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오름

동해 무릉계곡 베틀바위 산성길

자어즐 2021. 10. 17. 22:26

동해시 현진관광호텔에서 깨어난 이른 아침의 창밖은 비 그친 뒤의 상쾌함이 있다. 산꼭데기는 구름을 덮고 있어도 차츰 걷어지는 모양이다. 어제 빠르게 일정 변경한 것이 신의 한수가 되었음이다. 호텔 인근 해장국집에서 먹은 콩나물 해장국이 유난히 시원하게 느껴지는 건 일상을 탈출하여 베틀바위 산성길과 올 6월 10일에 빗장을 푼 마천루 협곡으로 가는 기대감 때문이다. 1박 2일의 일정이 여유를 준다. 

해외여행을 못가는 기간이 2년이나 되어가니 유명관광지의 닮은 꼴도 생겨난다. 그 중 여기는 중국 장가계 무릉원과 비견되는 경관을 근자에 공개해 장안에 화재가 되고 있다는데 비교하러 간다. 베틀바위 산성길은 지난해 베틀바위 전망대에 이르는 구간이 먼저 열리고 올 6월 10일에 마천루 구간이 정비되어 7.3km의 전 구간이 개방되었다. 주말에는 우리가 묵은 호텔의 방이 모두 나간다하고 주차장에 차들이 넘친다고 하여 마냥 느긋할 수는 없다.

기암괴석이 뾰족뾰족한 암봉으로 병풍처럼 둘러 쳐진 베틀바위보고 감탄하기 앞서 어제의 비?로 풍부한 물의 폭포들과 계곡의 풍광에 우선 놀랜다. 그리고 마천루로 가면서 왜 마천루인지 그 이유를 알게 된다. 고층빌딩을 연상시키는 협곡의 바위 군락들이 장관을 이룬다. 관리사무소 앞 지도를 보며 등산로를 설명하던 중에 너무 멋진 경치에 한눈 팔다 보면 위험하다고 조심히 다녀오라는 관계자의 말을 귀담아 듣지 않았는데 돌아 보니 괜히 미안하다. 

 

1. 누구가 : 월동, 철홍, 현기랑 넷이

2. 언   제 : 2021.10.16(토) 비가 그친 가을 날에

3. 어디로 : 두타산 베틀바위 산성길

4. 얼마나 : 5시간 50분[ 먹고 쉬고 구경하기 포함]

 

▼ 이동경로 : 관리사무소 - 갈림길 - 숯가마터 - 회양목군락지 - 베틀바위 전망대 - 미륵바위 - 두타산 갈림길 - 숯가마터 - 산성12폭포 - 수도골 석간수 - 마천루

              - 쌍폭포 - 용추폭포 - 엘레지 쉼터 - 학소대 - 삼화사 - 금란정, 무릉반석 - 갈림길 - 관리사무소

 

한시간 반 사이에 날씨 변화.
08:45 관리사무소

호텔에서 25분 가량 운전하여 무릉계곡 주차장에 들어온다. 8시 반을 넘어가는 시간인데도 이미 차들이 가득 들어 있다. 늦어면 제1주차장에 차를 주차시키지 못하는 불상사도 있겠다. 주로 식당들로 들어선 무릉지구 상가들을 지나면 관리사무소다. 관리사무소 앞 지도판에는 해설사로 보이는 사람이 베틀바위 산성길에 대한 코스 설명을 해준다. 주차비가 2,000원 이고 입장료도 성인 기준 인당 2,000원이다.

 

관리사무소를 지나자 바로 다리 신선교를 건너게 되고 다리 끝이 무릉계곡과 베틀바위로 가는 갈림길이다. 보통은 베틀바위로 올라서 무릉계곡으로 내려오는 코스를 선택한다. 우성 베틀바위 전망대까지는 1.5km 오르막 길로 1시간 가량 소요된다.

 

숯가마터를 지나 베틀바위 가는 길. 중대폭포

이곳에 자생하는 울창한 참나무를 잘라 모아 숯가마에 쌓고 숯을 구워 내다 팔았다고 설명하는 숯가마터는 인위적인 냄새를 많이 풍긴다. 희얀하게 가오리 한 마리가 건너편 산 중턱에 붙었다. 중대폭포를 기준으로 주위의 암석과 만들어 낸 신기한 그림이다.

 

09:14 베틀바위 0.8km 이정목.

