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오름

포천 왕방산

자어즐 2022. 7. 2. 22:45

'탑건:매버릭' 영화 홍보차 내한한 톰 크루즈가 60대에 접어듦에도 노화를 비껴가는 듯한 그의 모습에 어떤 건강관리 비결을 가지는 지에 대해 ZOM허브 라이프에 실린 글을 소개한다. 참고하고 행하는 것은 본인의 몫이다.

가장 눈여겨 볼만한 건 바로 소식(少食)이다. 톰 크루즈는 2008년부터 하루에 1,200칼로리만 섭취하는 몸매 관리법을 진행했다. 이는 영국의 축구선수 데이비드 베컴으로부터 추천받은 방법으로, 톰 크루즈는 이 방법으로 6주 만에 4.5kg을 감량했다고 한다. 식단은 주로 달걀흰자, 닭가슴살 등 저지방 고단백 식품으로 이루어지며, 보통 사람들과 같이 하루에 세 끼만을 먹지 않고 소량의 식사로 나눠서 해 최대 15끼를 먹는다고 한다. 톰 크루즈는 아침에는 계란과 오트밀, 점심은 닭고기와 야채, 저녁은 연어 샐러드를 비롯해서 평소 견과류와 과일도 즐긴다고 한다. 위 식사를 최대한 나눠서 소량으로 자주 섭취하는 것이 톰 크루즈의 노화 방지 건강관리 비결로 꼽힌다. 식사를 여러 번 나눠서 하게 되면 공복감이 줄어들기 때문에 스트레스 없이 체중을 관리하는 데 매우 효과적이다. 섭취 시 주의할 점은 바로 탄수화물이다. 탄수화물은 흡수가 빠르게 진행되므로 순간적으로 혈당을 높여 몸에 부담을 줄 수 있다.

현대인의 건강 필수 요소 ‘소식’은 톰 크루즈 뿐 아니라 현대인들에게 있어서 하나의 중요한 건강 관리 방법으로 자리 잡고 있다. 미국 예일대 연구진은 대사 시스템과 소식의 상호 관계를 장기간 추적한 결과 소식이 면역력 증강에 효과가 있다는 것을 밝혀냈단다.

그런데 이런 소식도 여유가 있는 부류에서야 시도해 볼 수 있지만 스트레스 받는 일반 서민이 하루에 몇 번을 나눠 식사할 수 있는 여유가 어디 있을려나...

 

한 시간 반 이상 타는 전철을 핸드폰 보다 행여 목적지를 지나칠까 봐 몇 정거장 전부터 건성건성이고 전철역을 헤아린다. 포천의 진산 왕방산을 대중교통으로 가려면 제법 시간이 걸리니 이르게 집을 나선다. 왕들과 많은 유래와 전설이 엮여서 이름 된 왕방산의 산행기에는 한자표기가 '王方山', '旺方山', '王訪山' 등 3가지로 혼용돼 있다. 이것을 지명위원회가  조선왕조실록, 승정원일기, 김정호가 편찬한 대동지지 등 다양한 자료에 '王方山'의 표기가 일관되게 사용되어 있어서 한자표기를 '王方山'으로 결정했단다. 두어해 둘레길 개념의 트레킹을 하다가 다시 산행으로 돌아온 산 왕방산을 기분 좋게 올라보자.

 

1. 누구가 : 병희, 석준, 수혁, 승섭, 윤배, 종철, 주태, 철순, 철홍, 호상 합이 열

2. 언   제 : 2022년 7월 2일(토) 덥다고 광고한 날

3. 어디로 : 포천 왕방산[王方山, 737m]

4. 얼마나 : 4시간 34분[왕산사-대진대학교 학생회관 부근 출구. 식사,휴식시간 포함] + 유인 시간 1시간 20분[왕산사까지 41분, 대진대학교 입구 교차로까지 39분]

 

▼ 이동경로 : 수락산역 3번 출구 or 잠실광역환승센터 - 유한아파트 입구 - 왕산사 - 관모봉 - 팔각정 - 관모봉 - 정성 - 장기바위 - 배바위 - 대진대학교 갈림길 - 

                     대진대 학생회관 - 중문 - 대진대학교 입구 교차로 - 시집못간돈족발집 - 잠실광역환승센터

 

포천 유한아파트 입구 버스정류장에서 하차다. 9시에 수락산역에서 3200번 버스를 탄 우리 셋이 마지막 도착이다. 

