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오름

모처럼 계양산정상에...

자어즐 2013. 11. 29. 09:10

모처럼 오른 계양산  정상

[수필가 윤세영의 따뜻한 동행 중에서]

북한산을 볼 때마다 산악인 엄홍길 대장의 일화가 생각나서 나 혼자 슬그머니 웃곤 한다.
엄홍길 대장이 상명대에 강의를 나가면서 매주 토요일에 학생들과 북한산에 오른 적이 있었다. 땀을 흘리며 북한산에 오르자 한 학생이 이

하다는 듯이 묻더라고 했다.
“교수님도 북한산에 오르는 게 힘드세요?”
세계 최초로 에베레스트를 비롯해 8000m 이상 16좌를 등정한 산악인이니까 837m의 북한산쯤은 ‘식은 죽 먹기’라고 생각한 모양이다. 물론

타고난 폐활량에다 훈련된 몸이어서 일반인처럼 힘이 들지는 않겠지만 엄홍길 대장이라고 축지법으로 올라가는 건 아니다. 누구든 정상에

오르려면 그렇듯이 한 발 한 발 땅을 밟고 올라가는 것이다.
25년쯤 전인가 보다. ‘설악산의 다람쥐’라고 불리는 사람이 있었다. 설악산에 살면서 날마다 다람쥐처럼 산을 오르내리다 보니 기고만장했다.

산에 오르는 많은 사람들이 쩔쩔매며 자신보다 뒤처지니까 갑자기 만용을 부렸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마라톤대회에 출전을 신청한 것이다.
“험한 산도 쉽게 오르는데 그까짓 평지"
결과는 중도 기권이었다. 평지를 두어 시간 달리는 그까짓 마라톤이라고 생각했지만 만만하게 보였던 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추월해 달리는 것

을 보고 기권하고 설악산에서도 사라진 것이다. 그 일로 깨달음을 얻었는지 확인하지 못했지만 그 이후 설악산 다람쥐의 소식은 듣지 못했다.
아무리 세계기록을 갖고 있는 산악인이어도 한 번에 한 걸음씩 갈 뿐이다. 또한 산에서는 재빠른 ‘다람쥐’라도 마라톤까지 제패할 수는 없다.

라톤은 마라톤을 위하여 땀을 흘린 자의 것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길을 가다가 넘어지는 것은 저렇게 높은 산에 걸려서가 아니라 작은 돌부리에 걸려서이다. 살아가는 일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크든 작든 세상에 만만한 일은 없다. 땀을 흘려야 오를 수 있고 겸손해야 배울 수 있다.
                                                                                                                                                                                  

1. 누구가 : 집사람(김여사)이랑 두리서

2. 언   제 : 2013년 11월 24일(일요일)  흐리고 비.

3. 어디로 : 인천 계양산

4. 얼마나 : 2시간 30분(휴식시간 포함)

 

전날 삼성산 관악산을 타다가 삼성산 거북바위에서 왼발을 살짝 접질렀는데 오늘 보니 약간의 멍자국과 부위가 있어서 조금 불편한 느낌이

든다. 이것을 간단한 산행으로 해소하려는 무모한 발상과 가까운 데라도 가자는 김여사의 요구가 맞아떨어져 모처럼 계양산 정상에 올라 보

기로 한다. 점심은 오전에 9시 미사드리고 온 김여사가 성당에 오늘 국수등 무료 배식이 있다고 그기서 먹었으면 한다. 둘이 먹을 마큼은 충

히 헌금을했으니 부담 죽이라는 이유 곁들이면서... 그래서 삐죽삐죽 따라가서 담백한 맛의 국수랑 곡차 한잔으로 점심을 해결하고 곧장

지하철로 계산역5번출구로 해서 연무정으로 향한다. .

 

▼ 이동경로 : 계산역-연무정-북부능선4거리-정상-하느재-계산정-연무정-계산역

 

 ▼ 14:45 연무정 들머리의 야외공연장에 산객들에게 소리 봉사하고 있는 여인이 박승희?

 

▼ 하느재에서 내려오는 길이 언제 계단길로 정비해 버렸네.

 

▼ 6개월전(5/11)에 하느재 방향에서 내려오며 찍은 사진

 

 

▼ 14:30 과일 한조각과 따뜻한 구기자 끓인 차한잔으로 여유를 가진다. 네개방향의 교차점인데다 의자(돌)가 널려있어 여러사람이 잠시

   쉬다간다..

 

▼ 목상동 솔밭은 다음 기회로 하고 계양산 정상길로 오른다.

 

 

▼ 좀전에 쉰 곳이 북부 능선 사거리였던 모양이다. 철탑이 하나 있는 G-29사거리다.

 

 

▼ 억새와 김여사의 랜즈촛점이 바뀌어 버렸다.

 

▼ 이동주점에 4식구 한가족이 앉아 즐기는 모습을 보며 그냥 지나친다. 곡차 한잔 생각은 없지 않았는데...

 

▼ 비알을 조금 오르니 송전탑 뒤가 나온다. 이쪽으로 오른 것이 언제인지 가물가물하다.

 

 

▼ 15:13 김여사 둘레길만 돌다 가곤 했던 김여사 정상은 모처럼 왔다 한다.

 

 

 

 

 

▼ 운무에 시계가 아주 불량ㅎ다.

 

▼ 기상도 시원찮고 늦은 시간인 듯한데도 정상에 우리 같은 사람들이 더러 있다.

 

▼ 빗방울이 한두방울씩 떨어지기 시작한다

 

 

▼ 하느재 쉼터 옆에도 공사가 진행중이다, 중간중간 보수한 흔적이 더러 눈에 띈다. 

 

 

▼ 계성정에 올라 남은 간식거리 처분하다. 지나다니면서 팔각정에 오르기는 김여사나 나나 첨이다.

 

▼ 16:15 연무정 야외공연장으로 원점회기하다.

 

공연장 옆에서 팔고 있는 어묵이 따뜻해 보여서 하나를 빼어든다.

종이컵 하나 얻어서 국물까지 곁들이니 속이 훈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