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돌기

힐링의 섬 승봉도

자어즐 2017. 3. 13. 23:02

 

인천 바다에는 168개의 섬이 있다. 그중에 유인 도서는 강화도를 위시하여 34개가 된다.

이 중에 가 본 곳은 연륙교로 연결되었거나 가까이에 있는 곳으로 손가락 꼽을 정도고, 가봐야할 곳 가보고픈 곳이 거의 대부분이다.

서해5도나 덕적군도의 먼 곳은 하루로 부족하고 시간이 투자되야 하니 가볍게 다녀오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당일치기가 가능한 가까

곳 부터 가보려고 마음 먹은 지가 한참이 지난다. 차일피일 핑계꺼리만 쌓이다가 마침 동기들이 승봉도 가자길래 얼른 따라붙는다.

인천으로 터 잡은 친구들의 모임은 매년 돌아가면서 회장을 맡는다. 그 해에 당첨된 친구의 취향에 따라 모임의 색깔이 달라진다.

이번에 탁회장은 매주 두번째 토요일을 기준으로 상반기에 도봉산,승봉도,마니산,덕적도,수락산으로 등산이나 섬트레킹을 계획 하고

있다니 될 수 있으면 참석해 볼 참이다.

자월도 덕적도 방향의 섬 여행은 처음이다. 미리 승봉도를 검색하니 얕은 구릉에 산림욕장도 있고 해안산책로에 기암괴석들이 즐비

하다. 기대해도 좋은 섬 같아서 기다리는 마음이 즐겁다. 도착해서 해변을 돌 때는 물이 가장 많이 나간 시간이라 구경하기도 그만일

듯하다.

 

1. 누구가 : 김여사와 재인천대건이륙회 친구들

2. 언   제 : 2017년 03월 12일(일) 흐림

3. 어디로 : 승봉도[昇鳳島]

4. 얼마나 : 섬에서 네시간 걷고 마시고 쉬고

 

이동경로 : 인천연안여객터미널-승봉도 선착장-이일레해수욕장-방파제-해안산책로입구-목섬-촛대바위-삼형제바위-주랑죽공원

                  -남대문바위-부채바위-연꽃단지-승봉도 선착장-인천연안여객터미널

 

 

 

                    ▼ 3월 12일 저수위가 10:52(덕적도기준) 경이니 섬 돌기에는 적당하다. 구름이 그려진 그림이 못마땅하다만... 

 

08:13 마침 집근처 버스정류장에서 바로 오는 버스가 있어 환승하는 번거러움은 피한다. 휴일 아침이라 한가하고 밀리지 않아서 좋다.

   그래도 한 시간 소요예상이 십분을 추가한다. 차를 가져 오면 주차요금은 5시간 이상 일일 한대에 만원이다


처음 와 보는 연안여객터미널이다. 이곳에 정착한지가 20년이 넘어가는데...서해5도나 근해도서로 가는 승객들로 활기가 있다.

   동인천역이나 신포역에서 24번 버스를 환승한 친구, 마나님이 차로 데려다 준 친구 차례로 도착.


▼ 출항시간 09:00. 왕복운임은 인천시민에 한해 많이 할인해서 한 사람당 17,300원.


인천에서 자월도 승봉도를 경유 이작도까지 하루 한차례(3월 현재기준) 왕복하는 웨스트그린호에 승선. 344명 정원의 여객선이다.

 

 

 

 


자월도에 승객 70%정도가 하선하니 배가 텅 빈다. 자월도까지는 하선시간 포함해서 시간정도 소요된다.


10:20 승봉도 도착. 인천에서 남서쪽으로 직선거리 42km의 거리에 있다.

 

입항할때 오른쪽에 있는 동양콘도는 150실 규모의 대형 건물인데 몇년전 모기업의 부도로 수차례경매가 있었지만 관리되지 않고

   흉물로 남아서 안타깝다. 


370여 년 전 신씨와 황씨가 함께 고기를 잡던 중 풍랑을 만나 대피한 곳이 승봉도이다. 굶주린 시장기를 면하기 위하여 섬 이곳저곳

   을 둘러보니 경관도 좋고 산세도 괜찮아 사람이 살 수 있는 곳이라 판단하여 이곳에 정착하였는데 신씨와 황씨가 두 사람의 성을

    따서 신황도로 불리우다 이곳 지형이 마치 비상하는 봉황을 닮았다하여 다시 승봉도라고 한단다.


10:26 산과 바다가 하나인지 확인하러 출발. 14:25분 출항하는 배를 타야하니 4시간에 돌아와야 한다.



▼ 뒤에 보이는 섬은 대이작도이다.




해안가 도로를 따라 마을로 가는 길에 재일 먼저 만나는 선창낚시 슈퍼.


슈퍼 앞쪽에 해풍에 건조되는 고기들. 너희들 이름이 뭐냐? 내 이름은 농어라고 한다.


