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마산악회를 맡고 있는 선배가 며칠 전에 이번 무의도 산행에 일찍 출발해서 함께 갈 사람 신청을 받는다는 톡을 보고 고민한다. 두 번째 토요일은 일정이 겹쳐 여기에 동행한 것이 손가락 꼽을 정도인데 이번에 세 번째 토요일로 변경되어서 가고픈 생각 굴뚝같다. 근데 전날의 고등학교 동기들 여름 호프데이 모임이 발목을 살짝 잡지만 일찍 도망 나올 요량을 하고는 먼저 오늘 7시 30분 인천공항 1터미널 자기부상열차 출발지에 간다고 답을 해 놓았다.
자기부상철도는 처음 듣는 얘기여서 혹 헷갈릴까 봐 한 차 정도 빠른 시간에 출발하려고 집을 나선 시간이 5시 40분이다.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강한 체력으로 무장한 선배랑 둘이서 출발한다. 왜 둘 뿐인지는 동행하다 보니 저절로 알게되어 나중에 언급키로 하고, 용유역으로 출발하는 첫 자기 부상 열차에 오르니 오다이바에 갈 때 탄 고무차륜 경전철이 연상된다. 물론 여기 자기부상과는 다른데도 완전 자동 무인운전이 원인인 듯하다.
무의도는 작년 4월 말 무의대교가 개통하기 전 잠진도에서 배로 김여사랑도 오고 친구들과도 떼 지어 산행한 적도 있었다. 다리가 놓이고는 처음인데 용유역에서부터 걸어 들어가는 건 생각도 못했다. 이른 시간 바람을 맞으며 잠진도 연륙도로와 무의대교를 넘어가는 걸음이 상쾌하다. 다리 아래에 벌써 나온 낚싯배에 줄 드리운 사람들, 요트에 혼자서 즐기는 사람 모두가 한가롭다. 초입에 지나온 거점포는 김여사랑 아들이랑 셋이서 어느 해 해돋이를 보러 새벽같이 온 기억도 새삼스럽다.
본 팀의 모임은 열 시에 용유역이다. 광명항까지 차를 타고 이동해서 호룡곡산을 올랐다가 하내개해수욕장으로 내려가기로 되어있다. 우리랑은 중간에 합류키로 한다. 무의대교를 넘으면서 해변을 따라 연결된 데크길이 보인다. 그 길이 무의도 트레킹둘레길인 해안둘레길이다. 그리로 우선 방향을 정한다.
누구가 : 양창수 선배랑 둘이 그리고 천마산악회 회원들과.
언 제 : 2020년 07월 18일 (토)
어디로 : 무의도 실미도, 국사봉, 호룡곡산, 하나개해수욕장
얼마나 : 용유역~하나개 5시간 45분(휴식시간 포함)
이동경로 : 용유역 - 잠진도 - 무의대교 - 큰무리선착장 - 웬수부리 - 실미도해수욕장 - 실미도 - 달우지 - 봉오리재 국사봉 입구 - 국사봉 - 구름다리 -호룡곡산 - 환상의길 - 하나개해수욕장 - 어부네 - 구름다리 - 무의도거해짬뽕순두부 - (차량) - 용유역
자기부상열차의 노선은 인천공항1터미널-장기주차장-합동청사-파라다이스시티-워터파크-용유 6개 정거장 6.1km이다. 정상적인 운행시간은 07:30~20:30으로 15분 간격으로 운행된다. 코르나19 확산 방지를 위하여 조정된 운행시간은 오전 07:30~09:00와 오후 18:00~19:00까지 역시 15분 간격이다. 이용요금은 무료이고 12분 소요된다. 철로가 업고 자기력으로 떠서 달리니 소음이 업고 진동도 거의 없다.
용유도[龍游島]는 주도인 용유도를 비롯해 대무의도, 소무의도 3개의 유인도와 조름도, 매도랑도, 사렴도, 잠진도, 실미도, 해녀도, 팔미도 등 7개 무인도로 구성되어 있다. 섬의 모양이 용이 수영하며 노는 모습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지난해 4월 30일 임시 개통한 무의대교는 인천 무의도와 잠진도를 잇는 다리로 2014년 9월 공사비 612억 원을 들여 착공해 길이 1.6km, 폭 8∼12m 규모로 완공됐다. 여기 전 용유와 잠진도 간의 제방도로는 확장공사가 5월에 마무리되어 잘 정비되어 있다.
해변 모양이 마치 말안장처럼 생겼다고 하여 말안장의 옛말인 ‘마시안’이라고 불리었는데 공식 명칭은 ‘마시란’이다. 이 곳은 물이 들어왔을 때는 모래사장이고, 물이 빠질 때는 드넓은 갯벌이 펼쳐진다. 해수욕을 즐긴 뒤에 갯벌체험도 할 수 있는 두 가지 매력의 해변이다. 특히 마시안 해변의 갯벌은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광활하게 펼쳐지는 것으로 유명하다.
무의대교의 개통으로 섬 아닌 섬이 된 무의도. 예전에 배들이 드나들던 선착장은 뒷전으로 밀려 휑한 느낌이다. 입구 어촌체험마을의 간판을 단 집도 개점휴업상태인 듯하다. 무의도 관광의 시발점이던 그 영화가 사라졌다. 나그네는 물 한잔 하고 잠시 쉬어 무의도 트레킹둘레길을 찾아간다.
