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레길

시흥늠내길 4코스 바람길

자어즐 2022. 8. 2. 16:03

바람길은 시흥 늠내길 4코스의 다른 이름이다. 숲길, 갯골길, 옛길은 그 코스에 부합되는 의미가 있기에 붙여진 이름이지만 4코스는 왜 바람길로 함축했을까? 서해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따라 조용히 길을 걷다 보면 끊임없는 질문에 나를 찾을 수 있는 건덕지가 있기 때문인지 아니면 길 속에서 우리가 바라고 소망하는 기도가 이루어지기를 희망하는 그런 바람인가. 오늘 걸어 본 바람길은 이것들을 모두 포함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많은 볼거리를 제공하기에 그냥 스쳐 지나기가 아쉬운 시흥의 명물 옥구공원에서 시작하여, 공원의 외곽을 돌아나가면 똥섬이라 불리는 덕섬을 지나서 옛 것과 만난다. 오이도의 명물 빨강등대, 황새바위, 함상전망대가 있던 이전의 늠내길이 아니라 새로은 늠내길로 자리 잡은 오이도 선사 유적지에서 오래전의 우리 생활상을 본다. 오이도 전망대 카페 위에서 보는 송도의 높은 빌딩들과는 묘한 대조다. 사랑의 자물통에서 향기로운 바람이 분다. 

 

섬과 바다가 있고, 옛 것과 새로운 것이 있고, 삶의 일터와 안락한 가정이 경계를 허물고 푸른 녹지에서 바람 따라 오고 간다.  

 

1. 누구가 : 나홀로

2. 언  제 : 2022년 08월 01일(월요일) 

3. 어디로 : 시흥늠내길 4코스 바람길

4. 얼마나 : 4시간 35분[휴식, 간식시간 포함] 

 

▼ 이동경로 : 옥구공원 제1주차장 - 공원관리사무소 - 덕섬입구 - 오이도 선사 유적지(오이도전망대 - 선사마당 - 메인주차장) - 대부도입구사거리(오이도 기념공원)

             - 제8 옥구교(옥구천) - 오이도역 - 정왕호수공원 - 해안녹지 - 옥구공원 제1 주차장

 

붉은선 : 실 이동선, 주황선 : 늠내길 4코스 버람길 정상코스
14:16 옥구고가 아래 사거리 공원 입구.

옥구공원 제1주차장에 주차시키고 옥구고가 아래 사거리 공원 입구에서 걷기를 시작한다. 제1주차장에서 늠내길 4코스와 5코스가 나누어진다. 오늘 걸을 4코스는 공원 축구장이 보이는 안으로 들어간다.

 

옥구공원 조각정원

열 명의 작가가 10점의 환경친화적인 작품으로 옥구공원의 미관과 시민 문화생활향상을 위해 조각정원을 조성하였단다. '출토'라는 작품 앞에 섰다.

 

옥구 목공체험학교, 공원관리사무소와 분수연못, 장미원 등을 좌우로 두리번두리번 구경하며 지난다. 시흥늠내길 표시를 찾아보는데 이디에 숨었는지 내 눈에는 보이질 않는다. 공원관리사무소 부근에 늠내길 4코스 지도가 있는 게시판이 있어야 하는데...

 

소녀상, 병자호란 때 이곳 옥구도에서 3 부자가 순절한 원성모 장군 순국비, 갤러리 가든, 한국정원, 곤충 전시체험관인 벅스리움을 지나 국궁장 앞 옥구놀이마당까지 구경할 겸해서 왔다가 늠내길을 찾아 발길을 관리사무소로 돌린다.

 

14:44 산책로 입고 맞은편, 공원관리사무소 뒤 손으로 만든 하트모양의 조형물

옥구공원은 서해안 매립지 한가운데 솟은 해발 95M의 옥구도에 조성되었다. 해안초소 등으로 민간인 출입이 통제되던 곳을 시화신도시를 조성하면서 1995년 공원으로 지정하고 2000년 12월에 개장하였다. 해양생태공원, 산책로, 수목원 등 다양한 볼거리와 휴식공간을 갖추고 있다. 또 산 정상 낙조대에 오르면 서해와 아름다운 낙조를 감상할 수 있다. 대부도, 영흥도를 가려고 시화방조제를 넘기 전에 가끔 지나치며 본 곳인데 들어오나 의외로 잘 조성되어 있어 공원 구경만을 위해 한번 더 방문하고 싶은 생각을 한다. 

