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오름

바랜단풍옷 입은 소요산

자어즐 2019. 11. 4. 23:32

전철1호선의 끄터머리 역인 소요산역으로 행차한다. 이번달 이륙산우들 몇이 소요산 단풍을 구경하기로하여 1번출구 앞에서 오전 10시로 모이기로 했다. 전철로 가는 3가지 방법 모두가 2시간 반이상이 소요된다고 앱이 알린다. 도봉산역에서 환승하는 쪽을 택한다.

카톡의 대화에 넷은 같은 전철을 타고 있는데 둘은 이 것을 놓쳐 다음차로 따라온다. 그 차는 양주가 종착역이고 소요산행 열차를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서 늦었다는 급한 마음에 택시를 탔단다. 남은 역으로 7개 구간밖에 안되는 것이 선택의 큰 몫이됐다고. 그런데 소요산역 바로 앞까지 열심히 달려서 열차건널목 신호대기 하는 중에 지나가는 전철이 양주역에서 기다렸으면 타고 왔을 바로 그 차여서 어처구니 없더란 얘기. 택시비 27,500원 쓰고 바보된 기분이었다지만 친구들 기다린다고 조금이라도 빨리 올려는 그마음은 가상하다.

 

소요산 단풍은 경기도뿐 아니고 전국적으로 유명하다. 매년 단풍제가 열리는 10월말부터는 사람들로 몸살을 앓는다. 올해는 불행히도 아프리카돼지열병(ASF)으로 소요단풍제가 취소되어 구경객들이 줄었단다. 그 영향인지 일조량 때문인지 단풍도 기대에 못미친다. 단풍이 되기전에 말라버린 잎들도 많고 빛깔도 좀더 선명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그래도 전채적인 산의 색깔은 화려하다. 공주봉에서 절터로 내려오는 하산길의 단풍이 이쁜 기억으로 남는다.

 

1. 누구가 : 송승섭,유석준,이건호,이수혁,이재현과 함께

2. 언   제 : 2019년 11월 02일(토) 

3. 어디로 : 소요산[逍遙山,587m].

4. 얼마나 : 매표소 기준 5시간(휴식.식사시간 포함)

 

이동경로 : 소요산역1번출구 - 소요산 매표소 - 일주문 - 원효대 - 자재암 - 하백운대 - 중백운대 - 상백운대 - 칼바위 - 나한대 - 의상대 - 공주봉 - 일주문 - (소요맛거리.불난집) - 소요산역

 

소요산역에서 나오면 호떡과 오뎅이 산객을 유혹한다. 일찌감치 나오느라 허전한 속을 달래기에 안성맞춤. 한개와 한꼬지 500원씩. 배낭 점검 후 길 건너에서 부죽분 채운다. 내린커피, 김밥, 곡차... 호떡 3개 천원하는 가게도 있다. 

 

오늘은 예정대로 하늘색 3코스

 

건강오행로. 단풍철에 겁도 없이 변하지 않는 단풍나무. 날씨 탓이여.

 

도자를 소재로 사용하여 알 모양으로 제작된 소요산 표지조형물. 오른쪽에는 소요산 상징 연리지문이 아치를 그린다.

 

10:52 매표소. 입장허가금 1,000원/인.

 

逍遙山自在庵 일주문. 京畿小金剛.

 

 俗離橋(속리교) 의 이정표.

 

삼거리에서 시계방향으로 백팔계단을 올라 서면 원효대가 있다. 불교에서는 108염주나 108계단을 만들어 일심을 잃지 않도록하고 잃더라도 빨리 되찿는 것이 백팔번뇌를 끊는 길이라고 한단다. 원효대에는 원효대사가 이곳에서 좌정하고 고행수도 하였으나 도를 얻지 못해 투신하려는 순간 도를 이를 수 있었다는 전설이 있다.

 

극락교를 지나니 천년고찰 자재암이다. 입구 단풍나무가 왜 이렇게 됐을꼬 아수버라.

 

 나한전 옆으로 높이가 10m가 넘는 청량폭포.

 

心生則種種法生 마음이 생겨 가지가지 법이 낳은 것이니,
心滅則種種法滅 마음이 멸하면 또 가지가지 법이 없어진다.

원효스님이 관세음보살을 친견하고 자재무애의 수행을 쌓았다는 뜻에서 그곳에 암자를 세우고 자재암이라고 했다고 한다.


