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깥구경

北海島 오겡끼데스까의 울림이 있는 오타루[小樽]

자어즐 2019. 1. 16. 23:37

가이드가 일본의 길몽 1,2,3에 대한 얘기를 한다. 一(いち)는 후지이고 후지하면 산이다. 하나의 후지산과 二(に)는 다카다. 다카는 매 []를 말한다. 예전에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지체 높은 양반들은 매 사냥을 즐겼는데 자기의 길들인 매에는 식별표기를 달았다. 그것이 시치미다. 이것을 떼면 네 매인지 내 매인지 모른다하여 지치미를 떼다라는 말이 나왔단다. 二는 두 마리의 매를 말하고 三(さん)은 나스, 가지[,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가을 전어 굽는 냄새에 집나간 며느리가 들어 온다는 것과 같이 일본에서는 가을 가지는 맛이 있어서 며느리도 안준다는 얘기가 있단다. 三은 세개의 가지. 그래서 후지산과 두마리의 매 세개의 가지 꿈을 꾸면은 바로 복권을 사자고 우스게 소리를 한다.

실제 제일 좋은 꿈으로는 후지산富士山 꿈이 명산이어서 제일 좋다. 두 번째로는 매 꿈이다. 매를 일본어로 다카라고 해서 높다는 고자와 같은 음이다. 높게 된다는 얘기다. 셋째는 먹는 가지이다. 이것도 일본어로는 나스라고 하는데 이룬다는 성자의 음과 같아서 꿈을 이룬다는 뜻이 된다. 그래서 길몽이 된다. 

 

지난 1995년 한국에서 상영돼 큰 인기를 모았던 일본 영화 '러브레터'의 배경이 된 홋카이도(北海道)의 오타루(小樽). 오타루는 홋카이도 원주민인 아이누족 말로 '모래가 많은 바닷가'라는 '오타루나이'에서 나온 지명이다. 100여년 전부터 홋카이도의 관문으로 발전했던 오타루는 홋카이도에서 하코다테(函館) 다음으로 중요한 항구였다, 오타루(小樽)는 19세기에서 20세기 초반까지 부흥했던 '청어(靑魚)의 도시'이자 홋카이도의 석탄을 실어나르던 '석탄의 무역항'으로 유명했다. 그래서 금융가와 무역상들이 이곳에 모여들어 '홋카이도의 월가'로 자리잡았고 국제무역항으로 이름이 높았다. 그러나 제2차 세계대전 패전과 함께 그 중요도가 떨어지면서 마을은 쇠퇴하게 된다. 그러나 그 시기 조성됐던 오타루 운하(小樽運河)와 창고건물등이 근대유산 지정과 함께 보전돼 지금은 오타루시(小樽市)의 관광산업에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차창으로 운하를 보고, 사카이마치 거리의 가게 몇 군데 구경하며 스치듯 잠시 지나가는 오타루는 실제 그렇게 매력적이거나 환상적이지 못하다. 특히나 이와이 슌지(岩井俊二)감독 작품 '러브 레터'라는 일본영화를 모르는 사람은 더할 것이다. 이곳이 무슨 유명지라고  많은 사람들이 방문을 할까 의아해 할 수도 있다. 다만 아름답고 청아한 오르골 소리나 퇴색된 창고건물을 개조하여 안과 밖이 완전히 다른 낯선 풍경의 호기심은 그나마 오타루를 기억하게 한다. 

'오겡끼데스까''와다시와 겡끼데스'의 울림이 있는 애절한 인사가 기억에 있는 이들은 오타루 곳곳에 남아있는 '러브 레터'의 각색된 장면들이 있는 장소를 만나보고파 이곳을 방문하게 하는지도 모른다.  

 

▼ 사카이마치도리,시카마스시

 

▼ 삿뽀로의 눈이 에제사 눈에 익는다. 나무위의 눈 덩어리가 얹혀진 것도 도로가에 담장 높이로 쌓인 눈도 새로운 모습이었다. 눈길을 달리는 차들은 타이어의 성능을 시험하기라도 하는 듯 당췌 두려움이 없는 놀랍운 모습이 이젠 익숙다. 갈 시간 되었다.

 

▼ 죠잔케이에서 삿포로 면세점 한군데 들렀다가 오타루로 갈 참이다. 강가에 눈치우는 광경은 또 새롭다. 눈 축제를 위해 눈을 실어나르는 자위대 수송차들도 심심찮게 보인다.