산은 처음부터 오르막이다. 물런 어느산이나 초입은 오르막으로 시작되지만 심리적으로 더 높이 올라가는 느낌은 산과 산 사이의 계곡이 협곡 같이 가파르게 내려 앉았기 때문이다. 간간히 보이기 시작하는 기암괴석과 수량이 많아진 폭포가 보이는 경관이 오름의 힘든 걸음걸이를 가볍게 만들어 준다.

 

건너의 중대폭포와 차들이 가득찬 주차장이 보이는 무릉계곡명승지 입구가 선명하게 드러나는 조망처 쉼터

동해시 삼화동과 삼척시 미로면의 경계에 있는 두타산(頭陀山, 1353미터)은 백두대간의 허리에 세워진 산으로, 무릉계곡을 중심으로 청옥산(靑玉山, 1404미터)과 나란히 서 있다. 두타산은 예로부터 삼척 지방의 영적인 모산(母山)으로 숭상되었으며, 동해안 지방에서 볼 때 서쪽의 먼 곳에 우뚝 솟아 있기 때문에 정기를 발하는 산으로 여겨져 민중의 삶의 근원이 된다고 여겼던 산이다. 조선 선조 때 삼척부사로 재직했던 김효원은 금강산 다음으로 아름다운 산을 두타산으로 꼽았다. 두타산의 두타(頭陀)는 고대 인도어로 '버리고, 씻고, 닦는다'는 뜻으로, 속세의 번뇌를 버리고 깨끗하게 불도를 닦는 수행한다는 의미를 갖는다.

 

09:55 회양목 군락지

여기 회양목은 베틀바위와 미륵봉 일원 33만여 ㎡에 퍼져 자란단다. 화양목은 척박한 석회암 지대에서 자라나 100여 년을 지켜왔다. 허부향이 관광객의 기운을 돋우고 관절의 통증을 없앤다고 안내문에 소개하는데 실제 냄새는 모르겠고 마음으로는 냄새가 기분을 좋게한다.

09:57 데크 계단길

회양목 군락지 안내판을 자나면 베틀바위 전망대가 보이는 그림이 잡힌다. 구름이 걷히는 하늘과 산 기암이 조화롭다. 그리고 베틀바위를 만나는 마지막 관문인 가파른 데크 계단길은 오른다. 이 계단이 베틀바위를 우리 곁으로 가져다 주었다. 계단을 오르니 미륵바위와 베틀바위전망대를 가르키는 이정목이 마중한다. 옆의 베틀바위를 구경하고 돌아와서 미륵바위로 가면 된다.

 

10:02 베틀바위 전망대 코 앞의 베틀바위.

베틀바위 전망대 방향으로 몇걸음 옮기자 갑작스레 나타난 바위 군에 숨이 멎는다. 뾰족한 창들을 한줄로 세워 놓은 듯 날까롭고 장엄하다. 여기가 한국의 장가계라는데 규모면이야 모자람이 있지만 부분적인 모양으로는 비견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 광경을 보기 위한 어제부터의 수고가 모두 상쇄된다. 

 

베틀바위 전망대

기암절벽형이 마치 베틀 같아 보여 베틀 바위라 한다. 베틀 바위와 관련된 전설에 의하면 하늘나라 질서를 위반한 선녀가 벌을 받아 하강하여 이곳 무릉도원 명승지 소금강 골에서 삼베 세필을 짜고 개과한 후 승천했다 전해진다. 

여기에 사진을 남기려고 줄을 선다. 옆에서 한 장 찍고 말까했더니 언제 다시 오겠냐며 기다린다.

 

200여m 미륵바위 가는 오름길.
10:23 미륵바위

세명이 찍은 첫사진은 미륵을 닮았고 두번째 사진은 부엉이 모습이 나오는 듯. 보는 각도에 따라서 모습을 달리 하는 미륵바위. 미륵불은 사전에 내세에 성불하여 사바세계에 나타나서 중생을 제도하리라는 보살이라고 나는데 여기서 미래의 희망을 빌어봄직 한 것인가....

 

미륵바위를 지나고는 길이 평탄하다. 두타산 협곡 마천루를 가르키는 표지목이 6월 개통에 맞춰 새로 붙인 듯 색상이 다르고 길도 아직은 덜 다져진 모습으로 보인다. 산성터를 지나고 숯가마터가 하나 더 있다. 옛날에 길이 없던 시절 험한 이 곳까지 숯을 만들려고 왔을려나 싶기도 하다. 

홍이가 장난스레 동아 뭐하냐고 짓궂게 소리친다. 동이는 뭐하게...

