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오름

계룡산

자어즐 2018. 4. 10. 22:51

 

 

아들이 예약한 예식장에 시식가자고 하는 김여사의 말이 있기 전에 이미 합동산행에 가겠다고 했으니, 김여사에게 시식은  지인 누구와 가도 충분할거니 그리 해주라하고 나는 이쪽으로 붙는다. 청운산우회와 대구동문들의 일년에 한번뿐인 연중행사인데 올해는 계룡산으로 결정했단다. 양재역에서 출발하니 이른 시간에 전철을 탄다.

옆자리에 등산복 차림에서 산꾼의 내음이 나는 이들의 얘기중에 누가 백두대간[천왕봉에서 진부령까지 대간거리 약735km, 접속거리 약110km, 실제거리 약845km]을 10구간으로 나누어 타는데 한구간이 대략 팔구십km가 된다는 말이 눈을 감고 있어도 들려온다. 나보다 나이가 그리 적어보이진 않는데 정말 대단하다. 속으로 그 체력에 존경을 표한다. 한편으론 밤낮 걸어야하니 성취욕이야 크다해도 자연을 담을 수 있는 여유가 없어 삭막하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든다. 여러동네 산이름이 나온다.

주초만해도 20도가 웃돌던 기온이 주말에 사정없이 떨어진다. 오늘 서울 기온이 1도~9도란다. 얼추 준비해서 나왔어도 갑사주차장에 도착하니 차가운 바람에 몸이 움찔거린다. 천안논산간 고속도로가 많이 밀려서 대구차보다 한참 늦게 도착한다.

차안에서 「그리고 우리는 쓰기 시작하였다」대구 대건고 문예반 '태동기'50주년 기념문집을 태동기 동인인  조성순에게 한권씩 받았다. 의미있는 책 한권을 얻으니 얼마나 좋은지, 그것을 보며 가는 내내 잠도 도망가고 버스가 밀려도 지루하지가 않다. 재학시절 국어를 기르치던 선배이자 시인인 도광희선생님의 시와 서정윤,조성순,박덕규,권태현,안도현,이정하시인과 이경식,김완준 작가, 하응백 문학평론가등 태동기회원들의 글과 시가 모여있다. 

대구에서 온 버스에는 재학중인 산악부원들과 지도선생이 포함되어 있다. '희말라야'영화로 알려진 산악인 미련곰탱이 백준호는 1967년 대구에서 태어나 대건고를 졸업했고 계명대에서 산악부원으로 활동했다. 2004년 엄홍길등과 희말라야 원정에서, 실패할 것을 알면서도 목숨걸고 동료의 구조산행을 시도한 그는 결국 산악인 최초의 의사자가 되었다. 그 후예들과 오늘 산행에 동행한다.

고1이면 이제 열일곱이고 오늘 최고참 선배가 칠십에 한살빠지니 오십둘의 시공이 있다.

오늘은 계룡산의 백미 자연성릉을 비껴가더라도, 예전 이맘때 갑사의 황매화가 갈 길을 붙들고 넘어가면 동학사 벚꽃이 비되어 내리던 기억을 더듬어 동문들과 즐거운 산행을 해보고자 한다.

 

1. 누구가 : 청운산우회+대건동문산악회+재학생산악부와 합동으로,

2. 언   제 : 2018년 04월 07(토요일).

3. 어디로 : 계룡산 갑사-삼불봉-남매탐-동학사

4. 얼마나 : 4시간 30분(식사,휴식시간 포함)


계룡산[鷄龍山]이라는 이름은 천황봉에서 쌀개봉,삼불봉으로 이어진 능선이 흡사 닭벼슬을 한 용의 형상과 같다는 데서 유래했다. 조선초 태조가 신도안(계룡시 남선면 일대)에 도읍을 정하려고 이 지역을 답사했을 때 동행한 무학대사가 산세를 보고 ‘금계포란형(金鷄抱卵形·금닭이 알을 품는 형세)’이자 ‘비룡승천형(飛龍昇天形·용이 날아 하늘로 올라가는 형세)’이라 일컬었는데 거기서 두 주체인 ‘계(鷄)’와 ‘용(龍)’을 따왔다고 전해진다. 1968년 12월31일 지리산에 이어 두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계룡산은 올해로 국립공원 지정 50주년을 맞는다. 

