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사가 칠월 두번째 토요일 콘도를 예약할테니 식구 셋이서 속초로 나들이 가자고 한다. 아들이 변명꺼리가 있을만도 한데 순순히 응하니 나에겐 선택의 여지가 없다. 그래서 딸랑 셋인 우리 식구 모처럼의 1박2일 길 나선다.
며칠전에 나온 일기예보에는 영서에 이틀 모두 비가 오는 것으로 나와 있어서 산행보다는 걷는 것이 좋을 것 같아 검색하니 속초 해파랑길 45구간이 제격이다. 설악해맞이 공원에서 장사항까지 해변따라 걸으며 땀 흘리는 즐거움에 먹는 즐거움을 더하면 훌륭할 게다. 그래서 갈아 입을 옷만 간단히 준비하고 먹거리는 현지조달로 하자니 김여사는 그래도 몇가지 아이스박스에 챙긴다.
지난주에 새로 개통된 홍천-양양간 고속도로가 밀릴 수 있어 아침을 서두런 게 7시 40분이다. 네비아가씨와 TMap을 섞어 외곽을 타고 퇴계원에서 내려 국도로 가다 설악IC에서 서울양양고속도로를 올린다. 홍천,내린천휴게소의 꽉찬 차량을 보고 그냥 통과해서 속초에 들어오니 3시간 반이 소요된다.
집에서는 얼굴 보기 바빠서 이야기할 기회가 별로없었는데 직장이야기,며느리될 아이 이야기,결혼이야기등등을 자연스레 나누게 되어 좋은 시간이 된다. 속내에 있는 이야기들이 나올 때면 좀더 세심하게 살펴주지 못한 부분들에 미안하다. 아직까지 마냥 어린 것 같은 틀에서 벗어나 이제는 걱정을 좀 덜어도 될 성 싶은 느낌에 한 시름을 놓아 본다.
오늘은 걷는 것이 목적이 아니다. 걸으면서 길위에서 길을 찾아보고, 모자란 이야기 나누며 동해의 바다를 담으면 된다. 좋은 경치에 발길 멈추고 맛있는 먹거리에 입맛다시면서 천천히 걸어 볼 참이다.
1. 누구가 : 김여사와 아들 셋이서
2. 언 제 : 2017년 07월 8일(토) 비후 게임
3. 어디로 : 해파랑길 45구간 속초해맞이공원에서 장사항(영랑호둘레길은 다음날)
4. 얼마나: 4시간(먹고 노는시간포함해서)
강원도청에서 소개한 해파랑길은 동해의 떠오르는 해와 푸른 바다를 길동무 삼아 함께 걷는다는 뜻으로 부산의 오륙도해맞이공원부터 고성의 통일전망대까지 이르는 걷기 길이다. 10개 구간의 50개 코스 중에서 해파랑길 45코스는 16.9km이며, 총 소요시간 5시간 40분이다. 속초해맞이공원에서 아바이마을, 속초등대전망대, 영랑호 범바위앞, 장사항까지 이른다. 해파랑길 제 9구간 중 45코스는 속초의 진면목를 모두 거닐 수 있는 길이다. 설악해맞이공원, 대포항의 빨간 등대를 보며 시작되어 속초의 해수욕장들을 지나치면서 바다의 쾌활한 모습을 구경하며 걸을 수 있다. 영금정, 등대전망대 등 속초의 관광명소 뿐만 아니라 아바이마을과 영랑호를 둘러 걷는 길은 속초라는 고장의 일상과 문화를 속속들이 볼 수 있도록 한다.
▼ 이동경로 : 설악해맞이공원 - 대포항 - 외항치해수욕장 - 속초해수욕장 - 설악대교 - 갯배선착장 -영금정 - 속초등대 -
사진교 - 장사항 - (버스) - 설악해맞이공원. 영랑호수공원입구 - 영랑호 범바위[영랑정]
▼ 먹구름과 연한 구름의 경계. 먹구름의 세력이 점점 크진다. 언제 한바탕 내릴지 폭풍전야 쯤 된다.
▼ 식후경하려고 속초에 들어서자 생성찜의 맛집으로 이름난 이모네식당을 검색해서 찾는다. 점심시간으로는 이른데도 역시나
이름값을 한다. 사십분 정도 기다려야 되니 주문하고 헨폰 번호를 주면 연락한단다.
▼ 생선모듬찜 중간 것으로 주문 들어간다.
▼ 해파랑길을 걸으면 가 볼 속초등대를 식사 기다리는 시간에 먼저 가보자.
▼ 등대전망대에 올라 오니 비가 쏟아진다.
