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오름

야생화 사열하는 두위봉 걸음걸음

자어즐 2014. 5. 22. 19:21

 

정선 아라리가 묻어 있는 두위봉이래요 

 

할아버지에 까마득한 할아버지 때부터 터잡아 뿌리내린 우리나라 최고령 나무 주목삼형제가 나란히 살고 있는 두위봉은 모양새가 두툼하고 두리뭉실하다 하여 주민들은 두리봉이라고도 부른다 하니 부담없이 오늘 동네 산악회를 따라 나선다. 정선아리랑의 동네 정선의 山 중에서 두위봉은 탄광들이 폐광하기 시작하면서 새롭게 철쭉산행(인기명산순위 전체 187위인데 봄에는 120위)으로 각광 받으며 산객들의 발길이 잦아든단다.오늘 운수대통해서 철쭉구경할 수 있기를 은근히 기대해 보지만 6월초에 만개라서 가능성이 별로 없는 희망 사항으로 두고 06:00출발 시간에 맞춰 관리실 앞으로 나간다.

 

1. 누구가 : 김여사(집사람)랑 두리서 인천 금호 산악회를 따라

2. 언   제 : 2014년 5월 18일(일요일)  맑음.

3. 어디로 : 두위봉[斗圍峰 1,465.8m]

4. 얼마나 : 5시간43분(휴식시간 포함)

 

▼ 이동경로: 단곡-감로수샘터-갈림길-두위봉철죽비-정상(1,465.8m)-산죽쉼터-갈림길-주목군락지-샘골-도사곡휴양지

 

 

▼ 평택-제천간 고속도로 상의 안성맞춤 휴게소에서 아침상 차린다. 부안에서 어제 저녁에 버스편으로 올라온 낙지가 싱싱하게 살아서

  상위에서 춤을 춘다.먹는 방법을 아는 사람은 젓가락에 말아서 한마리를 후루룩 해치우는데 자어즐은 가위로 토막 낸 녀석을 기름장에

  꾹 찍어서 해치운다. 낙지를 넣어 끓인 라면과 더불어 먹는 맛은 표현하기 난해하니 상상에 맡긴다.

 

▼ 떨어지지 않을려고 붙어 있는 힘이 보통이 아니다.

 

▼ 10:03 거의 4시간이  걸려서 단곡주차장에 들어선다. 비슷하게 도착한 다른 산악회 버스도 회원들을 내려 놓는다.

 

▼ 두위봉 등산로 코스 중에서 제1코스 단곡주차장에서 출발해서 제2코스 도사곡으로 내려오는 연결선이 오늘 간택된 코스다.

   제1코스: 단곡 -샘터- 갈림길-정상 (신동읍,90분)

   제2코스: 도사곡 -샘터 - 주목군락지-정상(사북읍,280분)

   제3코스: 자미원 - 갈림길 - 갈림길 -정상(남면,120분)

   제4코스: 자뭇골 -척산골 -샘골 - 갈림길 - 정상 (남면,140분)

 

▼ 간단히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고,샘물로 목도 축이고는 뒷쪽 길로 오른다.

 

 

▼ 10:18 산불감시초소를 들머리로 하여 여러팀의 산악회원들이 섞여서 떠밀리다시피 걸음한다 

 

▼ 14분 정도 시멘트 포장길을 따라 오다가 좌측 산길로 접어드는데 비알이 연속된다.

 

 

▼ 30분이 채 안되어 임도를 만나고 누군가가 건내는 오이 한 조각 입에 문다.

 

▼ 앞사람 엉덩이 보고 가다가 생태복원 지역(등산로 아님)이란 표지판을 지나쳐 오르다 보면 돌아오는 임도와 만나기를 두어번 한다.

 

▼ 11:06 감로수 샘터에서 감로수 한잔 시원하게 들이키고 정상까지 식수가 없다고 경고하니 물통에 눌러서 보충한다.

 

 

 입구에서 부터 민들래꽃,홀씨를 시작으로 이쁘게 핀 야생화들의 사열 받는 것도 괜찮다.

 

 

 

 

벌깨덩굴

-분 류 : 꿀풀과
-분 포 : 전국 산지에 분포.  중국북부, 일본 등지에도 분포.
-형 태 : 다년생 초본이다. 화경의 높이가 15~30cm이다.
-개 화 : 5월에 피고 화경 윗부분의 엽액에 큰 순형화가 한쪽을 향해 4개 정도 달린다.

