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레길

인천둘레길16코스

자어즐 2021. 4. 25. 23:04

인천둘레길 16코스 중에 마지막 코스 장봉도까지 왔다. 1,2월에 14코스를 걸어 놓고 덤?으로 붙은 2개 코스는 지체되었다. 오늘 장봉도행에 영탁이 마중 받으며 병오, 승섭이랑 동행한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공항전철 운서역에서  201번 좌석 307번 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서너명이면 택시를 이용하는 게 더 나을 수 있다. 그런데 오늘은 번거러움을 피하려고 차를 가지고 영종대교를 넘어 바로 삼목선착장주차장으로 간다.

4년전 여름에 친구들과 가막머리전망대까지 걸음한 적 있는데 모처럼에 인천둘레길을 핑계로 찾게 되었다. 언둘레이션이 심한 우도그레그홀 같이 길게 뻗은 능선에 들어가 숲길을 살방살방 걷다보면 어느새 자연과 하나가 되고 가막거리전망대에서 해안을 따라 가면 해식애에 기암괴석이 된 멋진 장면들이 눈에 아른거린다. 오늘은 인천둘레길 16코스로 전체 길이가 짧다 보니 아쉬울 듯 해서 장봉도의 최고봉 국사봉까지라도 갔다 오는 걸로 한다.

"미나리는 어디서든 잘 자라" 낯선 미국, 아칸소로 떠나온 한국 가족. 가족들에게 뭔가 해내는 걸 보여주고 싶은 아빠 '제이콥'(스티븐 연)은 자신만의 농장을 가꾸기 시작하고 엄마 '모니카'(한예리)도 다시 일자리를 찾는다. 아직 어린 아이들을 위해 ‘모니카’의 엄마 ‘순자’(윤여정)가 함께 살기로 하고 가방 가득 고춧가루, 멸치, 한약 그리고 미나리씨를 담은 할머니가 도착한다. 의젓한 큰딸 '앤'(노엘 케이트 조)과 장난꾸러기 막내아들 '데이빗'(앨런 김)은 여느 그랜마같지 않은 할머니가 영 못마땅한데… 함께 있다면, 새로 시작할 수 있다는 희망으로 하루하루 뿌리 내리며 살아가는 어느 가족의 아주 특별한 여정이 시작된다!
이것은 윤여정(74)을 한국 배우로는 처음으로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받게 연기한 영화 '미나리'의 소개 글이다. 오스카상으로 불리는 미국 아카데미상을 수상함으로 영국 아카데미상과 동시에 수상한 아시아 최초의 배우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음은 물런이고 전세계 시상식 영화제 비평가협회에서 연기상을 휩쓸며 새로운 역사를 썼다.
윤여정의 시상식 소감도 유력 언론이 최고의 수상소감으로 꼽았다. 딱딱한 시상식에서 윤여정은 뜻밖의 선물이었다나 뭐래나. 장봉도를 걸은 다음날 사진을 정리하며 들은 기분 좋은 소식이라 하루 이르게 같이 적는다. 

1. 누구가 : 병오, 승섭이 나 그리고 나중에 영주.

2. 언   제 : 2021. 04. 5(일)
3. 어디로 : 인천둘레길 16코스 장봉도
4. 얼마나 : 4시간 30분. 둘레길 외 국사봉까지(식사, 휴식시간 포함)

이동경로 : 삼목선착장 - 장봉선착장 - ( 작은 멀곶 ) -  등산로 입구 - 상산본 - 장봉혜림원 - 구름다리 - 옹암해변갈림길 - ( 말문고개 - 국사봉 - 말문고개 ) - 옹암해변 갈림길 - 거머지산 - 옹암해변 - 장봉선착장

 

삼목선착장

10:10에 출발하는 배를 타기 위해 삼목선착장에 삼십분 전에 도착한다. 매표소 입구에 체온 체크를 하여 '코로나19 안심체온' 띠를 받고 매표소로 들어 간다. 매표소는 여행객들로 북쩍북쩍한다. 배시간은 다가오는데 승선명부 작성에 병목이 생기니 관계자가 신분증만 제시하는 걸로 해소해 준다. 요금은 편도 3,000원인데 인천 시민은 할인을 받아 인당 1,600원이라 비싸지 않다. 

