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레길

비에 멈춘 서울둘레길 7-1코스

자어즐 2021. 4. 4. 20:59

3주 연장 주일마다 비가 내린다. 이륙친구들과 둘레길 걸을려는데 봐줄만도 하건만 봄비가 내린다.
네번을 건너 띄어서 더 강제하기에는 가는 봄날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완전한 자유는 아니어도 둘레길 걷는 것까지야 누가 시비를 걸겠냐 싶어 5개월 만에 얼굴이라도 보고잡다고 했다. 그런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하늘이 시비를 건다. 달리 생각하면 이 비가 나쁜 것만은 아니다. 오랜만에 만남을 더 기억할 수 있게 만들어 줄테니까.

약속 7분전에 도착하는 전철이라 누군가 만날 것 같은 예감이 들어맞아 환승하는 곳에서 승섭이랑 만난다. 코르나로 서울둘레길을 멈춘 동안 이 친구랑 인천종주길과 인천둘레길을 한 코스 남겨둔 지금까지 대부분의 코스를 같이 걸었는디...
집 나올 때 꾸무리하던 것이 가양역에 도착하니 빗방울이 떨어진다.
열 명의 예상 인원보다 많이 온 배낭 친구들과 반갑게 인사나눈다.  
오늘은 여기서 가양대교를 건너 서울월드컵경기장 옆 불광천과 나란히 걷다가 봉산, 앵봉산을 거쳐 구파발역까지 16.6km를 걸을 계획이었지만 변수 땜시 계획은 공염불이 되고 가는데까지가 실행이 된다.

빗 줄기가 줄어들 기미가 없어 서울둘레길 7코스가 7-1코스로 반토막 나더니 성채의 거부할 수 없는 제안에 불광천에 내려서 중암교를 지나다가 옆길로 샌다. 그 이유를 보러 출발해 보자. 덤으로 불광천 물줄기를 꺼꾸로 올라오는 잉어들의 사투도 인상 깊게 보게 된다. 

1. 누구가 : 덕우, 무진, 성순, 성채, 수혁, 승섭, 윤배, 원식, 재석, 재현, 정식, 종철, 철순 모두 13명
2. 언   제 : 2021. 04. 03(토) 10:00
3. 어디로 : 서울둘레길 7-1코스
4. 얼마나 :

 

▼ 이동경로 : 가양역 4번출구 - 가양대교 - 수변생태학습센터 - 메타세콰이어길 - 하늘계단입구 - 서울월드컵경기장 - (불광천) - 중암교 - 마포구청역

 

가양역 4번 출구.

열시에 가양역 4번 출구에 집합 명령. 우산을 받치고 마지막 친구를 기다리는 우리를 바라보는 길가는 이들의 시선이 야리꾸리하게 느껴지는 것은 마음 한구석에 찝찝한 뭔가가 있기 때문일게다. 다음 주 7일에 있는 서울시장 보궐선거용 벽보가 눈에 띈다. 10:07 서울둘레길 7코스를 출발한다.  

 

가양아파트교차로. 가양대교 시작점에 스템프 우체통.
가양대교

2002년 5월 월드컵이 열리던 해에 완공된 加陽大橋는 서울 서부지역인 강서구 가양동과 마포구 상암동을 남과 북으로 연결하는 다리로 북단은 강변북로(자유로), 남단은 올림픽대로와 직접 연결된다. 교량 남쪽과 북쪽 끝에 위치한 화곡나들목과 상암나들목을 통해 한강 교량 가운데 동서남북 전방향 진출입이 가능한 유일한 교량이다. 길이는 1.7km이다.
인천공항철도선이 다니는 철도교인 마곡대교도 시계 탓에 희미하다.

 

10:32 가양대교 북단.

가양대교 북단 계단으로 내려 온 쉼공간에도 한강공원 5인이상 모임 금지 현수막이 붙어 있어 찜찜하다. 바로 자전거길을 따라 150m 정도 걸으면 생태습지원으로 들어가는 입구가 있다. 생태습지원으로 들어서 오른쪽 갈림길의 유혹을 뿌리치고 왼쪽 길로... 

 

생태습지원
수변생태학습센터.
생태통로가 있는 난지나들목, 노을계단

생태통로 옆 노을공원가는 터널, 난지나들목을 통과하고 만난 계단으로 노을 계단을 맛본다.  본격적인 노을계단 앞의 개나리꽃길을 따라 하늘공원 방향으로 둘레길은 이어진다. 개나리꽃은 이미 나오기 시작한 잎하고 색이 섞여 있다. 재촉하는 봄비에 봄꽃도 진다.

