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가로 간다. 치악휴게소에서 막내처남과 만나 차 한잔 나누고 5시간을 간다.
명절이 아니고 이렇게 모인 것이 언제였는지 생각도 없다.
도착하자마자 귀가 어둡다는 구순을 훌쩍 넘긴 늙은 어메를 모시고 보청기하러 시내로 끌다시피 나간다.
그런데 가게로 들어서자 어메가 안하겠다며 검사받기를 어린아이 같이 거부한다.
누구댁 누구댁이 했는데 왕왕 울리며 돈만 버렸더라고 하더라며 절대 안하겠다니 방법이 없다.
돌아 오는 길에 은해사라도 한바퀴 돌고 가자는 김여사의 요구에 방향을 그리로 잡는다.
빨리오라는 연락이 있어도 모처럼의 기회라며 좋아라 하는 모습에 안내소에 얘기하고 은해사 앞까지 차를 몬다.
늦은 시간이라 짧은 거리 걸으며 하시는 어메의 한마디가 가슴 짠하게 한다.
"이서방 덕분에 구경 잘 했네. 근데 좀 더 젊었으면 좋았을 것을, 너무 늙어서 주름진 모습의 사진일지라도 나중에 보게나"
구십이 될 때까지도 혼자 생활하시며 동내를 활보하셨는데 세월에 장사가 없음이라
부디 사시는 날까지 건강하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