 

▼ 이동경로 : 갑사주차장 - 매표소 - 갑사 - 용무폭포 - 금잔디고개 - 삼불봉 - 남매탑 - 동학사 - 매표소 - 산두부집)- 동학사주차장

 

 

 

 

▼ 10:21 양재에서 약145km의 거리를 거의 3시간 걸려 갑사주차장으로 든다.

 

 


▼ 10:49 오늘 산행코스 소개.

 

 


▼ 10:53 갑사매표소. 성인 3,000원/인(30인이상 단체 2,500원/인). 65세 이상은 먼저 무료입장이다.

 

 

 

 

 

 


▼ 10:57 탐방지원센터 직원이 계룡산을 설명하며 기가 센 산이니 금잔디고개를 넘으며 소원 하나 빌어보라면서 산에서는 음주를 하지 말고 내려가서 하산주하라고 홍보한다.

 

 

 

▼ 갑사주차장 - 갑사 - 금잔디고개 - 삼불봉 : 3.9km, 2시간 30분

 

 

 

▼ 오른편 한켠에 있는 시비를 만나보니 한국문단에서 손꼽히는 불교 시인이자 독립운동가인 야석 박희선(1923-1998) 시인의 시비였는데 시비에는 '지비(紙碑)'라는 시가 새겨져있다.

 

 


▼ 일주문을 들어서고 사천왕문을 건너니 이제 는 확실히 사찰의 영역인가.

 

 


▼ 우거진 느티나무 터널 사이로 가볍게 얘기하며 갑사가는 길은 호젓해서 평온하다. 실제로는 오리가 되지 않는 갑사오리길.기왕이면 이맘 때 좌우에 황금색으로 치장하고 있어도 괜찮은데...

 

 

 

 

 

▼ 황매화가 아직 봉오리를 오므리고 있다. 활짝 핀 모습에는 아마 일주일 쯤 이른 시간인 것 같다.

 

 

 

 

 

 

 

 


▼ 11:06 鷄龍甲寺. 갑사는 계룡사의 서쪽 기슭에 자리하고 있어 동학사와 대칭되고 있다. 동학사는 아침 일출을 가장 먼저 받는 사찰이지만, 갑사는 계룡산을 넘는 해를 가장 오랫동안 받는 사찰이다. 고구려 승려 아도화상이 백제 땅이었던 계룡산을 지나고 있을 때 상서로운 빛이 하늘로 뻗쳐오르는 것을 보고 이곳에 절을 짓고 갑사라 하였다고 한다. 이 떼가 백제 구이신왕 원년인 420년이다. 위덕왕 3년(556)에 천불전과 진광명전, 대광명전을 혜명대사가 중건하였다. 이어 의상대사가 당우를 중수하고 화엄대학지소를 창건하여 화엄도량의 법맥을 이어 전국의 화엄 10대 사찰 중의 하나가 되었다. 신라와 고려를 거치고, 조선 시대에 와서 1597년 정유재란으로 전각이 소실되어 새롭게 중수를 거치면서 다양한 건물이 들어서 지금에 이르고 있단다.

 

 


▼갑사강당[도 유형문화제 제95호]. 강당은 스님들이 법문을 강론하던 건물, 정유재란(1597)으로 불타 없어진 것을 다시 지은 것이다. 대웅전 앞에 자리한 강당은 실제 출입문으로 사용했었는데, 언제부터인가 강당건물 좌우로 계단을 만들어 출입하게 하고 누각의 아래에는 자연석으로 모두 막아 다른 용도로 사용하고 있다. 앞면 3칸·옆면 3칸의 규모이며 지붕의 옆선이 사람 人자 모양인 맞배지붕집이다. 鷄龍甲寺 현판은 절도사 홍재의가 쓴 것이란다. 