 

 

 

▼ 11:43 삼거리 갈림길. 제3코스 자미원이나 제4코스 마뭇골에서 오면 여기에서 제1코스와 합류하여 정상으로 길 오른다.

 

▼ 올라온 단곡은 신동읍이고, 자미원은 정선군 남면으로 구분되이 진다.

 

▼ 베낭 보기 좋게 고여 두고 곡차 한잔 거들려고 한 무리에 끼여 들어 본다.

 

▼ 20 여분 에너지 충전하고 얼마 남지 않았을 정상으로 향하는데 그 길은 아마도 철죽군락지 이리라. 보름 정도 이른 시기라 아쉽지만 철죽이

   만들어 내는 경관을 보는 즐거움은 포기하는 것이 마음 편하다.

 

▼ 두리둥실한 육산의 전형을 보는듯하고 이것이 갈대라면 인근에 있는 민둥산과 닮은 꼴이 되었지 싶다.

 

▼ 왼손에는 취나물(참취),오른손은 떡취라고 한다는데 아무리 봐도 내눈에는 똑 같이 보인다.

 

▼  양지꽃 or 너도양지꽃?

 

노랑무늬붓꽃

   - 분 류 : 붓꽃과

   - 분 포 : 오대산, 대관령, 태백산과 경상북도 일원의 산에서 자라는 우리나라 특산 식물

   - 형 태 : 다년생 초본으로 음습하며 토양의 비옥도가 높은 곳에서 자란다. 키는 20㎝정도

   - 개 화 : 꽃줄기에 지름 3.5㎝ 정도로 두 송이씩 달리고, 꽃잎은 흰 바탕에 안쪽 노란 줄무늬가 있다

 

 

 

신동읍의 북서쪽에 위치한 두위봉(해발 1,465.8m)에서는 해마다 철쭉이 만개하는 5월말과 6월초 두위봉 철쭉제가 열린단다. 지난 1991년

   부터 함백청년회의소가 주최하는 이 행사는 동남쪽 단곡계곡 입구에 있는 광장에서 노래자랑과 풍물공연 등의 본 행사가 펼쳐지고, 단곡

   → 감로수샘터 → 아라리 고개 → 정상에 이르는 구간에서 환경등반대회가 이어진다.
   정상주위에는 자연생태가 잘 보전된 가운데 참나무, 주목, 철쭉 군락지가 있어 매년 철쭉이 만발하는 6월경에 철쭉제와 등반대회를 개최

   하여 전국의 많은 산악인이 찾고 있다. 철쭉제행사가 열리면 두위봉 입구 행사장에서 문화행사와 함께 풍물시장이 형성되기도 한다는데

   올해는 축제를 열 분위기가 아닌지라 개최여부가 미확정이다..  

 

 

▼ 성급하게 나와서 고개 디미는 철쭉이 간간이 보이는데 전체가 활짝 피면 온 산이 핑크 빛으로 염색되어 할 말을 잃게 만들 것도 같다.

 

▼ 12:28 斗圍峰철쭉碑

                                  철쭉의 작은 사랑을 위해            시 진용선

   막 피어니는 사랑                         가까이 와 살랑이듯                  두리둥실 두리봉에   

   꽃샘바람에 움추리다가                 수줍은 햇살이 되고                  연분홍 물결                         

   살랑이듯                                    설렘이 된다.                           짱짱항 몸짓이 된다                           

   작은 몸짓으로 부르면  

 

 

▼ 3개월 전에 김여사가 홀로 산악회를 따라 계방산을 갔을 때 서먹서먹한 분위기에 많이 챙겨 주더라며 살갑게 대해 주는 젊은 부부. 허리가

   시원치 않아서 산행을 포기하려는 것을 험한 산이 아니고 이름 그대로 두리뭉실한 육산이니 사부작사부작 오르는 것이 차라리 도움되지

   않겠냐며 동행하는데 여기까지 별탈이 없어 다행이다.

 

  

 

 

 

 철쭉비 앞에 인증샷하려고 기다리는 사람,곡차 한잔 하려고 뭉친 사람들, 좁은 평수에 인구밀도 높다. 