10:35 해안도로에서 마을로 들어서는 머리에 선 입석.




  내 이름이 이것인데 왜 내 이름을 쓰냐고.


작은 크기에도 불구하고 꽉찬 볼거리로 이름이 나면서 덕적군도에서도 유명세다. 그곳에는 200명 남짓의 주민이 사는 마을 하나

   있고 대부분 민박에 종사하고 있단다.


분교 하나가 명맥을 유지하고 있고 성덩과 교회도 눈에 띈다. 조용한 승봉리 섬마을을 가로 지른다.




 한적한 느낌은 민박집에 정차되어 있는 승합차를 제외하고는 없는 것에 기인하는 듯 조용하고 포근하다.


10:48 펜션들 사이로 이일레해수욕장에 내려선다.

 

고운 모래길이 넓게 펼쳐진다. 밟히는 촉감은 여느 모래사장보다 딱딱한 편이어서 걷는데 불편함아 없다.


물이 거의 빠진 시간인데도 뻘은 보이지 않는다. 여름에 해수욕을 즐기기에는 최적의 조건이다.



어제 설 명절에  같이 올라온 늙은 어메를 모셔 드리고 돌아서 왔으니 아마도 애잔한 마음이 남아 있을 김여사를 기분 전환도 할겸

    홍일점으로 대동한다.







해수욕장 중간에서 돌아와 산림욕장으로 들어갔으면 좋겠는데 끝까지 가니 따라갈 수 밖에.




해수욕장 끝의 돌밭에는 조개 줍는 사람들이 부지런히 손을 움직인다.


잠시 잡았다는데 작은 바구니에 한가득이다.


11:03 방파제까지 와서 산길을 오른다. 왼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사람들이 많이 다닌 길은 아니어도 좁은 길은 계속 연결된다.


11:19 마을에서 넘어 오는 도로랑 만난다. 그림 중앙의 길로 나왓다. 도로 건너 마주보는 곳은 당산으로 오르는 길이 아닌가 싶다. 



 


11:26 목섬과 金島 그리고 양식장이 펼쳐진 해변산책로 입구다.


 해안산책로 입구 아랫부분에 테이프로 금줄을 쳐 놓았다. 아무런 설명도 없다. 이곳을 통과하지 않으면 후회할 것 같아 금줄을 넘는

   데 김여사 한마디 한다. 왜?

 


친구들은 중간에 빠져서 본의 아니게 해변 산책로가 둘만의 데이트 코스가 된다.


▼ 해안선을 따라 잘 만들어진 데크 산책로. 쉬어갈 수 있는 정자도 있고 전망대도 있다. 


11:31 데크 정자에서 보는 목섬. 지금처럼 썰물에 건너 갈 수 있고 조개를 주을 수도 있다. 섬과 연결된 도특한 모양의 삼각형 자갈

    섞인 모래톱


모래,자갈,조개껍질인 섞인 아름다운 해변인 부두치. 섬의 남동쪽 끝트머리다.


전망대에는 누군가가 점령을 하고 있다. 해안산책로를 돌며 유일하게 만난 사람.

 

 

 



▼ 섬의 끝자락에 촛대바위로 가는 굴 하나를 통과한다.




                            ▼ 11:48  굴을 빠져 나오자마자 나타난 촛대바위. 굳건하게 벅혀서 길죽하게 높이 쏟구친디.



▼ 삼형제바위.


 

 


▼ 잿밥에 관심이 더한 친구들 삼형제 바위 곁에 있는 괴석 위에 자리를 깔았다. 오늘은 다행히 탐방객이 거의 없어서 가능한 일.

    저번에 일본에서 사온  소주 いいちこ 900ml 짜리 종이팩 1통을 내 놓는다. 




▼ 이보시게들 여기서 이럴게 아니고 선착장 가까이로 가는 것이 옳지 않겠는가.


▼ 12:23 두시간 남았으니 시간은 모자라지 않을 듯 하다.




 




 


해안 도로로 올라서 주랑죽공원으로 이동하는 중.


▼ 섬에서 운행되는 차는 첨 본다. 운전하는 양반이 뒤에 타슈 하니까 좋다고 낼름 탄다.



▼ 12:48 주랑죽공원의 정자. 같이 움직였으면 여기서 자리를 깔려고 했었는데... 김여사와 둘만 본연의 임무에 충실히 수행중이다.


▼ 남대문 바위를 볼려고 정자 앞쪽 해변을 들어 선다.


▼ 파도에 침식작용이 일어나서 암석에 구멍이 나기 시작한다.



▼ 걷기 불편한 못 생긴 자갈길로 데리고 왔다고 입을 삐쭉거리는 김여사. 여기도 데크길이 있으면 좋겠다.




초기의 시아치[sea arch]


▼ 이것은 남대문 바위가 아닌데.

