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돌기

서쪽 맨 끝의 섬 백령도

자어즐 2018. 11. 21. 22:40

백령도에 없는 것 3가지가 있다. 신호등과 대문이 없고 귀신이 없다. 귀신은 해병대가 있기 때문이라고 우스게 소리 한다. 귀신 잡는 해병이 완전무장하고 지키는 안보 접경지역이다.

백령도 주민이 약 오천에 군인이 오천 도합 일만이 생활하고 있는 백령도는 남북관계에 따라 희비가 교차되는 민감한 곳이다. 2년전만 해도 긴장이 고조된 상태여서 여행객이 찾아오기를 꺼렸다. 연평해전,연평도 포격사건,천안함 폭침 때는 관광객의 발길이 끊어져 살기가 어렵기도 했다. 그러다 보니 발전할 이유가 없어 시설투자도 안되었다. 편의시설들도 다른 곳에 비해  많이 떨어져 있다. 몇년 전에 방문했던 사람들은 예나 지금이나 변한 게 없다고 한다. 반면에 때묻지 않아 인심이 후하고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청정 자연을 유지하고 있는 듯하다.

이번 정부가 들어와서 급속도로 가까와지고 있어 섬을 찾는 관광객들로 많아져 활기를 더하고 주민들의 기대도 큰 듯하다.

 

인천연안부두에서 백령도까지 뱃길 222Km를 4시간 걸려 들어온다. 잔잔하던 바다가 소청도와 가까워 질 무렵부터 만만찮음을 보여줄 모양으로 롤링을 치기도 했다. 이 정도 날씨는 여기 뱃길에서 양호한 편이라고 한다. 선착장에 내리자 와보고픈 곳에 대한 기대를 알기나 하는 듯 불편하려던 속도 금방 잠잠해진다. 백령도는 북쪽 장산곶과 14km, 원래도와는 11km의 거리를 두고 있고, 190km 정도 떨어진 중국 산둥반도의 威海가 인천보다 멀지 않다.

섬이어서 어업에 종사하는 주민이 많을 거라고 생각하겠지만 실제 10%정도만 어업이고 절반은 농사릉 짓고 있단다. 쌀농사는 1년 경작으로 3년은 먹을 수 있는 량이 생산되므로 식량등 자급자족이 가능한 몇 안되는 섬 중에 하나다.

특이한 것은 주민의 70~80%가 기독교를 믿는 신자라는 것이다. 우스게 소리로 5명의 아주머니가 앞에 가는 것을 보고 권사님하고 부르면 3명은 돌아 본단다. 두명은 집사여서 돌아보지 않는다고. 개신교와 천주교의 영향력으로 무속신앙은 거의 전멸이란다.

 

이번에 친구 일곱이 울릉도를 가자고 먼저 얘기가 되었다가 취소되고 결국 백령도로 합의되어 펙키지로 계약을 했다. 하나가 인천이 연고가 아니어서 경비의 차이가 곱이다. 배삯에서 인천시민은 왕복 29,000원인데 반해 타지인은 휴일10% 할증까지 봍어 146,000원이나 된다. 인천사람이 아니면 뱃삯이 몇배 비싸다. 그 금액이면 저가항공으로 제주도행도 가능해서 찾는 사람이 주저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백령도닷컴에 백령도는 우리나라 섬 중에 열네번째로 큰 섬이었으나 간석지 매립으로 여덟번째가 되었다고 한다. 섬 크기 순을 검색하니 뭔가 이상하다. 제주도,거제도,진도.강화도,남해도,안면도,완도,울릉도,돌산도,거금도 순이고 백령도는 면적이 넓어졌다해도 십위권 밖으로 나와 있어 헷갈리게 만든다. 열세번째에서 열여섯번째 정도로 나와 있다. 이 문제는 이 시점에 논쟁의 꺼리가 아니니 통과.

2014년 아시아게임 마스코트인 물범삼남매의 고향이 이곳이라 행여 이 친구들을 볼 수 있을련지. 명승으로 지정된 두무진의 기암절벽은 어떤 놀라움으로 다가올지...  

  

1. 누구가 : 명식,병오 승섭,영주,영탁,월동이랑 합이 칠,

2. 언   제 : 2018년 11월 17(토)~18일(일).