 

 

 

 

 

 


▼ 충남의 사찰 중 춘마곡∙추갑사(春麻谷∙秋甲寺)를 이야기 한다. 삼불봉(三佛峯) 아래 아름드리나무로 어우러진 계룡산 서편 자락에 끝없이 펼쳐진 단풍의 모습과 사방에서 우수수 떨어지는 낙엽은 산을 찾는 나그네의 시상을 일깨우기에 가을을 우선하지만 봄도 연녹,노랑,분홍... 여러가지 색으로 꾸며도 화려하지 않고 차분해서 좋다.

 

 

 

 

 

 


▼ 관음전과 요사채사이로 연천봉갈림길에서 나와 진달래고개로 슝.

 

 

 

▼ 숭고,기풍의 꽃말을 가진 꽃. 황매화는 매화집안이 아니다. 꽃모양만 비슷할 뿐이고. 노란 카네이션 같이 잎이 많은 것을 겹황매화 혹은 죽단화라는 것도 있다.

 

 

 

 

 

 


▼ 전널 온 비의 영향인지 수량이 의외로 많고, 산중에 물소리 세차다.

 

 


▼ 11:16 아무리 심한 가뭄에도 물이 마르지 않는다는 용문폭포. 龍門瀑布는 예로부터 의 하나로 유명하다. 갑사구곡으로는 용유소, 이일천, 백룡강, 달문담, 군자대, 명월담, 계룡오암, 용문폭포, 수정봉을 말한다.

 

 

 

 

 

 

 

 

 

 


▼ 11:26 용문폭포 전망대에서 잠시 쉬었다가 금잔디고개를 갈려고 돌아온다.

 

 

 

 

 

 

 

 


▼ 11:47 데크계단과 계곡 옆 돌계단길을 오르다보면 천진보탑이 있는 신흥암에 이른다.

 

 


▼ 계룡산에서 처음 만난 진달래.

 

 


▼ 왜 이리 계속 오르기만 하냐는 최고참 선배의 말에 그래도 갑사에서 오르는 코스가 이산에서 가장 쉬운코스이고 이제 조금만 가면 된다고 후배가 응답한다.

 

 


▼ 12:24 금잔디고개

 

 


▼ 매번 산행에서 영상을 남기고 괜찮은 사진은 인화하여 코팅지까지 입혀서 담 산행에 나누어 주는 최고참 선배. 

 

 

 

 


13:11 식당을 차린 흔적제거. 계룡산국립공원 내 음주행위 금지지역은 관음봉 고개와 삼불봉 고개, 금잔디 고개, 남매탑 일원 등 탐방로 4곳을 비롯해 안전사고 발생 가능성이 많은 관음봉과 연천봉, 도덕봉, 금수봉, 빈계산 정상 등 정상부 5곳이다. 공원사무소는 앞으로 6개월 간 계도기간을 운영한 뒤 9월 13일부터 과태료를 부과할 예정이란다.

 

 


▼ 금잔디고개에서 남매탑0.7km / 갑사2.3km / 상신탐방지원센터3.0km.

 

 


▼ 금잔디고개에서 삼불봉고개로 바로 가기에는 아무래도 아쉽워 삼불봉으로 돌아가려고 산행 흔적이 적은 산로로 따라간다. 

 

 


▼ 자연성릉

 

 


▼ 13:32 자연성릉과 만남. 관음봉 1.4km / 금잔디고개 0.4km.

 

 


▼ 삼불봉

 

 

 

 


▼ 천황봉에 보이는 주능선.

