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오름

석모도 해명산, 낙가산

자어즐 2022. 10. 22. 23:47

오늘은 고교 친구들 가을나들이 코스로 석모도 해명산 산행하는 날이다. 장소 어정쩡해서 다소 아쉬움이 있다. 기왕 버스 대절해서 나들이할 거면 수도권을 벗어난 곳, 순창하늘길+용궐산 출렁다리 같은 장소가 좋은데. 아니면 차라리 버스대절하는 비용을 없애고 이동시간이 최소화하는 가까운 곳, 청와대 뒷산인 북악산을 백사실계곡에서 삼청공원으로 넘어가는 코스 정도가 괜찮을 것 같은데 운영위원 다수가 해명산으로 기운다. 석모도 해명산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근교에 있어 마음 내키면 갔다올 수 있는 곳이라 개인적으로 마음에 두지 않은 장소다. 

 

날씨는 예상보다 서늘하지 않고 산행하기 좋은 날이다. 종합운동장역 3번 출구 08:00에 집합해서 출발하고 일부는 강화대교 입구인 성동검문소 입구 정류장에서 합류하기로 한다. 검단사거리역에서 동이랑 탄 90번 버스가 하차벨을 눌렀음에도 정류장을 지나쳐 강화대교를 넘는다. 기분좋은 날 기사랑 시비걸어봐야 모양만 나빠질거라서 입을 댓발 내밀고 내린다. 버스의 하차신호가 벨소리가 아니고 등으로 표시되기도 한다는 걸 오늘에야 안다. 송총에게 여기도 버스를 세워달라고 연락을 해둔다. 그런데 버스 기사 양반들이 짜기라도 했는지 성동검문소에 기다리는 친구를 태우지 않고 통과해버려서 한참의 시간을 까먹는다. 안산을 위한 액땜으로 치자.

 

전국 3대 관음성지 중 하나인 보문사가 있는 섬 석모도, 남동쪽 끝의 해명산(海明山:327m)과 중앙의 상봉산(上峯山:316m) 그 사이 낙가산(洛伽山:235m) 이 뼈대를 이룬다. 오늘 석모도의 주봉 해명산을 올라 서해바다에 흩어져 있는 섬들과 산아래 들녘, 강화도의 산들과 같이 낙가산까지 동행하다가 눈썹바위를 끼고 하산하여 보문사정류장으로 오는 산행코스다.

 

대동여지도에는 ‘석모로도席毛老島’라 적혀 있다. “석모로도”하고 발음하면 입술이 둥글게 말리며, 뭔가 신비로운 느낌이 든다. ‘물이 돌아 흐르는 모퉁이’ 혹은 ‘돌이 많은 해안 모퉁이’라는 뜻의 ‘돌모로’라 불렸으나 지도에 한자로 표기하면서 ‘石毛老’가 되었다고 한다.

1. 누구가 : 수도권에 있는 대건이륙 동기들 스물 아홉.

2. 언   제 : 2022. 10. 22 (토) 

3. 어디로 : 석모도 해명산, 낙가산

4. 얼마나 : 

 

▼ 이동경로 : 전득이고개 - 해명산 - 방개고개 - 새가리고개 - 낙가산 - 보문사 정류장 - 춘하추동 식당

 

전득이고개 주차장에 있는 해명산등산 안내도

2017년 6월에 개통한 석모대교를 건너 좌로 방향을 튼다. 예전의 석모도의 관문이던 석모도 선착장인 석포항을 스쳐지나 해명산 들머리인 전득이고개에 도착한다. 전득이 주차장에는 먼저 온 버스와 차들이 가득 자리잡고 있다. 구름다리가 있기 전에 길건너에서 출발했다. 지금도 안내목은 길건너를 가리키는데 구름다리 건너 끝지점에서 합류하게 되어 있어 구름다리로 오르는 것이 더 좋을 수 있다.

 

11:10 전득이주차장 출발

우리는 전득이고개 주차장 전망대로 표시된 방향의 계단으로 올라 해명산 구름다리를 건넌다. 이다리는 1918년 3월에 공사시작 하여 10월에 완공 했으며 길이는 52m,폭은 2,5m 이다.

 

해명산 구름다리 건너 끝지점.

흔들리는 다리를 건너 숲으로 들어간다. 잠시에 산길은 가팔라지고 어느새 바람막이는 허리에 둘러져 있다. 후미의 친구들과 이야기하며 오르다 고개를 돌리면 시야가 터져 있다.

 

강화도 건평돈대, 건평항, 진강산, 마니산의 전경이 펼쳐지는 첫번째 전망처에서 기념하는 중에 하산하던 산객이 "이 위에 더 좋은 곳이 있어요" 한다. 바다랑 동행이 시작된다. 

 

이전에 걸었던 강화나들길11코스인 석모도 바람길이 해안과 경계선을 만들고 유니아일랜드CC의 누른들과 구분되는 파란잔디가 눈에 든다. 해명산을 오르는 길에 간혹 분재 같은 소나무가 길손을 반긴다.