 

산림복지센터를 지나 물레방아 쉼터로 나가서야 나무에 걸린 표지판을 찾았다. 습지원, 맹꽁이 서식지를 사이로 걸으면 앞에 빌텍까뮤지식산업센터 건물이 보인다.

 

어제는 비를 흠뻑 맞았는데 오늘은 구름이 있지만 한여름 햇빛을 맞는다. 옥구공원 뒤를 돌아가는 중이다. 징검다리 건너는 좀 전에 닿았던 국궁장 시흥정과 연결되는 길이 분명하다. 그리고 도로로 나오니 길 건너에 드론교육훈련센터 표지판이 있다.

 

아시아제지 시화공장 담장 끝의 교차로에 늠내길 표시는 길을 건너 왼쪽으로 따라가도록 안내를 한다. 그런데 사거리 대각선으로도 리본이 보여서 확인하니 서해랑길 리본으로 늠내길의 것과 색상이 틀린다. 안쪽으로는 배곧한울공원이다. 갯골 건너는 덕섬이 보이는데, 덕섬입구에서 길은 건너편 도로 옆으로 평행하게 이어지는 작은 숲길로 안내한다.

 

15:19 오이도 선사유적지 전망대카페 쪽 입구

이상하다. 늠내길 4코스 바람길 표지판이 오이도 선사유적지로 안내한다. 선험자들의 설명에는 방파제 위로 걸으며 '오이도 황새 바윗길', '생명의 나무 전망대', '빨강등대'를 거치도록 되어있고, 선사유적지 방향으로 진행한 글은 본 적이 없어 심히 당황스럽다. 심중을 따를까, 표지판을 따를까 갈등 생기게 만든다. 결국 표지판이 가리키는 방향 데크 계단을 오르고 있다.

 

15:21 오이도전망대 카페

카페 유리창으로 객이 먹는 팥빙수가 엄청 시원하게 보인다. 반 바퀴를 돌아 2층 전망대에 오르니 주변 경관이 확 트여 시원하고, 사랑의 자물쇠를 채 채우는 공간도 있어 아기자기한 분위기를 만들어 놓았다. 건너편에 송도의 건물들이 보이고 황새바위, 빨강등대를 찾을 수 있다.

 

전망대 옆으로 대공기총과 대공포가 바다를 향하고 있다. 예전에 오이도 해안경비대가 사용하던 것인 것 같다.

전망대서 내려와 직진 길에 리본이 묶여 있다. 늠내길 안내판을 따라가다 보면 억새길 지그재그로 내려가고 그곳에는 초가지붕으로 만든 움집 체험마을인 야영마을이 있다. 바람에 억새가 흐름을 만들고 소리를 낸다. 더운 날씨에도 관리하는 양반들 나중에 올 객들을 위해 머리깎이 하듯이 억새를 고르고 있다.  

 

야영마을, 선사마당, 선사체험마을.

오이도 곳곳에서 신석기시대 패총유적이 확인되면서, 2002년 섬 전체가 국가사적 제441호(시흥 오이도 유적)로 지정되어 보존되고 있고, 시흥시는 전국에서 손꼽히는 선사유적지인 이곳에 오이도 선사유적공원을 조성하였다.

 

선사마을이 나중에 오는 아파트와 신구의 조화가 재미있는 그림이다. 물발원지 우물 앞 표지판이 가리키는 삼거리에서 마음이 헷갈린다. 우로는 잔디광장을 거쳐 방파제로 가는 길이고 좌로는 메인주차장으로 가는 늠내길이다. 우로 자귀나무 아래 나무봉 계단을 올라서면 잔디마당이 이어질 텐데 계단 앞에서 뒤로돌아 했다. 화장실 앞을 지나 메인주차장을 빠져나간다.

