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동기들 년중행사 중에 봄나들이 가는날이라 그리 중요치 않는 일은 뒤로 미룬다. 청운에서 마이산행이 있어도...
오늘은 진달래가 군데군데 눈에 보이던 삼년전 이맘 때 김여사랑 둘이서 사부작사부작 걸어본 대모산 구룡산 넘어가는 길을 걷기로
한다. 걷기 좋은 길이어서 동무들과 얘기 몇 마디에 어느새 KOTRA로 내려올 게다.
10시에 수서역 6번 출구로 가면 되니 아침시간 여유롭게 나선다. 기분과는 달리 날씨는 끄무레하다.
미세먼지의 영향인지 며칠전부터 달라붙은 기침이 밤에는 더 불편하게 하는데 좋아질런지 나빠질런지 두고 톨 참인데
그것도 뒷전이다.
전철에서 나무박사를 만나 안부에 살아가는 얘기 오가다가 문득
'친구야 우리 몇 학년 때 한반 이었냐?' 한다. 그래서 옛날로 돌아간다.
1. 누구가 : 재경 대건26 친구들
2. 언 제 : 2017년 04월 01일(토) 구름.
3. 어디로 : 대모산,구룡산.
4. 얼마나 : 3시간44분 (휴식.간식시간 포함)
▼ 이동경로 : 수서역6번출구 - 대모산[293m] - 헬기장 - 구룡산[306m] - 국수봉 - KOICA - 주막1013
▼ 10시 집합인데 열심히 오고 있는 친구를 기다리며 작게 포장된 추억의 옥수수빵을 씹으며 옛이야기 나눈다. 희봉이 친구가 이 빵을
파는 제과점을 아는 곳이 있어 일부러 사서 왔단다. 이것 하나 얻어 먹을려고 줄서곤했던 기억이 아련하다.
▼ 발을 다쳐서 산행은 못하고 뒤풀이 장소에서 만나자며 손 흔든다. 사고의 경위는 묻지를 말아라. 가슴아프단다.
▼ 10:33 산행들머리.
▼ 산 모양이 늙은 할미와 같다 하여 할미산으로 불리우다가 태종의 헌릉을 모신 후 어명으로 대모산으로 고쳤다고 한다. 다른 설로는
산 모양이 여승의 앉은 모습과 같다 하는 설과 여자의 앞가슴 모양과 같다 하여 대모산이라는 설도 있단다.
바로 옆 서울 둘레길 스템프 보관함에서 부모랑 같이 온 어린 친구가 정성스레 스템프를 찍는 모습이 진지하다.
▼ 저번주 남한산에는 겨우 꽃망울 맺은 모양이었는데 일주일 사이가 꽃 피우는 데 짧지 않은 시간인가 보다.
▼ 이 산 아래 주거지를 둔 선두 친구를 따라 걷기 좋은 길로 따라 오른다.
▼ 대모산 정상 1.86km.
▼ 봄나들이에 먹거리는 당연지사지만 좀 이른 것이 아닌가. 걸은지 얼마되지 않은 시간인데...
▼ 30분 걷고 30분 먹고 다시 출발
뒷모습 /조성순
앞모습은 밝더라도 약간은 경직되어 있고
자연스럽게 보여도 카메라를 의식하고 있어
모두 두껍거나 얇은 가면을 쓰고 있다.
눈만 마주치면 환하게 미소짓는 서양 사람들과 달리
난 웃어도 얼굴이 일그러져 있다.
오랫동안 험한 표정 짓고 살아온 조폭들 같이
금 가고 어색한 표정 속에
내 현주소가 있다.
뒷모습은
차이가 있으나 누구나 쓸쓸한 것
솔찍한 내면이
고요한 호수에 비친 산 그림자 같이 반영된다.
뒷짐지고 먼 산 보던 아버지가 이해 될 무렵
주변은 조금씩 마른 풀모양 색이 바래진다.
오래 살수록 뒷모습이 아름다워야 하는데
누군가 내려준 숙제를 하기 위해
구부정한 어깨로 하오의 길을 가고 있다.
뒤 돌아 보지 않고 열심히들 달려 온 베이비품 세대의 일원으로 이제 은퇴를 했거나 은퇴를 앞두고 있으니 왠지 처지는 어께에 뒷모습
은 쓸쓸하고 외롭고 좁아 보일 수 밖에 없다. 이 서글픔을 덮어 줄 무엇 중에 친구도 분명 들어 갈테니 오늘 처럼 이들과 오래 투닥
거렸으면 좋겠다. 산도 있고, 운동이 버거우면 당구도 치고...