여기가 나와바리인 호상이, 멀리서 온 철순이, 지난번에 이어 연장 동반하는 철홍이, 병희, 대자동 동장 주태, 멀리 일 보고 온 석준이랑 인사 나눈다. 배낭에 든 일용할 양식을 조사하여 부족한 곡차를 CU에서 보충하고는 왕방산 능선이 보이는 한국아파트 방향으로 출발한 게 10:20분이다.

 

유한아파트 입구까지 집나와서 3시간 10분이 소요되었다. 개인적으로 부천에서 의정부 시외버스터미널까지 8906 광역버스를 타고 가서 3200번을 환승하는 것이 시간이 적게 걸리지만 모여서 가기 위해 공지된 장소인 수락산역 3번 출구로 향한다. 그런데 잠실 가까이에 사는 친구들은 잠실광역환승센터에서 3006번을 타면 무봉리까지 무정차로 달리니 편의상 출발지를 나눈다.

10:28 호병마을. 호병골 안내소

호병골 안내소에 정방산 유래와 호병골 마을 이름에 대한 유래가 게시되어 있다. 지나는 길이라 읽어 본 걸 적는다.  호병골이 된 이유는 대략 3가지가 있다. 그 첫 번째가 술에 취한 어르신이 술병을 어디에다 놓고 온 줄을 기억해내지 못하는데 며느리가 시아버지 술병을 찾아내서 시아버지가 다음 날도 술을 드시도록 술병에 술을 담아드렸다는 이야기에서 술병이 제자리로 다시 돌아왔다고 하여 회병골이라 하는 설이 있다. 두 번째는 마을을 감싸고 있는 산자락의 모양이 마을 안쪽은 넓고 마을을 들어서는 입구는 좁아서 지형이 마치 호리병 같이 생겼다 하여 호병골이라는 지명이 생겨났다고 하는 설이 있고 세 번째는 왕방산이 강무(講武·임금이 참관하는 무예시범) 장으로 지정이 되어있어서 왕이나 왕실에서 사냥을 나오게 되면 많은 호위군사들이 호병골에 주둔하였을 것이다. 이렇듯 호위 군사들이 주둔하였던 곳이라 하여 호병골이라는 지명이 되었다는 설이 있는데 그중에 세 번째가 가장 타당성 있어 보인단다.

 

따끈따끈한 날씨에 흐르는 땀과 포장된 도로는 걷는 재미를 반감시킨다. 파주로타리클럽을 지나고, 담장에 유럽상추 판매 등의 여러 개 안내판이 붙은 농장도 지난다. 농장은  환경친화 농법인 아쿠아포닉스 농법으로 유럽 샐러드를 재배하는 농업회사법인 파머스에프디(Farmers F.D)이다. ‘아쿠아포닉스’란 물고기 양식과 수경재배의 합성어로 물고기를 키우면서 생기는 부산물을 미생물이 분해해 무기화된 영양분으로 만들고, 식물은 그 영양분을 흡수하며 자라는 형태의 자연순환 농법이란다. 발상이 재미있다. 건강한 먹거리의 관심이 점점 높아지는 시절에 친환경적 생산은 앞으로 수익이 보장되지 않을까 싶다. 농장 앞쪽 갈림길에서 왕산사 표지석의 방향을 따라간다.

 

그리스어 불꽃에서 이름이 유래된 정열의 여름꽃 '플록스'가 길가에 이쁘게 피었고, 장마 무렵에 꽃이 피는 자귀나무는 부부의 금실을 상징하는 나무로 합환수(合歡樹), 합혼수(合婚樹), 부부나무, 사랑나무 등 애칭도 많이 가지고 있다. 재미있는 모양의 바위와 접시꽃이 수문장을 하는 집을 지나면 왕산사까지 굽이를 도는 오르막 포장길이다.

10:59 왕산사 입구. 좌로 왕산사가 있고 등산로는 직진이다.
왕산사.

그냥 지나치면 섭섭할 것 같아 왕산사를 들린다. 대웅전 앞마당이 넓게 조성해 놓은 크지 않은 산사다. 대웅전 앞의 약수가 등객의 목을 시원하게 적셔준다.

