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오름

성남 검단산

자어즐 2021. 4. 18. 00:00

재경이륙친구들 정기행사로 봄소풍 가는 날인 오늘, 그대로 진행하기도 그렇고 조금 맘 편하게 뒤로 미루기도 그렇고 하여간 조심스러운 상황이다. 삼사십명이 식당에서 뒷풀이가 마땅찮고 곡차 한잔이라도 맘 놓고 마시지 못하는 엄중한 시국이라 답답한 심정으로 집행부가 투표에 붙인다. 만장일치는 아니지만 순연하는 걸로 모아 졌다. 다음 달 첫 토요일로 연기하는 데 그도 안되면 그 담 달... 가능한 날이 오는 그 날까지.
4명은 괜찮고 5명은 안되고 8명이 4명식 두 테이블에 앉아도 안되는 욕 나오는 코르나 상황에서는 어떤 결정이라는 게 의미가 없다. 미국의 대북전략 옵션중에 'The muddie through scenario[그럭저럭 버티기 시나리오]'가 있다는데 그냥 그럭저럭 버티기로 살아가는 수 밖에 없다.  

산에 갈려고 준비한 문어 숙회와 배추,호박,부추 3색전을 할 수 없이 식구들이랑 먹어야 겠다하고 총무가 넌저시 미끼를 던진다. 몇몇 친구가 기다렸다는 듯이 물어댄다. 누구는 산에 갈거라고 운동하러도 안간다고 했는데 하며 손들고, 당연히 오늘 약속잡지 않았다고 덥석 문다. 해서 주말 등산으로 남한산성에 와서 우연히 만난 것 처럼...

남한산성을 남문으로 들어가서 현절사, 북문를 거처 서문으로 나와 마천역으로 내려가는 코스였다가 성남 검단산으로 바뀐다. 그래서 인지 의도된 알바로 이야기꺼리를 만든다.
왠일인지 밝은 초록이 빛나고 야생화들이 이쁘게 핀 길을  따라 가보자.

1. 누구가 : 국진, 덕우, 석준, 수혁, 승섭, 재우, 재현, 나. 합8명
2. 언   제 :  2021년 4월 17일 토요일. 꾸무리한 날.
3. 어디로 : 성남 검단선[黔丹山, 534.7m]
4. 얼마나 :

 

열 시까지 남한산성입구·양지파출소 버스정류소에서 만나기로 했다.
극과 극이라 거의 두시간이나 걸려서 왔다. 전철 두번 환승으로 1시간 33분 소요되고, 남한산성입구역에서 버스로 다섯 정류장이다.
여유가 있으면 전철역에서 1.5km밖에 안되니 걸어도 문제가 없지만 시간이 간당간당하다.

 

10:15 산성공원 관리사무소 통과.
약사사 갈림길에서 백련사로 오르는 길.
개별꽃과 현호색
10:33 남한산 백련사

백령사와 붙어 있는 고당약수. 물 떠먹을 수 있도록 손잡이 달린 바가지가 여러개 있길래 당연히 먹어도 되는 수질인 줄 알고 한 모금하고 '어 시원하다' 하며 옆을 보는데 게시판에 수질검사 결과 부적합이라고 붉은 글씨가 눈에 확 들어 온다.

 

백련사 계단 끝에 이쁘게 핀 금낭화.
10:38 백련사 위 남한산성안내도가 있는 쉼터.

산성안내도를 보고 설명을 하다가 오늘 갈 코스가 검단산으로 바뀐다. 검단산이 정상은 통신시설물로 통제되고 주위 헬기장이 있는 곳에 표지석을 설치하여 별로 볼 것은 없다는 얘기지만 걷기 좋은 길이고 가 보지 않은 친구들이 있기 때문이다.
안내도를 보는 곳에서 왼쪽은 계단을 올라 남한산성로 옆으로 해서 남문으로 가는 길이고 오른쪽은 계곡 산길를 따라 남문으로 통하는 길이다. 이 전에 왼쪽 계단으로 올랐으니 오늘은 오른쪽으로 오른다.

 

길에 떨어진 꽃을 보고 귀룽나무라고...
개별꽃, 현호색의 야생화 사이에 줄딸기꽃도 보인다. 애기초록 보다는 조금 더 짙은 초록 빛깔이 싱그럽다.

성남누비길 제1구간 복정동 완충녹지에서 시작되는 남한산성길 구간의 종점이 여기 남문이다.
성남누비길은 성남 산의 62.1㎞ 숲길을 7개 구간으로 이은 길로 남한산성길(1구간), 검단산길(2구간), 영장산길(3구간), 불곡산길(4구간), 태봉산길(5구간), 청계산길(6구간), 인릉산길(7구간)로 되어 있다.

 

10:54 남한산성 남문인 지화문

정조3년 성곽을 개보수할 때 지화문이라 칭하였고 4대문 중 가장 크고 웅장한 중심문이며 유일하게 현판이 남아있다. 또한 현재는 성남으로 통하는 관문 역할을 하고 있으며 성문 앞에 식재된 느티나무(359년 추정, 성남시 보호수)와 함께 문화와 역사가 숨쉬는 시민의 역사터로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고 있다는 안내문이 있는데 애석하게도 나무는 서거했다.

