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바다에는 168개의 섬이 있다. 그중에 유인 도서는 강화도를 위시하여 34개가 된다.
이 중에 가 본 곳은 연륙교로 연결되었거나 가까이에 있는 곳으로 손가락 꼽을 정도고, 가봐야할 곳 가보고픈 곳이 거의 대부분이다.
서해5도나 덕적군도의 먼 곳은 하루로 부족하고 시간이 투자되야 하니 가볍게 다녀오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당일치기가 가능한 가까
운 곳 부터 가보려고 마음 먹은 지가 한참이 지난다. 차일피일 핑계꺼리만 쌓이다가 마침 동기들이 승봉도 가자길래 얼른 따라붙는다.
인천으로 터 잡은 친구들의 모임은 매년 돌아가면서 회장을 맡는다. 그 해에 당첨된 친구의 취향에 따라 모임의 색깔이 달라진다.
이번에 탁회장은 매주 두번째 토요일을 기준으로 상반기에 도봉산,승봉도,마니산,덕적도,수락산으로 등산이나 섬트레킹을 계획 하고
있다니 될 수 있으면 참석해 볼 참이다.
자월도 덕적도 방향의 섬 여행은 처음이다. 미리 승봉도를 검색하니 얕은 구릉에 산림욕장도 있고 해안산책로에 기암괴석들이 즐비
하다. 기대해도 좋은 섬 같아서 기다리는 마음이 즐겁다. 도착해서 해변을 돌 때는 물이 가장 많이 나간 시간이라 구경하기도 그만일
듯하다.
1. 누구가 : 김여사와 재인천대건이륙회 친구들
2. 언 제 : 2017년 03월 12일(일) 흐림
3. 어디로 : 승봉도[昇鳳島]
4. 얼마나 : 섬에서 네시간 걷고 마시고 쉬고
▼ 이동경로 : 인천연안여객터미널-승봉도 선착장-이일레해수욕장-방파제-해안산책로입구-목섬-촛대바위-삼형제바위-주랑죽공원
-남대문바위-부채바위-연꽃단지-승봉도 선착장-인천연안여객터미널
▼ 3월 12일 저수위가 10:52(덕적도기준) 경이니 섬 돌기에는 적당하다. 구름이 그려진 그림이 못마땅하다만...
▼ 08:13 마침 집근처 버스정류장에서 바로 오는 버스가 있어 환승하는 번거러움은 피한다. 휴일 아침이라 한가하고 밀리지 않아서 좋다.
그래도 한 시간 소요예상이 십분을 추가한다. 차를 가져 오면 주차요금은 5시간 이상 일일 한대에 만원이다
▼ 처음 와 보는 연안여객터미널이다. 이곳에 정착한지가 20년이 넘어가는데...서해5도나 근해도서로 가는 승객들로 활기가 있다.
동인천역이나 신포역에서 24번 버스를 환승한 친구, 마나님이 차로 데려다 준 친구 차례로 도착.
▼ 출항시간 09:00. 왕복운임은 인천시민에 한해 많이 할인해서 한 사람당 17,300원.
▼ 인천에서 자월도 승봉도를 경유 이작도까지 하루 한차례(3월 현재기준) 왕복하는 웨스트그린호에 승선. 344명 정원의 여객선이다.
▼ 자월도에 승객 70%정도가 하선하니 배가 텅 빈다. 자월도까지는 하선시간 포함해서 시간정도 소요된다.
▼ 10:20 승봉도 도착. 인천에서 남서쪽으로 직선거리 42km의 거리에 있다.
▼ 입항할때 오른쪽에 있는 동양콘도는 150실 규모의 대형 건물인데 몇년전 모기업의 부도로 수차례경매가 있었지만 관리되지 않고
흉물로 남아서 안타깝다.
▼ 370여 년 전 신씨와 황씨가 함께 고기를 잡던 중 풍랑을 만나 대피한 곳이 승봉도이다. 굶주린 시장기를 면하기 위하여 섬 이곳저곳
을 둘러보니 경관도 좋고 산세도 괜찮아 사람이 살 수 있는 곳이라 판단하여 이곳에 정착하였는데 신씨와 황씨가 두 사람의 성을
따서 신황도로 불리우다 이곳 지형이 마치 비상하는 봉황을 닮았다하여 다시 승봉도라고 한단다.
▼ 10:26 산과 바다가 하나인지 확인하러 출발. 14:25분 출항하는 배를 타야하니 4시간에 돌아와야 한다.
▼ 뒤에 보이는 섬은 대이작도이다.
▼ 해안가 도로를 따라 마을로 가는 길에 재일 먼저 만나는 선창낚시 슈퍼.
▼ 슈퍼 앞쪽에 해풍에 건조되는 고기들. 너희들 이름이 뭐냐? 내 이름은 농어라고 한다.
▼ 10:35 해안도로에서 마을로 들어서는 머리에 선 입석.