 

11:14 산성 12폭포 상단 물줄기

강우, 폭설, 결빙시 안전사고 위험이 있어 하천행단을 금하여 주기 바란다는 안내를 붙어 있는 이정목 아래는 산성 12폭포가 되는 물줄기가 시원스레 흐른다. 물이 조금만 더 많았으면 건너기 쉽지 않았겠고 지금도 겁많은 김여사 같은 여성분은 돌아 가자고 할 것 같다. 그리 미끄럽지 않아 다행이다. 아치형 다리라도 하나 있었으면 좋겠는데 그것이 자연을 훼손하는 것이 될려나. 조심히 건너와서 아래로 떨어지는 세찬 물줄기를 보고 있노라니 잡스런 것들이 모두 딸려간 듯 생각이 없어진다.

 

떡을 샇아 놓은 것 같은 바위를 돌아가라고 안내목은 방향을 가르키는데 등산로가 아님 낭떨어지로 표시된 방향의 금줄 밖으로 산객들의 소리가 궁금증을 갖게 만든다. 금줄을 올리고 살짝 엿보니 눈이 크게 떠진다. 좀전에 건너온 산성 12폭포의 실제가 여기있다. 여기도 비경의 하나다. 오랜 세월을 옆에서 구경하던 바위들이 주위를 훼손되지 않도록 보초를 서고 있었지 않았을까. 눈이 호강한다. 그냥 지나갔으면 얼마나 억울했을꼬.

 

산성 12폭포
11:45 석간수

바위에 송곳으로 구멍하나 둟어 놓은 곳에 물을 조금 채워 둔 곳이 수도골 석간수다. 입구 석간수안내판 아래 수질검사 부적합으로 먹지 말라니 안타까워라.

 

신기하게도 대피공간?을 만든 바위. 앞에 커턴만 치면 기가막힌 아지트가 되겠다.
11:48 대피 바위 옆에서 식당차리다.

오늘 점심 메뉴는 지난 여름 한라산 백록담에서 맛있게 먹었던 철홍표 열무비빔밥이다. 햇반에 열무김치 건데기와 나물, 멸치를 넣고 고추장에 버무리는 그만이다. 물런 참기름도 더했다. 일회용 장갑을 끼고 손목에 묻혀가며 열심히 비빈 성의가 합쳐저 어느 비빔밥 못지 않은 비빔밥이 만들어졌다. 막걸리 안주로도 멋지다.

 

식당자리를 빼주고 삼사분 거리에서 길을 잠시 벗어난 곳의 전망처. 그 곳에 펼쳐진 풍경.
마천루 가는길
12:41 마천루 전망대

주변 경치에 늦어진 발걸음을 떠밀리 듯 따라 온 길은 수직 바위에 매달리듯 붙어 있는 마천루 전망대다. 이곳은 해발 470m로 마천루 빌딩의 숲 같은 바위들이 기암절벽을 이루고 청옥산 두타산을 갈라 놓은 협곡은 괜한 무릉계곡이 아니다. 용추폭로의 물줄기도 당겨 잡는다.

 

잔도를 타고 내려오다 뒤를 돌아보면 마천루 전망대가 있는 곳에 고릴라가 고개를 들고 있다.
왜 마천루인지 보여주는 그림에 잔도를 포함했다.

올 6월 10일에 두타산 협곡 마천루가 개방되어 베틀바위 산성길 순환코스가 완성되었다. 마천루전망대에서 잔도를 따라 걷는 걸음은 느리다. 낭떨어지에 붙어 있는 길 때문만이 아니고 멀리 가까이에 보이는 경치를 눈에 담다보면 자연히 처진다. 조심스레 쌍폭포, 용추폭포로 향한다.

 

마천루와 쌍폭포의 중간지점에서 폭포쪽으로 가는 길에 우로 보이는 마천루 전망대. 아슬아슬하게 걸려 있다.

물소리 시원한 철판길을 따라 걷다보면 유난히 큰 물소리에 고개를 들면 왼쪽으로 쌍폭포가 나무가지에 다 숨기지 못하고 있다. 작은 철다리를 건너서 조금 발품을 팔아 쌍폭포와 용추폭포 안내판에 도착한다.

