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오름

광명4산 도구가서

자어즐 2019. 3. 3. 22:39

추웠던 날이 별로 없었던 이번 겨울도 시간에 밀려 벌써 저만치 떨어진다. 한번쯤 있는 꽃샘추위도 찿아 올 것 같지 않고, 높아진 기온 만큼 비례하여 발생한 미세먼지는 멀어지는 겨울이 남기는 심술 같기도 하다. 그제부터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시행, 외출자제 마스크착용...같은 내용의 안전안내문자를 환경부가 계속 보낸다. 마스크로 입가리고 친구들 만나러 나서는 반만 말 듣는 어쭙잖은 학생이 된다.

집 앞 인도에 참새 서너 마리와 비둘기 두 마리가 먹이사냥을 하다가 발소리에 놀란 참새는 도망가고, 비둘기는 겁 없는 건지 무딘 건지 아랑 곳하지 않는다. 몇 발자국 더가서 뒤돌아 보니 원군을 불러 많아진 참새들이 그자리에 다시 앉아 목운동하기 바쁘다. 어느 녀석이 옳을까. 아침 길거리의 그림이 재밋다.

오늘 삼일 연휴 중에 중간 날이서 몇이 빠진다. 여덟이다. 

세번째로 이곳에 왔는데 오늘은 반드시 서독산을 볼 참이다. 그래서 도고내오거리에서 활공장을 지나 안서초등학교로  내려가지 않고 서독산을 찿았다가 이케아광명점이 있는 곳으로 날머리를 하기로 한다.

운수 좋아 복수초나 바람꽃 노루귀라도 눈에 뛰면 그건 완전히 덤이다.

 

 1. 누구가 : 국진,무진,병오,수혁,승섭,원식,재현,나

2. 언    제 : 2019년 03월 02일(토)

3. 어디로 : 광명의 숲길 도구가서

4. 얼마나 : 5시간 [휴식,식사시간 포함]

 

▼ 이동경로 : 철산역2번출구 - 야생화단지 - 도문산 - 도덕산 - 밤일생태육교 - 한치고개육교 - 구름산 - 노두갈림길 - 가학산 - 도고내고개 - 도고내오거리 - 서독산 - 기형도문학관

 

▼ 철산역 2번출구에 9시까지 집합이다. 출구 입구 포장마차의 오뎅꼬지와 국물이 속을 따뜻하게 한다. 15분정도 늦다는 송총에게 야생화단지에서 만나기로하고 천천히 출발한다. 

 

▼ 09:29 야생화단지 입구.

 

▼ 광명시 숲길안내도에는 안서초등학교 못미쳐에 서독산(180m)로 표기되어 있어 그래알고 있었는데, 저번에 가보니 여긴지 저긴지 아무런 표시가 없어서 진위가 의심스러웠다. 그래서 이번에는 다른 곳으로 표기된 서독산으로 올라가서 확인해 볼 참이다.

 

▼ 이름표만 붙어 있는 야생화단지의 모습은 시간이 더 필요한 듯하다.

 

▼ 바로 따라온 송총과 합류해서 도덕산으로...

 

▼ 09:46 도문산.

 

▼ 10:00 도덕산.

 

10:15 밤일분기점

 

忠州 平氏 始祖와 그 부인의 全義 李氏 幽宅.

 

별 관심없이 두어번 지나치기만 했는데 많지 않은 내 성씨에 대한 언급이 있어 유심히 읽어 본다.

 

10:30 밤일생태육교

 

10:52 한치고개육교.

 

11:23 구름산

 

송총의 삼색전으로 잔치 벌린다. 한시간 입이 즐겁고 귀가 재밋다.

 

13:04. 100여년 된 광명동굴을 품은 가학산.

 

중간의 길로 쭉 가면 안서초등학교가 나오고 표지목에서 우로 틀어 오르막길로 오르면 서독산으로 가는 길이다.

 

도고내오거리 안내 표지목.

 

13:41 서독산전망대.

 

13:47 서독산(221.8m). 일명 서덕산 또는 청덕산이라 불리웠는데 과거 많은 선비들이 이곳에서 과거 급제를 위해 책을 읽고 공부에 몰두 했었기에 글서(書)자와 읽을 독(讀)자를 써서 서독산이라 이름 지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삼세판에 오른 서독산 정상에 가끔 산행에 도움을 받는 사하라님과 대구의산님의 흔적이 있다.

 

 14:13. 광명이케아 쪽으로 나오메 오늘 산행은 종친다. 건너 버스정류장에서 광명사거리역으로 가는 버스를 탈 작정이다. 그곳에는 먹자골목이 있다.

 

 길건너 기형도문학관.

  

奇亨度는 1960년 2월 16일 인천광역 옹진군 연평도에서 3남 4녀 중 막내로 태어났다. 1979년 연세대학교 정법대학 정법계열에 입학하여 1985년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였다. 1984년 중앙일보에 입사하여 정치부·문화부·편집부에서 일하며 지속적으로 작품을 발표하였다. 1989년 시집 출간을 위해 준비하던 중, 종로의 한 극장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되었고 사인은 뇌졸중이었다.

대학 재학 시절 윤동주문학상 등 교내 주최 문학상을 받았고, 1985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시부문에 《안개》가 당선되면서 문예지에 시를 발표하기 시작하였다. 중앙일보에 근무하는 동안 여러 작품을 꾸준히 발표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하였다. 주로 유년의 우울한 기억이나 도시인들의 삶을 담은 독창적이면서 개성이 강한 시들을 발표하였다.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유고 시집인 《입 속의 검은 잎》(1989), 산문집 《짧은 여행의 기록》(1990), 《기형도 전집》(1999) 등이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기형도 [奇亨度] (두산백과)

 


정거장에서의 충고
                                            - 기형도

미안하지만 나는 이제 희망을 노래하련다.
마른 나무에서 연거푸 물방울이 떨어지고
나는 천천히 노트를 덮는다.
저녁의 정거장에 검은 구름은 멎는다.
그러나 추억은 황량하다, 군데군데 쓰러져 있던
개들은 황혼이면 처량한 눈을 껌벅일 것이다.
물방울은 손등 위를 굴러다닌다, 나는 기우뚱
망각을 본다, 어쩌다가 집을 떠나왔던가
그것으로 흘러가는 길은 이미 지상에 없으니
추억이 덜 깬 개들은 내 딱딱한 손을 깨물것이다.
구름은 나부낀다.
얼마나 느린 속도로 사람들이 죽어갔는지
얼마나 많은 나뭇잎들이 그 좁고 어두운 입구로 들이닥쳤는지
내 노트는 알지 못한다.
그 동안 의심 많은 길들은
끝없이 갈라졌으니 혀는 흉기처럼 단단한다.
물방울이여, 나그네의 말을 귀담아들어선 안된다.
주저앉으면 그뿐, 어떤 구름이 비가 되는지 알게 되리
그렇다면 나는 저녁의 정거장을 마음속에 옮겨놓는다.
내 희망을 감시해온 불안의 짐짝들에게 나는 쓴다.
이 누추한 육체 속에 얼마든지 머물다 가시라고
모든 길들이 흘러온다, 나는 이미 늙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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