▼ 우산이 작아서 비를 적게 맞을려니 본의 아니게 뒷테가 요런 모양이 되었다.ㅎ
▼ 50여분의 시간이 지나니 12시 남짓의 점심시간이 된다. 4년전의 식감이 알쏭달쏭한데 김여사와 아들이 맛이 좋단다.
감자와 무우위에 가오리,도루묵,갈치,명태,가자미가 올려져 있고 하나하나의 맛은 혀를 실망시키지 않는다.
▼ 해파랑길을 한바퀴 돌고 숙소로 들어갈려다가 방 배정부터 먼저 받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에 순위를 바꾼다. 울산바위와
골프장이 보이는 방에서 짐을 푼다.
▼ 14:33 설악해맞이 공원. 주차비가 이곳에서 회를 먹으면 공짜, 아니면 3시간 이상 6,000원.
▼ 물치항 위쪽, 설악산 입구앞 내물치(內勿淄)라 불리던 곳을 새롭게 단장해 설악해맞이공원으로 이름이 바뀌었단다.
▼ 이곳에는 30여개의 조각품이 전시되어 있다. 김형섭의「성장공간」따뜻함 어머니의 품을 상장으로 넓고 푸근한 가슴 언덕
에서 노는 천진한 아이들.
▼ 속초의 해안 바닷가는 대부분 해안절벽이 아니면 모래사장인데, 이곳의 바닷가는 다른 곳과 달리 자갈과 돌로 이뤄졌다.
▼ 인어연인상. 물질을 하며 살던 한 처녀가 결혼 약속한 총각이 풍랑에 조난 당해 돌아오지 못하자, 3년 동안 이 갯바위에
앉아 그리워하다 숨지고 말았다.그들의 영원한 사랑을 위해 마을 사람들은 조형물을 세웠다고.
▼ 14:50 인어연인상과 만나 보고 해파랑길 속초구간을 출발. 세식구 함께 걷는 것이 오랜만이어서 김여사 신이 난다.
▼길 위에서 길을 묻는 가. 아들과의 현안 이야기가 계속 연결지어 진다. 그 중에 재일이 결혼이야기라 상견례는.......
▼ 15:03 대포항길 갈림길
▼ 오사카 도톰보리 카니도라쿠 식당의 게다리 간판이 생각나는 게 간판. 대게를 상징하는 것이라 다리가 더 긴 느낌이다.
▼대포항. 남쪽에서 속초로 들어 오는 관문. 속초가 있기전에 설악산이 있었듯이 속초가 알려지기 전에 대포항의 이름은 있었다.
▼ 15:10 큰대에 물가포라 대포항은 큰포구란 뜻이다.
▼속초해수욕장 주변, 대포항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작고 아담한 규모의 항구인 외옹치항. 규모가 작고 잘 알려지지 않고, 바로 옆에
위치한 대포항이 워낙 유명한 탓에 상대적으로 외옹치항은 비교적 한산하고 조용하다. 외옹치라는 지명은 항아리를 엎어 놓은 듯한
형상을 한 옹치산에서 유래되었다. 외옹치 주민들의 대부분이 어업을 생업으로 하고있기 때문에 마을과 포구의 분위기가 향토적이고 어촌
의 정취가 물씬 풍긴다. 또 고기잡이 배가 매일 드나들기 때문에 활어난전에서 싱싱한 횟감을 쉽게 구할 수 있다. 대포항보다는 규모
도 작고 어종도 적지만 북적거리는 인파에 치이지 않고 편안하고 조용하게 횟감을 고를 수 있어 좋다. 외지인 보다는 현지인이 더 많이
찾는 곳이라고 하니 담에 기회가 되면 한번 가 보기로 한다.
▼ 15:29 아직 완공되지 않은 롯데리조트 쪽으로는 통제 중이어서 도로를 타고 온 외항치 해수욕장. 조용하고 한가하다.
▼ 12시 전에 내린 비는 흔적이 없고 어제(7월 7일) 개장한 속초해수욕장은 사람들로 붐빈다.
▼ 해수욕장 앞에 속초8경 중에 하나인 조도. 보편적인 섬으로 보이는데 이 쪽의 8경 중에 하나라니 뭔가가 있는 모양이다.
그것이 뭘꼬. 새들이 많이 찾는다 하여 조도이고, 일출에 만들어지는 그림의 조화가 하나의 경관이 되는지도 모른다.
▼ 모래의 질이나 수질이 좋아서 속초시민 뿐 아니라 외지인들이 많이 찾기도 하지만 양호한 송림도 한 몫한다.
