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돌기

검붉은 달이 뜨는 섬 자월도

자어즐 2019. 10. 22. 21:33

퇴근길에 마음으로는 몇번이나 다녀온 자월도를 기필코 가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고는 엊저녁 늦은 시간에 배편 예매를 한다. 인천시민 활인혜택을 받아 왕복 7,100원/인(출항 4,100원, 입항3,000원)으로 김여사랑 둘이 07:50분에 출항하는 배다. 뱃삯이 엄청 착하다.

연안부두터미널의 주차사정이 어두워 버스를 이용한다. 이 시간에 30분이면 될 걸 1시간 남짓 걸려 7시가 넘어간다. 대합실에는 인천연안 여러 섬으로 떠날 여행객들로 가득차고 시끌벅쩍한다. 여행에 대한 기대와 설렘으로 환한 표정에 목소리가 맑고 높다.

자월도,승봉도,이작도행 차도선은 곡예비행을 하는 갈매기 무리를 데리고 연안부두를 떠난다. 마루로 되어 있는 여객실은 발디딜 틈 없이 빼곡히 들어차 있다. 단체로 온 팀들 중에는 둥글게 자리를 잡고 출발과 동시에 도수 있는 물잔이 오고간다. 이런 분위기는 김여사랑 둘이 오붓이 갈 때에는 마땅찮아 08:30 출발하는 쾌속선이 좋을 것 같다(올 때는 표를 바꿔서 쾌속선으로 갈아 타고 왔다). 36.4km를 1시간 20여분 항해한 배는 자월도 달바위선착장에 들어서서 한 무더기의 사람들을 토해낸다.

 

1. 누구가 : 김여사랑 둘이

2. 언    제 : 2019년 10월 19일(토)

3. 어디로 : 자월도[紫月島] 

 

자월도(紫月島)는 자월면의 주도로 인천에서 서남쪽으로 35km 지점에 있다. 면적은 7.26km2이고, 해안선 길이는 20.4km이며 동서로 길이가 6km가량 되는 길쭉한 모양이다. 주변에는 소이작도 · 대이작도 · 승봉도 등이 있다. 명칭의 유래는 조선시대 관가에 근무하던 어느 사람이 귀향살이를 하러 와서 첫날밤 억울함과 신세를 한탄하며 하늘을 쳐다보니, 마침 보름달이 유난히 밝은데 갑자기 달이 붉어지더니 바람이 일어나고 폭풍우가 몰아쳐 그는 하늘도 자기의 억울함을 알아주는 것이라고 생각하며 그곳을 ‘자월(紫月)’이라고 불렀다는 얘기가 있다. 또 자월도는 예로부터 토지가 비옥할 뿐 아니라 전답이 많았던 곳이다. 이때는 남양부의 소속이었기 때문에 남양부 호방(재무 담당 관리)이 세금을 걷으러 왔다가 일을 마치고 돌아가려 했으나 거센 바람이 며칠 동안 불어 돌아가지 못하고 초조한 마음으로 고향 땅을 바라보니 검붉은 달이 희미하게 보여 붉은 자(紫)와 달 월(月) 자를 써서 자월(紫月)이라 부르게 된 것이라고 전해지기도 한다.

 

▼ 이동경로 : 달바위선착장 - 목섬 - 국사봉 - 자월면사무소 - 그린힐펜션 옆 행복한식당 - [그린힐펜션 - ★자월큰마을화관 앞 농막 - ★가늠골삼거리 가는길의 언덕빼기 집] - 장골해변 - 독바위 -달바위선착장.

 

▼ 자월도 국사봉 생태탐방로.

 

▼ 영안부두 여객터미널의 대합실  아침 풍경.

 

▼ 연안여객선박운항시간표

 

▼ 2호 잔교에서 탑승을 기다리는 대이작도행 차도선 대부고속페리호.

 

▼ 이 배는 속도는 늦지만 객실밖에서 갈매기랑 같이가는 재미도 있다.

 

▼ 1시간 남짓을 달려와서 자월도 갑진모래해변옆을 지난다.

 

▼ 앞에 덕적도, 좌측에 이작도 승봉도. 우측으로 방향을 돌리며 입항 준비 중.

 

자월도는 자월면에 소속된 섬이며 면에는 대,소이작도, 승봉도 등이 있는데 그중에 자월도가 가장 크다. 동서 길이가 6km 정도로 길쭉한 모양이다. 면적 7.26km2, 최고높이 178m, 해안선 길이 20.4km이다. 

 

09:15 승봉,이작도로 가는 많은 객들을 남겨두고 일부만이 달바위 선착장에 착륙한다. 나오는 배가 오후 4시 20분이니 여기를 돌아 보는데 7시간의 시간이 주어진다.

 

섬의 이름마냥 붉은 빛의 초승달 형상을 한 조형물이 먼저 손님을 맞는다. 옆의 대합실 이름도 달바위바다역이다.