3. 어디로 : 백령도

4. 얼마나 : 1박2일

 

 

▼ 이동경로 : 용기포신항 - 심청각 - 사자바위 -  두무진항 - (유람선 : 선대암 - 형제바위 - 코끼리바위 - 장군바위 ) - 두무진전망대 - 통일기원비 - 중화동교회[백령기독교역사관] - 천안함위령탑 / 진촌 / 사곶해변 - 백령대교 - 용트럼바위 - 콩돌해변   - 사곶해변전망대 - 용기포신항

▼ 백령도 발 배는 인천 연안여객터미널에서 오전 07:50, 08:30 2편이 있다. 07:50분 배를 탈 줄 알고 마음이 바빴는데 08:30분 배란다.

▼ 08:30분보다 조금 이르게 출항한 배는 인천대교를 통과하고 좌로 영흥도, 자월도 지나 한시간 남짓에 덕적도,선미도를 지난다. 굴업도가 멀어지며 망망대해를 가른다.

▼ 소청에 가까워질 무렵부터 파도가 거칠어진다. 이 부분에 평소에도 거친데 오늘은 양호한 편이라고 관계자에게 듣는다. 순간이지만 배가 떳다가 내려앉는 느낌에 어제먹은 알코올에 부데끼는 속이 애를 먹는다. 다행히 백령도가 눈에 들어 온다.

▼ 12:33  소청,대청을 경유하여 4시간 남짓에 백령도 용기포 신항으로 입항한다. 우리가 타고 다닐 붉은색 버스도 대기중.

▼ 백령면은 고구려 때에는 곡도(鵠島,따오기섬)라 불리었고, 고구려 멸망 후에는 신라의 영토인 한주 장구진이 되었다가 고려 현종 9년 백령진이 되어 백령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옛날 황해도에 살던 선비와 사또의 딸이 사랑하게되었으나 사또는 선비를 못마땅하게 생각했다. 그러나 두 사람은 계속 만나자 딸을 몰래 귀양보냈고 애를 태우던 선비에게 꿈에서 백학이 그녀 있는 곳을 가르쳐 줬다. 훗날 사람들이 백학이 알려줬다하여 백학도라 부르다가 오늘날 흰 白자에 날개 翎을 써서 백령도라 불리게 되었다.

백령도의 주요관광지로는 두무진(명승 8호),사곶해변(천연기념물 제 391호),콩돌해안(천연기념물 제 392호),심청각,국토 끝섬 용기원산 전망대 등이 있다.

 

▼ 진촌 소재 백령문화모텔의 방을 배정 받아 베낭을 내려놓고 맨 먼저 달린 곳이 심청각이다.

▼ 심청전의 무대가 이곳임을 이제서야 안다. 인당수가 내려보이는 곳에 심청각을 세워 효의 뜻을 전한다.

▼ 바다에 떠 있는 섬은 월내도라고 하는 북한의 섬이다. 섬 뒤로 북한 땅은 손에 잡힐 듯한 가까운 거리가 멀기만 하다.

▼ 심청각 1층은 심청이의 전설이 있는 곳이다. 입구에 孝의 道를 보다는 문구가 가슴에 닿는다.

▼ 2층은 백령도를 소개하는 자료들이 전시되어 있다.

▼ 심청각을 떠나 두무진으로 향하는 버스에서 우측으로 보이는 바위가 사자바위라고 얘기만하고 그냥 지나친다. 내 눈엔 사자는 어디 가고 이구아나 한마리가 폼 잡고 있다.

▼ 두무진포구로 들어온다. 두무진이라는 명칭은 ‘뾰족한 바위들이 많아 생김새가 머리털 같이 생겼다’하여 두모진(頭毛鎭)이라 하였다가 뒤에 ‘장군머리와 같은 형상을 이루고 있다’하여 두무진(頭武鎭)이라 개칭하였다는 설이 전해지고 있다.

▼ 두무진은 백령도 북서쪽 약 4㎞에 걸친 해안선에 따라 오랜 세월동안 파도와 비바람에 깎여 만들어진 높이 50여m 내외의 규암절벽을 일컫는 것이라 유람선을 타고 보는 풍경이 백령도 관광의 하이라이트다. 유람시간은 40분 정도.

▼ 우리 어선 보기가 귀하다. NLL넘어에서 조업하는 배들은 중국 배들 이란다.