 

 정상의 장군바위 아래 수만평의 철쭉화원이 펼쳐지는데 비록 정상은 아니지만 철쭉과 이에 감동해 산의 품에 든 이들을 오래도록 기리기

   위해 기념비를 세운단다.

 

 

▼ 철쭉비는 그럴싸한데 그 옆에 있는 요놈의 이정표는 왜 이모양 이꼴인고...관계자가 관심을 가졌으몀 좋으련만.

  

 

▼ 철쭉비와 정상 사이에도 자미원으로 내려가는 갈림길이 있다.

 

 

▼12:43 철쭉비에서 정상은 2,3분 거리의 지척이다. 정상이 장군바위라는데 좁은 면적이라 머물기가 민망하다. 인증하려고 기다리는 산객

   들을 위해 빨리빨리 방을 빼 줄 수 밖에 없다.

 

▼ 정상에서 5.4km 남은 도사곡 방향으로 우로 턴. 중간중간 쉬는 타임이 많았는지 어외로 시간이 많이 소요되었다.2시간25분이나.

 

 진행방향

  

▼ 헬기장으로 내려서 뒤 돌아 본 정상의 모습.

 

 

 

▼ 요가한 나무들의 손발이 희한하게 꺽이고 틀어지고 해서 모습 그대로가 하나의 그림이 되어지고.

 

▼ 그 속에 일부분이 되고자하는 산객들의 발걸음 잠시 지체하는데.

 

▼ 김 여사랑 두리도 그냥 지나치기 서운해서...

 

▼ 나무 위에 야생화가 신기하게 전세 내었다.

 

 

 

▼ 몽우리만 머금고 있는 철쭉들 중에도 시간이 헷갈리는 친구가 있어 활짝 웃고 있더라.

 

 

▼엄청 난해하게 꼬였는데 인위적으로는 이렇게 할려고 해도 당연히 할 수 없겠다

 

피나물

  -분 류 : 양귀비과
  -분 포 : 한국, 만주, 일본 등지에 분포. 산지에 자생.
  -형 태 : 숙근성 다년초로 관화식물이다. 높이가 30cm 가량 된다
  -개 화 : 4~5월에 선명한 황색 꽃이 피며, 원줄기 끝에서 1~3개의 긴 화경이 나오고 끝에 1송이씩 달린다.

 

▼ 두리뭉실한 이름 그대로의 능선이다.

 

 

 

 

 

 

 

▼14:15 갈림길에서 자리를 잡고 베낭에 잇었던 간식 꺼낸다. 진작에 비우기를 할 걸 여기까지 왜 지고 왔을까...

 

▼ 위의 그림과 남은 거리 표시가 너무 차이가 난다. 위에는 정상까지가 2.00km인데 아래는 3.2km, 지름길과 우회길의 차이는 설마 아니겠지?

 

▼ 25분여에 걸처 간식을 즐기고 리본이 열린 이 곳으로 내려간다.

 

 

 

 14:43 연세에 비해 당당한 자태 뽐내는 주목어른 세분 알현하다. 1,100, 1,200, 1,400년 지낸 세월인데 앞으로 천년 더 산들 뭐라 할 사람

   없다. 나무의 수령을 가늠하는 나이테가 오래된 나무는 통상 속이 비어 있는 것이 많아 나이를 측정하는데 애로가 많다고 한다.

 

  

 

▼ 김여사 배 나온다 조심하시라.

 

 

 

철쭉꽃을 시점 포착 잘못으로 포기 당한 억울함을 주목군락지에서 만난 1100~1400살 주목 3그루가 위안해 준다. 천연기념물

   433호인 주목나무들이다. 지금까지는 신라의 마지막 왕 경순왕의 아들 마의태자가 나라를 잃고 금강산으로 가면서 꽂아둔 지

   팡이가 자랐다는 전설 때문에 1100살로 추정되는 용문사의 은행나무가 가장 나이 많은 나무였다. 그러나 두위봉 9부 능선에서

   발견된 주목들의 수령이 아래쪽 나무부터 순서대로 1100년, 1400년, 1200년으로 확인되고서는 큰형님나무 자리를 내주게 된

   것이다. 주목은 3억만 년 전에 지구상에 나타났으며, 우리나라에서도 200만년은 넘게 살아왔다고 한다. 사람들은 주목을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이라고 하는데, 이곳 주목들은 천년 훨씬 넘게 생을 이어오고 있는 것이다. 1400년전이면 서기 600년경이다.