▼ 내 이름이 이것인데 왜 내 이름을 쓰냐고.
▼ 작은 크기에도 불구하고 꽉찬 볼거리로 이름이 나면서 덕적군도에서도 유명세다. 그곳에는 200명 남짓의 주민이 사는 마을 하나
있고 대부분 민박에 종사하고 있단다.
▼ 분교 하나가 명맥을 유지하고 있고 성덩과 교회도 눈에 띈다. 조용한 승봉리 섬마을을 가로 지른다.
▼ 한적한 느낌은 민박집에 정차되어 있는 승합차를 제외하고는 없는 것에 기인하는 듯 조용하고 포근하다.
▼ 10:48 펜션들 사이로 이일레해수욕장에 내려선다.
▼ 고운 모래길이 넓게 펼쳐진다. 밟히는 촉감은 여느 모래사장보다 딱딱한 편이어서 걷는데 불편함아 없다.
▼ 물이 거의 빠진 시간인데도 뻘은 보이지 않는다. 여름에 해수욕을 즐기기에는 최적의 조건이다.
▼ 어제 설 명절에 같이 올라온 늙은 어메를 모셔 드리고 돌아서 왔으니 아마도 애잔한 마음이 남아 있을 김여사를 기분 전환도 할겸
홍일점으로 대동한다.
▼ 해수욕장 중간에서 돌아와 산림욕장으로 들어갔으면 좋겠는데 끝까지 가니 따라갈 수 밖에.
▼ 해수욕장 끝의 돌밭에는 조개 줍는 사람들이 부지런히 손을 움직인다.
▼ 잠시 잡았다는데 작은 바구니에 한가득이다.
▼ 11:03 방파제까지 와서 산길을 오른다. 왼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사람들이 많이 다닌 길은 아니어도 좁은 길은 계속 연결된다.
▼ 11:19 마을에서 넘어 오는 도로랑 만난다. 그림 중앙의 길로 나왓다. 도로 건너 마주보는 곳은 당산으로 오르는 길이 아닌가 싶다.
▼ 11:26 목섬과 金島 그리고 양식장이 펼쳐진 해변산책로 입구다.
▼ 해안산책로 입구 아랫부분에 테이프로 금줄을 쳐 놓았다. 아무런 설명도 없다. 이곳을 통과하지 않으면 후회할 것 같아 금줄을 넘는
데 김여사 한마디 한다. 왜?
▼ 친구들은 중간에 빠져서 본의 아니게 해변 산책로가 둘만의 데이트 코스가 된다.
▼ 해안선을 따라 잘 만들어진 데크 산책로. 쉬어갈 수 있는 정자도 있고 전망대도 있다.
▼ 11:31 데크 정자에서 보는 목섬. 지금처럼 썰물에 건너 갈 수 있고 조개를 주을 수도 있다. 섬과 연결된 도특한 모양의 삼각형 자갈
섞인 모래톱
▼ 모래,자갈,조개껍질인 섞인 아름다운 해변인 부두치. 섬의 남동쪽 끝트머리다.
▼ 전망대에는 누군가가 점령을 하고 있다. 해안산책로를 돌며 유일하게 만난 사람.
▼ 섬의 끝자락에 촛대바위로 가는 굴 하나를 통과한다.
▼ 11:48 굴을 빠져 나오자마자 나타난 촛대바위. 굳건하게 벅혀서 길죽하게 높이 쏟구친디.
▼ 삼형제바위.
▼ 잿밥에 관심이 더한 친구들 삼형제 바위 곁에 있는 괴석 위에 자리를 깔았다. 오늘은 다행히 탐방객이 거의 없어서 가능한 일.
저번에 일본에서 사온 소주 いいちこ 900ml 짜리 종이팩 1통을 내 놓는다.
▼ 이보시게들 여기서 이럴게 아니고 선착장 가까이로 가는 것이 옳지 않겠는가.
▼ 12:23 두시간 남았으니 시간은 모자라지 않을 듯 하다.
▼ 해안 도로로 올라서 주랑죽공원으로 이동하는 중.
▼ 섬에서 운행되는 차는 첨 본다. 운전하는 양반이 뒤에 타슈 하니까 좋다고 낼름 탄다.
▼ 12:48 주랑죽공원의 정자. 같이 움직였으면 여기서 자리를 깔려고 했었는데... 김여사와 둘만 본연의 임무에 충실히 수행중이다.
▼ 남대문 바위를 볼려고 정자 앞쪽 해변을 들어 선다.
▼ 파도에 침식작용이 일어나서 암석에 구멍이 나기 시작한다.
▼ 걷기 불편한 못 생긴 자갈길로 데리고 왔다고 입을 삐쭉거리는 김여사. 여기도 데크길이 있으면 좋겠다.
▼ 초기의 시아치[sea arch]
▼ 이것은 남대문 바위가 아닌데.