왕산사는 봉선사본말사약지에 의하면 877년 신라 헌강왕 3년 도선국사가 창건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창건과 함께 왕이 친히 방문하여 격려해 주었으므로 산 이름을 왕방산(王方山)이라 하고 절 이름은 왕산사(王山寺)라 했다고 이 약지는 전하고 있다. 일설에는 조선을 세운 태조가 아들에게 왕위를 물려주고 함흥(咸興)으로 가서 나오지 않으므로 무학 스님이 직접 가 설득해 모셔오던 중 왕자의 난이 일어났음을 감지하고 발길을 돌려 이 절에 머무르며 안정을 되찾고 가면서부터 왕방사라 불렸다고 전하기도 한다. 1947년에 승려 청매(靑梅)가 재건하여 보덕사(普德寺)라 하였다가 2003년에 가람(伽藍)을 정비하던 중 나온 왕산사라는 기와 명문을 근거로 왕산사로 개칭하였단다.

 

왕산사 등산로 입구에서 잘난 얼굴들 한 장 박는다.

왕방산 등산 안내도에서 오늘 등산코스를 다시 짚는다. 여기서 잠시 가다 만나는 갈림길에서 선광사 방향으로 0.5km 진행한다. 관모봉을 거처 전산에 오르고 오지재 고개 쪽으로 장기 바위 배바위를 지나 대진대 갈림길에서 대진대로 하산하는 걸로... 

 

11:11 왕산사 입구 출발
11:22 선광사 갈림길. 계단으로는 바로 정상 오르는 길이고 직진하여 다리를 건너는 선광사 방향의 길은 관모봉을 찍고 정상 가는 길이다.

숲 오솔길을 한참을 지나는 동안 이정목이 없어 이 길이 관모봉으로 옳게 가고 있는 것인 지 헷갈린다. 머리는 맞다고 하는데 초행이라 가슴은 자꾸 긴가민가 한다. 관모봉으로 갈라지는 지점까지 0.5km이면 오름길이 아니어서 10분이면 충분할 텐데 20분이나 지나도록 길을 못 만나 불안하기는 했다.

바위들 사이로 관모봉 오르는 경사 뒤로는 포천 시내 전경이 시원스레 펼쳐지기 시작한다.

 

11:47 관모봉

모양이 괜찮은 나무는 아니지만 한쪽 가지가 꺾인 채 홀로 서 있는 자태가 예사롭지 않고 포천 시내를 둘러싸고 있는 산들이 구름과 조화를 이룬다. 우측으로 화악산, 명지산, 연인산, 운악산이 보이고 나무가 있는 뒤로는 축령산, 주금산, 철마산이 보인다.

 

정상으로 바로 올라오는 길과 합류하고 나면 계단길로 이어진다 2개의 계단길 끝에응 정상 0.7km 남은 이정목이 있다.
정상 0.4km 남긴 지점이 무럭고개에서 올라오는 등산로와 만나는 곳이다. 숨 가쁜 오름 길은 거의 끝이나고 힐링되는 숲을 잠시 지나면 팔각정이 눈앞에 나타난다.
12:55 왕방산에서 가장 좋은 전망을 제공하는 곳, 정상 바로 전의 팔각정이다.
포천시내 파노라마. 왼쪽부터 국망봉, 화악산, 명지산, 연인산, 운악산, 축령산, 주금산, 철마산. 아님 말고~
13:05 팔각정에서 약150m 거리의 왕방산 정상

포천시의 진산으로 불려 온 왕방산(737.2m)은 포천동 서쪽에 우뚝 솟아있는 산이다. 광주산맥의 서쪽 지맥인 천보산맥 북쪽 끝에 자리 잡고 있다. 왕방산은 서울에서 의정부, 포천을 지나 철원, 김화로 이어지는 43번 도로가에 솟아 있는 산이며, 한북정맥의 지맥이랄 수 있는 천보산맥의 한 봉우리이다. 축석령 부근 한북정맥에서 가지를 쳐 포천방향으로 북진하기 시작하는 이 산맥은 회암사가 바라보이는 회암령을 거쳐 해룡산(661m), 왕방산(737m), 국사봉(754m), 소요산(587m), 종현산(589m)까지 이어지다가 한탄강으로 합류하는 영평천에 막혀 맥을 다한다. 왕방산의 맑은 물이 모여 호병골 계곡을 만들었고 국사봉과 왕방산 능선 사이의 계곡은 문자 그대로 심곡인데다 숲이 좋아 여름철엔 특히 시원하다.

