보고 약 1km 거리에 동양덱스빌(갯골생태공원입구) 버스정류장이 있다. 이 곳에서 소래포구 입구로 가는 버스가 있다. 버스정류장에 도착하여 잠시 기다리면 63번 버스가 오는 것으로 검색된다. 

 

다시 소래포구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