▼ 12:02 쉼터에서.
▼ 철망펜스길을 따라가다 잠시 오르막을 오르면...
▼ 12:19 대모산 정상.
▼ 대모산은 조선시대 때 명당으로 알려져 대대로 왕족의 묘터로 사용되었다. 조선의 4번째 왕인 세종대왕(世宗大王)의 능도 이곳에
있었다. 하지만 세종의 능은 1469년 예종(睿宗) 때 경기도 여주로 이장하였다. 그리고 조선 23대 왕 순조와 순원왕후 김씨의 능인
인릉(仁陵)이 헌릉의 서쪽에 조성되었고 능참봉의 한옥이 남아있다. 그리고 대모산 북쪽에는 세종대왕의 5번째 아들인 광평대군
(廣平大君)의 묘역이 있다. 이곳에는 광평대군의 양아버지인 무안대군(撫安大君) 이방번 내외의 무덤과 함께 가족의 공동묘역으로
조성된 곳이며 서울시 유형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다.
▼ 이 삼각점은 1910년 6월 서울지역의 토지조사사업을 위해 설치한 8개의 삼각점(2급 삼각점)중의 하나이고 서울시 강남구 일원동
산68-28. 표고 291.38m에 위치하고 있다고 표시되어 있다.
▼ 한 친구왈 왜 여기에 다사가 있지 내 어릴때 집이 다산데...설렁한 게그
▼ 좌측에 잠실종합운동장 우측에 롯데월드타워 가운데 아차산.
▼ 정상 아래헬기장.
▼ 구룡산 가는 마지막 고개.
▼ 13:38 구룡산.
▼ 구룡산이라는 이름은 옛날 임신한 여인이 열 마리의 용이 승천하는 것을 보고 놀라서 소리를 지르는 바람에 용 한 마리가 떨어져
아홉 마리의 용이 하늘로 올라갔다고 하여 붙여졌다. 하늘에 오르지는 못한 한 마리의 용은 양재천이 되었다고 한다.
산의 주봉(主峰)은 국수봉(國守峰)이다. 이것은 조선 시대 이전부터 산 정상에 봉수대가 있어서 나라를 지킨다고 하여 붙여진 것이
다. 실제로 바위굴 형태인 국수방(國守房)에서 봉수군(烽燧軍)이 기거했다고 전해진다.
▼ 다른 것들은 모두 서 있는데 너는 왜 누웠는고...
▼ 강남구와 서초구 경계선을 지나면...
▼ 13:48 국수봉.
▼ 우면산과 관악산.
▼ 남산,북한산.
▼ 나무박사 조박사가 이것의 이름을 가르쳐 줬는데 당체 기억이 안난다. 중국굴피나무,굴피나무,굴참나무, 상수리나무,졸참나무....
기억이 나는 것은 소나무는 잎이 두개고 잣나무는 잎 다섯이 묶여서 달리는 차이만가 있다는 것 뿐이고.
▼ 14:17 오늘 걸음의 날머리 KOICA, 월드프렌즈교육원으로 나오다.
▼ 요놈은 산수유.
▼ 뒤풀이 장소. 주점1013을 잠시 전세한다.
생강나무 노란 꽃에 진달래 분홍이 덤성덤성 나타난 봄날에 대모산 구룡산 넘어가는 산길에서 우리는 무엇을 하였는고...
곧 시집가는 딸아이를 걱정하는 애비의 마음이 있고,
늦으막이 둔 아들냄이 해병대 입대시키고는 차라리 대신 갈 수 있으면, 그렇게라도 하고픈 마음도 애비의 마음이고,
늙은 어메의 하루하루 달라지는 몸상태에 한 곳이 허한 자식의 애뜻한 마음도 길가에 두고
그리 산길을 벗들과 걸었구나......
뒷풀이 끝나고 당구장과 스크린골프장을 돌다가 돌다가 느즈막이에 버스를 탄다.
회장을 맡고 있는 친구의 부추김에 4월 골프모임(아리지CC)부터 참석한다고 덜컥 약속해 버렸고
조시인이 오년간 잘 가지고 있던 산대장을 내려 놓는다고 마다하는 나에게 막무가내로 던지니 무거운 보따리를 한짐 지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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