 

 

 

 

 

▼ 13:45 삼불봉. 계룡산의 여덟 곳 빼어난 비경을 `계룡산8경`이라 하는데, 제1경은 천황봉의 일출, 제2경은 삼불봉의 설화(雪花), 제3경은 연천봉의 낙조(照), 제4경은 관음봉의 한운(閑雲), 제5경은 동학사 계곡의 숲, 제6경은 갑사 계곡의 단풍, 제7경은 은선폭포, 제8경은 오누이탑의 명월(明月)이라 한다.

 

 

 

 

 

계룡산의 연봉(連峰) 가운데 하나로 해발 775.1m이다. 삼불봉이라는 명칭은 3개의 봉우리로 이루어진 형상이 세 부처의 모습과 닮았다 하여 붙여진 것이다. 남쪽의 천황봉과 쌀개봉에서 시작되는 계룡산의 주능선에 해당하며, 편마상 화강암으로 이루어져 있다. 동쪽에 신선봉과 장군봉이 있고, 서쪽에 화엄십찰(華嚴十刹)의 하나로 420년에 창건된 갑사(甲寺)가 있으며, 남동쪽에 724년에 창건된 동학사(東鶴寺)가 있다. 남쪽으로 능선이 이어지며, 북쪽으로는 수정봉을 지나 금강에 이른다. 계룡산국립공원에 속하여 등산객이 많이 찾는 봉우리 가운데 하나이며, 특히 겨울에 눈이 내리면 설경(雪景)이 아름다워 '삼불봉 설화(雪花)'라 부르며 계룡팔경(鷄龍八景)의 제2경으로 꼽는다.

 

 

 

 


▼ 14:02 삼불봉고개.남매탐 0.3km.

 

 

 

 


▼ 14:10 남매탑

 

 

 

 

 

 

 

 

 

남매탑(男妹塔)은 동학사와 갑사의 중간 지점인 삼불봉 밑의 옛 청량사 터에 2기로 구성되어 있었는데, 하나는 5층(보물 제 1284호), 다른 하나는 7층(보물 제 1285호)으로 청량사지쌍탑이라고도 불리며, 남매탑이란 이름에 걸맞은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전해 내려오고 있다.

신라시대 때 상원조사가 이곳에서 토굴을 만들어 수도를 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호랑이 한 마리가 나타나 울부짖으며 입을 벌리고 있는 것이다. 스님이 입속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큰 가시 하나가 목구멍에 걸려 뽑아주었더니 며칠 뒤에 호랑이는 은공을 보답한다는 뜻으로 한 아리따운 처녀를 등에 업고 와서 내려놓고 갔다. 처녀는 경주사람으로 혼인을 치른 날 밤 호랑이에게 물려 여기까지 오게 되었다고 스님에게 말하였다. 그때는 산에 눈이 쌓이고 날씨도 추운 겨울이라서 돌려보낼 수 없어 추위가 물러가고 봄이 오자 스님은 처녀를 집으로 돌려보냈다. 그러나 그 처녀의 부모는 이미 다른 곳으로 시집보낼 수 없고 인연이 그러하니 부부의 예를 갖추어 주기를 바랐다. 이에 스님은 고심 끝에 처녀와 의남매를 맺고 비구와 비구니로서 불도에 힘쓰다가 한날 한시에 입적했다. 이렇게 의남매의 연을 맺어 수행자로서 열심히 정진한 두 분을 기리기 위해 스님의 제자인 회의화상이 화장 후 사리를 수습하여 탑을 건립하게 되었는데 이 탑을 이름하여 남매탑 또는 오누이탑이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 오늘도 남매탑을 지키는 상원암. 동학사 산내의 암자이다.

 

 


▼ 아이가 다소 지루한 돌길 내려오며 아빠 힘들어 멀었어요, 하니 다와 간다고 하는 아비의 답이 참인지 거짓인지...

 

 

 

 

 

 


▼ 14:55 세진정삼거리.

 

 

 

▼ 남매탑에서 내려오는 갈림길에서 동학사 쪽으로 극락교 건너에 있는 육모정이 세진정[洗塵亭]이다. 마음속에 있는 번뇌의 티끌을 맑은 계곡에 씻어 낸다는 뜻을 가진 정자이다. 

