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레길

서울둘레길 7코스(2)

자어즐 2021. 5. 3. 21:11

어찌 오늘도 비 예보더냐. 지난달 서울둘레길 7코스 시작점인 가양역에서부터 내린 비가 지나가는 정도가 아니어서 불광천변으로 진입했다가 가던 길을 끊었다. 그런 줄 알았으면 봐줄만도 한데 연짱 왜 그러냐고 속으로 투덜댄다. 우의를 넣고 우산도 챙긴다. 산책하는 기분으로 힙색만 매고 나올려니 김여사 등산베낭에 우산을 넣고 가야지 잃어버릴려고 들고 다닐 것이냐는 잔소리신공에 얼른 베낭으로 바꿔 나온다.
세상에서 어려운 일 두가지가 있는데 첫번째가 내 생각을 남의 머리에 넣는 일이고, 두번째가 남의 돈을 내 주머니에 넣는 일이다. 첫번째 일을 하는 사람은 선생님이고 두번째 일을 하는 사람은 사장님이라 부른다. 그리고 이 어려운 일을 한 방에 다하는 사람을 우리는 마누라라 부른다. 그러므로 선생님에게 대드는 것은 배우기 싫은 것이고 사장님에게 대드는 것은 돈벌기 싫은 것이며다. 그럼 마누라에게 대드는 것은 뭐냐. 그만 살고 싶은 것이다...ㅎㅎ

서울둘레길 7코스를 봉산·앵봉산 코스로 부르지만 오늘 걸을 길이 실제 봉산과 앵봉산을 연결한다. 어제 밤사이에 내린 비로 땅이 촉촉하고 날씨도 구름만 낀 상태라 오히려 걷기에는 아주 좋은 조건이다. 그래서 기분좋게 출발한다.  

1. 누구가 : 덕우, 무진, 무환, 상윤, 성채, 수혁, 승섭, 윤배, 정식, 종철 모두 10명
2. 언   제 : 2021. 05. 01(토) 10:00
3. 어디로 : 서울둘레길 7-1코스
4. 얼마나 : 5시간 10분 [휴식, 식사시간 포함]

이동경로 : 월드컵경기장 3번출구 - (불광천) - 해담는다리 - 봉산입구 - 증산체육공원 - 봉산전망대 - 봉산공원

              - 봉산 - 구룡모정 - 서오릉고개 녹지연결로 - 비연게앵정 - 앵봉산 - 방아다리생태공원 - 구파발역

 

서울월드컵경기장

월드컵경기장역 출구가 헷갈리게 되어 있다. 3번출구로 나올려다가 1번출구 방향으로 개찰하고 나오니 지하통로가 막혀서 지하로는 3번 출구로 갈 수가 없게 되어있다. 월드컵공원 안내도를 보고 뒷쪽 북문 방향으로 바로 찾아왔지만 몇몇 친구들은 착각해서 반대방향으로 경기장을 한바퀴 돌아 오느라 약속시간을 늦춘다. 

 

10:14 월드컵경기장역 3번출구에서 서울둘레길 7코스를 이어 간다.

서울둘레길 맵북에는 월드컵경기장 정문 도로 건너에 있는 문화비축기지들 7코스에 포함하고 있고, 포탈의 지도에는 지나치게 되어 있다. 둘레길 지도도 두자지인데 위의 지도는 문화비축기지를 돌아 보도록 안내한다. 그래서 찾아보니 서울둘레길 안내센터 공지사항에 2년전 쯤 문화비축기지를 경유하는 걸로 변경되었다. 이번에 구길로 건너뒤어서 다음에 별도로 가봐야겠다.

 

해담는다리

불광천변으로 내려온다. 지난번에 끊었던 중암교를 지나고 겹황매화[죽단화]와 옥매가 환영하는 천변을 걷는다. 17분여에 북한산 자락을 배경으로 하는 해담는다리 이른다. 어떻게 해를 담는지는 모르겠는데 이름은 참 이쁘다.
해담는다리 앞에서 둘레길은 불광천과 헤어진다. 도로에서 우측 250m 거리에 증산역이 있다. 길건너 타이어 업체 인우아파트 사잇길로 서울둘레길 7-2코스가 시작된다. 여기서부터는 은평둘레길과 같이한다.

 

10:33 서울둘레길7-2코스 시작.
10:42 서울둘레길 7코스 봉산-앵봉산 코스 두번째 도장 찍는 곳. 증산체육공원 화장실 앞
공사중인 체육공원 옆 으로 둘레길은 숲길로 연결한다. 큼직한 은평둘레길 관광명소 안내판이 있는 곳에서 구파발역까지는 9.72km 남았다.