 대웅전에서는 설법 중.

 

▼ 대웅전 지나 나한굴이 있고 입구의 원효샘 석간수는 찻물로 전국에서 손꼽히는 명수(名水)라고 하니 한 모금씩 물고 옆의 등로로 오른다. 핸드폰의 기운이 떨어져 사진은 친구 것으로. 

 

▼ 하백운대[440m]. 자재암에서 하백운대까지는 계단이 거의 반일 성 싶다. 한계단 한계단 오르다 보면 큰 목소리 들린다.

 

▼ 여기 이동가게 주인장 목소리가 얼마나 내질렀는지 득음을한 듯 우렁차다. 아이스깨끼~

 

▼ 중백운대에서 본 나한대와 의상대.

 

▼ 중백운대[510m] 요염한 소나무. 보호 나무울타리를 쳐놓았는데도 시달림은 여전하다. 기다려서 사람없는 틈에 급하게 한장 박다.

 

 ▼ 5년전 여름에 김여사랑 이곳에서.

 

▼ 덕일봉갈림길.

 

▼ 상백운대[559m]. 동두천 6산 종주 스템프통.

 

▼ 식당을 차린 산객들에 편승해 우리도 자리를 편다. 3S표 부추전,호박전에 두부, 반건 오징어 꾸이, 국수, 김밥, 떡, 사과, 귤...

 

▼ 칼바위능선. 칼바위는 칼날처럼 날카롭고 뾰족하게 생긴 크고 작은 편마암의 바위로 하백운대에서 선녀탕하산 갈림길까지 500m 가량 이어져 있다.

 

▼ 선녀탕입구 갈림길.

 

▼ 섹이 괜찮은 단풍나무를 사열하면 의상대를 오르는 계단을 만난다.

 

나한대[571m]. 나한이란 범어 아라한(阿羅漢, Arhat)의 줄임말이다. 소승불교에서는 수행자가 오를 수 있는 가장 높은 단계에 있는 자라는 뜻이며 대승불교에서는 최고의 깨달음을 얻은 성자로서 석가에게서 불법을 지키고 대중을 구제하라는 임무를 받은 자를 말한다.

 

▼ 백운(白雲)도 한곳에 머무르지 않고 구름과 같이 떠돌아다니는 수행승을 이르는 말인 것을 보면 자재암이 크게 번성하여 주위 봉우리들 이름을 불교에 관련된 것으로 이름붙여 졌단다.

 

▼ 나한대에서 보는 의상대.

 

▼ 의상대[義湘臺,587m]

 

▼ 공주봉을 오르며 걸어온 소요산 봉우리들의 파노라마.

 

▼ 공주봉[526m] 요석공주가 자재암에서 수행하는 원효를 향한 사모의 마음을 기겨 붙여진 이름. 공주봉 데크에서 2차를 한다.

 

▼ 하산길 전망대에서 의상대를 배경으로.

 

▼ 공주봉에서 하산길의 단풍이 입구보다 차라리 낫다.

 

▼ 자재암과 공주봉의 갈림길.

 

▼ 원효굴과 원효폭포.

 

▼ 15:50분이 넘어간다. 매표소 기준으로 식사시간을 포함해서 거의 5시간이 소요되었다. 운동시간은 4시간이 안된다.

 

자재암을 중심으로 부채모양 펼쳐진 길를 따라 오르내림이 있는 6개 봉우리를 넘고 넘는다. 지루할 틈도 없고 물감 뿌려 놓은 색깔도 볼만하다. 신라 무열왕의 딸 요석공주와 원효대사의 설화가 있어 그의 아들 설총도 머물렀던 경기소금강을 벗들과 기분 좋게 걸었다.

그냥 갈수 없잖냐. 혁이가 저녁에 약속이 있다기에 미적거리는 친구들에게 그가 하는 말이다. 역가까이로 내려오며 찿아 들어간 곳이 소요맛거리란 아치를 지나자 있는 소요산불난집이다. 바깥에서 바베큐하듯 구워먹는 칸막이가 있는 것이 주효했다. 요즘 돼지고기 소비가 신통찮아 양돈농가들이 죽을 맛이라니 여기서 우리라도 먹어주자. 일인분에 무한리필 8,000원이면...

한시간이 30분의 시간을 더해서 불콰해진 얼굴로 18:01분에 출발하는 전철을 탈려고 식당을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