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벌써 시월의 마지막날, 나홀로 인천녹색종주길 3코스 원적산 함봉산 구간을 걸으려고 마음을 먹는다. 우연찮게 계양산 천마산을 산행한 게 종주길 1,2코스였고 열개의 코스로 되어 있다는 걸 알았으니 한번은 완주를 해야 하지 않겠나 싶다. 대우하나아파트 버스정류장으로 가는 대중교통 지도에서 검색하니 바로가는 버스가 있다. 버스 웹에 시간을 확인하고 집을 나선는데 이용의 노래 '잊혀진 계절'의 노래소리가 울린다. '지금도 기억하고 있어요. 시월의 마지막 밤을~ 언제나 돌아오는 계절은 나에게 꿈을 주지만. 이룰 수 없는 꿈은 슬퍼요. 나를 울려요...'
길을 걷는다는 것은 자연과 새롭게 만나는 것이다. 같은 길도 시간에 따라 변한다. 이쁘게 물던 단풍을 만나든가 낙엽이 모양 그대로 우수수 떨어져 날리든가 또 다른 무언가와 대면하면서 몸은 살을 찌운다. 길이 건강을 주는 줄은 보편적 상식인데도 게을러서 귀찮아서 자주 하지 못하는 게 현실이라... 삼성 이건희 회장이 73세의 젊은 나이?에 쓰러져 6년 5개월 식물인간으로 살다가 죽은 이후 퍼진 가짜 편지 ‘나의 편지를 읽는 아직은 건강한 그대들에게'는 잔잔한 울림을 준다. '돈과 권력이 있다 해도 교만하지 말고, 부유하진 못해도 사소한 것에 만족을 알며, 피로하지 않아도 휴식할 줄 알며 아무리 바빠도 움직이고 또 운동하라'는 얘기가 있다. 비록 가짜 편지지만 건강할 때 건강을 보살피라는 당부는 새겨 볼 만하다.
녹색종주길 3코스는 인천둘레길 3,4코스와 많이 겹쳐서 자주 만난다. 이정표가 가끔 헷갈리게 하기도 한다. 원래 이 코스는 원적산 함봉산의 산길을 넘어 백운역에 이르지만 환승히기 싫은 나의 편리를 위해 동암산을 지나 부평삼거리역까지 간다.
1. 누구가 : 나홀로
2. 언 제 : 2020.10.31(토)
3. 어디로 : 원적산,함봉산 [인천 녹색 종주길 3코스]
4. 얼마나 : 4시간 25분 [휴식, 간식시간 포함]
이동경로 : 대우하나아파트버스정류장 - 서인공원[한신빌리지] - 등산로 입구 - 원적정 - 원적산 정상 - 세일고등학교 - 함봉산정상석 - 장고개 - 호봉산 - 126봉 - 부평도서관 - 부평아트센터 - 4코스출발점 - 동암산 - 부평삼거리역
원적산은 철마산, 천마산으로 불리는데 토박이들에게는 철마산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철마산은 잘못된 지명이다. 일본이 1910~1918 토지조사사업을 벌일 때 측량기사가 천마산을 철마산으로 잘못 표기한 이름이기 때문이다. 天馬山으로 불린 것은 아기 장사와 용마에 얽힌 전설에서 유래되었다고.
원적산은 부평구와 서구의 경계에 위치한 산이다.원래표기는 元이 아니라 怨이었다고 한다.원한이 맺힌 산이란 뜻이다. 조선시대 세곡을 뱃길로 운반할 때 삼남지방에서 세곡선이 김포를 지나 강화해협을 지나는데 손들목에서 자주 좌초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서해바다와 한강을 연결하는 굴포 작업을하는데 원통이고개를 파니 암석만 나와 실패하고 또 다시 안아지고개를 파도 뜻을 이루지 못하자 원통하고 원한이 맺힌 산이라 해서 원적산이라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2012년 완공된 원적산생태통로는 원적산과 함봉산을 연결하는 길이 80m, 폭 65m 규모로 터널 위에 만들어졌다. 훼손된 자연을 복원하고 동물들이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만든 길이다. 징메이생태통로에 이어 인천에서 두번째이다.
인천둘레길 3코스는 여기 원적산 등산로 입구를 출발해서 원적산, 장수산을 한 바퀴돌아 원점 복귀하는 길이고 건너 등산로 입구가 인천둘레길 4코스 입구다.
범의 소리 함䖔은 갈 거去에 범 호虎가 붙어서 호로 잘못 읽을 수 있다. 가다 보면 호봉산이 또 나오는데 맞는 것인지 긴가민가 하다. 네이버 지도에는 여기가 철마산으로 표기되어 있고 함봉산은 아랫쪽에 있으니 위치와 명칭이 헷갈리니 정리가 필요하다.
장고개는 서구 가좌동에서 부평구 산곡동으로 이어지는 나지막한 고개다. 지금의 청천동, 산곡동 일대에 너른 초지가 있고 말을 키우는 말목장이 있어서 馬場이라 불렀는데 장고개가 이곳 마장으로 가는 길이었다. 지금은 산곡동 쪽으로 군부대가 들어서서 고개의 기능을 잃었다. 운동기구, 쉼터를 갖춘 장고개 공원은 동네 주민들에게 사랑 받는 곳이다.
길을 가다 갈림길에서는 둘레길 표지판을 본다. 길을 함께 걸으며 방향을 표시하는 모습의 마스코트 표지판, 진행방향을 표시하는 닻 표지판, 인천둘레길 로고가 있는 표지판을 볼 수 있다. 표지판이 없는 갈림길은 앞에서 만나는 길이 틀림없다.
좁은 산길에 비해 넓은 길과의 갈림에서 인천 둘레길 표지판을 보고 좁은 길을 따라 갔는데 여기서 부터 종주길과 둘레길 겹치지 않고 따로하는 지점인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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