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레길

강화나들길 19코스. 석모도 상주해안길

자어즐 2023. 3. 11. 22:26

오늘 가까이에 있는 친구들 모이는 날이지만 대장이 어머니 기일로 지방행을 하니 1박 2일 돼지감자 캐자는 계획에 답들이 없다. 그래서 강화나들이행 하고 던지니 3S가 예상대로 따라붙는다. 동, 탁은 뒤풀이에 만날 수 있다고 카톡을 준다. 지난번에 김여사가 속이 문제가 있어 밤에 응급실로 가고 하는 일로 취소한 강화나들길 19코스에 다시 도전이다. 여기는 대중교통이 강화터미널(31A, 34A, 39A 버스)에서 08:00에 출발하는 31A 외에는 시간이 동떨어져 있고, 아니면 석모대교를 넘어서 내려 약 2km의 도로를 걸어야 하기에 위험성도 내포하고 있다. 돌아올 것까지 감안해서 차를 가지고 가는 것이 편하다 싶어 3S를 전철역에서 픽업하고 네비에 석모1리 마을회관을 입력한다.

강화나들길 19코스는 '석모도 상주해안길'로 별칭이 붙어 있는 코스다. 동촌에서 상주마을 버스 종점까지 약 10km 거리에 3시간 30분이 소요된다고 소개한다. 그런데 구간별 거리를 보니 강화나들길에서는 상주산을 도는데 3.8km이고 말뚝표지목에는 5.2km로 표시되어 있다. 어느 것이 맞는 것인지. 이런들 저런들 뭔 문제냐마는 동촌에서 도해촌까지 제방길과 상주산을 순환하는 길이 비슷한 것 같아 말뚝표지판에 점수를 주고 싶다. 

봄날이 시작된 시점치고는 기온이 많이 올라있어 걷기에는 좋았지만 시계가 신통찮아 제방길 걸으며 같이 가는 별립산, 고려산, 뒤로 해명산들이 선명하질 못하다. 상주산을 돌아가는 길에 교동도도 채색도가 나쁘다. 그런데도 덤으로 오르는 상주산 산행의 시원한 속 풀림이 시계로 인해 밋밋해질 수 있는 것들을 많이 상쇄시켜 주니 고맙다.

차량회수를 위해 제방길을 역으로 다시 걸어야 하는 불편함을 감수할 마음의 여유는 가지고 있어야 한다.  

 

1. 누구가 : 3S와 둘이

2. 언   제 : 2023. 03. 11(토)

3. 어디로 : 강화나들길 19코스. 석모도 상주해안길

4. 얼마나 : 5시간 28분 (동촌출발점 원점복귀+상주산, 식사 휴식시간포함)

 

이동경로 : 동촌(동녘개) - 석모선착장(석모나루) - 도해촌 - 19코스 숲길 - 새넘어 - 상주산 - 새넘어 - 상주마을버스종점 - 석모선착장 - 동촌

 

09:28 강화나들길 19코스 시점 도장함.

도로사정이 원할해서 약 65km 거리를 1시간 20분 만에 도착한다. 주차할 곳이 어정쩡해서 주위를 맴돌다 도로가에 주차를 했다가 도장함 인근에 이동한다고 10분가량 지체한다. 버스시간만 맞으면 19코스 종점부근에 주차하고 버스로 동녘개로 돌아오면 좋겠지만 차 시간 맞추기가 별 따기다. 석모대교부동산 옆 말뚝표지판이 가리키는 길로 들어선다.

 

미세먼지로 시계가 좋지 않아 몹시 아쉽다. 제방길 좌로는 섬쌀이 나오는 평야(송가 평야 : 석모 상,하리 평야)가 있고 우로는 바다 건너 별립산, 고려산, 혈구산이 가까이서 같이 가야 하는데 오늘은 멀거나 보이지 않는다. 모든 게 좋을 수는 없는 것인가 시샘이 얄밉다.

 

섬돌모루를 옆에 둔 제방길에 2인용 자전거.