 

 

 

 


▼ 길상암 위에 하늘색이 모처럼에 재색깔을 드러낸 듯하다.

 

 

 

▼ 봄이 그리는 소리가 나무 끝에 애기초록으로 떨린다.

 

 

 

 

 

 

 

▼ 벚꽃과 목련이 어우러지는 것은 봄이 가까이에 있슴이다. 순결,절세미인과 고귀함 꽃말도 어울린다.

 

 

 

 

 

▼ 생각하는 여인. 모든 생명적인 것들의 행복을 염원하고 있단다.

 

 

 

▼ 15:13 동학사일주문. 동학사 일주문에는 ‘鷄龍山東鶴寺’라고 쓴 편액이 걸려있는데 장산 김두한 선생에 의하면 이 글씨는 여초 김응현(金膺顯)(1926~2007년) 선생의 글씨로 서체는 예서(隸書)라고 동학17호 묵향에서 밝히고 있다. 그리고 좌측에는 행서(行書)로 무인동여초거사(戊寅冬如初居士)라 쓰여 있는데 이는 1998년 겨울에 쓴 것이란다.

 

 

 

▼ 동학사 매표소

 

 

 

매년 4월이면 박정자 삼거리에서 동학사 입구까지 3km에 걸쳐 50년 이상 된 벚나무가 화려한 꽃을 피워 장관을 이룬다. 6일부터 15일까지 계룡산벚꽃축제가 열린다.

 

 


▼ 개나리,벚꽃,진달래는 꽃이피고 잎이나는 대표적인 것들이다. 벚꽃은 순식간에 활짝 피었다가 잠깐 한눈파는 사이에 사라지고 만다. 벚꽃은 꽃봉우리가 터지기 시작해서 일주일 밖에  안 가지만 다섯장의 엷은 꽃잎이 하나씩 휘날리며 떨어지는 모습이 꽃비가 되어 아름답다.

 

 


▼ 키 20m, 가슴둘래 3m 까지 크는 벚나무. 좀 굵다 싶어 팔벌려 안으면 두아름이다.

 

 


▼ 15:23 우측으로 천장탐방지원센터 가는 갈림길. 동학사로 오르는 초입의 식당가와 벚꽃축제로 만들어진 풍물큰장터를 지나오다. 문화재입장료가 아까우면 천장탐방지원센터-큰배재-남매탑 코스를 잡으면 된다.  

 

 

 

 


▼ 15:26 오늘 하산 뒤풀이식당은 동학사 치안센터 앞 계룡산 산두부집.

 

 


▼ 공주 밤막걸리가 대구서 온 동기랑 나누니 더 달짝지근하다. 두부전골,파전,감자전,도토리묵무침, 배터진다. 4년,6년,8년 선배와 같은 자리니 벌써 고참축에 드는 건가ㅎ

 

 


▼ 16:19 예정은 금잔디고개에서 삼불봉고개로 바로 내려오는 코스인데 삼불봉을 찍고 돌아오는 바람에 삼십분 이상 지연되었다. 도로 정체를 감안해서 서둘러 식당을 파하고 주차장으로 향한다.

 

 

 

▼ 동문모임의 마지막은 교가제창이다. "진리를 사랑하는 젊은 넋이여 피 끊는 가슴에 희망을 안고~" 

 

 

 

 

 


대구 대건고 문예반 ‘태동기’ 50년 기념문집 책소개


"태동기, 영원한 꿈틀거림의 문학으로”


‘태동기’는 태어나기 전의 아기가 엄마 뱃속에서 살아 움직이는 시기를 뜻한다. 아직 완전한 상태가 되기 전에 부지런히 움직이며 준비하는 시기라는 의미로 쓰기도 하는 말이다. 본격적인 전문가가 되기 전 열심히 준비하는 시기, 문학의 자리에서 보면 문학인이 되기 전 열심히 습작하는 시기가 바로 ‘태동기’가 되겠다. 50년 전 이 말을 한 동아리 이름으로 쓴 청소년 집단이 있었으니 그것이 바로 대건고등학교 문예반이었다.

