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오름

눈+바람의 무채색 선자령

자어즐 2014. 1. 30. 08:28

눈과 바람 시계불량 선자령 풍차길

 

 선자령은 백두대간이 강릉시와 평창군 도암면의 경계를 이루고 있는 대관령 북쪽에 위치한다. 이곳의 지형은 동쪽이 단애와 급사면을

 이룬 반면 서쪽은 완만한 경사지를 형성한데다 토질도 좋아 일찍부터 목장이 들어서기 알맞은 조건을 갖추어 목장지대가 들어서 있다.

 계곡과 능선의 높낮이가 유순하고 평탄하며 겨울에 눈이 올 경우 깊이 쌓이는 곳이다. 선자령의 면목이 드러나는 계절은 2,3월경이다.

 이때는 눈이 1m이상 쌓여 대관령휴게소에서 6km정도되는 정상까지의 평탄한 산길도 쉽게 오를 수가 없다. 그러나 선자령은 많은 사람

 들이 다니므로 폭설을 전후한 며칠을 빼고는 대체로 러셀이 돼 있는 상태다.선자령에 갈 때는 방한에 특별한 대책이 있어야 한다. 이곳

 은 북서계절풍이 유난히 강한 지역이기 때문이다. 선자령에서 바람 피할 곳이 마땅치 않으므로 의복이 부실하면 저체온증을 유발할 가

 능성이 높다. 영하20도하의 만주벌판같은 설원풍경을 우리나라에서는 여간해서 바라볼만한 곳이 없다. 그런 점에서 선자령은 독보적인

 경관을 보이고 있는 지역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선자령은 대관령이나 추풍령 같은 고개가 아니다. 정상 높이가 해발 1천157m인 엄연한 산이자 백두대간의 주능선이다. 최근 대관령마을

휴게소에서 정상까지 이어지는 바우길 1구간 즉 ‘선자령 풍차길’이 인기를 얻으면서 지리산 둘레길, 제주도 올레길과 함께 전국 3대 트레

킹 구간으로 각광받고 있다. 특히 겨울에 눈이 쌓이면 등산로 주변으로 펼쳐지는 동화 같은 풍경을 감상하기 위해 많은 이들이 찾아든다.

 

1.누구가 : 김여사(집사람),승봉,승섭,영주,월동,그리고 까미아비

2.언   제 : 2014년 1월 25일(토요일). 비-진눈깨비-눈+바람 

3.어디로 : 선자령

4.얼마나 : 4시간

 

 출발인원 6명, 승용차로는 불가한 상황이라 우여곡절 끝에 RV차가 당첨되어 6시20분의 이른시간에 집합해서 10여분 후에 출발한다.

도로사정은 양호해서 막힘없이 진행할 수 있는데는 원주를 지나면서 내리기 시작하는 비도 한 몫하지 않았을까 싶다. 선자령에 들렀

다가 속초에서 하루밤 留하기로 한 탓에 시간여유는 충분하니 진부에서 내려 송어축제장에 들러 본다. 얼음과 눈으로 만든 작품들이

푸근한 날씨와 비에 온전한 모습이 아니어서 원망스럽지만 얼음구멍에 낚시줄 드리우고 손가락 까딱까딱하여 낚아 올린 팔뚝 만한 

송어를 보니 다른 것들은 아무 필요가 없는 것 같다.

출발 4시간만에 도착한 대관령 휴게소에는 이미 많은 관광버스들이 들어서 있고 가는 빗줄기는 거칠 기미가 없다. 준비를 하고 11시

경에 산행을 시작하는데 오를수록 점점 무채색이다. 비가 진눈깨비가 되어 얼굴 아프게 하더니 눈으로 변하여 온통 하얗게 만들고

하늘과 주변은 회색빛으로 하여 시야를 막는다. 그래서 주위의 멋진풍광은 고사하고 가까이 있을 풍력기의 풍차하나 재대로 볼 수가

없어 섭섭하다. 세찬 바람과 물에 젖은 장갑으로 아리는 손 끝에서 왜 풍력풍차들이 이곳에 많이 설치되고, 겨울산행을 단단히 준비

해야하는지 몸으로 체험하게 한다.

