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오름

관악산 케이블카능선-사당능선

자어즐 2021. 12. 4. 22:08

올해 마감하는 이륙 친구들과의 산행을 접근성이 좋은 관악산으로 했다. 시절이 수상하여 올해의 산행은 그리 만족스러운 것이 아니다.

건너 띄기를 강요 당하기도 했고, 뒷풀이 할려고 식당을 같은편이 아닌 척 들어갔다가 걸려서 추방당한 촌극도 있었다. 땀 흘리고 나서 친구들과 주님을 앞에 놓고 이런저런 이야기 나누는 낙은 큰 즐거움인데 네명의 인원 제한에 빼앗겼었다.

백신접종의 목표가 일차적으로 달성되었고 감염자 수도 세자리 수 중간 정도에 유지하면서 정부기 사적 모임을 수도권 열 명으로 완화한 것이 겨우 한 달을 넘기기가 무섭게 감염자수가 걱정스럽게 늘어난다. 할 수 없이 다시 6인 이하로 제한하고 다음주 월요일 부터 시행한다고 떠든다. 

풀어 줄 때 분수를 지켜 좀더 조심했어야 했는데 안타깝게 되었다. 분수는 사전적인 의미가 사물을 분별하는 지혜 또는 자기 신분에 맞는 한도를 나타내는 말 임을 모두 잘 알고 있지만 그것을 지키는 게 어렵고 힘든다. 다만 힘든 자영업자들 겨우 숨통을 돌릴만하다는 얘기가 며칠만에 원위치되지 않기를 바랄 뿐.

 

오늘 친구들이 딱 열명을 채운다. 두 테이블을 잡고 눈치 볼 필요가 없다. 오늘은 관악산등산로 중에 비교적 짧은 케이블카능선을 택했다.

관악산과 같이 岳자가 붙은 산은 대체로 험한 바위산으로 인식되는데 오늘 코스는 주위를 둘러 보며 가다보면 그렇게 힘든다는 생각은 없다. 그래도 骨山인지라 지나는 길에 동물 이름이나 모양에 비슷한 명칭을 가진 바위들이 많다. 새, 두꺼비, 하마, 거북바위와 마당, 지도, 휏불, 거시기바위 등등, 찾아 보는 것도 하나의 재미다.   

 

1. 누구가 : E6山 친구 열[덕우, 수기, 수혁, 승섭, 윤배, 재우, 재현, 주태, 철홍, 나]

2. 언   제 : 2021. 12. 04 (토)

3. 어디로 : 관악산. 케이블카 능선 ~ 사당능선

5. 얼마나 : 5시간[휴식, 식사시간 포함]

 

▼ 이동경로 : 과천정부청사역 - 구세군사관대학원대학교 - 새바위 - 두꺼비바위 - 연주암 - 연주대 - 솔봉 - 관악문 - 마당바위 - 선유천국기봉 - 사당역

 

과천정부청사역 10번 출구. 케이블카 능성과 관악산 사령부.
10:24 구세군사관대학원대학교. 등로입구.
뒤돌아 본 과천시와 청계산

맑아서 산행하기 좋은 날. 같이 동행하는 친구가 있어 이 얼마나 좋은건지. 부모님을 모시고, 성묘를 다니고, 제사를 모시는 마지막 세대, 자녀들로 부터 독립만세를 부르는 첫 세대를 살고 있는 우리고 보면 식구들의 눈총을 피해 산으로 당구장으로 혹은 운동하러 같이 갈 수 있는 동행이 있는 친구가 가장 큰 재산이 된다.

'한 사람이 평생을 행복하게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것 가운데 가장 위대한 것은 친구다'고 어느 철학자의 말을 빌릴 필요도 없다.

 

바위를 밟고 오르다 고개를 들면 관악산 사령부가 펼쳐져 있다. 카이블카 기둥들 끝에는 송신소의 탑이 삐쭉 서 있고 우측으로 기상대 와 연주대가 보인다.

고개를 돌리면 과천 시가지 뒤로 청계산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고 푸른 하늘과 구름이 후련한 그림이 된다. 롯데월드타워는 혼자 우뚝하다. 구룡산, 대모산 넘어 남한산성이 저긴데... 

 

KBS송신소에 방송관련 인력이나 물품을 수송 기능을 하는 케이블카가 설치되어 있어 이 코스를 케이블카 능선으로 부른다. 공식 명칭은 자하능선이다.

 

11:32 철탑삼거리.

새바위 기둥목을 지나며 어느 돌이 새가 되는 지 둘러봐도 비스무리한 게 없어서 대충 크게 보이는 저것을 찍는다.