   서기 612년 을지문덕 장군이 살수대첩으로 수나라 군대를 대파한 시기이고, 645년 양만춘이 안시성 전투에서 당 태종을 물리

   친 시기이다. 660년 백제가 멸망하고, 668년 고구려가 멸망하였으니 역사가 휘몰아치는 그 시기에 이곳 두위봉 한 자락에 씨를

   내려 민족의 영욕을 살피며 살아왔건만 그 위용은 아직도 대단하다.

 

▼ 1000년 이상을 살고 있는 나무는 우리나라에 10여그루가 있단다. 경기 양평 용문사 은행나무, 강원 영월 하송리 은행나무, 충남 금산

   추부 행정 은행나무와 보석사 은행나무, 강원 삼척 도계 긴잎 느티나무, 제주 표선 성읍 느티나무·팽나무, 경남 창원 읍내리 은행나무,

   충북 괴산군 읍내리 은행나무 등도 1천살이 넘었다. 속리산 정이품송은 600살로 추정한단다.
 

 

 

 

 

 

 

  

 

▼ 샘터 두개를 지나 한동안 너덜길이 진행된다

  

 

 힐링하기 참 좋은 길이란 생각을 하며 주목어른들에게서 한시간이 걸려서야 날머리에 다다랐다.

 

 2002년 천년기념물로 지정 보호되고 있는 두위봉 주목의 안내판이 도사곡 들머리에 자리한다.

 

▼ 16:01 오늘 산행의 날머리. 여기서 주차장까지도 거의 20분 정도 걸어야 한다. 

 

 안내도에 표기된 거리를 합해보니 ①에서 ②까지 9.5km이다. 유인거리까지 하몀 11.7~8km 걸은 셈이다.

 

 도사곡휴양림의 맨위 시설물 115동에서 도로를 따라 관리소 쪽으로 나간다.

 

 시원한 물에 발 담그니 피로야 물렀거라 한다.족탕까지 하니 후미중에 꼴찌가 된 듯하여 부지런히 서두런다.

 

 

 

 16:28 휴양림관리소. 

 

 도사곡휴양지 주차장에 있는 두위봉 안내판.

 

▼ 사북읍으로 나와서 늦은 식사에 하산주 한잔 곁들인다. 강원도에서 이정도 맛이면 아주 양호한 것이라고 누군가가 귀뜸하는데 제육뽁음이

   훌륭하고,나물 맛도 괜찮다. 메뉴판에는 12,000원/인으로 되어 있지만 단체라서 11,000원/인 이라 한다.

 

▼ 식당 앞 도로에 철도 레일을 그대로 둔 채로 아스팔트를 부어 만든 길이 이채롭고, 카지노가 많은 곳이지만 낮이라 전당포가 간간히 눈에

   띄는 것 외에는 여느 읍이나 별반 차이가 없다. 

 

 

[정선아리랑]

 

언제부턴가 아리랑에는 말도 많다. 그 어원과 유래는 말할 나위 없고 종류도 많다. 가사와 사설과 곡조도 가지가지다. 아리랑(我離郞)을 비롯해서 신라의 알여비(閼英妃), 밀양의 한많은 처녀 아랑(阿娘) 낭자 등······.
우리 나라 각 지역마다 불려지고 있는 아리랑 중 대표적인 것은 강원도 ‘정선아리랑’과 경상도 ‘밀양아리랑’, 전라도의 ‘진도아리랑’이 손꼽힌다. 이 가운데 가장 널리 애창되며 애절하고 구성진 가락을 지닌 게 정선아리랑이다. 타도와는 달리 유일하게 강원도 무형문화재 제1호로 지정돼 있다.

  

  我羅理(아라리) 啞囉肄(아라이) 餓裸彛要(아라이요)
   벙어리 읊조리는 심정을 누가 알리요. 배고픔은 떳떳한 일.
   哦義朗(아의랑) 古稽露(고계로)뇌募艱多(뇌모간다)
   절의를 잊지말고 천신만고를 이겨내자.