 

13:16 쌍폭포

쌍폭포는 20m에 이르는 높이에서 흐르는 두 개의 물줄기의 발원지가 서로 다른 것이 특색이다. 왼쪽 폭포는 두타산 정상과 박달계곡에서 발원한 물이 흐르고, 오른쪽의 폭포는 청옥산과 고적대에서 발원한 물이 용추폭포를 거쳐 떨어져 상견례 하는 곳이 바로 쌍폭포이다. 어제 내린 비로 인해 쏟아지는 쌍폭포의 거친 물줄기에 말을 잊는다. 무릉반석, 용추폭포와 더불어 무릉계곡의 3대 명소로 꼽힌단다.

 

 용추폭포는 항아리 모양의 상단과 중단을 거친 물이 하단으로 내리꽂히는 3단 폭포로서 지극히 빼어난 맵시가 환상적이다. 국내의 수많은 용추폭포 가운데서도 첫손 꼽히는 절경이란다. 무릉계곡 단풍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곳이 바로 쌍폭과 용추폭포 일원이라는데 지금은 조금 일러서 아쉽기만 하다. 보름쯤 후면 멋진 단풍을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용추폭포 철난간에서 뒤로 돌면 지나온 마천루 윗부분에 발바닥바위가 보인다. 발바닥보다는 발가락이 더 어울릴 이름일 것 같은데...

 

 

병풍바위와 그 옆에 장군바위.
엘레지 쉼터를 지나서 조금 더 내려오면 두타산성, 두타산 베틀바위 전망대로 가는 갈림길이 닜다. 아마도 이 길은 마천루전망대 쪽 길이 개방되기전에 베틀바위에서 미륵바위 두타산성로 내려오다 여기 무릉계곡과 마주치는 길이다.
13:59 학소대. 상류의 동굴에서 흘러내리는 물줄기가 이 곳을 지나는데 이바위에 학이 둥지를 틀고 살았다고 해서 학소대라고 한다.

조선 말엽, 계곡 옆에 초막을 짓고 평생 은거해 ‘무릉거사’라 불렸던 선비 최윤상. 그는 무릉계곡을 진짜 ‘도원(桃源)’, 그러니까 만발한 복사꽃밭으로 만들고 싶었던지, 일대에 복숭아나무 1만여 그루를 심었다고 전한다. 마흔셋의 이른 나이에 그는 갔고, 그가 심었다는 복숭아나무의 자취도 없는데, 그가 지은 ‘무릉구곡가’만 남았단다. 폭포가 쏟아지는 까마득한 바위벼랑. 학이 둥지를 틀고 살았다는 학소대에 그가 시로 매달아둔 쓸쓸함을 읽는다. '맑고 시원한 물에 내 배를 띄우니 / 학 떠난 지 이미 오래되어 대는 비었네 / 높은 데 올라 세상을 바라보니 / 가버린 자 이와 같아 슬픔을 견디나니.' 

 

학소대에서 삼화사로 내려오는 길은 완만하다. 중간에 관음암으로 오르는 길을 지난다. 삼화사 템플스테이 산사를 먼저 만나다.
14:22 국행수륙도량 삼화사

강원도 동해의 두타산 삼화사는 조계종 월정사의 말사로서 642년 지장율사가 흑련대라는 이름으로 창건하여 864년 범일 국사가 상공암이라고 개명하였는데, 고려태조 왕건이 이 사찰에서 후삼국의 통일을 간절히 발원하여 이십년만에 대업을 달성한 역사를 갖고 있다. 그 후 삼국에 얽힌 갈등과 증오의 감정을 소통과 화합의 장으로 이끌어내고자 상공암을 삼화사(三和寺)'라고 사명(寺名)바꾸게 되었다.

수륙재는 물과 육지에서 살다 죽은 수많은 고혼(떠돌아다니는 넋)을 달래기 위한 행사다. 삼화사 수륙재는 조선 초기 태조가 정적 제거후 여론 진정과 잔존세력 회유하기 위해 나라에서 주관하여 설행했다. 나라가 태평하기를 기원하는 마음을 담아 600여 년전 거행하던 의식을 삼화사가 꾸준히 보존하고 있다.

 

삼화사 일주문을 나오면 5000㎡ 넓이의 무릉반석 앉아 있다. 예전에 이곳을 찾은 이들의 글씨가 음각으로 세겨있다.

