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에서 서울 곳곳에서 그리고 인천에서 새벽잠 떨쳐내고 저번처럼 우리들은 종합운동장역 3번출구로 모인다.
두째가라면 서러운 칼바람의 맛과 눈길 걷는 짜릿한 기분에 어우러지는 풍광을 보고자 백두대간 선자령으로 향하기 위함이다.
7시 어둠이 채 걷히기 전 기대와 설렘을 싣고 버스는 서울 도심을 가른다.
이제 겨우 두번째 동행이지만 예전 부터 내자리가 있었던 것처럼 이 모임에 동화되는 느낌은
여드름 숭숭한 풋내나던 시절에 같은 고등학교를 다녔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하나되기에 부족함이 없다는 것일 게다.
버스 안에는 회사원,기업체 대표,선생,시인,변호사,회계사,은행원,영혼이 자유로운 백수..... 참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열심히 살고 있는 동문들이 있고 이들의 인사말에 서로를 좀더 이해할 수 있는 기회도 만든다.
최고참 7년 선배부터 막내 16년 후배가 한 묶음으로 예는 두고 벽은 허문다.
"한해한해가 참 힘든데 저 보다 월씬 많이 사신 선배님들 이 힙들고 어려운 세상 어떻게 헤쳐 오셨는지 정말 존경스럽습니다"는 김변의 말이 재미있다.
1. 누구가 : 대건청운산우회와 함께 김여사랑
2. 언 제 : 2016년 02월 21일(일) 맑음.
3. 어디로 : 대관령휴게소-선자령 원점회귀
4. 얼마나 : 4시간 40분 (휴식,간식시간 포함)
선자령[仙子嶺]은 평창군 대관령면과 강릉시 성산면 사이 백두대간에 위치한다. 대관령에 길이 나기 전에는 나그네들이 영동지역으로 가기 위해 이 고개로 넘나들었다. 선자령이라는 명칭은 계곡이 아름다워 선녀들이 아들을 데리고 와 목욕을 하고 놀다 하늘로 올라갔다는 데서 유래됐다고 전한다.
대관령의 강릉과 평창 경계에 있는 선자령은 눈과 바람, 탁 트인 조망 등 겨울산행 요소를 고루 갖추고 있어 겨울 트레킹을 즐기기에 좋다. 해발 1157m로 높은 편이지만 대관령휴게소 정상((840m)과 표고차가 317m밖에 안된다. 긴 능선을 통해 산행이 가능해 일반인들도 쉽게 오를 수 있다. 등산로는 동네 뒷산에 가는 길 만큼이나 평탄하고 밋밋해 가족단위 산행으로 부담이 없다.
▼ 이동경로 : 신에너지전시관주차장-KT송신소-전망대-선자령-재궁골삼거리-풍해조림지삼거리-양떼목장삼거리-주차장
▼ 09:52 체감온도가 상당할테니 준비 단단히 하라는 당부의 말이 결코 과장이 아니다. 버스에서 내리는 순간 공기가 예사롭잖다.
▼ 피부 노출 최소화 공사 완료.
▼ 오늘 산행 진로 설명.
▼ 재궁골삼거리에서 좌측 오르막길로 진행해야 하는데 직진하면 나중에 만나기는 하겠지만 한시간 정도 고생을 해야한다고 당부.
▼ 10:08 선자령 정상 5.5km 출발.
▼ 10:20 포장도와 만남.
▼ 10:25 KT송신소
▼ 철망에 줄줄이 엮인 리본의 움직임=바람의 강도.
▼ 갈림길에서 전망대방향으로.
▼ 10:51 전망대.
▼ 동쪽으로 하늘과 경계를 허문 강릉 앞바다와 강릉시내가 펼쳐진다.
▼ 제왕산능선과 석병산.
▼ 중앙에 경포호수,좌측으로는 주문진항.
▼ 전망대가 대관령과 선자령의 거리상 딱 중간지점.
▼ 기대한 눈은 눈 씻고 봐도 없고 이구역에는 조금 남아 있다. 내리막에 아이젠을 착용.
▼ 11:07 아랫길과 합류점.
▼ 11:31 선자령 0.8km.
▼ 예전 진눈깨비 내리던 악천후를 뚫고 고개는 바람 반대방향으로 돌리고 걸음 내 딛는데 발바닥에는 풀과 흙이 아이젠에 왜 그리
엉겨 붙던지... 얼마를 가다보니 한쪽 아이젠이 도망가 버리고 없더라. 여기쯤이었을 성 싶다.
▼ 하얀 눈옷으로 치장하고 있어야할 곳에 맨살을 그대로 드러내니 아이고 민망해라. 김여사 섭섭다 한다.
▼ 바로 옆으로 풍역기를 두었는데도 예전에는 온통 무채색이라 못 보았으니 그 당시에 날씨가 대단하긴 했다.
▼ 공학박사 막내,김변,여의시스템 대표이사 선배,조시인 누구를 기다리시나.....
▼ 11:55 백두대간 선자령 표지판 우뚝 선 곳으로 오다. 예나 지금이나, 날씨의 좋고 나쁜 것에 관계없이 뽁짝대기는 매 한가지.