정상에 도착하니 카메라가 물기에 작동을 멈추는 바람에 A/S후에 살려서 포스팅하도록하고 하산길에 핸드폰으로 찍은 사진을 우선

올려 놓는다. 옆에 따라오는 김여사 이것 땜에 잔소리 엄청해 댄다....

 

▼ 이동경로 : 대관령휴게소 ⇔ 선자령 원점복귀

 

 

▼ 10:48 대관령휴게소 건너에 주차하다. 날씨도 시원치 않는데 왠 관광버스들이 이리 많은 지... 

 

▼ 대관령휴게소쪽에는 이미 만차인 듯 하다. 

 

▼ 볼일이 있어 휴게소까지 움직인다 

 

 

▼ 11:07 휴게소 뒷길에서 오른쪽 방향으로 조금 오면 등산안내도와 대관령 국사성황당 이정표가 있다.

 

 

 

 

 

 

 

▼ 11:44 국사성황사 삼거리

 

▼ 11:54 대관령 1.8km, 선자령 3.2km 지점. 

 

 

 

 

▼ 새봉 전망대로 오르는 길

 

▼ 시계가 이러니 전망대에 올라봐야 별볼일 없다고 우리는 아래길로 간다.

 

 

 

▼ 12:48 한시간 가량 올라왔는데 진눈깨비에 얼굴 따갑다.

 

 

 ▼ 바람이 엄청 강하다. 얼굴이 자동으로 바람 반대방향으로 돌아간다.

 

▼ 바로 옆에 있는 풍력기인데도 형체가 없다. 

 

 

▼ 정상석이 앞,뒤로 인간 띠에 포위 당해 있다. 인증 사진 하나 남기기도 어렵다.

 

▼ 대충 인증샷 한번 찍는다. 

 

▼ 요 사진까지는 찍었는데 카메라가 말을 안듣는다. 

 

 

 

 

▼ 비에 맞은 장갑이 축축해져서 손끝이 아린다.그나마 예비 장갑이 있어 다행이다.

 

 

▼ 눈바람에 시계가 30m 넘지 않은 듯 하니 주위에 있을 풍력기가 하나도 없다.

 

 

 

 

 

 

 

 

 

 

 

 

 

 

 

 

 

▼ 칼라옷의 사람들 행렬이 아름답게 다가 온다.

 

 

 

휴게소에서 1.5km 떨어진 거리에 대관령국사성황사가 있다. 전통신앙이 지켜지고 있는 곳이다. 가는 길에 한 번 들러볼 만하다. 강릉시

에서 매년 강릉단오제가 열리는 첫날, 이곳에서 제를 올린다. 성황당은 범일국사를, 그리고 성황당 오른편 위쪽에 올라서 있는 산신각에

는 김유신 장군이 모셔져 있다. 성황당과 산신각은 강릉 시도기념물 54호다. 이곳에서는 아직도 거의 매일 굿하는 장면을 볼 수 있다.
대관령 성황당에는 호랑이에게 물려간 처녀 이야기가 '성황고사'로 전해 내려온다. 고사에 보면, 저녁밥을 짓기 위해 샘터에 물을 길러간

처녀 앞에 호랑이가 나타나서는 "대관령 성황신으로부터 처녀를 모셔오라는 분부를 받았다"며 처녀를 등에 업고 사라진 이야기가 나온

다. 처녀는 성황신의 신부로 잡혀간 것이다.
그런 일이 있고 나서 사람들이 처녀의 넋을 달래기 위해 처녀의 화상을 그려 성황당에 걸었다. 그리고 그 후로는 다시 호랑이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그 옛날 대관령은 호랑이가 자주 출몰했던 곳이다. 호랑이에게 물려간 처녀 이야기는 그저 옛날이야기에 그치지 않

는다. 성황당 신선탱화에 호랑이 그림이 그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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