 

선착장에서 오른쪽 자월2리 방향으로 출발해서 먼저 목섬을 보고 국사봉을 오를 참이다. 옆에 버스정류장에서 하늬포로 가는 버스를 타도 된다.

 

안내판 뒤에 달바위. 이곳은 옜날부터 배가 달 수 잇는 바위라하여 달바위라고 부르게 되었는데 실제는 "다슬바위"가 달바위로 되었다 한다. 이곳에 있는 바위가 둥글고 마치 달과 같은 모양을 하고 있다하여 달바위 이라고 부른다고 전한다.

 

오늘은 사전계획없이 나온 터라 먹거리는 전혀 준비하지 않았다. 그래서 혹시나 해서 식당이 어디쯤에 있는지 매표소에 들어가서 묻는다. 왼쪽 면사무소 방향으로 15분 거리에 있고 오른쪽으로도 있다는데...

 

이웃 중에 이곳에 또 다른 거처를 마련해 두고 자주 왔다갔다하는 분이 생각 나서 전화로 식당 추천을 받는다. 그리고는 12시 배로 들어가서 연락하겠단다.

 

해안도로를 따라 바닷내음 맡으며 걷다보면 막다른 곳이 햇빛촌 민박집이다. 그기서 좌측으로 길의 방향을 튼다.

 

길은 김여사랑 둘이 전세를 내었다. 트래킹하는 사람도 이곳 주민도 보기 드물다. 섬전체 상수도공사가 진행중인 듯한데 작업하는 몇 사람과 주민 몇 사람만 목섬가는 중에 만난다. 호젓해서 좋다.

 

길의 언덕빼기에 오르니 크고 작은 목섬의 이쁜 그림이 나타난다.

 

7월~10월 개화하는 메밀꽃.특산물로 수수, 토종꿀, 둥굴레, 고사리 등이 있는데 메밀도 그 중 하나다.

 

10:05 목섬입구.

 

목섬과 안목섬을 연결하는 구름다리.

 

갯바위로 내려가는 계단 넘어에 낚사대 드리우는 조사들이 보인다. 

 

뾰족바위 뒤에 보이는 곳이 어릿골해수욕장.

 

안목섬 위에는 데크 와 의자 한개씩이 탐방객을 쉬어 가게 한다.

 

하늬께해안. 하늬바람이 많이 불어 이름 붙여진 하늬포해변은 하니깨, 하늬개라고도 하며, 자갈밭과 갯벌이 잘 발달했다.

 

▼ 목섬의 정자에서 보는 안목섬. 거북 머리 같은 모양이 나온다.

 

▼ 야생화가 만발한 저기 그길로 좀전에 올라가며, 이집은 정성을 들여 가꾼 흔적에 이곳이 고향인 사람이 은퇴하고 정착한 사람일 거라고 추측해 본다. 누구의 세컨하우스일 수 있다는 생각도 배제하지 않고.

 

▼ 올라갈때 만난 삼거리를 지나 두번째 삼거리를 통과하자마자 오른쪽에 국사봉 오르는 길이 있다. 지나던 승용차 운전하던 양반이 창문을 내리고 어디로 가는 지를 묻길래 국사봉 오를 거라했더니 같은 방향이면 태워줄려고 했단다. 친절한 섬주민이다.

 

▼ 10:50 국사봉 1.5km 푯말이 있는 입구.

 

▼ 하니깨에서 바로 올라오는 길이 있나보다.

 

임도 상봉. 길을 가로질러 이정표를 보고 직진.

 

봉화를 올렸음직한 흔적이 있는 봉수대.

 

나무사이로 보이는 독바위섬.

 

떨어진 밤들중에 실한놈을 발로 까서보니 벌레가 먼저 차지하고 있어 맛보기는 포기다.

 

국사정 팔각정이 눈앞으로. 생각만큼 멋진 정자의 모습은 아니다. 

 

11:31 산객 한사람 만나지 않고 호젓하게 40여분 걸어온 길의 정점 국사봉. 옛날 국상이 생겼을 때 관리나 백성들이 산에 올라가 왕도를 바라보며 국운을 기원하는 제를 지내거나 나라를 생각하는 일을 했다 하여 국사봉(國思峰)이라고 한단다.

 

정자에서 보는 이작도방향의 모습.

 

국사정[國思亭].

 

▼ 혼자라면 묵통도등대가 보이는 진모래해변까지 갔을 거지만 김여사 배가 고파온다니 면사무소방향으로 내려간다.

 

자월면사무소. 정문 앞으로 보건소가 있고, 농협 하나로마트도 가까이 있다. 또 학생7명에 교직원 4명(교사3,일반직1)인 용현초등학교 자월분교도 있다.