 

왕방산 정상 안내도에 산이 험하지는 않으나 산세거 수려하고 위엄이 가득하여 많은 탐방객의 사랑을 받는다고 한다. 정상석 앞 소나무에서 수려함을 찾는다.

정상석에서 왁자지껄하며 기념사진을 박고 물러서는데 나홀로 산객이 접근하며 어디서 왔냐고 묻는다. 축석 쪽에서 일찍 시작했다고 하니 천보산맥이나  동두천 6 산인 칠봉산(518m), 해룡산(660.7m), 왕방산(737.2m), 국사봉(754.0m), 소요산(587m), 마차산(588m)을 종주하는 것 같다. 반만 해도 25km가량은 될 터인데 나홀로 산행 대단하다. 동반자가 걸음이 같으면 좋은데 하면서 국사봉 방향으로 내뺀다. 

 

정상 아래 국사봉 2.8km, 오지재고개 3.4km 이정목이 있다. 우리는 오지재고개로  방향을 잡는다. 하산에 앞서 인근에 배낭 비우기 자리를 깐다. 송총이 준비한 부추전 맛이 죽이고 문어숙회는 더 죽인다. 철순이가 직접 만들었다는 유부초밥은 한두 번 한 솜씨가 아니다. 그리고 김밥, 과일은 빈 배를 채우고도 남는다. 40여분 곡차랑 먹는 입과 떠드는 입 둘 다 즐겁다. 

정상에서 장기바위 입구까지는 약 20분 소요된다. 왼쪽 계단은 어디로 통하는 지 모르겠고 직진하는 데크길은 장기바위 전망대다. 장기바위 전망대는 막힌 곳이라 구경하고 돌아 나와 우측 길로 계속 진행한다.

 

14:15 장기바위 전망대

뒤돌아 보면 왕방산 정상이 있고 동으로 이제 익숙한 포천시내가 보인다. 뒤 서쪽 방향에는 탑동터널 넘어 동두천 시내가 산 사이에 끼어 있는 것 같다.

 

바위가 장기판처럼 줄이 나 있어서 장기바위라 불린다. 옛날 장사가 장기를 두었다는 얘기도 있다. 탑동터널 왼쪽으로 해룡산이 있고 오른쪽으로는 멀리 소요산이 관측된다. 다시 돌아 나간다.

 

배바위

장기바위 입구에서 오륙 분 거리에 배바위가 있다. 역삼각형의 배 모양 바위에 돛대 인양 한 그루 나무가 뿌리를 내리고 있는 모습이 신기하고 경이롭다. 

 

가파른 내림길, 계단길, 데크 쉼터를 지나 대진대학교 갈림길에 선다. 14:57

대진대학교 갈림길은 대진대학교-임도와 왕방산 2.3km[동광교(종주끝) 38.2km]-오지재고개 11km[일련사(종주시작) 12.1km]의 주능선이 교차한다. 일련사에서 동광교 50.3km는 동두천 6 산 종주코스 시종점이다.

 

대진대학교까지 내림길은 가파른 경사가 대부분이고, 장마에 내린 많은 비가 등로를 물길로 만들어 놓기도 했다. 그래서 아래쪽으로 내려오니 흘러내리는 물소리 시원하다. 여기 사는 친구 왈 주초에 내린 비는 근래 들어 드물게 많이 왔다고 한다. 

 

15:45 학생회관이 보이는 곳으로 하산 완료. 대진대학교 중문. 16:24 대진대학교 교차로.

학교를 통과하여 23번 국도와 만나는 대진대학교 교차로까지 약 2.5km의 아스팔트 길은 그늘 없이 따가운 햇빛에 노출된 길이다. 길을 아는 사람은 얼마 되지 않는다고 하지만 초행길은 멀다. 35분가량 재미없는 길인 데다가 땀이 빨빨 을리며 걸으니 짜증이 묻어나는 건 당연하다. 3100번 버스가 학교로 들어오던데 그것을 타고 나왔어야 했는데... 마지막 부분까지 알아보지 못한 내 탓이다. 조금 더 가서 돼지갈비 맛있게 하는 집이 있다고 하는 걸 이구동성 ' 마! 여기 가자'.

 

선단1통 대진대학교 버스정류장 뒤 시집못간돈족발집에서 앞다리 족발로 뒷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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