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돌기

바다갈림길이 열리는 소야도[蘇爺島]

자어즐 2021. 9. 19. 22:56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잊혀가고 퇴색되어지는 것들이 늘어난다. 추석 황금연휴가 시작되었는데 지금은 쉰다는 개념 외에 특별한 감흥이 없다. 직계 외에 오가는 친인척도 거의 없다 보니 명절 음식도 량과 질에서 간소화된다. 평소보다 조금만 더 시간을 투자하면 되니까 후딱 해 놓고 어디 바람이나 쇠러 가자는 게 요즘 세태인 듯하다. 특히나 코르나가 만든 거리두기의 영향이 현상을 부채질한다. 김여사랑 둘이서 북치고 장구칠 수 밖에 없어 조용한 명절을 맞는다. 명절은 훈훈한 정이 오가야 맛인데...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는 속담이 제구실을 할 때의 추석은 이야기만 들어도 가슴 설레던 얘기였다. 여름에서 조석으로 서늘해지는 기후의 변경으로 생활하기 좋은 날이 돌아오고, 수확의 계절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옷을 갈아 입어야 할 즈음이라 추석빔이라고 하여 새옷 새신을 장만하는 어린 마음은 늘 손꼽는다. 명절에야 만나게되는 친인척에게 인사하고 받는 용돈도 즐겁고 하얀 햅쌀에 팥을 넣고 찐 송편 맛은 지금의 떡집 송편과는 비교불가다. 농악의 쾡가리 소리가 신명나고 어른들 졸졸 따라 성묘가는 것도 빠지지 않는 행사다...

 

고향가고, 다른약속이 있고 가까이에 같이 놀 친구가 없어라. 나홀로 갈려다가 김여사를 꼬득인다. 시간이 엇박자가 나서 가까운 동네산만 가다가 오랜만에 하는 나들이 다운 동행이다. 친구들과 같이라면 소이작도로 갈텐데 소야도를 택한다. 검색해 보니 아기자기한 꺼리가 소야도가 나을 듯해서다. 어제 차례상을 위한 시장을 보는 김에 김밥거리도 산다. 

 

1. 누구가 : 김여사랑 둘이서

2. 언   제 : 2021. 09. 19(일)

3. 어디로 : 소야도[蘇爺島]. 큰말-모세의 기적 바닷길-막끝단섬-왕재산-떼뿌리해변.

4. 얼마나 : 4시간 [식사시간 포함]

 

웅진 군청 여행 길잡이 소야도 섬 소개

소야도는 신석기시대부터 사람들이 거주하였고, 삼국시대에는 백제에 속하였다가 고구려 신라에 속한 일이 있었으며 고려 현종 9년 수주(水州)의 속군(屬郡)으로 삼았다가 뒤에 仁州(인천)로 來屬된 후 남양부에 소속되었다. 조선 중기(1652)에 설치된 덕진진에 소속되어 오다가 1894년 갑오경장으로 덕진진이 폐지되고 면장제 행정으로 바뀌면서 덕적면 지역을 4개면으로 나누어 진리면, 북리면, 서면, 소야면 등으로 나누어 각기 면장을 두고 행정을 시작하였으며, 1909년 행정구역을 개편하면서 덕적면으로 단일화되었고 이후 연혁은 덕적도와 같다.
소야도는 옛날 사치도(史治島), 소야곶도(少也串島), 조야도(鳥也島), 신야곶도(新也串島), 사야도(史也島), 대야곶도(大也串島), 소도(蘇島) 등으로 표기되어 왔으나 어원은 확실치 않다. 다만 소야도(蘇爺島)의 소(蘇) 자가 660년 산둥반도에서 백제를 치고자 13만 군사와 배를 거느리고 와서 일시 정박한 적이 있는 당장(唐將) 소정방(蘇定方)의 蘇자와 같다고 하여 마치 소야도가 소정방의 이름에서 연유한 듯 믿어져 왔는데 소야도란 지명은 삼국시대 사치도(史治島)에서 연유되고 그 후에 다소 표기가 바뀐 것으로 추정된다.
지리적으로 소야도는 인천에서 남서쪽으로 48km, 덕적도와 600m 정도 떨어져 있고 270여 명이 살고 있다. 새가 날개를 펴고 있는 형상을 하고 있으며 전체적으로 구릉의 기복이 심하고, 남동부와 남서부 해안의 일부를 제외하고는 넓은 간석지로 둘러싸여 있다. 전체적으로 소나무 군락을 이루고 있고 섬 주위가 천연 백사장으로 이루어져 해변 경관이 좋아 관광객들이 많이 찾고 있는 지역이기도 하다.