동해 무릉계곡은 두타산과 청옥산 사이로 이어지는 계곡이다. 호랑이가 건너뛰다 빠져 죽었다는 전설의 ‘호암소(虎岩沼)’(무릉계곡 입구 주차장 뒤쪽에 있다)에서 물길을 거슬러 쌍폭포와 용추폭포까지 계곡은 4㎞ 남짓 이어진다. 수많은 기암괴석과 절경들이 장관을 이루고 있어 마치 현존하는 선경에 와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하여 무릉계곡이다.
‘무릉’이란 이름은 세상과 멀리 떨어진 별천지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무릉도원(武陵桃源)’에서 가져왔다. 무릉도원이란 중국의 시인 도연명이 지은 ‘도화원기’에서 비롯한다. 도화원기는 중국 진나라 때 ‘무릉’이란 지역에 사는 한 어부가 복사꽃 핀 숲속의 물길을 따라갔다가 난리를 피해 숨어든 이들이 모여 사는 지상낙원의 별천지를 방문해 융숭한 대접을 받고 돌아왔다는 이야기다. 복사꽃이 환하게 피어난 이상향의 이야기는, 돌아온 어부가 다시 그곳을 찾으려 했지만 끝내 찾을 수 없었다는 이야기다.

 

금란정

매표소를 지나 삼거리 갈림길에서 용추폭포 방향으로 조금 걸어 오르면 5분 이내에 금란정을 마주하게 된다. 1945년에 세워진 정자로 오래되거나 낡지는 않았으며, 정자 내부는 현대식으로 꾸며져 있다. 무릉계곡의 무릉반석 너럭바위를 밟기 전에 제일 먼저 쉬어가는 곳이 이 금란정이다. 

 

무릉반석 암각서

옥호거사가 신미년에 섰다는 암각서 ‘무릉선원(武陵仙源) 중대천석(中臺泉石) 두타동천(頭陀洞天)'. 무릉반석의 것이 마모되어 희미해지는 것을 모형 석각으로길 오른쪽에 세겼다.

신선들이 놀던 별유천지 무릉(武陵),
반석(磐石) 위로 물이 유유히 흘러 어울리는 무릉중대계곡(中臺溪谷),
세속의 탐욕과 번뇌가 사라진 정토 두타산(頭陀山)

 

동해무릉계곡 안내판, 두타산을 최초로 노래한 삼척 출신 시인 최인희(1926~1958)의 시 낙조의 시비.
14:35 무릉계 관리사무소

선녀가 벌을 받아 베를 짜고 남겨진 베틀의 웅장함이 남은 바위와 바위 빌딩이 솟아올라 마천루를 이루고 그 아래 협곡 사이를 거친 폭포소리 들으며 한바퀴 돌아 온다. 설악산의 화려함에야 못미친다 하더라도 시름을 잃게 만든 무릉계는 오래토록 기억하게 될 것 같다. 1박2일 윗쪽 친구랑 넷만의 여행은 처음이라 의미가 있고 먹고 마시고 쓰잘때 없는 얘기일지라도 지금의 얘기를 할 수 있음이 좋았다.

뒷풀이는 홍이 집 근처인 평촌에서 하고 현기는 광명역에서 KTX로 가고 나는 대리해서 동이를 중간에 내려 주면 되니 주님은 구경만 해야하는 나는 강원도 보다야 훨씬 낫다. 배려해준 친구가 고맙고 이번 여행을 주도적으로 준비한 홍이가 고맙다.

 

메인 회가 빠진 상차림. 다른 분의 사진을 빌려 온 것인데 차려진 것은 별반 다르지 않다.

안양농수산물시장 2층 활어회센터 6호 신안횟집으로 안내한다.

예전에 홍이랑 운동하고 가자미막회를 콩고물야채에 울산 아래 칠암을 소환하며 맛있게 먹은 생각으로 처음에는 범계역 근처 '푸른바다'로 가려다가 더 좋은 곳이 있다고 자신있게 가잔다. 단골인 친구에게 부탁해서 예약까지 해두었다.

주인장의 살가운 인사와 더불어 나오는 기본 안주에 눈이 놀래고 입이 놀란다. 처음 나온 홍어회로 소맥 한잔하니 운전의 피곤함이 사라진다. 대합, 산낙지, 전복, 멍게, 버섯, 옥수수치즈가 먼저 탁자에 올라오고 담에 모듬회 등장이다. 회가 생생하고 탱글탱글해서 식감이 아주 좋다. 왠만큼 먹으니 장뇌삼, 초밥, 완두콩, 땅콩 과일이 접시를 바꾼다. 그기에 튀김과 김 마끼 까지 먹으니 배는 포화상태인데 칼칼한 국물은 먹어야한다고 메운탕도 대령이다.

넷이서 모듬회 大자 십이만원에다 술값 더해도 십오만원을 못 채우니 가성비가 좋다. 기회가 되면 다시 찾고 싶은 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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