 

오타루운하[小樽運河]홋카이도 오타루[北海道小樽[에 있는 길이 1140m의 운하이다. 멀리 바다를 매립하여 육지와의 사이에 만들어진 매립식 운하이며, 1923년에 완했다. 당시에는 화물을 인력으로 하역하고 있었으나 戦後에 쇠퇴해 갔다. 이후 운하의 폭의 절반을 매립하고 주변에 산책로와 가스등을 정비하여 현재 모습으로 바뀌었다. 오타루운하 수로 연안에는 벽돌과 삿포로연석(札幌軟石)으로 만들어진 창고들이 당시의 모습으로 남겼으며 현재는 레스토랑 등으로 재활용되고 있다.

 

▼ 오타루 운하에 대한 기대가 너무 컸나... 이것만으로는 특별하다고 하기에 무리가 있어 보인다. 

 

▼ 北日本倉庫港運会社의 옛건물은 외부는 그대로 두고 내부는 리모델링해서 OTARU TIMES GARTEN[小樽タイムズガーテン]로 변신했듯이 이곳은 예전에 쓰던 창고들이 외관은 그대로 둔채 모두 레스트랑,카페등으로 재탄생하였다.

 

오타루사카이마치도리[小樽堺町通り]

 

사카이마치 거리는 어디부터 어디까지인지 알기 어려울 수도 있다. 사카이마치1번가의 교차로에 있는 旧百十三銀行오타루지점에서 이리후네 길[入般通リ] 사거리 메르헨 교차로에 있는 오타루 오르골당 본관까지 약 750m를 사카이마치 거리라 한다. 이 길에는 유리 공예점과 수공예품점, 홋카이도의 특산품, 디저트 전문점들이 모여 있다. 같은 이름의 상점이 여러 개의 매장을 두고 있기도 한데 사카이마치 도리의 대표적인 상점으로는 오르골당, 기타이치[北一], 르타오[Le TAO], 롯카테이[六花亭], 기타카로[北菓楼] 등이 있다.눈 길의 작은 도시의 길 한부분이 전부라서 볼거리는 없고 단지 먹거리와 기념품 구경에 시간을 바쁘게 쓰야하는 것이 아쉽다.

 

▼ 관광객 대상의 상점이 즐비한 거리 사카이마치도리 小樽堺町通り   

        

▼ 르타오 최대 점포인 르타오파토스 Pathos는 정열로 태양 같은 로고가 이를 나타낸다. 건물 정면에 정차중의 이동 판매차 "OTARU SWEETS VAN"에서는, 파토스 한정 과자도 판매하고 있습니다.  

 

▼ 手作り箸工房遊膳 小樽店[수제 젓가락공방 유젠(ゆうぜん) 오타루점]. 이름을 무료로 젓가락에 새겨 준다고 한다.

 

▼ 가이드가 주위 가게에 대한 설명을 자세하게 해주고 있다.

 

▼ 메르헨 교차로에 있는 오타루 오르골당 본관. 1912년에 외부는 벽돌, 내부는 나무로 지어진 건물로 옛스러움이 묻어난다.

 

▼ 르타오 본점[小樽洋菓子舗ルタオ本店]의 종탑. 

 

▼ 오르골 전시장. 오르골이란 음악을 연주하는 상자로 오르간을 뜻하는 네덜란드어 ‘Orgel’에서 유래했다. 영어로는 모양 그대로 뮤직박스(Music Box)라 한다.

 

▼ 밤문객의 눈을 현혹시키는 세계 각국의 오르골 수만개에 장단 마추 듯 관광객들이 끊임없이 들고 난다.

 

▼ 오르골당은 오르골 전시장일 것 같은 선입견이 완전히 무시된 오르골 백화점이다.

 

▼ 내 것 만들기가 힘이드는 김여사. 같은 곳을 도대체 몇 버퀴를 도는 지 모른다. 다른 곳도 구경해 봐야하는데 하나 고르는데 시간이.

 

▼ 결국은 오른쪽 가장자리 앞쪽의 부드러운 사각모양으로 결정한다. 가이드가 건낸 활인권과 면세로 한개 5,000円에서 조금 빠진다. 10,000円이 넘는 것도 수두룩.

 

▼ 이곳의 후보와 경합했다. 경쾌한 음악소리와 이쁜 모양에 아주머니들 생각지도 않은 구매욕구를 생기게 만드는 이곳의 상술? 존경스럽다. 