 

▼ 이동경로 : 연안부구여객터미널 - (쾌속선) - 덕적도 진리도우선착장 - (버스) - 큰말 - 모세의 기적 바닷길 (갓섬 - 호랑이바위 - 간뎃섬 - 송곳여 - 물푸레섬)

                 - 소야보건진료소 - 낙지바위 - 소야반도 둘레길 - 먹끝딴섬 전망데크[곰바위], 삼형제바위 - 왕재산 - 때부루해변 - (버스) - 진리도우선착장

덕적항로 오늘 운항시간표. 인천연안부두 여객터미널 덕적도 운항하는 쾌속선 선박.

08:00발 쾌속선을 타려고 한 시간 전에 연안여객터미널에 도착한다. 출발시간 한 시간 전부터 매표소에서 승선권을 발급한다. 예매한 것이 아니어서 추석 연휴 귀향객들로 인한 혼잡으로 혹시 표를 못 살지도 모르는 우려는 다행히 기우였다.

매표를 하고 터미널 1층 음식점에서 간단한 식사를 하려고 보니 앉을자리가 없이 복잡하다. 안전거리 구호가 무색하게 느껴진다. 그래서 어제저녁에 김여사가 준비한 김밥을 밖의 벤치에서 먹으려는데 젓가락이 없다. 나는 못 구했지만 김여사는 젓가락 대신 일회용 비닐장갑을 사 온다. 이런 머리는 아줌마가 확실히 낫다.

 

09:25 덕적도 진리도우선착장에 도착. 예상보다 일이십분 늦은 한시간 이십분 소요되었다.

덕적도와 소야도 사이의 바위섬. 좁은 수로를 통과하는 선박의 길라잡이 등대, 마베뿌리 매바위 등대. 덕적, 소야를 운항하는 선박의 백길을 밝히고 있다. 

 

덕적바다역 앞에는 세 곳(서포리, 북리, 소야리)으로 갈 버스가 대기중이고 대합실 매표구 위의 안내판에는 !!!로 선표를 교환 시에는 20% 수수료를 공제한단다.
09:48 큰말(선촌) 도착. 큰말 앞 바다.

소야리행 공영버스는 덕적소야교를 건너 나룻개선착장을 들어갔다 나와서 국사봉 등산로 입구가 있는 텃골고개를 넘는다. 떼뿌루해변에서 큰말로 들어와 해변에서 정차를 한다. 바닷물이 갈라지는 바닷길을 보려면 여기서 내리라고 기사양반이 친절하게 안내해 준다.

운임은 현금으로 천 원짜리 한 장이다.

 

일기예보상 물때가 오전 10시를 넘자 저수위여서 바닷길을 먼저 보려고 첫 방문지를 이곳으로 잡았다. 다음 주 였으면 국수봉 오르는 것이 먼저였을 게다. 이 섬은 물때를 보고 트레킹 우선 코스를 정하는 게 좋겠다.

10:50 갓섬 다리. 큰말을 등지고 해변 오른쪽으로 바닷길이 열리는 갓섬-간뎃섬-송곳여-물푸레섬이 있다.

해안을 더 가다 보면 왼쪽으로 툭 튀어나온 부분 즉 목바닥 앞에서 동쪽으로 계속 이어지는 섬이 셋이 된다. 갓섬-간뎃섬-물푸레섬이다. 갓섬은 다리로 연결되어 있다. 바닷길은 끝까지는 왕복 2.6km이지만 돌 밭이라 속보가 쉽지 않으니 1시간가량 소요되는 걸 감안하고 시작해야 한다.  

 

갓섬으로 가는 다리의 오른쪽은 선착장방파제가 있고 왼쪽은 매바위 등대와 장군바위가 있는 장군섬(창부섬)이 있다. 장군섬과 텃골해변으로도 바닷길이 열렸다.
포장길의 끝부분에서 왼쪽으로 눈에 들어오는 호랑이 바위.

작은 바위에 기대어 비스듬히 누운 수석이 주의를 끈다. 검은 돌에 누른색 무늬는 호랑이가 교미하는 형상이란다. 호랑이 새끼 낳는 바위라고도 한다. 아이를 못 낳은 이가 이 모양을 보면 아이를 낳는다는 전설이 있다.

 

모세의 기적 바다 갈림길

소야도는 하루에 2번 썰물 때 물이 빠지며 모세의 기적이라고 불리는 바다 갈림길 현상이 나타난다. 물이 빠질 때 소야도에서는 세 개의 섬이 하나로 이어지는 마법 같은 풍경이 연출된다. 그래서 소야도가 서해의 보물섬으로 불린다. 소야도 바닷길은 물푸레섬까지 1.3㎞에 불과하지만 다른 바다 갈라짐 지역과는 달리 바닷길의 뚜렷한 형태가 아름다운 주변 경관과 어우러져 이국적인 정취를 느낄 수 있다. 특히 3개의 섬이 바닷길로 연결되는 장관은 다른 지역에서는 볼 수 없는 이곳만의 특징이다. 그리고 사람들에게 비교적 많이 알려지지 않아 잘 보존된 자연을 느낄 수 있다.