 

갈매기,비행기 같이 날자.

새우깡에 날개짓하는 갈매기들의 쇼는 출발부터 도착까지 이어진다. 그런데 이 갈매기들은 새우깡에서 새우 맛을 느낄란가. 배는 마니산을 배경으로 둔 신도, 시도, 모도 삼형제 섬을 지난다.

 

신,시,모도
10:46 장봉선착장.

신도를 들어갔다 나온 배는 40여분 운항하여 장봉선착장에 도착한다. 인천둘레길에서는 벗어나 있는 작은멀곶을 보려고 물빠진 해안도로를 걷는다.

 

작은멀곶 가는 길.
옹암구름다리

옹암과 모도 사이에 있는 작은 무인도로서 바다 가운데 있어 가까워도 먼 곳과 같다는 뜻이다. 남쪽으로 100m가량의 모래언덕이 이루어져 있어 옹암포구의 방파제 구실을 하고있다. 몽곶이라고도 한단다.

 

작은멀곶과 죽은여
11:10 인천둘레길 안내 푯말이 붙어 있는 등상로 입구. 선착장과 옹암구름다리 중간쯤에 있다.
11:25 상산봉 팔각정.

상산봉은 해발 114m로 그리 높지 않지만 사방이 트여 있어 옹암해변과 장봉도의 모습이 한 눈에 들어 온다. 장봉도의 풍경은 그림이다. 시원한 바람이 잠시 오름의 땀을 식힌다.

 

장봉도는 섬이 길고 봉우리가 많다 하여 긴 長자와 봉우리 峰자를 사용하여 장봉도라 했으면 고려말 몽골의 군사를 피하기 위하여 강화도 주민이 이주해 오기 시작하면서 거주가 시작하였다고 한다.
섬은 북서에서 남동으로 뻗어 있고 최고봉인 국사봉을 중심으로 100m 내외의 경사가 완만한 구릉지로 되어 있다. 해안의 돌출부에는 해식애가 발달되어 있으며 그 외의 해안은 대부분 간석지가 넓게 펼쳐저 있다.  

 

상산봉에서 소나무숲길을 따라 걷다가 혜림원 200m 이정목을 보고 혜림원 방향으로 틀어서 내려오면 혜림원 앞 포장길을 만난다. 혜림원 입구를 지나서 만난 이정목의 둘레길 표시를 보고 길을 살짝 잘못 왔슴을 알게 된다. 혜림원 갈림길에서 옹암해수욕장 방향으로 조금 더 진행하여 틀었어야 했는데... 붉은 꼬리표를 둘레길 표시로 착각을 했다.

 

국사봉 방향으로 둘레길 리본을 보고 등산로를 찾는다. 12:17 구름다리(흔들다리)
12:21 옹암해변 갈림길

구름다리를 건너 계단을 오르면 옹암해변과 해안둘레길의 갈림길이 있다. 인천둘레길 16코스는 여기서 옹암해변으로 내려가도록 표지팻말이 붙어 있다. 둘레길만 걷기에는 섭섭다 싶어 국사봉까지는 가보기로 하여 지나친다.

 

둘레길을 벗어나자 전망대와 마을 수도시설의 취수원인 수조를 지나게 되고 기존등산로와 야자매트가 깔린 산책로로 갈라진다. 기존등산로는 두어번 지난 적이 있으니 오늘은 새로 만나는 산책로를 걷는다. 산책로의 2전망대에서 뒤로 보이는 해변과 신,시,모도 영종도는 한폭의 수채화다. 조금만 더 맑았으면 하는 바람은 욕심이 된다.
야자매트 산책로가 500m 정도 이어지다 보행 약자를 위해 조성된 데크로드의 무장애숲길과 연결된다.

 

무장애숲길 1전망대.
12:40 말문고개

말문고개란 이름은 사람이 살지 않고 목초지로 말을 키우는 국영목장이 있었던 장봉1리에서 평평한 농경지가 있어 사람들이 살고 있던 장봉2리으로 말이 넘어오지 않도록 마성을 쌓았고 필요에 따라 말을 출입할 수 있는 문이 있었던 곳에서 유래됐다고 한다.