 

유튜버 건행인2와 함께.
남한산성 제1옹성 공사중.
11:15 검단산1.2km/지화문1.4km/남한산성유원지1.5km 갈림길

이정표는 세 방향을 표시하고 있지만 길은 네 방향이다. 검단산은 도로를 따라 가도록 가르키는데 앞선 친구들이 도로를 걷기 싫은 지 표시없는 오른쪽 길을 가고 있다. 대충봐서 돌아가도 될 듯 싶어 따라 간 것이 알바의 시작이다.

 

쉼터. 왼쪽이 망덕공원1.8km라고 이정목이표시하고 있다. 직진방향은 표시가 없어졌는데 시작점인 남한산성공원방향인 듯하다.
산벗나무
암덕약수

망덕공원 가는 길에서 좌로 길을 틀어 잠시 걸으니 묘하게 두 갈래로 길이 나뉜다. 표시도 없기에 앞쪽에서 만날거라 짐작하고 둘로 갈라진다. 오른쪽 길 왼쪽보다는 대로다. 모르는 선행자를 따라 나는 오르막 길로 가보는데 길에 의문이 생긴다. 그 양반들도 초행이라 앞에서 길을 헤멘다. 부대 철망 담장을 따라 내리막을 내려가는데 우로 간 친구들이 이르게 꺽어 들어 오는 바람에 상봉이다. 우로 간 친구들이 간 길을 다시 찾아 진행하면 검단산과 망덕산이 연결되는 능선길을 만날 수 있을 텐데 어느 정도 거리인지 알 수 없어 그냥 돌아가기로 한다.
인적이 없는 곳에 자리를 깔고 막걸리를 나누며 언제 알바했냐는 듯이 즐긴다.

 

둘로 나뉜 길. 상봉 후 베낭비우기.
13:17 2시간 만에 갈림길로 다시 돌아 온다. 도로를 따라 검단산을 찾아간다.

검단산 1km 전 병자호란 이야기가 게시된 쌈지공원을 지나고 300m전에는 한양삼십리누리길 표지판이 있다.
검단산 실제 정상은 통신시설이 자리하고 있어 통제구역으로 되어 있다. 정상을 대신하고 있는 헬기장은 포장도로에서 좌로 들어 가면된다. 언제 또 오겠냐 싶어 정상은 못 밟더라고 가보기나 하려고 직진한다.

 

13:38 산객이 걸어서 갈 수 있는 끝지점. 신남성 안내판만 덩그러니 서 있다.

남한산성의 부속방어 시설인 新南城 동·서 돈대는 남한산성 남쪽의 검단산 정상에 위치하며, 광주시와 성남시에 있는 남한산성에서 약 1.5㎞ 떨어져 있다. 돈대가 있는 신남성은 남격대(南格臺)라고도 하며 원성(元城)인 남한산성과 마주하고 있어 대봉(對峰)이라 불리기도 한다. 돈대는 적의 침입이나 척후활동을 방어하기 위해 쌓은 소규모 방어시설이다. 

 

13:44 검단산 정상. 정상석 후면에 높이가 534.7m로 표기하고 있다.

검단산. 백제 선사가 은거한 산.
청량산(淸凉山, 479.9m)과 함께 광주산맥의 지맥으로서 남한산성과 연결되는 산줄기를 이루는 산이다. 검단산의 이름은 백제 때 검단선사(黔丹禪師)가 이곳에 은거한데서 유래하였다. 또한, 각처에서 한강을 이용하여 한양으로 들어오는 물산이 이곳에서 검사를 받고 단속을 하는 것에서 유래했다는 설도 있다.

 

알바한 길이 검단산과 망덕산을 잇는 성남누비길을 찾아 꺼꾸로 올라 왔으면 정상 길이 되었을 텐데. 약도를 보니 성급했던 것 같기도 하다. 마지막 남은 진달래를 구경할 때에 갑자기 우박이 쏟아진다. 땅에 흰 알갱이가 떨어진 우박이다.

 

14:27 다시 남문으로 와서 산성 안으로 들어 온다..
남한산성도립공원 현황도에서 오늘 걸었던 길을 되짚어 본다.
토속음식점 남문고을 2층 시원하고 전만좋은 곳.

네명씩 식탁 하나를 띄우고 앉는다. 들어가서부터 나올 때까지 자리 이동은 물런 말 한다디도 섞지 않으니 식당에서는 타인이 된다. 묘하게도 먼저 들어간 넷의 성이 박,유,송,조로 異姓이 한 테이블에 안고, 뒤에 들어간 조는 모두 같은 姓氏다. 재미있는 우연이다. 뒷풀이는 좋은 일이 있었던 석준이가 찬조한다. 그래서 누릉지백숙이 더 맛있었나...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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