 

간뎃섬 가는 길은 조개껍질로 포장되어 있다.

우리나라에 바다가 갈라지는 섬과 바다는 인천지역에서는 실미도, 선재도, 소야도가 있고 경기도는 제부도, 충청남도에는 웅도(서산 대산), 무창포(보령), 전북에는 하섬(변산반도), 전남에는 화도(신안), 진도, 대섬(해남), 우도(고흥), 제주도에는 서건도(서귀포), 경남에는 소매물도(통영), 동섬(진해) 등이 있다.

 

진도는 약 2.8㎞, 무창포는 약 1.5㎞ 정도로 매우 긴 바닷길이 드러나며 매년 지방자치단체가 바다갈라짐 축제를 개최하고 있다. 진도는 년중 손가락 꼽을 정도고 무창포는 달마다 다르지만 반 정도 열린다. 제부도 및 웅도는 차량 통행이 가능하도록 포장도로가 바다갈라짐으로 나타난고 그 이외 지역은 길이는 짧지만 매일  나타난다. 이 현상은 주위 보다 높은 해저 지형이 간조에 드러나는 것이 바닷물이 갈라지는 것으로 보이는 것이다.

 

오른쪽에 팔 뻗은 곳이 송곳녀이고 간뎃섬 뒤로 국사봉이 그림을 보조한다.
물푸레섬. 그림은 좋은데 걷는 자갈 길은 만만치 않다.
그림 같은 자연 그대로의 풍경들. 걷는 수고를 충분히 보상하고도 남는다.
10:21 물푸레섬 뒷쪽 바닷길의 끝. 이적도와 승봉도가 배경이다.
셀카봉 리모콘 연습.
돌아나가는 길에 바람을 히치하이킹하는데 안 태워 주네.
바위에 붙은 조개껍데기. 한치의 틈도 없다. 동네 주민인 듯한 아주머니 조심스레 돌들을 뒤진다. 박하지를 잡는다나...
간뎃섬 조개껍질 언덕.
10:49 모세의 기적 바다가 열리는 환상의 길을 끝내는 곳에 칠면조가 환영한다ㅎ.
큰말 해변길.

갓섬, 간뎃섬, 물푸레섬을 뒤로하고 큰말의 해변길을 걷는다. 버스기사가 준 안내 종이에 마을안길 벽화거리가 있다는데 들어가지 않고 그냥 통과한다. 소야도는 식당이 없으니 먹는 것은 준비해서 와야 한단다. 큰말정자 옆에 유일한 카페 있구만. 버스시간 기다리며 커피 한잔은 할 수 있도록 공간을 열어둔 듯. 큰말보건진료소를 지나 마을 끝에 헬기장이 있고 소정방(정자쉼터)이 외로이 자리 잡고 있다.

  

낙지바위

헬기장과 마주하는 재활용 선별장 옆으로 난 길로 왕재산이 있는 소야반도를 찾아간다. 뒤를 돌아 정자 쪽을 보면 그 앞에 낙지 모양을 한 힌 무늬가 있는 낙지머리 모양의 바위가 있다. 낙지바위다. 아래 노란색의 무늬는 금복주를 닮았다고. 물푸레섬도 가깝다.

 

길은 얼르매?해변 옆길에서 굽어지고 오륙십 m에서 갈라진다. 이정표는 없다. 해변길을 벗어나 오른 길로 삼사분 오르면 막끝1.9km / 큰말(보건소) 0.6km / 떼뿌루해수욕장0.5km 이정목을 만난다. 소야도에서 가장 좁은 부분 바로 옆이다.

 

11:14 이정목 뒤로 보이는 작은 섬은 죽노골해변 앞 뒷목이다.
11:21 왕재산등산로와 막끝둘레길 갈림길. 둘레길로 갔다 돌아올 때 왕재산으로 가 볼 요량이다. 솔향에 힐링되는 길은 상쾌하고 호젓하다.
11:38 왕재산 정상 0.5km 지점에서 합류하고 막끝 전망데크로 향한다.
11:49 뱃머리 모양의 막끝전망대. 막끝딴섬. 삼형제 바위.
하늘과 구름과 바다와 섬의 조화. 선갑도, 문갑도도 보인다.
전망데크 아래에 있는 곰바위.

곰바위를 지나치기 쉬운데 전망대 옆으로 내려가서 찾아보자. 웅장하진 않지만 재미있는 그림을 만들 수 있다. 이곳은 노을이 아름다워 진사들이 자주 찾는 곳이며 낚시꾼들에게도 인기가 있는 명소란다.