12:53 국사봉

장봉도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 국사봉[國思峰, 150.3m]이다. 말문고개에서 십이삼분 숨이 가쁘게 올라온다. 팔각정과 나무로 된 표지목이 국사봉임을 알린다. 정자는 단체객들이 전세라도 얻은 양 선점을 해서 올라갈 틈이 없다.

 

국사봉에서 북동쪽으로 전개하고 있는 마니산 능선.

국사봉 인근에 자리를 깔았다. 먹거리를 풍성하게 준비해온 승섭이의 베낭은 다른 사람들 보다 두배는 무겁다. 그 덕에 친구들은 배가 부르다.
오늘도 국수2개에 오뎅탕, 부추전, 두부김치, 김, 찐계란등 푸짐하다. 그기다가 고량주, 맥주, 막걸리에 오디주까지... 보기만 해도 취한다.
성당에 갔다가 혼자서 늦게 12:10분 배로 들어 온 영주가 장봉선착장에 도착했다고 연락이 온다.

 

14:18 옹암해변 갈림길. 인천둘레길로 돌아 오다.

둘레길은 늘논들 앞 해안으로 내려온다. 해변에 노는 아이들의 즐거운 소리를 들으며 거머지산을 넘어간다. 산이라고 하기 보다 적당한 크기의 언덕 쯤 되겠다.

 

거머지산 들어가는 길과 둘레길 리본이 걸린 숲길.
14:43 옹암해변 도착.

옹암해변으로 내려오니 영주가 기다리고 있다. 잠시 자리에 앉을려니 여기는 사유지라고 자리세를 내란다. 이만원이래서 잠시 앉을 건데 과하다 싶어 자리를 피한다. 백사장을 따라 걷다 탁자가 있는 의자에 영주랑 먹을려고 남겨둔 것들을 풀어 놓는다. 조금있으니 여기도 사유지란다. 할수없이 만원으로 절충했다.

옹암해변은 장봉도를 대표하는 해변으로 길이 1km에 넓이 50m로 완만한 경사를 이룬 백사장이 펼쳐저 있다. 뒷쪽은 노송이 넓은 솔밭을 만들어 해변을 감싸듯 둘러서 있다.

 

옹암해변 주차장과 붙은 바다전망대를 보고 도로를 따라 선착장으로 이동하여 인천둘레길 16코스를 마무리한다.

15:44 장봉도선착장.

선착장에는 가슴과 어깨가 유난히 반들거리는 인어상이 있다. 옛날 장봉도 날가지 어장에서 어느 어부가 그물을 걷으니 인어 한 마리가 그물에 걸려 나왔다. 뱃사람들은 그 인어를 측은히 여기고 그대로 바다에 넣어 주었는데 그 후 그곳에서 그물을 치니 많은 고기가 잡혔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매표소에 밖까지 늘어 선 인원으로 15:50분 출항 배는 놓지고 17:00 승선권을 끊는다. 매표소에 매표구가 두군데 있는데 시간을 달리 해서 승선권을 판다. 승객들이 붐비는데 왜 동시의 배표를 같이 팔지 않는지 그 이유를 물으니 선사가 다르기 때문이란다. AC!

 

17:43 삼목선착장
인천둘레길 115.1km 16개 코스

길이 있다. 산길, 개천길, 생태길이 있고 골목길, 바닷길도 있다. 그 길을 혼자가 아니고 함께 걷는다. 손잡고도 가고 인사 한번하고 스치고 가는 이도 있다. 다양한 사람들이 길 위에 있다. 지나가는 그들이 색깔을 만든다. 초록, 파랑, 노랑, 분홍... 천연색에서 흰고 검은 무채색까지 간혹 칙칙하기도 하지만 아름다운 색의 조화를 그린다. 인천둘레길이다.
인천녹지축을 구성하는 산과 하천 습지를 지나며 숲을 가꾸고 생명을 지키내려는 마음을 느낀다. 바다 바람에 잠시 쉬어가며 옛골목길에서 추억을 찾고 역사와 문화를 배운다. 보물같은 섬을 보고 인천의 섬들을 모두 갖고 싶은 충동도 느낀다.
그렇게 맑게 숨쉬며 내 사는 동네 포근하고 넉넉한 길을 만들었다.
인천둘레길, 종주길 내내 동행해준 친구가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