 

놀라운 내용의 음율이다. 아리랑 뒷소리(후렴)와 거의 맞아떨어지는 도원가곡(桃源歌曲)에 실린 절구다. 도원가곡은 정선아리랑의 뿌리를 찾는 가사집으로 여말 충신 7인(全五倫ㆍ金沖漢ㆍ高天祐ㆍ申晏ㆍ李遂生ㆍ邊貴壽ㆍ金瑋)이 정선으로 내려와 나라 잃은 슬픔을 탄식하며 함께 부른 노래들이 적혀 있다. 실제로 그들이 은거한 곳은 남면 약동리에 있고 ‘거칠현동(居七賢洞)’이라 불린다. 이래서 정선아리랑은 500여 년의 역사를 갖는 것으로 전국 각 지역의 아리랑 중 가장 길며 아리랑이라 하지 않고 ‘정선아라리’라 부른다.
수심편과 함께 산수편ㆍ애정편ㆍ처세편ㆍ무상편ㆍ엮음편으로 나눠지는 정선아라리는 메나리조의 밀착성이 짙으며, 해당 지역 민요의 음악적 문법과 기층성을 가장 충실하게 반영하고 있다. 현재까지 채록된 정선아라리는 무려 1060여 수에 달한다고 한다.

 

  맨드라미 줄봉송아는 토담이 붉어 좋고요
  앞 남산 철쭉꽃은 강산이 붉어 좋다 (산수편)

  떴다 감은 눈은 정들자는 뜻이요
  감았다 뜨는 것은야 날오라는 뜻이라 (애정편)

 

애정편은 다시 초정, 조혼, 모녀, 부부, 상사, 열정, 상봉, 이별로 세분된다. 장소를 가려 동년배들끼리만 부르는 외설적 부분에 와서는 청춘과부의 간절함과 허우대는 멀쩡하지만 ‘별 볼일’ 없는 영감의 무능을 이렇게 탓한다.

 

  수수밭 삼밭을 다 지나 놓고서
  빤빤한 잔디밭에서 왜 이렇게 졸라

  앞 남산 딱다구리는 생구멍도 뚫는데
  우리집의 저 멍텅구리는 뚫어진 o o도 못 뚫네

 

송도에서 정선으로 내려와 모시던 임금을 사모하고 충절을 맹세하던 ‘수심아라리’가 세월과 인심의 변천을 거치면서 이렇게 변한 것이다. 민족 정서와 사상성 담긴 가사를 탄압했던 일제 강점기를 견뎌 내며 남녀 관계, 정한과 외설적 내용까지 포개진 것이다.

 

  삼십육년간 피지 못하던 무궁화꽃은
  을유년 8월 15일에 만발하였네

  사발 그릇이 깨어지며는 두세쪽이 나는데
  삼팔선이 깨어지며는 한 덩어리로 뭉친다
.

 

이런 가사를 논일하며 밭일하며 부르고, 산에서 청솔가지를 치면서도 한동아리로 어우러져 어깨를 씰룩인다. 세마치 8장단으로 선율은 메나리토리다. 감정을 점차 고조시키다가 끝에는 높은 소리로 질러 내며 뒷소리로 느리게 흐느끼듯 넘긴다.

“북면 여량리를 흐르는 아우라지강에 얽힌 전설도 있습니다. 평창, 진부 쪽의 송천과 임계에서 내려오는 곡지천이 합수되는 곳이죠. ‘어우러진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사북 읍사무소 전제선 씨의 말이다. 아우라지강을 사이에 두고 여량리와 유천리의 처녀 총각이 사랑을 속삭였는데 홍수로 물이 불어 못 만남을 애태워 부른 노래라는 것이다. ‘아우라지 뱃사공아 배 좀 건너주게. 싸리골 올동백이 다 떨어진다’는 가사는 여기서 연유한다.

진도아리랑은 흥청거리고 신명나며 기교성이 뛰어난 반면 밀양아리랑은 뚝뚝하고 육중하며 남성적이다. 이에 비해 정선아리랑은 잔잔한 흐름 속에 소박하면서도 여인네의 한숨과 같은 구슬픔을 머금고 있다.                                      [여수시립국악단 카페글에서 퍼온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