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오름

자연 그대로 비수구미계곡 걷기

자어즐 2019. 8. 21. 23:29

춘천 가는 고속도로 옆으로 엷게 내려 앉은 안개는 아직도 깨지 않은 마을을 덮고 있다. 그 모습은 어린 아기의 잠든 얼굴이다.

오봉산을 물고 관통하는 배후령터널을 통과해서 파로호를 잠시 만난다.  화천읍내로 가는 갈림길이 되는 다리를 건너 우로 돌아 가니 화천수력발전소가 강건너에 있고, 화천꺼먹다리(등록문화재 제110호)도 옆으로 지난다. 그리고 창밖에 용대리가 생각나는 폭포 하나가 눈에 띈다. 따로 홀로 뚝 떨어진 산이여서 이름된 야트막한 딴산에서 흘러내리게 만든 딴산인공폭포다. 다시 고갯길을 굽이굽이 돌아서 도착한 곳은 해산터널을 막 빠져나온 해산령이다.

 

지난 금요일 정대표 일당이랑 운동하고 뒷풀이로 목축임을 하는 중에 금호산악회 산대장에게 전화가 온다. 이번에 비수구미계곡트레킹을 가는데 자리가 빈곳이 있으니 채워 주면 좋겠다고 한다. 전혀 계획에 없다가 김여사랑 모처럼만에 따라가보기로 했다.

아침 6시 회원들과 오랜만에 인사나누며 버스의 자리를 잡는다. 새로 만나는 낯설은 이들도 더러 있다.

 

비수구미[飛水口尾]는 화천댐이 만든 파로호에 의해 뒤에는 산 앞으로는 물에 갇혀 고립된 산골 동촌2리에 붙여진 이름이기도 하고, 비소고미 금산동표[非所古未 禁山東標]에서 금산동표는 조선시대 궁궐 건축에 쓰이는 소나무 군락의 벌목을 금지하는 표시다. 이 표시에서 예전에 이 지역이 비소고미로 불렸던 것을 유추할 수 있다.또 신비한 물이 빚은 아홉 가지 아름다움 계곡이라는 뜻의 비수구미[秘水九美)가 본래 지명이라는 설도 있어 어느 것이 답인지는 확실치 않다.   

한번쯤은 흘려 들었음직한 생소한 이름만큼 아직까지는 자연그대로이다. 해산령에서 시작하는 트레킹은 내리막길 임도로 된 편안한 길만으로 되어 있다. 훼손되지 않은 청정지역에 물소리 매미소리 새소리등 자연의 소리와 벗하며 걷다가 바람이 그리우면 개울가에 앉아 발 담그면 바람이 찿아 온다. 성급한 동심으로 옷 입은 채 뛰어들어 하는 물싸움에 웃음이 번진다.

김여사 우리도 한번 들어가 볼까......

 

1. 누구가 : 김여사랑 인천 금호 산악회를 따라

2. 언   제 : 2019년 0818일(일요일) 

3. 어디로 : 화천 비수구미계곡

4. 얼마나 : 9km

 

▼ 이동경로 : 해산령 - 비수구미마을 - 출렁다리 - 파라호둘레길 - 비수구미마을입구 삼거리

 

▼ 09:20 해산령. 여기서 계속 아흔 아홉 구비길을 돌고 돌면 평화의 댐이다. 

 

 옆의 해산터널은 개통 당시 국내 최북단(북위 38도), 최고도(해발 700m), 최장(1,986m) 터널이라는 영예를 가지고 있었지만, 지금은 다른 곳에 모든 타이틀을 내줬다. 현재 최북단 터널은 양구의 돌산령터널(북위 38.14)이고, 최고봉 정선과 태백 사이 두문동재터널(해발 1,000m), 최장은 인제양양터널(10.965km)이다.

 

 비수구미계곡 탐방로 출입구.

 

 비수구미마을까지는 6.0km. 걷는 것을 목적으로한다면 내리막에 길지 않는 구간이라 밋밋할 수 있다.

 

 자연의 소리를 듣고 설익은 머루랑 야생화를 찿아보면서 여유롭게 걷다보면 이 곳만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

 

▼ 이웃과의 이야기도 여기에 동화된다. 사모님은 어디 두고 혼자인지를 물으니 딸내외가 여행을 가서 손자 봐주느라 못왔다며 손자 얘기를 펴 놓는다. 산모의 업무부하가 원인인 듯  600g의 미숙아로 세상에 나온 손자를 살리려는 가족과 의료진의 노력을 차분하게 푸는 데 김여사도 한마디씩 거든다. 5개월의 인큐베이터 생활에 병원설비와 의사의 능력이 이제 돌을 맞이한다고 한다.

 

▼ 의료비도 상당했는데 의료혜택이 있어 정부의 덕을 많이 봤다고 한다.

 

▼ 모 언론에서 실시한 닮은 꼴 가족 사진 콘테스트에 조손사진을 출품하여 3등 먹었다는 얘기...

 

▼ 옛날로 돌아간 시간여행. 

 

▼ 해산령에서 비수구미 마을까지 쉬지 않고 가면 1시간 30분이면 넉넉하지만 식당과의 약속시간이 있어 물놀이로 시간을 조절한다.

 

▼ 비수구미 산장 펜션 갈림길.

 

▼ Bisugumi 山뜰 카페. 영업 여부는 의문형.

 

▼ 나비와 랜즈.

 

▼ 12:44 비수구미마을

 

▼ 다리 건너 비수구미 민박,식당. 

 

▼ 집에서 키워 보겠다고 김여사 사루비아  꽃씨 채취중.

 

▼ 인간극강 웰컴투 비수구미의 쳔장 비수구미민박 식당, 주위에서 채취한 산나물로 비비는 비빔밥 건강식뿐 아니라 맛도 환상적이다. 산채나물 5종 셋트에 감자전을 주문해 놓았다. 이 비빔밥 맛에 여기를 찿아 온다는 객도 있다는데...ㅎ

 

▼ 13:58 음식에 사용되는 간장,된장,고추장 집합소 점검ㅎ.

 

▼ 14:07 출렁다리. 오른편 뒷쪽 선착장. 편도 3,000원/인

 

▼ 출렁다리에서 보는 비수구미 민박집. 다리옆에 해산민박&산채도 있다.

 

▼ 14:28

 

▼ 파라호가로 걷는 둘레길 

 

▼ 대붕의 모습을 한 산속의 바다 파로호. 1944년 일제강점기 화천댐을 건설하면서 생긴 호수는 멀리서 바라보면 마치 상상 속의 봉황이 날개를 펴고 날아가는 대붕의 모습처럼 보인다고 해서 대붕호라고 이름이 붙여졌다. 광복 이후 북한에 속했던 지역인데, 한국전쟁 때 되찾아 이를 치하하기 위해 이승만 전 대통령이 화천을 직접 방문해 깨뜨릴 파(破)자와 오랑캐 노(盧)자를 써서 파로호(破盧湖)라고 이름 지었단다.

 

▼ 평화의 댐 주변 모습도 보인다. 북한이 금강산 댐을 짓고 있으며 만약 이 댐이 붕괴되면 강원도, 경기도는 물론 서울에 이르기까지 상상불허의 재해를 가져올 것이란 언론 매체들의 보도에 장단 맞춘 국민들이 십시일반 모은 돈으로 1989년 짓게된 댐이다.

 

▼ 14:50 길에서 만난 사람들은 손으로 꼽는데 기다리는 버스는 의외로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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