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춥지 않은 小寒 없고 포근하지 않은 大寒 없다'는 속설이 올해도 틀리지 않는다. 大寒인 20일 전후로 영상의 날씨가 봄날이 온 것으로 착각하게 한다. 정말이지 '小寒 얼음이 大寒에 다 녹는다.'
승섭이가 내일 뭣들 하시냐고 밑밥을 던진다. 내일 인천 둘레길 돌 건데 맘 당기는 사람 10시까지 부평구청역으로 오라고 답을 한다. 병오는 거리두기 중이고 영탁이는 대구를 방문하고 있다는데 월동이가 막내 국가자격증 시험 때문에 자가 격리하던 게 해제되어서 참석하고 밑밥을 문다. 약속시간 40분 전 월동이가 늦잠으로 이제 일어나 못 온단다. 이런 네미널! 이건 걸린 게 아니고 입질이잖아.
오늘도 둘이서 인천둘레길 4코스 함봉산 구간을 산책이다. 걸어 보고 시간이 이르면 한 코스 더하기 하고.
부지런히 걸어야할 이유가 하나 더 생겼다. 서구 나은병원에 근무하는 동기랑 주중에 만나서 얘기 중에 몸무게 줄이기 내기를 하기로 했다. 매월 19일 집에 있는 저울로 몸무게를 달고 사진으로 비교해서 비율로 적게 줄인 사람이 밥사주기다.
1. 누구가 : 승섭이랑 둘이
2. 언 제 : 2021. 01. 23(토)
3. 어디로 : 인천 둘레길 4코스. 함봉산-동암산코스
4. 얼마나 : 2시간 32분[식사시간 포함]
이동경로 : 부평샬레아파트(세일고) - 보각사 - (함봉산표지석) - 장고개 - 열우물마을 옆 숲길 - 경원대로 벽화거리 - 부평아트센터 - 동암산 - 신명요양원
둘레길에 들어서면 한남정맥안내도가 서 있다. 漢南正脈은 백두대간의 속리산에서 갈라진 한남금북정맥의 끝인 안성 七長山에서 시작되어 서북쪽으로 김포 文殊山에 이르는 179km의 산줄기다. 13 정맥 중 가장 낮은 산줄기의 연결이다.
종주길은 가파른 오름길을 바로 치고 올라 가지만 둘레길은 잠시 힘쓰고 좌측 옆으로 허리를 돈다. 부대 담장을 따라 보각사로 향한다.
보각사는 1958년 3월 일제 강점기 신사였던 터에 올바른 민족 정기를 복원하고자 사찰 건립을 발원하여 준공식을 가졌다. 대한불교조계종이다.
보각사를 지나 계단길을 오르면 종주길 능성과 만나는 곳에 인천 둘레길 동행 마스코트가 방향을 가르킨다. 여기서 우측으로는 함봉산정상석이 있는데 둘레길에서는 벗어나 있지만 잠시 다녀오기로 한다.
범의 소리 함䖔은 갈 거去에 범 호虎가 붙어서 호로 잘못 읽을 수 있다. 호랑이 소리가 나는 산이란 글자의 의미다. 실제로 호랑이가 담배 피우던 시절이 있었는지는 알 수 없는 일이고.
장고개는 서구 가좌동에서 부평구 산곡동으로 넘어가는 고개다. 지금의 청천동, 산곡동 일대에 너른 초지가 있고 말을 키우는 곳이어서 馬場이라 불렀는데 장고개가 이곳 마장으로 가는 길이었다. 지금은 산곡동 쪽으로 군부대가 들어서서 고개의 기능을 잃었다.
이정표를 따라 이동하여 가좌4동의 끝자락의 도로와 만나 좌측으로 이동한다. 관계자외 출입금지 경고판 옆의 둘레길 표지를 보고 들어선 곳은 개발제한구역인지 비닐하우스와 밭들로 된 도심 가까이의 농촌이다. 물기를 머금은 흙길을 걸어 다시 숲길을 찾아 들어간다. 열우물 마을을 감싸고 있는 호젓한 길이다. 닭을 키우는 닭장이 시골풍경을 더한다.
함봉산 구간의 끝부분인 열우물비타민길 입구로 내려와 만난 포장도로의 왼쪽으로 조금만 나오면 열우물입구사거리다. 경원대로와 만나는 곳이다. 인도는 벽화거리의 시작이다. 길은 벽화거리를 따르다가 중간 쯤에서 도로를 건너고 우로는 백운공원 좌로는 부평아트센터가 있는 도로로 이어진다.
부평아트센터는 문화예술인의 활동 공간 및 지역민들을 위한 문화기반시설을 확충하고, 풍요로운 문화 부평의 발전 기틀을 마련하고자 인천광역시와 부평구청이 출연한 복합문화공간이다. 백운역 가까이에 있는 이 곳은 대공연장 해누리극장과 소공연장 달누리극장, 옥상공연장 별누리극장, 갤러리 꽃누리 전시장 등이 있다. 여기에 있는 한식집 거궁의 굴비 맛이 일품이라 가끔 생각나는 곳이기도 하다.
일주일 전만해도 젓가락 든 손이 시렸는데 오늘은 자리가 푸근하다. 월동이 몫까지 3인분을 둘이서...ㅎ
역시 이 맛이야! 오늘은 두부김치 추가다. 십이삼 분이면 오르는 길을 오십 분이 걸렸다.
동암산에서 만월산 정자를 보며 잠시 내려오면 원통이 고개다. 동암산 입구 담벼락을 건너 보면 온누리장작구이 뒷정원이 보인다. 경인로로 나와서 인천둘레길 4코스를 마감 한다. 왼쪽으로 신명요양원을 지나면 부평삼거리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