 

관악산[冠岳山, 629m]은 개성의 송악산[松岳山, 488m], 파주의 감악산[紺岳山 675m], 포천의 운악산[雲岳山 936m], 가평의 화악산[華岳山 1,468m]과 더불어 경기 五岳에 속한 산이다.  서울의 남쪽 경계를 이루며 그 줄기는 과천 청계산을 거쳐 수원의 광교산까지 이르고 빼어난 봉우리와 기이한 바위가 많다. 역시 관악산이다. 심심치 않게 만나는 암릉을 걷는 것도 재미다.

 

11:52 두꺼비 바위
송신소와 연주암 갈림길. 오른쪽 연주암 방향으로 내려가는 길은 햇빛이 들지 않아 길이 얼어 조심해야 할 곳이 있다.
12:09 연주암

연주암 홈페이지에 소개된 연주암은 대한불교조계종 제2교구 본사인 용주사의 말사로써 의상대사가 의상대를 세우고 수행하다가 그 아래에 관악사를 677년에 창건했다고 하나 그에 대한 유물이나 입증할 자료가 찾아지지 않는다고 한다.

의상대를 연주대(戀主臺)로 관악사를 연주암(戀主庵) 으로 부르게 된 유래가 두가지 있다. 첫째는 고려 충신들에 대한 것이다. 몇몇 고려 충신들이 고려가 멸망하자 관악산에 은신하였고, 이들이 찾은 곳이 관악산 의상대였다. 여기서 멀리 송도를 바라보며 고려 왕조 즉 옛 주군을 그리워했다 하여 그렇게 부르게 되었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태종의 맏아들인 양녕대군과 둘째인 효령대군은 아버진 태종이 셋째아들인 충녕대군, 즉 세종에게 왕위를 물려주려고 하자 유랑길을 나섰다고 한다. 두 대군은 관악사로 불리던 연주암을 찾아 수행을 하며 왕위에 대한 미련을 떨쳐버리려고 하였으나, 옛 추억과 왕좌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해 괴로워하여 왕궁이 안 보이는 현재의 위치로 절을 옮겼다고 한다. 이후에 사람들이 두 대군의 심정을 기리는 뜻에서 의상대를 연주대로 관악사를 연주암 으로 부르게 되었다는 것이다.

관악산의 최고의 그림 연주대 응진전
12:30 연주대

2시간 남짓 올라서 도착한 연주대다. 여기에 자주는 못와도 가끔은 오는 편인데 연주대의 정상석이 바쁜 건 생소한다. 객들이 인증 사진을 찍으려고 줄을 서 있다. 비정상이 정상이 된 기분이다. 기다리면서 까지 인증샷할 정도는 아니어서 정상석 옆으로 조금 떨어진 공간에서 한 장 박아둔다.

관악산의 최고 높은 곳은 연주대가 아니고 기상대 오른쪽에 있는 영주대 불꽃바위란다. 높이가 632m다. 연주대 629m보다 3m 높다.

 

연주대에서 사당능선으로 하산하는 출발점은 좁아서 오늘 같이 산객들이 많은 날은 오르는 이들과 하산객이 한번씩 교행하다 보니 시간의 지체는 어쩔 수 없다. 계단길이 없을 때 암벽오르 듯이 다리 후들거리며 잡았던 쇠줄이 아직도 메달려 있다. 솔봉의 소나무는 아직도 여전하다.

 

12:46 솔봉에서 보는 풍경들.

응진전 위로 나르는 비행기를 쫓아 가면 북한산과 도봉산의 자태가 멋지게 다가온다. 남산타워도 있고 그 앞으로 흐르는 한강의 물길도 선을 그린다.

동영상 촬영으로 늦어진 건행인2 유튜버 친구를 솔봉에서 기다리는 중에 먼저 내려간 친구들이 자리를 잡았다고 연락이 온다. 굴보쌈이 막걸리를 부른다.

   

휏불 또는 촛불바위. 한반도 지도 바위. 오뚜기 바위. 통천문 13:56
사당능선[관악능선]과 나란히 보이는 파이프 능선의 암릉 구간.
14:31 마당바위
하마바위
선유천국기봉 아래 갈림길

원 계획은 갈림길에서 관음사 방향으로 하산하는 것인데 선두가 사당역 이정표를 보고 먼저 틀고 저만치 내려가는 바람에 방향이 틀어졌다. 하산길이라 도찐개찐. 하산길에 오른쪽으로 관음사가는 능선이 보인다.

 

서울둘레길 관악산구간에 합류.
15:25 관악산 남현동 등산로 입구

서울둘레길을 만나 3분 정도 내려오면 인현시장/남현먹자골목(사당역5,6번출구) 갈림길에 도달하고 남현동으로 내려온다. 5분 걸으면 남현동 등산로 입구고 앞에 있는 한일유앤아이 아파트를 지나 사당역으로 향한다.

 

뒷풀이장소 시골보쌈&감자옹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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