눈앞에 건너뛸 수 있을 만큼 가까이에 돌담으로 아랫도리를 둘러싸고 있는 섬이 섬돌모루다. 집이 있어 무인도는 아닌데 외부인들이 들어가기 힘든 곳이다. 권력자의 힘을 빌려 환상의 휴양관광지로 개발을 시도했으나 정권이 바뀌면서 준공계획이 없는 무허가 공사라는 이유로 공사가 중단되어 지금까지 방치되고 있다. 80년대 투자조합을 만들어 인공호수, 수영장, 콘도 등 리조트 개발공사가 진행되다가 수백억의 돈이 사라지고 5만 평의 아름다운 섬이 미래가 불투명한 섬이 되었다.

2인용 자전거 4대에 4쌍의 부부가 같은 모양으로 힘차게 패달을 밟는다. 나이는 제법 들었음직한데 얼굴을 꽁꽁 싸매고 있어 짐작이 어렵다. 즐거워 보이는 모습이 보기가 좋다.

 

09:47 석모선착장(석모나루)

10분 걸음에 위치한 석모선착장에는 주차장이 넓은 석모나루 석모도 회 센터가 풍경 좋게 자리 잡고 있다. 입구에 작은 화분들이 수십 개가 아기자기하게 놓여 있고 바다를 끼고 먹는 회맛도 경치만큼 괜찮을 듯하다.

 

석모나루터를 지나는 곳에 행운의 종이 걸린 아치형 문을 통과하여 잠시에 커피 한잔하기 좋은 조형물 포토죤이 있다. 종점까지 8.8km 남았다.

 

수직방파제 그로인 위에 3대가 같이하는 낚시 가족이 아름답게 보이고 부러운 생각이 든다. 부러우면 지는 것인데 할 수 없다. 앞에 있는 상주산은 점점 선명해지고 뒤로 해명산 능선은 멀어진다.

 

삼산면은 북쪽으로 교동면(喬桐面), 서쪽으로 서도면(西島), 남동쪽으로 강화도에 둘러싸여 있고 석모도(席毛島)를 비롯한 9개 섬으로 구성되어 있다. 석모도에 상주산(上柱山), 상봉산(上峰山), 해명산(海明山) 세 봉우리가 한자로 山자 형으로 동서로 이어졌다 하여 이름이 붙은 것으로 추정한단다.

상주산(上柱山)은 상주산(上洲山) 또는 상주산(上主山)이라고 하며 옛 송가도의 주산이라는 뜻이란다. 안내판의 거리 표시는 잘 못 표기된 것 같다. 아마도 제방길과 상주산 도는 한 바퀴는 거의 비슷한 듯한데.

 

10:45 식당 도해촌 뒤 정자.

'친구야. 나중에 운전해야 하니 곡차를 하려면 일찍 해 버리자"는 의견일치로 정자 안에 자리를 깐다. 막걸리에 3S표 삼색전을 안주하고 김과 감치는 컵라면에 곁들이면 궁합이 최고다. 소소한 애기들이 안주거리로 오른다.

 

김여사가 스페인에서 10유로 주고 사온 간편 베낭. 접으면 손바닥 만하고 가까이 갈 때 허리쉑보다 좋을 것 같아서 사 왔다고. 저렴하기도 하고.
11:40 도해촌에서 상주산 둘레 한 바퀴 5.2km 돌기 위해 출발. 검은 개가 사납게 짖으니 순하던 두 마리 누렁이도 따라 짖는다.
종점까지 3.5km 표지목이 있는 곳에 가동되지 않는 작은 리조트 같은 건물. 19코스 910m 숲길 구간 안내판.
숲길구간

숲길구간에 들어오니 19코스가 완전히 맹탕은 아니란 걸 보여준다. 한 길이어서 이 구간은 리본이 필요 없다. 예전에 공사 중이던 교동도 화개산 전망대와 스카이워크 시설물이 희미하게 보인다.