 

▼ 으르골당 입구의 증기시계. 한 시간마다 시간을 알리고 15분 마다 5음계의 멜로디를 연주한다. 45분이 안되었는데 증기를 뿜는 걸 보니 푸근한 날씨에 긴장이 풀렸나...왼 쪽 상야등[常夜燈,]은 메이지시대 오타루항을 비추던 목재등이었으나 소실되고, 1997년 이곳에 상부는 철재 하부는 석재로 다시 만들어 설치한 것이다.

 

▼ 르타오본점 종루에서 보는  매르헨교차로メルヘン交差点

 

▼ 오타루를 꺼꾸로 읽은 루타오에서 이름을 만들었다는 르타오 본점 1층 테이크아웃 매장에서 에르베이트를 탄다. 2층에는 카페인 듯해서 종루 전망대로 가는 것인지 잠시 의심스러웠지만 3층이 무료 전망대다.

 

▼ 사카이마치 거리.

 

▼ 가타이치 아울렛[北一硝子 アウトレット].

 

▼ 슈크림빵등 일본스러운 느낌의 디저트와 과자를 전문점 기타카로[北菓楼]. 이곳의 대표적인 상품으로 자작나무의 나이테 모양을 한 바움쿠헨[パウムク―ヘン]는 맛보자.

 

▼ 롯카테이[六花亭].롯카테이는 육각의 꽃, 즉 눈꽃을 상징한다. 슈크림에 커피가 따라오니 값싸게 디저트를 먹을 수 있다는 곳.

 

▼ 유리공예매장의 상품들은 단가가 높아서 눈요기만 한다. 손가락 한마디 정도 되는 유리강아지도 만엔을 넘어 간다.

 

▼ 18세기의 화려한 베네치아 궁전을 재현한 기타이치베네치아미술관[北一ヴェネツィア美術館 ]. 가이드가 시간이 되면 한번 보라고 한 곳이지만 오르골강에서 지체하는 바람에 집합시간에 쫓겨 통과다. 1층은 무료입장이고 유리제품과 장식을 판매하는 박물관상점이고 이층부터는 돈을 내야한다. 중세 귀족의 드레스 체험도 할 수 있단다.

 

▼ 오타루 스시 거리[小樽寿司屋通り]에 있는 스시 일식 시카마[寿司和食しかま]에서 이번 여행의 마지막 점심을 초밥으로 먹는다. 추가로 더 시켜서 배를 안고 나왔다. 본 고장의 초밥이어서 인지 신선도도 좋고 맛도 있다. 이집이 小樽寿司屋通り会에도 가입된 오타루에서 재법 이름이 있는 스시[寿司, 회초밥]집이다.

 

▼ 기모노를 곱게 차려 입은 여아가 추워 보이는 날씨에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이유인 즉은 내일이 일본의 성인의 날이란다. 1월 2째 월요일로 공휴일이라는 구만. '그려 이제부터 어른이니 굿굿하게 살거라 어른됨을 축하한다'고 저 아이에게 마음으로 말 전한다.

 

▼ 오타루에서 신치토세공항 가는 고속도로. 삿포로를 지나고 있다.

 

여행한다는 거, 일상에 눌려 잘 펴지 못하는 날개다. 가끔은 날개를 펴고 날고 싶어도 여러가지 제약들이 무게를 더해서 접기가 일수다. 어디론가 삶의 터전에서 잠시 떠나려는 것은 인간의 본능일 텐데. 이번에 우리 친구들 여덟이 부인들을 대동하고 여행에 나섰다. 돌아 오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게 아니고, 짧은 여행이지만 그 동안 일상을 내려놓고 새로운 풍경과 환경을 느끼고 우리들의 정도 더해가는, 과정을 목적으로 다녀온다. 삿포로에서 저녁에 호텔을 나와 아자카야에서도 그렇고 온천호텔에서 온천을 즐기고 모여 하루를 뒷풀이 하는 곳에서도 그렇고 오고가는 말들이 점점 배려하고 편해간다. 우리 보다도 집사람들 끼리 서로 격이 줄어드는 게 눈에 보여 좋다. 그렇게 우리는 또 하나의 깊이를 쌓는다.

겨울 삿포로는 후코오카나 오사카와는 또 다른 것을 보여주고 느끼게 한다. 살아있는 화산의 연기나 칼데라호수의 색깔에다가 눈의 천국이 만드는 설원도 하나의 기억이 된다. 도깨비와 갓빠도 눈 위를 주저없이 달리는 버스를 막지는 못한다.

다음 여행지는 어디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