대건고등학교는 한국 최초의 가톨릭 사제 김대건 신부의 이름을 딴 학교로 국내에 같은 이름의 고교가 모두 셋이다. 그중 대구의 대건학교는 1938년 대구에 설립된 대구천주교회유지재단에서 1946년 9년 대건초급중학교 인가를 받아 개교했다. 1969년 4월 당시 교내 문예반 활동을 하던 2학년 박상훈, 김성일, 이대수, 장태진, 하광웅 학생이 ‘태동기’라는 별칭을 쓰면서 고교 문학운동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이렇게 시작된 이른바 ‘태동기문학동인’은 2018년으로 50년의 연수가 되었다.

태동기는 입시교육의 어려운 환경 아래서도 순수한 열망으로 문학을 읽고 쓰고 갈고 닦으며 학창시절을 보냈다. 전국 각지에서 개최되는 각종 문예대회에 출전해 입상한 실적으로 치면 아마 이 태동기를 당할 학교는 드물 듯하다. 게다가 지도교사(시인 도광의 선생님 외)와 선후배 회원들은 50년 세월을 두고 끈끈한 유대로 오늘날까지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이 ‘태동기’의 시간을 이어 한국문학의 중심에서 독자 대중의 사람을 받는 작가도 다수 생겨나 있고, 또는 문학교육의 현장에서 전문성을 발휘하거나 일반 직장에서 문학운동의 주역이 되어 활동하는 문학인들도 많다.

안타깝게도 태동기도 그러하지만 대구의 고교문학, 나아가 국내의 고교생 문학은 팽배해진 자본의 가치관과 가중되는 입시의 억압으로 옛 시절의 낭만도 열정도 식어버린 상태다. 말하건대 십대들의 마음에 문학의 순수성이 그득해지지 않는 사회의 미래는 문학도 삶도 삭막해버릴 게 분명하다. 태동기 50년을 기념하면서 이 문집을 내는 이유도 바로 이런 데 있다.

이 책을 위해 여러 대의 태동기 회원들이 글을 냈고, 특히 현 고교 재학생 회원들이 모두 함께 했다. 그동안 지도교사로 봉직한 선생님들의 글도 실었고, 태동기였다가 다른 지역으로 전학을 갔지만 뜻을 함께 해온 분과 재학 중에는 문예반이 아니었으나 졸업 후에 등단해서 문인으로 활동하는 분은 준회원 자격으로 참여해 주었다. 또한 태동기 시절을 함께 한 이웃 문학인 여러 분이 동참해 그 시절을 즐겁게 회상해 주었다. 글을 준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

50년, 이 세월이 만만치 않아 창립의 주역인 박상훈 회원을 비롯해 몇몇은 고인이 됐다. 문학에서 아주 멀어진 것을 자탄해 스스로 연락을 멈춘 회원도 있다. 그러나 대개는 고교시절의 문학, 태동기의 이름 아래 만나고 뭉쳤다. 이 책이 우리에게는 추억을 되살리는 자리에 그치지 않고, 희미해져 가는 대구의 고교문학, 나아가 한국 십대들의 잃어버린 문학적 상상력에 대해 생각해보는 성찰의 공간이 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목차        책머리에ㆍ태동기, 영원한 꿈틀거림의 문학으로

1부 문학에 목숨 걸던 시절
태동기의 출범과 성장ㆍ박상훈
돌아갈 수 없는 영혼의 고향ㆍ조성순
문학의 첫길을 열어주신 도광의 선생님ㆍ안도현
그때를 아시나요?ㆍ김완준

2부 그들과 함께 한 세월
에덴은 있다ㆍ오양호
학교 가는 길ㆍ이동순
간절함이라는 문학의 뼈ㆍ장옥관
어디 닭 우는 소리 들렸으랴ㆍ정영희
태동기의 몇 남자들ㆍ강남옥
트리갭의 샘물ㆍ박상봉
그들과 함께 한 세월ㆍ홍경윤