▼ 떨어질 듯 위테롭게 서 있는 바위는 오랜 세월을 저렇게 버티고 있다고 한다. 부처바위다. 

▼ 매년 점박이 물범이 찾아와 서식하는 곳으로 10월까지는 볼 수 있다고 한다.

▼ 잠수함의 해치가 올라오는 모양을 하고 있는잠수함바위. 

▼ 천안함위령탑을 보면서 뱃머리를 돌린다.

▼ 코끼리바위

▼ 바위 중간에 묘하게 자리 잡은 초소.

▼ 신이 빗어 놓은 마지막 작품.

▼ 바위 위에 두무진 전망대.

▼ 선대암

▼ 흰색으로 칠해 놓은 것은 따오기가 배설한 물건의 작품.

▼ 두무진 포구로 회항.

▼ 두무진 트레킹 코스.

▼ 배에서 내려 오른 쪽으로 10분 정도 걸으면 배를 타고 보았던 전망대에 오른다.

▼ 통일기원비. 오늘은 국기가 없다.

▼ 두무진포구. 회집들이 새로 단장한 지 얼마되지 않았단다. 페키지 내용중에 저녁은 자유식이다. 회를 먹으려면 먼저 주문을 해두면 준비해 둔다고 한다.

▼ 형제바위. 두무진관람로로 지시된 이정표를 따라 내려오면 형제바위와 선대암을 볼수 있는 데크 길로 갈린다. 물이 빠지면 돌아 볼 수 있을 것 같은데 장담은 못한다.

▼ 해안에 배의 접안을 못하게 박아 놓은 기둥 뒤로 보이는 북한 땅.

▼ 우리나라에서 두번째로 설립된 중화동교회.

천연기념물 제521호인 연화리 무궁화는 교회로 오르는 계단 옆에 서 있다. 높이가 6.3m로 현제 알려진 무궁화 중 가장 크다. 무궁화의 보통 수령이 40~50년인데 100여년이 된 이 무궁화도 이제 고사 위기에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역사적으로 그 어떤 왕이나 대통령도 무궁화를 國花로 정한다고 선언한 적은 없단다.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國花가 무엇인가라고 물었을 때 모두무궁화라고 대답할 것이다. 언제부터 나라꽃으로 인정되어 졌을까?

▼ 여느 시골의 한적한 교회랑 크게 차이가 없지만 종교를 떠나 역사적인 의미에 가치가 높으니 돌아 봄직하다.

▼ 교회 바로 뒤편에 위치한 백령기독교역사관은 100년 넘은 백령도와 그 주변의 선교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 천안함 46용사 위령탑 입구. 이들의 희생은 영원히 기억되어야 하지 않을까...

▼ 천안함의 침몰한 바다가 여기다.

▼ 130mm다련장 로켓과 퇴역한 M48A2C 전차가 위령탑 입구에 전시되어 있다.

▼ 오전에 구름 낀 날씨였다가 오후에 개여서 잘하면 일몰을 볼 수 있갰다는 기대를 했다만, 수평선 위의 구름은 심술을 부린다.

▼ 오늘 하루 마무리하러 두무진 포구의 어느 횟집으로 왔다. 인당 3만원. 회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은 진촌으로 나가서 다른 메뉴를 선택해도 된다. 백령도 회와 같이 나오는 성게,가리비,골뱅이,해삼은 양식을 안 하니 모두 자연산이란다.

백령도에 가면 살 곳이 마땅이 없으니 준비 단단히 해가라는 누군가의 조언에 송총무 무진장 준비해 왔다. 아마도 그 양반 진촌이 아니고 다른 곳에 숙소를 잡았던 모양이다. 진촌에는 농협도 있고 음식점들도 한집 건너 하나씩 있다. 저녁을 던던하게 먹어두니 간단한 안주 몇개면 충분한 걸...

이른 아침부터 서둘러 나와서 배에 시달리고 구경하느라 발품도 팔고나니 모두들 피공했는지 숙소에 들어와 술 한잔 하는둥 마는둥 잠에 떨어지고 일찍이 새벽을 맞는다.

 

 이탈리아의 나폴리 해안과 함께 세계 두 곳 밖에 없다는 규조토로 된 사곶해변. 버스가 지나가도 궤도의 흔적은 있어도 빠지지 않는 요상한 해변이다.