 

삼형제바위로 해변을 따라 갈려니 밧줄을 타고 내려가야하는데 김여사 자신이 없단다. 그래서 왔던 길에 삼형제바위로 갈라지는 곳으로 와서 살짝 내려가 본다. 간조에는 막끝딴섬과 삼형제바위가 한 몸이지만 지금은 분리되어 있다. 먼발치에서 보고 돌아 선다. 주위는 소사나무가 제멋대로 흐늘거린다.

 

12:15 다시 왕재산 갈림길로 돌아 왔다. 우로는 소이작도. 대이작도, 승봉도가 같이 가고 앞으로 왕재산 정상의 정자가 보인다.
12:27 왕재산 정상.

왕재산은 왕재골, 왕재봉으로 불리고 왕재정 전망대가 있다. 시원한 바람에 땀 식히기 좋다. 시계에 따라 가까이 자월, 승봉, 이작에서 영종, 영흥까지 보이고 반대편으로 선갑, 문갑, 굴업도도 볼 수 있다. 정상 표지석에는 163m로 표시되어 있지만 등산안내도에는 142.8m이고, 어떤 지도에는 144.9m로 표기하기도 하여 높이가 아리송하다. 개인적으로는 142.8m이지 싶다.

 

소나무숲길을 기분좋게 내려오면 막끝으로 갈때 지나간 왕재산등산로와 둘레길 합치는 지점을 통과하고 철망문도 지나 때뿌루해수욕장으로 향한다.
13:43 때뿌루 해수욕장

길이 700m, 폭 100m의 은빛 모래사장이 완만하게 전개되는 천혜의 자연 해수욕장이다. 물이 맑고 깨끗할 뿐 아니라 넓은 캠핑장과 편의시설이 조성되어 있어 오토캠퍼들이 많이 찾는 장소대. 지금 철 지난 해수욕장에는 몇몇 조사들이 낚싯대를 던지고 있다. 주변에서 꽃게나 소라 잡는 재미도 있단다.

때뿌루해변의 이름도 특이하다. 떼뿌루, 땟부루, 네이브 지도에는 떼뿌리 등 불리는 이름도 제각각이다. 때뿌루는 보리수 열매의 사투리라고 현지인이 설명한다. 해변을 둘러싼 산에 아직도 보리수가 많단다. 또 서쪽 작은 마을 때뿌루에 띠풀이 많이 나와 띄뿌리라고 부르다가 때부리, 때뿌루가 되었다는 얘기도 있다.

 

때뿌리해수욕장 버스정류장. 뒷쪽으로 국사봉 등산로 입구가 있다.

여기 등산로 입구나 큰말 쪽으로 포장도로를 따라 삼백미터쯤에 있는 해오름팬션 옆 등산로로 해서 국사봉을 넘어서 나룻개선착장으로 가면 계획된 트레킹이 되고 뱃시간도 적당한데 김여사 여기까지만 했으면 한다. 두 시간 정도의 여유시간을 진리도우선착장 인근에서 커피 한잔하기로 한다.

 

버스로 덕적소야교를 건너며 보는 도우선착장. 덕적바다역.
16:00시에 출항항 차도선은 항을 떠나고 우리가 타고 갈 쾌속선은 들어 온다.

2018년 5월에 3년 6개월 공사하여 개통한 덕적소야교는 해상교량 650m, 접속도로 487m 등 총연장 1137m 왕복 2차선 폭 8.5m이다.

 

덕적도를 출발해 배에서 보는 장군바위

소야도 장군바위는 주위를 압도하는 빼어난 풍광으로 소야도를 상징하는 바위다. 소야도 동북 쪽 장군 섬(창부 섬)에서 우뚝 솟아 있어서 마치 소야도를 지키는 파수꾼 같은 모습을 하고 있는 신기한 바위다.

15:40 연안부두 도착. 여객터미널은 아침과 전혀 다른 분위기. 파장이다.

모처럼에 김여사랑의 나들이 괜찮았다. 생각했던 코스를 다 돌진 못해도 소야도만이 가지는 분위기를 충분히 느끼고 왔다. 어느 섬 못지않은 이쁜 섬이었다. 

특히나 바닷물이 갈라져서 만들어진 바닷길은 많은 것을 보여준다. 조개껍질로 포장했다가 자갈길이 되고 숨었다가 나타난 바위들은 각각의 독특한 나름대로의 모양들을 전시하고 1의 틈도 없이 따닥따닥 소름 끼치게 붙어 있는 굴 껍데기의 형상은 신선하게 다가온다. 잠시 갇힌 물에 살아 있는 생물들은 다음에 들어오는 물을 기다리는 새로운 희망을 꿈꾼다. 소야 9 경이라 이름해둔 것들을 찾는 재미도 솔솔 했다. 짐대끝 돌절구와 죽노골은 가는 길에서 떨어져 있었다.

추석 명절에 즈음하여 기분 좋은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