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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양밸리 펜션 물가에서 여유 즐기기

자어즐 2020. 6. 24. 21:28

우리나라에 4개월 전부터 대량 전파되기 시작한 코르나 19가 조금 잠잠해지는 듯하다가 다시 고개를 드는 추세다. 이놈의 코르나 19로부터 언제쯤에나 자유로울 수 있을는지 심히 걱정스럽다. 밀집 밀접 밀폐 공간과 거리에서의 행사나 모임은 제한되고 해외여행은 말 자체가 실종된 듯하다. 재택근무나 온라인 강의는 생각 밖의 일이고, 관중 없이 열리는 프로야구, 프로축구는 속이 없는 찐빵이다. 여름에도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는 일상을 누가 상상이나 했던가?
그래서 장시간 제한된 생활을 하다 보니 우리가 당연하다고 여기고 있었던 것들에 대한 소중함을 느끼게하고, 그동안 넘치고 과함을 생각하게 만든다. 절대적으로 그 자리에 있을 것 같은 기존 틀이 바뀔 수 있다는 것도 가르쳐 준다.

요즘은 가까이 자연과 함께하는 캠핑, 낚시, 골프가 대세여서 그와 관련된 용품들이 호황이란다. 그러하듯 우리 친구들 올해 상반기 1박2일은 할까 말까 보다는 어디로 갈까에 관심이 모인다. 이번에는 산으로 보다는 물가에서 천렵하자는 다수가 있어 예전에 가본 영월의 보보스캇이 좋은 것 같았는데 멀다는 의견에 베제 되고, 화양계곡 부근 화양밸리 자연의 향기 펜션 앞 압항천으로 정한다.
남부팀과는 괴산 청천면의 맛집 올갱이 마을에서 11시 30분에 만나기로 한다. 북부팀은 이번에 현기가 차를 가져갈 차례다. 안양역에서 철홍이랑 08:31분 발 무궁화호를 타고 천안역에 내려 현기랑 만난다. 고속버스로 내려온 월동이를 픽업해서 도킹 지점으로 향한다. 청주 IC에서 나와 외곽순환로로 청주를 돌아 미원을 지나가는 길은 밀리지 않는다. 미원면 농협하나로마트에서 총무가 내어준 숙제-개별지참물-을 준비한다.
남부팀 친구들은 작년 11월에 보고 처음이라 반가울 수 밖에.

1. 누구가 : 패로우즈 친구(달, 대우, 수영, 영화, 월동, 재정, 종철, 철홍, 현기)와 함께
2. 언  제 : 2020년 06월 20일(토)~21(일)
3. 어디로 : 화양밸리 장연의 향기 펜션 앞 압항천

 

남부팀과 접선 장소. 청천면 올갱이 마을. 아욱에 고추장 맛이 집에서 끓이는 부추와 된장 맛과는 또 다른 느낌이다.

다슬기는 지역마다 부르는 이름이 다르다. 경상도는 '고디, 고등', 전라도는 '대사리', 충청도에서는 '올갱이'라고 한다. 다슬기는 예로부터 간과 위장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슬기해장국, 다슬기 전골, 다슬기수제비뿐 아니라 다슬기 진액 등으로 식용 및 약용으로 알려져 있다.

 

남부팀을 기다리는 시간에 청천면에 있는 시장 구경. 청천 푸른내시장. 5일, 10일 오일장이 선다. 오늘은 장날인데 아직은 한산하다.
통로를 중심으로 100여개의 점포가 나란히 있다. 뚜껑(아케이드)이 있어 날씨에 구애받지 않는다.
지역특산물이 올갱이. 국내산 kg당 20,000원인데 말을 잘하면 D.C를 받을 수 있으니 저렴한 편이다. 염장버섯,찰옥수수도 있다.

김여사에게 이번에 친구들과 1박 2일 하러 가는 중에 점심 먹기 위해 내린 청천면에도 다슬기가 많이 나와 있더라고 하니 대번에 얼마냐고 묻는다. 친구가 5kg를 사는데 90,000원 택배비(4,000원) 별도로 하더라 했다. 우리는 보름 전쯤에 매년 사 먹던 곳에서 깐 다슬기 한팩을 덤으로 해서 10kg을 250,000에 받았다고 하면서 착한 가격이라 우리도 다음에는 친구에게 어떤지 들어보고 여기서 주문하면 되겠네 한다. 근데 해감은 한 건가?
확인하니 해감을 하지 않고 잡은 상태 그대로 보내준단다. 하루 종일 해감하느라 물을 몇 번 갈아야 하고, 물 때를 벗겨내는 수고도 해야 하고, 살짝 삶아야 하는 번거로움까지 뒷손질에 들어가는 일거리가 만만찮다. 해서 울 친구 깐 올갱이로 주문을 바꿨다. 우려낸 물도 같이 보내주고 10,000원을 더 지불했다고. 선택은 김여사의 몫.

 

자연의 향기 펜션을 입력하여 찾아가니 검색한 모습이 아니다. 물으니 같은 이름이 두군데란다. 펜션 바로앞 계곡의 평상.
압항천[鴨項川]. 어항,쪽대,낚시...준비한 도구는 많지만 잡혀줄 물고기는 별로.