 

쓰레기더미였던 난지도의 매립지는 이제 노을공원, 하늘공원으로 불린다. 제1매립지였던 94미터의 쓰레기산은 노을공원이 됐다. 한강의 가장 아름다운 노을을 볼 수 있다. 난지도는 쓰레기매립장이 되기 전에 철새들이 즐겨 찾고, 이름이 된 난초 지초가 가득하여 꽃섬이라 했다. 여기에 만들어진 노을공원은 십만 삼천 평이 달한다. 하늘공원 1.8배에 해당하는 면적이다.
노을공원에는 조각예술품, 전망데크 등과 더불어 넓은 잔디밭이 조성되어 여유로움을 즐길 수 있다. 파크골프장, 가족캠핑장, 자연물놀이터, 누에생태체험장 등도 운영하고 있는 환경, 생태, 문화 공원이다.

 

11:02 노을공원교차로.

낮은 철문으로 된 난지2문을 나가면 우측으로 난지2주차장과 난지한강공원으로 가는 다리가 있고 그 아래가 노을공원교차로이다. 좌로는 난지천공원으로 가고 직진은 서울테마길 메타세콰이어길이다. 안내목에는 메타세쿼이아길로 표기되어 있다. 

 

메타세콰이어길.

난지 1문을 넘어면 하늘공원 남단 산책로 900여m에 메타세콰이어 길이 있다. 1999년 조성된 이 길은 월드컵공원의 명소로 자리잡고 있다. 나무들 사이에 비비추도 고개를 내밀고 있다.

 

11:24 하늘계단 입구. 291계단이면 하늘을 오른다.

예년보다 이르게 만개한 벚꽃이 꽃비가 되어 수놓은 길을 걷다보면 어느새 하늘계단 입구에 선다.
전에 김여사랑 월드컵경기장역 에서 평화공원을 지나 구름다리를 건너 경사를 줄이려고 갈지가로 몇번을 꺽은 계단을 오른 기억이 난다. 98m 높이의 하늘공원에다 하늘을 담는 그릇 전망대의 높이를 더올라 내려다 보면 갈대들의 아우성에 몸부림이 장관을 이루었다. 하늘을 열은 이 곳이 언제 쓰레기 매립지 였는가 했었다.

 

월드컵공원은 2002년 한일월드컵의 주경기장인 월드컵경기장이 만들어지면서 조성된 공원으로 평화공원을 비롯해 공원, 노을공원, 난지천공원, 난지한강공원까지 5개 구역으로 조성되어 있다.

 

월드컵교차로. 서울 월드컵경기장 서문.

2002년 FIFA 월드컵 개최를 위해 건설된 서울월드컵경기장은 축구 전용 경기장이다. 총 좌석수는 2014년 2월 테이블석을 설치하면서 기존 66,806석에서 102석이 줄어들어 66,704며이 관람을 할 수 있다.

서울둘레길 안내지도에는 문화비축기지를 한바퀴 돌고 월드컵터널 위로 통과하여 북문과 농구장 사이로 길이 그려져 있는데, 서울둘레길 코스안내에는 월드컵교차로 사거리에서 바로 서문을 통과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길을 가는 나그네 맘대로 하라는 것 같다. 비가 오지 않았으면 문화비축기지를 한번 가 봄직도 한다만...

 

월드컵경기장 북문 앞 광장을 대각으로 내질러서 불광천변으로 내려 선다. 빗줄기는 거칠 기미는 고사하고 세기가 더한다.

 

11:43 중암교

빗길을 걷다가 오늘의 목적지가 서울둘래길 7코스의 날머리인 구파발역에서 7-1코스인 증산역으로 바꿔 놓았다.
증산역 부근에 국밥 잘하는 집이 있다는 해서 그곳으로 갈 작정을 했는데 엄중한 시절이 고민하게 만든다. 우연을 가장하고 3팀으로 나눠 앉아야하는 난제를 이찌할꼬...
그러던 차에 구원투수가 등장한다. 성채가 마포구청역 인근에 사무실이 있다고 하니 난제들이 모두 해결된다. 총무가 애써 준비한 3종 전 세트와 문어 숙회도 다시 가져가는 불상사도 없어지고, 식당 주인의 눈치를 봐야하는 애로도 사라지고, 맘껏 얘기할 수 있는 대화의 장도 열리니 일석삼조다.

20분 거리의 증산역까지 걸음은 다음으로 미루고 돌아 선다. 

 

천둥오리는 물살에 천변에서 휴식중이고 왜가리는 빗줄기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본업중인 듯 하다.

물을 거슬러 올라가여 발버둥치는 잉어들. 쉬운 것이 없어라.

양장피와 탕수육이 공수된 거한 뒷풀이. 안동소주도 맛난다.

못다한 길은 다음에 가면 되니 그리 아쉬울 것도 없다. 이제는 정해둔 걸음을 채워야 하는 강박관염은 희석되어 맘의 여유가 생긴 거다. 그러나 친구들 모처럼 만나 나누는 즐거움은 다음에는 다른 모습이다. 그러니 다음이 없다. 그래서 지금이 좋다.
다음은 월드컵경기장역 3번출구에서 구파발역까지 걷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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