▼ 천연기념물 제391호로 지정되었다. 길이는 3km나 되고 폭이 200m여서 예전에 군사용 활주로로 실제 사용되었단다. 

▼ 물을 머금으면 단단해지고 물기가 없는 곳은 일반 모래와 같이 빠진다는 설명에 이 친구들 바로 확인 들어간다. 신기하다며 고개를 갸우뚱하며 돌아 온다.

▼ 동서남북이 잠시 헷갈리다가 보이는 섬이 대청도라 그 방향이 남쪽이 된다. 모뚱이를 돌아가면 몽돌해변이 나온단다.

▼ 서해안최북단백령도비가 있는 벽령대교 옆이다. 사곶해변과 뚝 하나로 경계한다.

▼ 인공담수호인 백령호.

▼ 용트림바위를 보러 가는 길목에 보이는 화동염전. 백령도의 유일무이한 천일염전으로 이곳의 특산품 까나리액젓을 담으면 그 맛이 일품이란다.

▼ 용트림 바위. 용이 승천할려고 몸부림 치다 바위가 되었나. 하늘을 향해 꼬여 있는 모습이 이채롭다. 힌 배설물로 보아 여기도 가마우치의 놀이터가 분명하다.

▼ 연봉바위라고 했는지? 

▼ 얼굴바위.  

▼ 몽돌해변 [천연기념물392호] 콩처럼 동글동글란 조그마한 돌들이 1km나 뻗어 있는 해변.  

▼ 양말까지 벗어야 제대로 지압의 맛과 콩돌이 발가락 사이로 빠쟈나가는 묘한 느낌을 느낄 수 있을 텐데 게을러서 벗지 못했다.

▼ 여유. 홍합탕 안주로 곡차 한 잔.

 

▼ 사곶해변 전망대. 좌측의 도로가 백령도에선 고속도로라는 설명이고 위에서 보는 사곶해변을 비행기가 이착륙해도 충분함을 안다. 아침에 왔을 때보단 물이 들어온 듯하다. 지금 방문 차량이 없는 것은 아마도 물때의 영향이지 싶다.  

▼ 저기 모퉁이를 돌면 콩돌해변.

▼ 이번 백령도행에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맞춘 일곱.

김여사 여기 백령도 특산물 판내하는 가게에 들어오니 까나리액젓,들다시마,말린까나리,백고구마,사주아리(약쑥)...등등이 있는데 뭘 살까하니 까나리액젓과 돌다시마를 들고 오란다. 시키는데로...

백령도 쑥하수오 액기스를 선전하는 영농법인에 이번 여행코스의 하나로 들러 설명을 들으니 엄청 몸에 좋은 물건이긴해도 마음이 안 가서 그냥 쑥젤리만 하나 사들고 나온다. 김여사가 별로 안 좋아할 줄 알았는데 달지 않고 괜찮단다. 몇개 더 사오는 걸.

 

▼ 두메칼국수집에서 백령도 특산물 중에 하나인 메밀로 만든 칼국수로 점심을 먹는다. 짠지떡 하나씩 국수 먹기 전에 맛을 본다. 소가 김치여서 짠지가 되고 만두가 아닌 것은 메밀로 만든 피가 두꺼워서 그리 부르는가 보다.

▼ 코라아킹호 인천출항 08:30 → 백령출항 13:30, 대청출항 13:55, 소청출항 14:10. 개찰대기중

▼ 갈 때보다 바다가 잔잔하여 4시간 뱃길 무사 귀환.

이 친구들과 모처럼만에 1박2일 여행을 왔다. 울릉도가 아니지만 와 보고픈 백령도여서 괜찮았다. 단지 동반하기로 한 것이 무산되어 입이 나온 김여사는 섭섭했을 게다. 나도 가고 싶은데라는 말로 아쉬움을 집 나서는 뒷전에다 흘린다.

그려 다음에는 대청도까지 포함해서 2박3일 둘이서 멋지게 다녀오자고. 삼각산 등반, 모래울해변,서풍받이 트레킹,농여·미야해변 풀등,나이테바위 등등 대청도도 백령도 만큼이나 볼 것이 많은 곳이니까.

이번에도 좋은 추억 하나 만들었으니 이번 여행도 기억 속에 오래 있을 게다. 우리 오래도록 즐겁게 만나기 위해서는 건강 챙기자. 알코올 조금 적게 먹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