▼예전에 일출 볼 요량으로 부지런히 왔건만 날씨가 안 좋아서 못 본 기억이 있다. 얼마나 애석하든지...
▼ 산호상 가는 길.
▼ 15:53 산호초의 환상적 꿈과 물고기의 역동적 희망, 그리고 그 꿈과 희망을 귓가에 전해주는 소라를 형상화 한 모습을 보고.
▼가을동화의 촬영지 아바이마을 찾아 가는 길.
▼ 골동품가게에 전시해도 될 1990년대의 차, 현대 엑셀.
▼ 간혹 시간이 멈춰 있는 곳을 지나서 가면..
▼ 설악대교 아래로 나온다.
▼오는 중에 동네분에게 위치를 물어본 엘리베이터는 가동 중.
▼10:23 다리 넘어에 청초호.
▼16:26 가을동화 촬영지에 와서 간이해수욕장의 빈의자에 앉아 주인공이 한번 되어 본다. 주위가 좀더 깨끗했으면 좋겠다.
별 볼일 없는 것 같은데도 닦고 가꾸어서 사람들을 끌어 모으는 일본인들의 방법을 여기서는 배웠으면 좋겠다는 나의 생각.
▼ 다시 찾은 은서네식당. 소화가 덜 되었어도 아바이 마을의 순데는 먹고 가야 예의다 싶어 모듬순데 맛 보인다. 예전에는
흰 여백없이 낙서로 도배를 했었다.
▼오징어순대는 깻잎장아찌랑 같이 먹고 아바이순대는 가자미 식혜를 얹어 먹어보라는 아줌니 말대로 따라해보면 그 맛은...
말이 필요 없으니 먹어보고 답을 하시라. 음식에는 분명 궁합이 있다에 한표.
▼갯배타러 가다가 시원한 빙수 땡긴다고해서 은서네집 앞의 庚카페 들어간다. 땀 흘리고 순대 먹고나서 먹는 팥빙수 맛을
누가 알려나.
▼갯배 1회 이용료 200원.
▼ 17:35 갯배로 수산관광시장 쪽 선착장으로 건너와 동명항으로.
▼ 금강대교 아래로 나온다. 오른편에는 단층건물에 출입문마다 배이름명찰을 달고 있는데 잡아온 어류를 팔기도 하는 모양이다.
▼ 동명항 가는 길가에 우리나라 꽃이 피었다. 모처럼에 보는 무궁화다. 무궁화축제하는 곳이 있는지 몰라도 무궁화꽃 집단지를
만들어 그 축제를 해도 괜찮지 않을런강.
▼ 17:58영금정.
영금정은 본래 정각이나 정자가 있었던 곳이 아니고 사방이 절벽을 이룬 석산이었다. 세워진 정자는 최근에 세워진 것이다.
이 석산 절벽 위에는 각양각색의 괴석들이 정자 모양으로 둘러서 있었는데, 그 석산 꼭대기에는 <신증동국여지승람>에서
전해지는 것처럼 큰 노송이 두 그루 서 있었다고 한다. 이 석산의 세 면은 바다에 접하고 있었고 좁은 길이 있어서 어렵게 그
꼭대기에 오르면 평평한 암반이 나와 몇 사람이 앉아서 놀 수 있는 그야말로 정자 노릇을 했었단다.
영금정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연유는 파도가 이 석산 벽에 부딪치며 만드는 신묘한 음곡이 신령한 거문고 소리 같았기 때문이다.
▼ 영금정에서 보는 속초등대전망대.
▼ 동명항.
▼지금은 안타깝게도 과거 '영금정'이라는 이름의 유래가 되었던 그 석산은 볼 수 없고 그 자리만 남아있는데 그 이유는 일제
시대 항만공사의 석재로 쓰기 위해 영금정 석산을 깨었기 때문이란다.
▼작년 가을만해도 들어갔었던 영금정 해맞이 정가가 지금은 공사 중.
▼18:06 다시 속초등대에 오다.
▼ 전망대에 오르니 속초가 전부 들어 온다. 영랑호도 살짝 보이는데 오늘은 오다가 많이 노는 바람에 시간관계상 건너 뒤어야
될 것 같고 목표지점인 장사항이 보인다.
▼바다는 여러가지 색을 가진다. 에머랄드 빛깔도 있고 코발트 색에 검푸른 곳도 있다. 많은 것을 제공하는 바다,서해와는 또
다른 듯한 매력이 있는 가슴 시원한 바다가 잘 보전되었으면 하는 생각이 문득 든다. 혹시 바다식목일을 아는가. 5월10일.
▼ 조도도 있고 영금정 으로 지나온 흔적도 있다.