 


▼ 12:59 부채바위가 나타나면 남대문 바위는 지나쳤다는 얘긴데, 이런 불상사가 있나.

 

▼ 아쉬움에 그림 한장 빌려다 놓고...

 

▼ 김여사 저만치 가고 있어 돌아 가 볼수도 없는 노릇이고 아이고 슬프라. 그것 볼려고 바닥이 좋지 않은 해변을 열심히 돌았구만...



부채바위에는 승봉도에 유배를 온 한 선비가 이 바위에 글을 쓰면서 학문에 정진해 유배가 풀린 뒤 과거에 장원급제를 했다는 전설

   이 전해지고 있다. 햇빛에 황금색을 띤다고 하던데 오늘은 확인이 안된다.


▼ 헬기장에서 짜꾸 고개가 뒤로 간다. 포장 길을 따라 직진하면 마을을 넘어가는 길이 나오고 좌로 틀면 산림욕장입구와 마주친다.


▼ 13:19 산림욕장 입구. 한 시간이 남았다.





▼ 이일레해수욕장 가면서 지나간 삼거리로 나왔다.


▼ 성당아래 데크길이 있어 따라가 본다.



▼ 연꽃단지.


 

▼ 연꽃단지 포트죤 뒷쪽에 주안남초등학교 승봉분교가 보인다. 작년에는 전교생이 4명이었다는데...




▼ 승봉리 마을 전경


▼ 13:42 세시간 남짓 섬을 돌아서 표지석을 보고 선착장을 향하는 순간에 뒤에서 부르는 합창소리 들린다.


▼ 선착장이 보이는 해안가에 자리를 깔고 2차 한지가 재법된 분위기다. 





▼ 말린 것을 파는 것인지 물으니 한 마리 삼만원이라고 한다. 



▼ 경찰 마크가 달린곳에 휘날리는 태극기의 꼴이 말이 아니다. 바닷바람이 세찬 탓도 있겠지만 그래도 그렇치. 




▼ 출항 10분 전에 배가 들어온다.



▼ 영흥도




▼ 무의도


▼ 팔미도.


▼ 덩치가 몇배나 되는 배를 끌고 가는 예인선이 인천항이 가까워 지니 몇대가 보인다. 왜 저리 끌고 다니는지 선원에게 물어보니 모래

   채취선은 스스로 운항을 할 수 없어서 예인선에 의지할 수 밖에 없다고 한다.


▼ 인천대교는 송도국제도시와 영종도 인천국제공항을 연결하는 다리다. 주탑 간의 거리(주경간)가 800m로 국내 최장, 세계 5위 규모

    의 해상 교량이다. 교량의 전체 길이(21.38km)를 기준으로 하면 세계 7위다.

 

▼ 다리 상판은 여의도 63빌딩(249m) 높이까지 올라간 두 개의 주탑과 케이블(200여 개)이 지지하고 있는 전형적인 사장교 양식이다.

   주탑은 리히터 규모 7의 지진과 초속 72m의 강풍에 견딜 수 있도록 뒤집어진 Y자 모양으로 솟아있다.


▼ 하늘 위를 꿈틀대는 인천대교.


 

▼ 뒤풀이 장소로 연안부두 인천종합어시장으로 향하던 발걸음이 맘모스회센터에 멈춘다. 문을열고 들어가니 번호가 상호인 작은

   간판이 4줄로 쭉 매달려 있다. 별 생각없이 18호 집으로 오른다. 4인이 십만원 정도면 된다고 해서 두개를 시킨다. 회가 나오기 전에

   죽 부터 먹고 홍합탕,소라,새우,해삼,개불,전복,멍게,키조개,가리비,산낚지,꽃게찜,그리고 회가 순서대로 상위에 올라온다. 그리고

   메운탕이 끝인가 했는데 밥과 함께 간장게장이 마지막이다. 맛도 괜찮아 푸짐하게 먹는다. 늦은 식사라 맛을 더하기 한다.

 

 

여름 성수기에는 어떨지 몰라도 오늘 돌아 본 승봉도는 호젓해서 걷는 맛이 솔솔한 섬이다.

간간이 마주치는 여행객들 외에는 우리들의 섬이고 나만의 섬이 되고, 코스가 별도로 정해진 것이 없으니 발길 가는 대로 걸으면 그것

이 바로 코스가 된다. 커지 않는 섬이라 주요 볼거리를 보면서 한바퀴 도는데는 서너시간이면 되지만 초행길로 구석구석 차분히 찿아

보기에는 배시간이 주는 네시간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이일레해수욕장-산림욕장-당산-해안산책로-목섬-해산굴-촛대바위-주랑죽공원-남대문바위-부채바위-승봉리마을-연꽃단지의 순서

돌아볼 계획이었는데 해수욕장 방파제까지 걸은 덕에 당산이 생략되고, 남대문바위를 지나치면서도 보지 못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다음에 방문 기회가 된다면 꺼꾸로 돌아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