압항천은 괴산군 청안면 문당리 칠보산(544m) 아래서 발원 부흥리에서 황암천과 합류한 후 동남쪽으로 흐르다 청천면 도원리에서 달천에 합류하는 지방하천이다. 압항천은 괴곡천으로도 불리며, 하천 이름은 하천이 지나는 주요 마을 이름에서 유래하였다. 압항리와 괴곡리는 과거 청안군 동면에 속했던 지역으로, 압항리는 마을의 지형이 오리의 목과 같다고 하여 붙여진 지명이다.

 

시원한 맥주로 목추김을 시작으로 酒酒酒가 연속이다.

오늘 논재중의 하나가 부모님 모시기에 관한 것이다. 한 친구가 白壽이신 아버님을 형이 모시다가 애로가 있었든지 상의도 없이 요양원에으로 보내서 섭섭하다는 얘기가 발단이다. 한 번 모셔보지도 않고 형을 원망하면 안 된다는 반론부터 공방들이 오간다. 우습게도 장남 대 그 외 비율이 6:3이어서 숫자에서 차남 이하가 밀린다. 백세를 눈 앞에 둔 늙은 어메를 모시는 일흔 중반의 큰처남 내외나 엄니 곁에서 자주 찾아보는 동생들이 생각난다. 그들이 효자다. 양친을 여윈 친구도 있지만 살아 계실 때 마음 편하게 해 드리자는 결론에 가지만 친다. 우리는 나중에 자식들에게 부담을 주지 말고 알아서 처신하자는 것으로 끝을 본다.

 

룸에 붙은 전용 바베큐장.

통상은 한나절 산행이나 트레킹으로 몸을 풀고 정한 숙소로 들어온다. 땀을 닦고 나면 주와 만나는 시간은 저녁식사 시간부터였다. 그런데 이번처럼 산행을 생략하고 만나자마자 개울가에 자리를 잡으니 먹는 시간이 곱빼기가 된다. 준비한 술이 보통은 못 다 먹고 제법 남았었는데 오늘은 턱도 없다. 현지에서 다시 보충하는 희얀한 일이 생겼다.
담에는 힘들지 않은 코스로 트레킹이라도 해야겠다는 얘기에 모두가 고개를 끄덕인다.

 

오날 잡은 눈먼 고기를 튀기고, 부산친구가 가져온 부산의 삼진어묵, 부대찌게까지 아침이 저녁식사 만큼된다.
화양밸리 자연의 향기 펜션 커피향기방. 복층다락방.화장실2개.개별테라스이 있는 복층 30평 별관.
계단 오른쪽 방이 우리가 묵었던 커피향기방.
청주 미원면과 내수읍 연결하는 이티재 정상에 있는 이티성영토. 충청북도에서 밥맛 좋은 집으로 선정된 곳.

청주 미원면과 내수읍을 연결하는 고개를 이티재라 부른다. 그 고개에 '이티성영토'가 있다. 이티에 대한 궁금증은 자리에 앉으면 식탁 위에 깔린 종이판에 적힌 이티재의 유래를 보고 푼다. 과거 워낙 높았던 이 고개는 90세 노부와 70세 아들이 이틀을 걸려 넘었다 하여 이틀재로 불리다 이티재로 변했다고 한다.
이곳을 오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 음식은 곤드레 밥과 연잎 밥 정식인 듯 좌우 식탁이 모두 그런 차림이다. 미리 예약해둔 연잎밥 정식이 바로 나온다. 나막물김치부터 셀러드, 삼겹바비큐, 무침,전, 궁중떡볶기, 도라지 정과가 밥이 오기전에 차려진다. 상차림이 조금씩 깔끔하다. 배가 고픈 상태면 모자랄 수도 있는 량이지만 지금의 우리는 충분하다. 밥과 함께 6가지 반찬과 조기구이, 된장찌게가 나온다. 연 잎에 싸서 져낸 밥에는 대우 땅콩, 잣, 해바라기 씨등 견과류와 잡곡이 들어 있는 비쥬얼만으로도 건강한 밥이다. 연잎은 피를 맑게 하여 혈액순환, 어지럼증, 피부미용에 좋다고 한다. 곤드레나 연잎 밥 외에 바베큐 정식 연잎오리백숙등 다른 메뉴들도 있다.

 

이티봉 약수 앞 휴게 공간. 남부와 북부팀 다음을 기약한다.
이티봉약수.

이번에는 만나자마자 먹는 걸로 시작해서 천렵은 뒷전에 두고 먹는 걸로 끝을 보아 먹는 것 밖에 기억이 없는 1박 2일이다. 배 나오는 소리 들린다. 다음에는 아무래도 걷는 시간은 한나절 있을 필요성이 있다. 그래도 그 속에서 오가는 우리 친구들의 얘기는 언제나 즐겁고 기분 좋다. 이 나이가 되어도 육두문자 쓸 수 있는 친구들이라서 좋고 정겹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