 

부자캠핑장

산 아래 눈에 띄게 보이는 시설물이 있는 곳이 부자캠핑장이다. 사계절썰매장이 있어 아이들이 좋아하겠고, 애견놀이터를 두어 반려견 동반 캠핑이 가능한 곳이란다.

 

12:32 상주산 등산로 입구 12:39

강화나들길 19코스에 상주산 산행은 덤이다. 등산로 입구는 새넘이재이다. 핸드폰 카메라 삼발이가 바람에 넘어지기에 놀란 표정으로 찍힌 사진이 우습다. 편도 1.3km다. 

 

상주산은 석모도의 세 번째 산이다. 264m의 높이나 지명도를 보더라도 삼산면의 삼산三山 해명산(海明山 320m), 상봉산(上峰山 316m) 다음으로 막내다. 상주산은 석모도 북쪽에 홀로 솟아오른 산이다. 지형을 보면 상봉산에서 상주산으로 능선이 이어지지 않고 평야가 서로 갈라놓았다. 등산로는 잘 정비되어 있다. 0.8km 이정목을 지나면 길은 좁아지고 가이드 선이 보이기 시작한다.

정상으로 가까이 갈수록 조망이 터진다. 송가평야와 바다가 어우러지고 반대로는 교동도와 섬들이 멋진 풍경을 만들어 감탄이 절로 나온다. 경치들을 담으며 잠시잠시 지체하는 사이 3S는 어디까지 가고 없다.

 

정상인 줄 알고 오른 봉우리가 정상이 아니고 전위봉이다. 그 앞에 또 하나의 암릉으로 된 봉우리가 정상이라고 부른다. 조금 내렸다가 오르기에 그리 힘들지는 않다. 정상에 서면 작고 까만 표지석이 산객을 반긴다.

 

13:16 상주산

상주산은 홀로 우뚝 솟아 높이가 낮아도 다채롭게 펼쳐진 풍경이 해명산은 쨉도 안된다. 정상에 서니 시계가 더욱 아쉽다. 교동대교 너머로 개풍군의 북한 땅도 없고 햇빛에 반사되어 반짝반짝 빛날 바다도 무채색으로 뿌옇다. 별립산, 고려산 그리고 석모대교 뒤로 마니산은 술래다. 화창한 날 다시 날 잡아야겠다는 생각 절로 들게 만든다.

 

넘어온 전위봉. 상주산에서 만난 8명의 산객 중 3명이 전봉을 지나오고 있다.
교동대교, 해명산 상봉산 능선, 송가평야.
별립산, 고려산. 망월평야.
교동도
11:42 등산로 입구로 원위치 하니 한 시간 가량 소요되었다. 상주산 정상 1.3KM 안내 표지판이 있다.
13:56 강화나들길 종점 도장함.

상주산 산행까지 포함해서 4시간 28분 걸렸다. 식사, 휴식시간을 제외하면 3시간 10분가량 움직인 셈이다. 강화나들길 19코스는 그 코스만 돌기에는 짧고 밍숭맹숭하니 반드시 상주산을 올라보길 권하고 싶다. 이제 마을버스(906-1, 906-2)를 타고 동녘개로 가면 쉽게 차를 회수할 수 있지만 차 시간을 모르니 그냥 왔던 제방길 다시 걷기로 한다.

 

도해촌에서 강화나들길 19코스 시점 도장함까지 14:56

한 바퀴 돌고 나면 이렇게 좋은 걸...  석모도 상주해안길 외 덤으로 7km 넘게 걸었으니 거리상으로는 제법 많이 걸었다. 날씨도 기온이 18도까지 올라 얼굴에 소금기가 느껴질 만큼 땀도 많이 흘렸기에 개운함이 더한다. 

네비가 두 시간 후에 도착한다고 알려서 17:00에 모임 시간을 정한다. 동, 탁이 합류해서 매꼼한 아구찜으로 몸에 남아 있는 땀 한 방울까지 모두 쏟아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