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레길

서울둘레길 4-1코스 수서역~양재시민의숲역

자어즐 2020. 7. 5. 09:49

서울둘레길 3-3코스만 하고 땡치기에는 너무 허할 것 같아 4코스 1구간 수서역에서 양재시민의숲역까지 가기로 했다. 걷는 데 익숙하지 않은 몇몇은 합해서 18.8km 예상소요시간 7시간 15분이 길다고 은근히 불평을 하지만 중간에 탈출할 곳이 마땅치 않아 그냥 가보기로 한다.

서울 둘레길의 4코스는 대모-우면산 코스로 수서역에서 출발하여 대모산, 구룡산, 우면산을 거쳐 사당역에 도착하는, 길이 17.9km에 8시간이 소요 예정인 코스이다. 이 코스는 대부분 산행코스지만 높지 않은 고도로 수월한 트레킹이 가능하며 산림자연자원이 풍부하고 서울시 조망이 매우 좋다.  또한 구룡산과 우면산 사이의 여의천, 양재시민의 숲, 양재천을 경유하는 길은 주변 경관이 좋으며, 평탄하고 아늑한 산책로로 간편한 트레킹이 가능하다.  출발지인 수서역과 도착지인 사당역은 대중교통의 접근성이 아주 편리하다.

누   가 : 대건이륙산우회원 14명(덕우,무진,상윤,성순,수기,수혁,승섭,원식,윤배,재현,종철,주태,철순,태우)
언   제 : 2020년 07월 04일(토요일)
어디로 : 서울둘레길4코스(대모-우면산코스)중 1구간, 수서역 ~ 양재시민의숲역 
얼마나 : 3시간 34분(휴식, 식사시간 포함)

이동경로 : 수서역 - 돌탑전망대 - 돌탑전망대 -불국사 - 염곡마을 육교 - 여의천 - 양재시민의숲역

 

서역 6번 출구. 서울둘레길 4코스 출발 지점.

대모산은 높이 293m의 산이다. 산의 모양이 늙은 할머니를 닮았다고 해서 할미산으로 불리다가 조선시대 태종과 원경왕후 민씨를 모신 헌릉(獻陵)이 대모산 남쪽에 조성되면서 왕명에 의해 대모산(大母山)으로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구룡산(九龍山)과 함께 두 봉우리가 여자의 젖가슴을 닮아 대모산이라고 불렀다는 설도 있다. 이 산에는 불국사(약사전)을 비롯하여 수질 좋은 약수터가 있다. 

 

희고 검고 노란색의 도형과 ME ME WE GANGNAM는 무슨 뜻인지 해석이 필요하다.

서울 강남구에서 올 1월에 ‘미미위 강남(Me Me We Gangnam)’이라는 스타일브랜드를 만들었는데, 강남을 세계속의 도시로 홍보하고 '미미위'가 뜻하는 나(Me), 너(Me), 우리(We)라는 가치로 이웃간 서로 배려하고 품격있는 강남을 만들자는 의미란다. 'ME'가 '너'로 해석되는 게 융통성인가 그들만의 아집인가 모르겠다. '또 다른 나'가 어째서 너일까?

 

11:49 서울둘레길 4코스 스템프 찍는 곳 3굳데 중 첫번째. 시작은 가파른 계단이다.
12:09 대모산 정상 으르는 길과 서울둘레길이 갈라지는 곳
베낭 비우기
40분 남짓 식사와 곡차로 맑은 공기 아래서 여유를 즐기고...
13:06 돌탑전망대에서 보는 서울 풍경. 도봉산,수락산,아차산,롯데타워.

대모산 서울둘레길을 걷다 보면 20기(基) 가까이 되는 돌탑을 만날 수 있다. ‘아름다운 자연과 더불어 건강하게 살아 갈 수 있도록 염원하는 마음을 담아’ 임형모(任亨模) 씨가 15년(1995~2014) 간 쌓아 올린 이 돌탑 무리는 서울둘레길을 걷는 이들에게 작은 마음의 쉼터를 마련해 주고 있다.

 

실로암 약수터 수질검사 적합.
둘레길에서 20~30m 벗어난 곳에 있는 사랑나무 연리목(連理木). 앞만 보고 가면 지나 치게 되어 있다.

대모산에 팥배나무 연리목이 있다. 연리목은 뿌리가 서로 다른 나무가 붙어 한 나무로 자라는 현상이다. 매우 희귀한 현상으로 남녀 사이 혹은 부부애가 진한 것을 비유하며, 예전에서 효성이 지극한 부모 자식을 비유하기도 하였다. 신기한 자태 때문에 한창 사랑에 빠진 연인들에게 인기가 있다.

 

13:27 경주에만 불국사가 있는 게 아니다. 강남에도 조그마한 절집 불국사가 있다.

불국사는 강남의 남단에  자리잡은 대모산에 위치한 유서깊은 사찰이다.  창건연대는 고려 공민왕 2년(1353) 진정국사가 창건한 절이다. 창건당시  사찰이름은 약사절로 절 아랫마을 농부가 밭을 갈다 땅 속에서 돌로 만든  부처님이 나와 마을 뒷산에 모시고 있다가 진정국사가 현위치에 절을 짓고  약사 부처님을 모신 절이라 해서 약사절로 불리었다. 그 후 조선말  고종황제가 대모산 남쪽 헌인릉에 물이 나는 것을 보고 당시 주지스님께  방지책을 문의하니 대모산 동쪽(현 성지 약수터)에 수맥을 차단하면 된다고  하여 그렇게 하니 신기하게 물이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이를 고맙게 여긴  고정황제가 불국정토를 이루라는 뜻에서 불국사란 절이름을 내렸다고 한다.