▼ 김여서 왈 당신 부자는 어찌 그리 눈이 닮았냐고 한다. 웃으면 눈이 보이질 않는다고. 날 닮아야하는데...ㅠㅠ
▼ 거문고 형상의 영금정 상징 조형물.
▼ 속초 해안가를 돌면서 횟집이 주였는데 의외로 게를 취급하는 가게가 많아서 혼란이 있다. 잘 못 알고 있었는지 모를 일.
▼ 무대까지 갖추어진 모래사장 천막 식당이 흥겨운 음악으로 식객을 유혹한다.
▼전날 한 친구가 부인의 지인들을 인솔해서 이곳행 한데서 나도 오늘 속초에 있을건데 했더니 봉구머구리로 오라는 문자가 왔다.
연락할려고 보니 부재중 전화가 찍혀서 바로 전화를 하니 이미 여기서 물회 먹고 집으로 출발해서 가는 중이란다. 회 한
접시 같이 했으면 좋았을 걸...여기도 대기자가 만만찮다.
▼ 18:47 이번달 하순에 오징어맨손잡기 축제가 열린다는 장사항의 오징어 조형물.
▼ 속초시의 항포구 중에 가장 위쪽에 위치하고 있는 장사항은 원래 사진항(沙津港)이라 불렸으나 명칭이 변경되었다.
동명호 한바퀴는 늦게 출발한 원인으로 시간관계상 생략이다. 온천욕을 해야한다는 김여사의 보챔에 귀숙소를 서둔다.
▼ 차를 회수하러 해맞이 공원으로 가는 버스 1,1-1번 버스를 탄다.
▼버스로 25분여 소요되어 시작점으로 돌아오다.
▼김영원의 작품「탄생-99 뭍에 오르다」
▼먹고 가기에는 배가 부담스러워 포장해서 숙소에서 온천사우나를 하고 먹기로 해서 들른 가게. 주차비에 보템이 된다는 것도
일조했는데 잘못해서 2~3시간표가 아니고 30분짜리를 받아 덕도 없다. 주차는 30분까지 600원 이후 10분당 300원이고
일주차비 6천원.
▼해맞이공원에서 횟집이 있는 곳으로 들어오면 바로 설악항이다. 횟집과 바다 사이에는 회를 먹는 평상이 있는 공간 뿐이다.
▼도다리새꼬시와 광어회에 덤으로 멍게 생선구이 상추...푸짐하다. 많으니 한 젓가락씩 하시라.
▼ 7월 9일 일요일 아침이 눈 부시게 밝다. 오늘까지 비 예보였는데 전혀 그럴 기미는 없고 따가운 햇빛을 걱정해야 할 것
같다. 울산바위는 변함없이 위용을 자랑하고 정상부분만 그름에 가린다.
▼델피노CC에 이른 아침부터 나온 골퍼들의 나이스 인 소리가 창가로 흘러든다. 김여사 우리는 언제 나가냐?
▼아침에 온천사우나를 하고 전날 예약해 둔 조식뷔페로 아점을 든든히 챙긴다. 오늘은 어제 생략했던 영랑호를 한바퀴 돌고
낙산사를 들렀다가 집으로 갈 계획이다.
▼ 11:22 우리를 따라 다니는 울산바위가 배경이 되는 영랑호반 의 한 곳, 영랑교를 지나 영랑호수공원 간판이 있는 여기에 주차
한다
▼11:44 차도와 둘레길의 갈림길.
▼영랑정과 영랑호범바위.
▼12:01 문화자연해설사와 함께하는 영랑호 스토리자전거는 A코스인 영랑호 - 보광사 - 충혼비(3km, 25분)는 2만원/2명,
B코스인 영랑호 - 청ㆍ황용 - 대청봉포토존-공용바위(8km, 40분)은 3만원/2명이다.
▼12:04 긴 숨 한번 쉬는 시간에 영랑정에 오른다.
▼ 영랑호의 유래
▼웅크리고 앉은 호랑이 형상을 닮아 범바위라지만 보는 각도에 따라 상어, 물개, 구렁이 등으로 달리 보이기도 한다.
▼ 건너에서 보는 범바위.
영랑호 둘레길은 약 8km 정도 된다. 범바위에서 내려오니 햇빛은 더 강해져 있다. 걷기 참 좋은 길이지만 오뉴월 땡볕이라 돌아가는 길이 좀 더 가까우니 진행보단 돌아가는 쪽이 좋겠다는 표정에 동조를 한다. 출발점에서 차로 걷지 못한 구간은 드라이버로 대신한다. 계속 걸었으면 비슷한 길 좀 지루했겠다는 미음에 없는 말로 위안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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