 

시화방조제로 가는 도로와 만난 곳에 (주)삼보판지 공장이 있다. 오른쪽으로 대부도 입구 사거리까지 약 750m 걷는다. 의심하지 말라고 가로등 기둥에 리본을 하나 건너 하나씩 걸어 놓았다. 사거리에서 좌로 안내판 화살표가 가리킨다. 시흥 오이도 박물관으로 갔다 시간 관계상 껍데기만 본다. 시간이 되면 박물관 안과 오이도 기념공원을 돌아보는 것도 좋은 선택이 될 듯하다.

 

덕섬에서 대부도입구사거리(오이도기념공원)까지 안내도와는 다르게 안내되는 늠내길이다.
대부도 입구 사거리에서 옥구8교까지와 , 좌로 공장지대 옥구천을 따라가는 갈 약 4km는 특이한 것이 없는 재미없는 길이다.

빗방울이 가끔 보이기도 하던 하늘이 재색깔로 열린다. 시화기계유통단지와 인도아 골프연습장을 지나며 천변길로 내려온다. 옥구천을 따르는 도로 옆 길은 다리를 만날 때 바로 직진으로 통과하는 건널목이 없고 ㄷ자로 3개의 건널목을 통과하는 불편함이 있어 잘 참고 오다가 옥구 3교에서 옥구천변으로 내려온 것인데 이게 실수였다. 옥구천변으로 내려오지 말고 옥구 3교 다리를 건너 중앙완충녹지대 중 배움의 숲으로 들어가야 했는데 엉뚱하게 늠내길을 벗어났다. 특이하게 생긴 인도 다리가 중앙완충녹지대를 연결하는 다리다. 

 

배움의 숲과 도심 아파트 사이로 다양한 식물들을 식재해 공원길을 만든 걷고 싶은 거리를 지나서 오이도역으로 들어가야 하는 것을 십여분 지나서야 인지를 한다. 알바인데 다시 찾아가기에는 리벨리 송 사장과 약속시간이 걸린다. 능소화가 활짝 핀 주거지역의 옥구천 옆길은 이전과 달리 아주 양호해서 걍 오이도역으로 내질렀다. 

 

17:40 오이도역

버스정류장 앞 공간이 콘크리트 주차장이 아니고 잔디로 되어 있어 신선한 느낌이다. 역사로 가면서 있는 왼쪽 계단을 올라보니 늠내길 리본이 보인다. 여기까지가 옥교 3교에서 알바한 구간이 되겠다. 역사 앞을 가로질러 2번 출구에서 좌로 틀어서 도로 방향으로 나간다. 출구 인근에 시흥관광 안내도 뒤로 작은 숲길로 가는  계단이 있는데 늠내길 표시가 없다. 길은 계단 위의 길로 연결되니까 이곳으로 가도 되는데 가깝지만 도로까지 가서 돌아 들어와야 한다.

 

시흥차량사업소 앞을 통과하여 온 정왕호수 공원 입구.
호수공원을 포함해서 시흥시 함줄도시농업공원이 조성되어 있다. 18:23 공원관리사무소 앞.

경기도 검도 수련원을 지나 동원아파트 앞 횡단보도를 건넌다. 우로 틀어 아파트 끝부분이 서해안로와 아파트들의 완충지대인 해안녹지로 들어가는 입구다.

 

길지 않은 메타세쿼이아 길과 처음에 나란히 하는 시작하는 걷기 좋은 숲길은 옥구공원 입구까지 마음에 들게 조성되어서 지금까지의 걸은 피곤함을 잊는다. 늠내길 4,5코스 안내판이 같이 걸렸다. 

 

18:51 출발지인 옥구고가 아래 옥구공원 입구로 원전복귀 하다.

시흥늠내길 4코스 바람길의 코스가 개략적으로 알고 있던 것과는 달라서 많이 헷갈렸다. 그리고 코스 전부를 한번 더 도상 답사를 했어야 했는데 안내표지를 따라가면 되겠자 하는 안일한 생각은 값을 치렀다. 4시간 35분, 예상보다 시간이 더 걸려 약속시간을 한참이나 넘기는 바람에 잔소리를 들어야 했다. 부족했던 4코스의 걸음은 5코스에서 중복되는 부분이 있으니 그 때 보충하자. 걷기가 내키지 않는 곳과 기분 좋게 걸을 수 있는 곳이 함께하는 바람길, 땀 흘리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