3부 아름다운 시심
삼월에 오는 눈 외 4편ㆍ도광의
목어 외 2편ㆍ변형규
초록의 유언 외 2편ㆍ신영조
아름다운 시심ㆍ진선주

4부 시처럼 50년
경작지 외 2편ㆍ박상옥
형용사의 가을 외 2편ㆍ이재행
록키산맥의 국어선생 외 2편ㆍ백종식
시처럼 50년ㆍ장태진
책 외 2편ㆍ박기섭
유동추 외 2편ㆍ김다호
내가 사는 세상 외 2편ㆍ홍승우
찔레꽃 외 2편ㆍ서정윤
마네킹도 옷을 갈아입는다 외 2편ㆍ정대호
가자미식해 외 2편ㆍ조성순
불혹의 구두 외 2편ㆍ하재청
둥근 사이 외 2편ㆍ박덕규
비질 외 2편ㆍ이기홍
일기 외 2편ㆍ안도현
풍장 외 2편ㆍ이정하
나루터 외 2편ㆍ이행우
식구 외 2편ㆍ오석륜
요즈음을 위하여 외 2편ㆍ박은학
진주성 촉석루 외 2편ㆍ오승엽
슈즈를 타고 외 2편ㆍ이태진
사랑하는 이유 외 1편ㆍ추대봉
샴쌍둥이, 스웨터 외 2편ㆍ박형민

5부 추억, 몇 장면
참 아름다운 인연ㆍ김길동
생명, 그리고 감사하는 마음ㆍ성명기
삼월에 눈이 오니 바람도 푸근하다ㆍ정임표
옛 스승과 제자들ㆍ장호철
대동면옥 물냉면이 그립지 않으십니까?ㆍ김희근
두 가지 기억ㆍ권태현
문집과 백일장ㆍ박덕규
글쓰기, 열 개의 장면 하창수
40년 전의 일기장ㆍ이경식
봉란이 외 1편ㆍ장삼철
내가 살던 집ㆍ최대순
글쟁이 혹은 시인의 탄생ㆍ하응백
편지에 대한 단상 외 1편ㆍ곽호순
추억은 기억으로ㆍ신대원
이재행 선배님과 박상훈 형님ㆍ이행우
침묵ㆍ김완준
아름다운 악연ㆍ김현하
나의 고교시절ㆍ오석륜
부르고 싶은 이름들ㆍ김문하
35년 전, 그때 그곳ㆍ구교탁
흔적의 기억ㆍ이강형
그 시절의 추억ㆍ손영호
모자람의 눈ㆍ최준교
미당과 도광의 선생님ㆍ김영균
내 인생의 전환점ㆍ김기섭
어머님께 올리는 편지ㆍ김준태
어둠 속에서 부르던 태동가ㆍ김홍렬
신몽유도원도ㆍ박상훈
눈꽃 피던 날ㆍ이연주

6부 우리들의 꿈틀거림
나의 올드 댄, 나의 리틀 앤 외 1편ㆍ김병민
바다로 가려 한다면 외 1편ㆍ김승준
꿈 외 1편ㆍ김정택
너에게 묻는다 외 1편ㆍ김준수
바지락 외 1편ㆍ김택규
등굣길 외 1편ㆍ류영재
여름밤 외 1편ㆍ배기호
별고래 외 1편ㆍ안희준
길 외 1편ㆍ윤석준
작은 나무가 죽은 나무에게 외 1편ㆍ이상윤
엉뚱한 생각에의 열망 외 1편ㆍ이현준
2등 천재 외 1편ㆍ김동우
2017년 외 1편ㆍ박산하
가로등 외 1편ㆍ박준완
고요 외 1편ㆍ설재상
내가 하늘이라면 외 1편ㆍ형한희

부록ㆍ태동기문학동인회 명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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