우리나라 중부지방에의 마사토양에서 생육하는 대표적인 수종인 팥배나무는 숲안에서 소나무에 밀려 대규모 군집을 이루기가 매우 드문데 여기 봉산의 생태경관 보전지역에는 일반적인 밭배나무 군락지에 비해 대규모로 군락을 이루고 있다. 

 

思陽亭
11:08 봉산전망대

서울이 보인다. 전망대 옆으로 삼각이 뾰족한 안산이 있고 나란히 인왕산도 보인다. 북한산, 청계산, 관악산도 있다. 지나온 월드컵경기장도 찾아 본다.

 

색이 고은 숲길

어제 내린비에 길이 촉촉하여 먼지 하나 없이 걷기에 최상의 조건이다. 기상예보의 비는 아직 미래형이다. 푸른색이 선명한 잘 닦여진 길은 어느 명품길 못지않은 길이다. 오늘 느낌은 모두에게 추천하고 싶은 길이 된다.

 

애기똥풀, 노린재나무, 국수나무, 죽단화[겹황매화].

애기똥풀은 우리나라 어디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것으로 줄기나 잎을 자르면 노란 액이 나오기 때문에 애기똥풀이 되었다. 가을에 잎을 태우면 노란재가 남는다 하여 노린재나무란 이름이 붙었고 꽃이 나무에 눈 덮힌 모양을 만들고 있다. 줄기의 속이 국수 같다하여 국수나무라고 지나는 길에 설명하는 나무박사 조박사.

 

진달래와 철쭉은 꽃이 먼저 피느냐 잎이 먼저 나오느냐에 따라 구분되지만 꽃받침이 있으면 철쭉이고 있는둥 마는둥하면 진달래란다. 진달래가 가고 철쭉은 남아 있다.
나는 너에게 너는 나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의미가 되고 싶다.

 

참나무에 대한 조박사의 브리핑.

봉산의 자랑은 보기 드문 팥배나무 자생지 군락과 편백나무 힐링 숲으로 봉산의 길은 숲이 좋은 길이다. 굴참나무, 떡갈나무, 상수리나무등 참나무와 아카시아 나무도 보인다. 참나무 종류는 신갈나무, 갈참나무, 졸참나무가 더 있다. 여기 굴참나무의 수피를 보호하는 층을 원료로 생산된 코르크는 와인마게 게시판등으로 활용한다. 지중해에서는 코르크참나무를 재배하고 있단다.
스페인 이베리아 반도 청정지역 넓은초원의 무성한 떡갈나무에서 생산된 도토리를 방목으로 먹고 자란 이베리코 베요타 흑돼지는 맛과 건강한 먹거리로서의 가치가 최고란다. 하몬은 돼지 뒷다리에 소금을 뿌려 건조시킨 햄인데 최상급이 이베리코이다.

 

오른쪽으로 편백나무 숲을 조성하고 있고 둘레길을 걷는 사람들을 반기는 꽃잔디 뒤로 북한산이 자태를 들어 낸다. 백운봉과 비봉능선을 따라 문수봉, 보현봉이 눈에 들어 온다. 

 

11:34 은향정. 11:52 봉산공원

恩香亭이란 문패가 달린 정자와 로타리로 된 쉼터를 지나면 운동기구와 이름없는 정자가 있는 쉼터인 봉산공원을 만난다. 서북병원 DMC해링턴플레이스아파트 갈림길 건너 봉산으로 향한다. 산악관측장비가 설치된 곳도 있었다. 봉산 길에는 쉴수 있는 정자와 운동기구들이 군데군데 설치되어 있어 이곳을 지나는 사람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12:13 봉산

207.8m이다. 서울특별시 은평구 구산동과 경기도 고양시 경계에 있는 산이다. 산 정상에 봉수대가 있어 봉산(烽山)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봉황이 날개를 펴고 앉은 형상에서 鳳嶺山, 거북울 닮았다하여 거북산 龜山이라 하기도 했다. 오랫동안 군부대가 주둔하고 있다가 시민의 품으로 왔다.

 

봉산 정상에 조성한 해맞이 공원에는 조선시대 봉수대 2기가 복원되었고 팔각정인 봉산정을 설치하였다. 해마다 새해 첫날 떠오르는 해를 바라보며 건강과 희망찬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하는 봉산해맞이행사가 열린다.
봉수대 뒤 봉산 포토 아일랜드에는 북한산을 위시하여 서울의 전경을 볼 수 있다. 해맞이공원에서 동으로 독도까지는 442km, 북으로는 평양이 187km 거리에 있다. 

 

불두화. 산사나무

조박사 이것 무슨 꽃이야? 이 꽃은 부처님 머리를 닮아서 佛頭花인데 공원은 물런 사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꽃이다. 백당나무에서 개량된 꽃이다. 서양에서는 눈뭉치처럼 생겨서 snowball tree라고 한다. 수국과 꽃모양이 같지만 잎이 수국은 깻잎모양이고 불두화응 끝이 세갈래로 갈라진 형태로 차이가 있다고 설명한다.