 

돌 계단을 올라 경내로 들어서면 5층 석탑과 약사보전이 있고 왼쪽 으로 나한전이 자리 잡고 있다.

불국사는 6.25사변으로 인해 사찰이 소실되고 약사부처님만 남았는데 1964년 관악산 삼막사 주지이던 권영선 스님에 의해 법당, 칠성각, 나한전, 요사채 2동이 건립되었다. 그 후 절이 낡고 협소하여 1993년부터 김영길 주지스님에 의하여 약3년간의 불사끝에 나한전을 제외한 전 건물을 헐고 현 법당을 건립하고 본존 약사부처님을 모시고 관세음보살, 지장보살, 상단 목탱화와 신중 목탱화등을 새로이 봉안하였다. 특히 약사부처님은 600년 이상된 고불로서 원근 각처에서 기도 발원하여 소원을 이루고 가피를 입은 영험있는 부처이며 정교하게 조각된 목조탱화는 문화적 가치가 있는 성보이다. 불국사에서는 불교회관건립및 종각불사, 일주문, 석탑등의 불사를 계속 추진할 예정으로 있다.

 

13:32 불국사 앞 이정표. 남은 거리 6.7km
유아숲 교육은 1950년대 덴마크에서 처음 시작해 숲 유치원 형태로 유럽 전역으로 널리 확산되었고 우리나라에서는 서울시가 2011년부터 유아숲체험장 조성을 시작해서 전국적으로 대략 50개소를 운영하고 있다.
나이테관찰 부스. 피나무,느릅나무,들메나무,고로쇠나무,엄나무,낙옆송 옆에는 새집 관찰 부스가 있다.
여기 표지목에 나오는 약수터만 해도 6개나 된다.
14:20 강남 둘레숲길4코스(매봉역)와 갈라 지는 곳. 화살표를 보지 않으면 서울둘레길을 벗어난다.
능인선원 갈림길에서 부터 주능선길과 만나는 곳 까지 약간의 경사가 있는데 재법 걸어서 에너지가 다되어 가는 친구들은 힘에 부친다.
코이카 인재교육원 갈림길.
14:54 염곡동 마을길로 내려 선다.
서울둘레길 양재시민의 숲까지 2km. 저기 육교를 건넌다.
염곡마을 육교를 건너서 서울둘레길 리본이 있는 길로 여의청을 찾아 간다.
여의천

여의천(如意川)은 서울특별시 서초구 신원동 청계산에서 발원하여 양재천으로 합류하는 지방하천이다. 옛 지명은 염곡천(廉谷川)이었으며, 안개가 자주 끼는 하천이라는 뜻의 연내(煙內川)이라고도 불렀다.

양재대로 아래로 통과. 오른쪽 건물 aT Center에 '당신과 함께 있으면 내가 좋아지던 시절이 있었네' 라는 글판이 보인다. 이 글귀는 이영광 시인의 시집 ‘아픈천국(2010, 창비)’에 수록된 ‘높새바람같이는’ 중에서 인용됐다. 힘든 시기에도 버팀목이 돼주었던 사람을 떠올리며 긍정적인 힘을 얻을 수 있는 의미다.

높새바람같이는,      이영광

나는 다시 넝마를 두르고 앉아 생각하네
당신과 함께 있으면, 내가 좋아지던 시절이 있었네
내겐 지금 높새바람같이는
잘 걷지 못하는 몸이 하나 있고
높새바람같이는 살아지지않는 마음이 하나 있고
문질러도 피 흐르지않는 생이 하나 있네
이것은 재가 되어가는 파국의 용사들
여전히 전장에 버려진 짐승같은 진심들
당신은 끝내 치유되지 않고
내안에서 꼿꼿이 죽어가지만
나는 다시 넝마를 두르고 앉아 생각하네
당신과 함께라면 내가, 자꾸 좋아지던 시절이 있었네

 

다리 아래에 어미 오리가 더운 햇살을 피해 귀여운 새끼들을 몰고 피서 나왔네.
양재시민의 숲 옆으로 여의천의 뚝길.
15:23 오늘 서울둘레길은 양재시민의숲 위령탑이 보이는 여기까지.
여의2교를 건너 양재동화훼공판장입구 쪽 강남대로로 나온다.
뒤풀이 장소 소백산. 선생으로 현역에 있을 때 학부형이 운영하는 집이라 잘 해줄거라며 강력 추천하여 예약한 집.
안창살,특등심,치마살 고기의 맛은 아주 좋은데 객단가가 높다. 산행 뒷풀이로 인당 80,000원이면 예산 밖의 지출이다. 글쓰는 언어와 수치 언어의 간격이 크다.

이 몸은 전철을 타고 집으로 향하는데 마음은 맥주 한잔 더 하는 곳에도 두고 당구 치러 가는 친구들 곁에도 있다. 힘들다, 피곤하다는 말은 의성어밖에 안된다. 흉내만 내는 말인 듯 금방 보충되나 보다. 집에 가는 몸은 즐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