▼ 12:59 부채바위가 나타나면 남대문 바위는 지나쳤다는 얘긴데, 이런 불상사가 있나.
▼ 아쉬움에 그림 한장 빌려다 놓고...
▼ 김여사 저만치 가고 있어 돌아 가 볼수도 없는 노릇이고 아이고 슬프라. 그것 볼려고 바닥이 좋지 않은 해변을 열심히 돌았구만...
▼ 부채바위에는 승봉도에 유배를 온 한 선비가 이 바위에 글을 쓰면서 학문에 정진해 유배가 풀린 뒤 과거에 장원급제를 했다는 전설
이 전해지고 있다. 햇빛에 황금색을 띤다고 하던데 오늘은 확인이 안된다.
▼ 헬기장에서 짜꾸 고개가 뒤로 간다. 포장 길을 따라 직진하면 마을을 넘어가는 길이 나오고 좌로 틀면 산림욕장입구와 마주친다.
▼ 13:19 산림욕장 입구. 한 시간이 남았다.
▼ 이일레해수욕장 가면서 지나간 삼거리로 나왔다.
▼ 성당아래 데크길이 있어 따라가 본다.
▼ 연꽃단지.
▼ 연꽃단지 포트죤 뒷쪽에 주안남초등학교 승봉분교가 보인다. 작년에는 전교생이 4명이었다는데...
▼ 승봉리 마을 전경
▼ 13:42 세시간 남짓 섬을 돌아서 표지석을 보고 선착장을 향하는 순간에 뒤에서 부르는 합창소리 들린다.
▼ 선착장이 보이는 해안가에 자리를 깔고 2차 한지가 재법된 분위기다.
▼ 말린 것을 파는 것인지 물으니 한 마리 삼만원이라고 한다.
▼ 경찰 마크가 달린곳에 휘날리는 태극기의 꼴이 말이 아니다. 바닷바람이 세찬 탓도 있겠지만 그래도 그렇치.
▼ 출항 10분 전에 배가 들어온다.
▼ 영흥도
▼ 무의도
▼ 팔미도.
▼ 덩치가 몇배나 되는 배를 끌고 가는 예인선이 인천항이 가까워 지니 몇대가 보인다. 왜 저리 끌고 다니는지 선원에게 물어보니 모래
채취선은 스스로 운항을 할 수 없어서 예인선에 의지할 수 밖에 없다고 한다.
▼ 인천대교는 송도국제도시와 영종도 인천국제공항을 연결하는 다리다. 주탑 간의 거리(주경간)가 800m로 국내 최장, 세계 5위 규모
의 해상 교량이다. 교량의 전체 길이(21.38km)를 기준으로 하면 세계 7위다.
▼ 다리 상판은 여의도 63빌딩(249m) 높이까지 올라간 두 개의 주탑과 케이블(200여 개)이 지지하고 있는 전형적인 사장교 양식이다.
주탑은 리히터 규모 7의 지진과 초속 72m의 강풍에 견딜 수 있도록 뒤집어진 Y자 모양으로 솟아있다.
▼ 하늘 위를 꿈틀대는 인천대교.
▼ 뒤풀이 장소로 연안부두 인천종합어시장으로 향하던 발걸음이 맘모스회센터에 멈춘다. 문을열고 들어가니 번호가 상호인 작은
간판이 4줄로 쭉 매달려 있다. 별 생각없이 18호 집으로 오른다. 4인이 십만원 정도면 된다고 해서 두개를 시킨다. 회가 나오기 전에
죽 부터 먹고 홍합탕,소라,새우,해삼,개불,전복,멍게,키조개,가리비,산낚지,꽃게찜,그리고 회가 순서대로 상위에 올라온다. 그리고
메운탕이 끝인가 했는데 밥과 함께 간장게장이 마지막이다. 맛도 괜찮아 푸짐하게 먹는다. 늦은 식사라 맛을 더하기 한다.
여름 성수기에는 어떨지 몰라도 오늘 돌아 본 승봉도는 호젓해서 걷는 맛이 솔솔한 섬이다.
간간이 마주치는 여행객들 외에는 우리들의 섬이고 나만의 섬이 되고, 코스가 별도로 정해진 것이 없으니 발길 가는 대로 걸으면 그것
이 바로 코스가 된다. 커지 않는 섬이라 주요 볼거리를 보면서 한바퀴 도는데는 서너시간이면 되지만 초행길로 구석구석 차분히 찿아
보기에는 배시간이 주는 네시간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이일레해수욕장-산림욕장-당산-해안산책로-목섬-해산굴-촛대바위-주랑죽공원-남대문바위-부채바위-승봉리마을-연꽃단지의 순서
로 돌아볼 계획이었는데 해수욕장 방파제까지 걸은 덕에 당산이 생략되고, 남대문바위를 지나치면서도 보지 못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다음에 방문 기회가 된다면 꺼꾸로 돌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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