▼ 선자령은 해발 840m인 대관령의 북쪽에 솟아 있는 산으로, 대관령에서 약 6km밖에 되지 않아 산행이 힘들지 않고 겨울철 적설
등반지로 적합하다. 이 능선길은 적설기와 신록기가 판이하게 달라진다. 적설기에는 많은 눈에 덮여 은세계를 이루어 황홀하고,
신록기에는 새로 자라난 연녹색의 초원에 야생화가 만발하여 화원을 이루고 있단다.
▼ 대부분 산의 봉우리는 ‘산’ ‘봉’ ‘대’로 불리고, 고개는 ‘령’ ‘현’ ‘치’ ‘재’로 불린다. 그런데 선자령은 산의 봉우리인데 ‘령’으로 이름
붙여졌다. 이 지역의 지형이 완만하고 다른 길과 만나는 지점이기에 그렇게 불리고 있는 것 같다.
▼ 2년전에는 이랬었다.
▼ 정상석의 뒤쪽을 보면 선자령은 옛날부터 강릉시 성산면과 평창군 도암면을 있는 고갯길이었고, 대관산(<산경표>기록), 보현산
(<동국여지지도>와 <사탑고적고>기록), 만월산(보현사에 관한 기록을 전하는 <태고사법> 기록으로, 보현사에서 보면 선자령이
떠오르는 달로 보이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으로 추정됨)이라고도 불리었다고 한다.
▼ 풍력기가 팔랑깨비 장남감마냥 촘촘히 박혀 있다. 많네...
▼ 곤신봉, 매봉,황병산...
▼ 설국에 눈이 없어 앙꼬없는 찐빵이라...
▼ 12:15 매봉갈림길. 대관령순환로로 내리다.
▼ 자녀 셋의 부모라도 젊어서 좋겠다.
▼ 목장길사거리.추위에 한번씩 몸을 떨면서도 40여분 간식 즐기고 다른팀에게 방을 빼준다.
▼ 13:05 목장길 사거리 주의. 한일목장길을 가로 질러 직진, 대관령휴게소 주차장 방햔으로 길을 잘 찿아야 한다.
▼ 쭉쭉뻗은 나무길 지나며 저절로 힐링되는 가벼운 발걸음은 바람도 잦게한다.
▼ 13:57 목장길사거리에서 50여분 계곡길 따르니 재궁골삼거리다. 좌측 경사가 있는 길로 잠시 오른다.
▼ 14:06 풍해조림지 삼거리. 국사성황사 갈림길이기도 하다.
▼ 질퍼덕질퍼덕. 그라운드 컨디션이 영 엉망이다. 이 모양으로 봐서는 기온이 그리 낮지 않다는 얘기가 되는데... 요기만.
▼ 대관령양떼목장을 구획하기 위함인가 양의 이탈을 막기 위함인가.
▼ 14:25 직진이냐,좌틀이냐? 직진은 목장에 가로 막혀 둟고 나가기 불가.
▼ 국유림관리소 경영팀사무소를 지난다.
▼ 14:48 출발지로 원점복귀. 2% 부족한 산행을 마무리한다.
▼ 맛집으로 찿은 대관령의 황태1번지에서 황태전골로 하산식하다. 몇 팀의 산악회가 몰려서 복잡다.그래서인지 황태전골에 황태가
별로 안보이고 헤엄만 치다간 모양이다.
오늘 동행한 시인 조성순이 대장 성명기선배의 이름으로 쓴 글로 마무리 한다.
명자설
내가 함께하는 동문 패거리 중에 좋은 이름을 가졌다 하는 이들이 있어 모였다 하면 자신의 이름을 자랑하여 주변의 흥미와 관심을 끌고 때로는 자리를 어수선하게 하여 불편하게 하기도 한다.
나이가 들면 양기가 입으로 올라간다는 말을 들어봤는데 이들이 바로 그런 경우에 해당하지 않은가 하여 그 실상에 대해 의구심도 가져봤으나 한 사람은 인수봉과 같은 암벽을 부담없이 오르내리고 수영을 몇 천미터씩 하고 다른 한 사람은 철인삼종경기에 나가기 위해 부단히 자기 관리를 하는 걸로 보아 그도 아닐 것이다. 아무튼 그 이름을 볼작시면
성명기;설명이 필요없다.이름에 다 나와 있다.
조대기; 한마디로 거시기가 대물임을 말하고 있다.
이러하니 늘 장단을 증명하지 못하고 다투다가 날이 어두워져서 자리를 파하기 비일비재였다.
하루는 이들이 모임에서 뱃속에 주님을 많이 모셔서 바야흐로 분만 직전이었다.
그래서 우연히 그리고 필연적으로 화장실에서 만났다.
서로 잘 알고 있던 둘은 일을 보면서 힐끗 상대방의 물건을 보았으나 어두침침한 화장실 형광등 불빛 아래서 우열을 가릴 수 없었다.
사람을 찾아서 둘의 몸을 잘 알게 하여 그 판단을 구하게 할 수 있으나 예의지국에서 차마 그러하진 못하고 만만한 게 홍어좆이라고 다시 이름자로 대기와 명기를 논했다.
그 때 화장실 안에서 자초지종을 다 들은 한 똥객이 문을 벌컥 열며 나오며 왈
"예끼 여보슈들, 대기는 비교급이고 명기는 최상급 아니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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