 

마을 분에게 물어 식당을 찿아가는 길. 동네 지인이 일러준 미란네식당을 들어서는데 주변에서 작업하는 양반들로 가득한데다가 예약이 아니면 백반밖에 안된다길래 인근에 행복한 식당으로 들어간다. 식사를 거의 끝마칠 때 쯤에 섬에 들어온 이웃과 전화가 연결 된다.

 

식당 옆 빌라를 한참 전에 경매로 받아다며 데리러 왔다. 경찰 공무원으로 정년퇴직한 동생분이랑 같이 들어오면서 우리를 위해 회랑 먹거리를 잔뜩 사들고 오셨다. 미리 연락을 했는데 연결이 안되더라며 식사를 안했으면 좋았을 걸 한다. 안주가 있어 몇순배 돌아 간다. 3층집 베란다에서 찍은 독바위섬 사진.

 

이곳에 팔려고 나온 집과 땅을 구경하러 다시 면사무소를 지나 온다.

 

80평 길쭉한 땅에 농막이 앉혀진 모양의 집을 보고,

 

바다가 보이는 집과 그위에 250평의 전으로 되어 있는 땅도 구경한다.

 

오늘 이곳에서 자고 갈거라는 이웃분과 헤어지고 독바위섬이 있는 장골해수욕장으로 왔다.

 

장골해변은 자월도를 대표하는 명소로 가장 큰 자랑은 물이 빠지면 나타나는 드넓은 갯벌이다. 객들에겐 자연학습 체험현장, 주민들에게는 삶의 현장.

 

장골은 대개 잔골의 발음이 바뀐 것이다. ‘잔-’은 크지 않다는 뜻을 나타내는 우리말 접두사로 산 아래 작은 골짜기 동네여서 잔골로 불렸는데 그 발음이 바뀌어 장골이 된 것이다. (* 옹진군지(2010년) p139 참조)

 

장골해변은 선착장에서1Km 남쪽해안에 자리 잡은 자연해변으로서 길이 1Km 폭 400m의 고운모래로 이루어진 완만한 경사의 백사장과 해변입구에 소공원을 조성하여 피서객들에게 편안한 휴식공간을 제공하고 있고 야영장, 주차장, 샤워장, 화장실, 급수대, 부녀회공판장 등의 편의시설을 완벽하게 갖춘 하계휴양지이다.

 

독바위섬 위. 김여사 마트에서 낚지판다는 안내문을 보고 저녁반찬거리 마련하려는 걸 보고 홀로 왔다. 초인종이 진짜 종을 걸어 둔 것이 재미있다. 사람이 있는 지 없는지종을 울리고 싶은 충동을 느껴도 이미 마음은 참고 있다.

 

독바위 섬에서 보는 장골해변.

 

큰말해변.

 

앞에 보이는 빌라같은 건물 3동 중 오른쪽 동의 3층 중간집이 좀전에 헤어진 이웃의 집이다.

 

▼ 열려(烈女)바위의 전설

옛날에 한 어부(漁夫) 가 이포구(浦口)에서 살았는데 그 어부는 3일이 지나도  집에 오지 않아 그의 부인(夫人)은 이상하게 여기고 남편(男便)을 찿아 해매다가 이곳에 이르러 보니 큰 지네가 사람을 물어 죽이고 시체를 파 먹고 있었다. 이 를 본 부인은 대경실색(大驚失色) 하여 그 자리에 쓰러졌다 한참 후 깨어나 그는 남편이 이 지경이 된 것을 보니 기가 막혔다 그 부인은 슬픔에 잠겨 통곡하다 자신도 그 바위에 올라가 바다에 몸을 던저 순절(殉節)하였다.

그래서 이 섬에서 열녀(烈女)가 나온 것이다 그러나 이들 부부의 성명(姓名) 은 전해지지 않았다고 한다

 

▼ 발바위바다역 매표소에서 예매한 차도선 승선권을 10분 늦은 쾌속여객선표로 교환했다. 뒷쪽에 오고 있는 배다.

 

▼ 낚싯대 하나만 달랑 들고 이 곳을 찿는 사람들이 더러 있다. 여성 조사도 낚시줄 드리우고 손목을 까닥이는 모습에 편견을 깬다.

 

▼ 까만 비닐봉지에 오늘 저녁이 숨어 있다. 어떤 색이 될까 궁금하다. 맑은 빛깔일 수도 있고 붉은 색...

 

연안부두로 돌아갈 배가 들어오고 있다. 한나절 바다내음과 때가 덜 탄 고저녁한 섬의 향취를 맡고 자월도를 떠난다.

언제던지 방을 제공한다는 이웃의 말을 들어 일박을 하면서 갯것들을 수확하는 체험도 해보고 섬의 이름 같은 아름다운 달도 보고 싶다. 북서쪽 끄터머리에 있는 갈매기의 섬 먹통도, 그 반대편 끝에 떡바위도 그 때를 위해 남겨 놓고 도착한 배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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