전날 영등포에서 밤차로 출발해 지리산 종주하는 건 예사고 평행봉에 한 손으로 팔 굽혀 펴기도 우습게 하는 이 양반을 누가 70을 넘겼다고 하겠느뇨. 정상적인 입학보다 고등학교는 2년, 대학은 8년 늦게 입학하여 늦깎이 공부로 교수 정년을 했으니 의지의 한국인이 아니겠는가. 이른 출발에 달랑 둘인 것도 이 양반의 빠른 걸음을 따르지 못하는 것이 원인이지 싶다. 배낭 무게도 만만찮은데...
북파공작원을 소재로 한 영화 '실미도'로 잘 알려진 섬 실미도[實尾島]는 썰물로 물이 빠지면 무의도와 연결되어 하나가 된다. '실미도' 소설과 영화의 소재가 된 실미도 사건은 1971년 8월 23일 이 섬에 있던 북파 부대원들이 남북 분위기 변화로 용도 폐기해야 할 자신들을 제거하라는 명령을 받은 기간병들을 살해하고 탈출하여 인천에서 버스를 탈취한 뒤, 서울로 진입에 청와대로 향하던 중 수류탄을 터뜨려 자폭한 사건을 말한다.
옛날에 호랑이와 용이 싸웠다는 전설에서 유래된 이름의 호룡곡산은 244m의 나지막한 산이지만 무의도에서는 가장 높은 곳이다. 산을 오르내리며 바다를 굽어보면 서해에 점점이 떠 있는 여러 섬과 수평선이 하늘과 맞닫는다. 하나개 해수욕장, 실미도, 국사봉등 무의도가 한눈에 들어온다.
무의도에서 가장 큰 갯벌이라는 뜻의 하나개 해수욕장은 1.5km의 길이의 해변에 밀가루처럼 입자가 고운 모래가 깔려 있다고 선전하는데 내가 보기에는 곱지만은 않은 듯하다 관점의 차이인가. 하나개 유원지는 무의도를 대표하는 유원지이며, 무의도는 잠진도와 무의도를 연결하는 연도교의 개통으로 대중교통이나 차량을 이용하여 편리하게 찾을 수 있다. 해수욕, 갯벌 체험, 바다 낚시, 해양 스포츠 등 즐길 거리가 다양하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인천국제공항 인근 용유·무의도 지역을 국제 경쟁력을 갖춘 관광·레저 허브로 조성하는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 인천경제청은 여러 개발 사업에 대한 환경영향평가 협의를 올해 안에 완료하고 내년 상반기까지 실시계획을 수립할 것이란다. 무의도에 컨벤션과 콘도미니엄 건립, 실미도 해수욕장에 레저·휴양 복합리조트를 짓는 사업등 전반적인 개발 계획으로 엄청 바뀔거라고 한다. 인천시천에서 정년퇴직한 후배의 얘기가 지금이 개발전의 모습을 담을 수 마지막 기회이니 나중에 개발후와 비교해 보라고 한다.
하나개해수욕장 들어오는 길은 지금 시간에 교통대란이다. 500M 전 삼거리에서 일방통행으로 입구를 경유 한바퀴 돌도록 되어 있는데 차들이 기지도 못한다. 가족들과 기분 좋은 나들이가 차에서 지칠까 걱정스럽다. 대중교통은 아예 생각도 못한다. 오전에 용유역에서 택시로 광명항으로 이동한 그 기사 왈 시간이 일러서 무의도로 들어 가지 조금만 늦으면 들어갈 엄두를 못낸다고 하더란다. 주말에 자가용을 이용할 사람은 참조하시라.
차를 가져온 우리 동료들은 삼거리 한참 전에 주차해 두어서 그나마 다행이다. 인원이 많아서 용유역까지 두번 왕복하기로 하고 돌아 올 동안 마중 나간다. 국사봉에서 호룡곡산으로 넘어 가던 구름다리 아래 도로를 통과하고 광명항으로 분리되는 삼거리도 지난다.
장수가 장군복을 입고 춤을 추든지 선녀가 춤을 추든지 춤을 추는 모습을 닮아서 무의도[舞衣島]라고 이름 붙은 이 섬에 오늘은 내가 우리가 춤을 춘다. 용유역에서 출발해서 해풍에 흐르는 땀 식히며 해안둘레길 1,2코스를 살금살금 지나니 이것이 하나의 춤이고, 육지의 산이 해발 230m,244m이면 겨우 언덕 축에나 들려나한 높이를 해변에서 재대로 오르며 바다와 나무와 하늘을 어우러니 이 또한 춤이다. 예전에 김여사가 반한 환상의 길을 추임새 섞으며 기분좋은 걸음이니 여기도 한 춤이다.
무의대교를 걸을 생각은 전혀 못했는데 재밋는 얘기 더하며 같이 걸어 준 양 선배님을 비롯해 모처럼에 함께 한 선후배님들 모두 반갑고 고맙다.
이 곳을 방문한 게 언젠고. 가물거린다. 예전에 다니던 회사 입사 동료의 본가가 이 곳이어서 1박2일 그집에 신세 진 적은 있다. 당시에 그 친구 부모님이 꽃게를 한 솥 삶아 원 없이 먹었던 기억난다. 그리고 아들을 데리고 여기와 왕산해수욕장에 와 본 듯도 한데... 해변이 많이 젊어져 있다는 느낌이다. 간단한 앰프를 갖추고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나홀로 공연을 하는 이들도 두엇 보인다. 괜히 우리가 모래사장으로 나가는 게 쭈빗거려진다. 젊은 연인들의 전유지라도 된 것 처럼 그들의 밝은 표정과 소리에 을왕리가 물들어 있다. 동기의 교등학교 친구가 여기 해안가 회,조개구이 가게 주인이라는 바람에 뒷풀이가 연장 된다. 마당발 동기 덕에 맛있는 것도 먹고 을왕리의 색 다른 분위기도 느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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