 

12:33 구룡모정 13:35

思陽亭, 恩香亭, 高恩亭, 龜龍茅亭, 飛鳶憩鶯亭, 恩把亭... 고상하게 붙어 있는 정자의 이름 해석도 재미있다.
구룡모정에서 한시간 남짓 먹거리, 술, 과일등 다양성을 확인한다. 끝무렵에 비가 내린다. 

 

13:43 서오릉고개 녹지연결로

서오릉고개 녹지연결로는 서오릉로 도로 개설로 오랫동안 단절된 봉산과 앵봉산의 자연녹지를 연결하여 생물의 이동통로를 확보하고 서울둘레길 및 은평둘레길을 이용하는 시민들의 편의를 위하여 조성하였다고 한다. 연결로의 봉산쪽에는 윤동주시인의 새로운 길 시비가 서 있고 연결로에는 유명 시들이 걸려 있다. 연결로를 건너 앵봉산쪽에는 숲속무대에 데크광장이 있다.

 

앵봉산 생태놀이터, 서오릉 경계 펜스.

西五陵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이자 사적 제198호로 지정된 곳으로, 조선왕릉 중 동구릉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의 조선왕실 가족분을 이루고 있다.
세조 3년(1457), 왕세자였던 장(덕종)이 일찍 돌아가시자 풍수지리설에 따라 여러 길지를 물색하여 세자묘로 敬陵이 들어서면서부터 8대 예종과 계비 안순왕후의 昌陵, 19대 숙종의 비 인경왕후의 翼陵, 19대 숙종과 제1계비 인현왕후·제2계비 인원왕후의 明陵, 21대 영조의 비 정성왕후의 弘陵이 들어와 서오릉이라는 명칭을 얻었다. 또한 서오릉에는 왕릉뿐만 아니라 원과 묘도 다수 있는데, 명종의 첫째아들 순회세자의 순창원(順昌園), 영조의 후궁이자 장조의황제(사도세자)의 어머니인 영빈 이씨의 수경원(綏慶園), 숙종의 후궁인 장희빈(옥산부대빈)의 대빈묘(大嬪墓) 등 총 능5·원2·묘1기가 있다.

 

14:17 비연게앵정.

계단의 오르막을 올라 도착한 飛鳶憩鶯亭비연게앵정. 솔개가 창공을 날다 앵정에 머무른다는 야그. 지금 우리는 나르는 솔개가 아니고 비맞은 나그네가 된다.

 

14:33 앵봉산 정상

헬기장 비슷한 마당이 있고 북면에 송신탑 같은 시설물이 철망으로 보호된 모양으로 서 있다. 삼각점이 있는 철망 한쪽에 '매봉(앵봉산)'이라고 적힌 볼품없는 표시가 앵봉산 정상임을 알려준다.

앵봉산(鶯峰山)은 서울특별시 은평구와 경기도 고양시 사이에 있는 해발 235.1m의 산이다. 서오릉의 주봉이 되는데, 산의 모양이 꾀꼬리와 같이 아름답다 하여 꾀꼬리봉, 한자명으로 앵봉이라고 하였다. 매봉으로 표시한 지도도 있고 응봉, 효경산, 서달산이라고도 하였다.

 

서울둘레길, 은평둘레길의 표지목이 길 안내를 잘 해 줘서 따라 가면 된다. 서오릉이 보이는 전망대도 있고 간간히 군사시설물도 보인다. 은파정을 지나면 은평뉴타운 1.5km 표지목과 나란히 용혜원의 늘 간절한 어머니 생각의 글간판이 서 있다. 어버이 날이 내일모래여서 새겨 읽으며 두 늙은 어메를 그린다.

 

방아다리 생태공원
15:13 서울둘레길 봉산·앵봉산코스3 스템프 날인 장소
15:24 구파발역.

은평환경플랜트 건물 앞으로 걸어 통일로로 나온다. 길 건너 롯데몰 옆으로 해서 구파발역이 서울둘레길 7코스 종착역이 된다. 비는 계속 진행형이다. 

 

친구들 오늘 앵봉산 부분에 비는 왔어도 전반적으로 걷기 좋은 길을 즐겁게 걸었다.
그런데 뒷풀이에서 제동이 걸린다. 북한산 아래 닭백숙 잘하는 집에 전화를 하니 열명을 받을 수 없다고 거절 당했다. 연신내역 부근 먹자골목으로 이동하여 한 식당에 모른척 세개 탁자로 각각 앉았는데 표시가 났던 모양이다. 코르나19 방역지침을 준수한다는 식당 주인장 정중히 나가달라는데 방법이 없다. 어쩔수없이 3·3·4로 세 부분으로 나누어 각각 다른 집에서 뒷풀이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