 

대섬 옆으로 다리가 생기기 전 외포항과 뱃길로 연결하던 석포리선착장이 있고 석모대교 뒤로는 강화도와 교동도를 연결하는 교동대교가 보인다. 별립산, 고려산이 산과 바다, 들의 한 푹 그림에 일부분이 된다.

 

해명산 정상 코밑 안전로프가 설치된 슬랩바위 구간.
12:10 해명산 정상

전득이고개에서 한 시간 쉬엄쉬엄 오르니 해명산 정상이다. 정상에는 '해명산 해발324m' 라고 적힌 빛바랜 사각 표지목이 서 있다. 석모도 최고봉인 海明山은 서해 낙조가 해명산 정상 아래 바위에 반사되어 서해를 더 밝게 한다 하여 이름이 유래한다. 기념 사진을 찍고 단체팀에게 자리를 빼준다.

 

석모도 주민들은 '삼산 산다고 하지 석모도 산다'고 하지 않는다. 세 개의 산이 솟았다고하여 삼산면이 되었으니 진짜 섬의 주인은 해명산(327m), 상봉산上峯山(316m), 상주산上主山(264m)인 셈이다.

 

정상석 뒤의 바위에 서서 바다를 보노라면 내가 섬이되고 갯벌이 되고 구분이 안되는 하늘과의 경계가 된다. 산객들의 사진찍는 소리에 멈춘시간이 깨어난다.  2003년에 설치된 지적삼각점에는 높이 : 327.39m 로 표기되어 있다. 지적삼각점 음각 글자 중에 훼손돼지가 아니고 훼손되지가 맞는 표현일텐데. 돼지는 되지의 방언이라고 사전에 나와 있다.

 

정상 아래 공터에서 한 시간의 식당 시간.
13:16 기념촬영후 낙가산으로

내 옆으로 장석, 무수, 황준, 승기, 윤배, 원식, 주태, 호상, 희봉, 수혁, 병오, 재현, 동술, 건호, 가운데 대현, 재우, 철홍, 승섭, 철순, 상윤, 호섭이 그리고 앞에는 태우, 월동, 국진, 경환, 이환, 재석, 병희, 식사후  29 모두 한자리에. 

 

상봉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시원스레 뻗어 있다. 낙가산은 왼쪽으로 조금 비껴있다. 걷는 길에 간간이 나타나는 전망바위는 다채로운 풍경을 보여준다.

 

13:39 삼각점 강화303. 해발 308m.

세개의 바위가 머리를 맞대고 석문을 만드는 바위를 지나는 길은 가을을 느끼게 하는 색깔들이 깔려 이쁜 길이 된다.

 

13:50 310봉
14:21 단체팀이 쉬고 있는 방개고개. 재미있게 생긴 바위가 길옆에 박혀 있다.

방개고개 사거리 갈림길은 왼쪽으로 윗말부락, 오른쪽으로 방개부락, 석모대교로 내려가는 길이다. 이제 해명산 권역을 지나 낙가산 권역으로 들어선다.

 

북서봉에서 보이는 석모도 해안을 배경해서.

거함이 항해를 하듯 바다에 엎드려있는 구봉도, 아차도, 볼음도, 말도가 지나간다. 아래 보문사의 불경소리가 들리는 듯하니 하산길도 멀지 않다. 

 

보문사 1km 전 계단을 올라서면 보문사 절집과 주차장이 더 가까이 온다. 금줄을 지나면 눈썹바위 위 철망을 만난다. 절 아래로 낙석을 방지하기 위한 수단이라지만 좀더 자연스러운 방법이 없었는지. 좀처럼 산행을 하지 않다가 따라온 한 친구가 힘이 많이 드는 모양이다. 

 

15:30 낙가산. 낙가산 정상을 알리는 표시가 아무 것도 없다. 위치를 알리는 안내판에 누군가가 낙가산 정상이라고 낚서하 듯 써놨다.
15:34 상봉산/보문사/낙가산 갈림길.

예전에 있었던 보문사방향을 가르키는 방향표지판이 사라졌다. 내려가는 길은 있는데. 가이드 줄 사이로 내려가는 길은 잠시지만 곤두박질 친다. 5분 가량 가파르게 내려오면 보문사 담장으로 연결되는 부드러운 등산로를 만난다. 모두 내려왔는데 어디냐며 총무가 전화를 한다. 마지막 한 친구 에스코트하고 가느라 이삼십분 늦노라고. 

 

눈썹바위위로 지나온 철망이 보이고 보문사등산로 입구로 내려오니 시간은 16:00시를 가르킨다.
기생초 사이로 보문사 주차장을 나와 보문사 입구에서 아래 도로변에 있는 춘하추동 식당을 찾는다.
뒷풀이

진리를 사랑하는 젊은 넋이여 / 피끓는 가슴에 희망을 안고 / 검님의 무릎 아래 경경히 꿇어 / 자자히 탁마하는 씩씩한 기상 / 종려수 높이 드신 스님을 따라 / 어둠을 헤쳐나길 횃불이 되리 / 나라를 굳게 세울 기둥이어니 / 장할세라 우리~

언제나 어디서나 '양심'과 '정의'와 '사랑'에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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