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레길

도란도란 정겨운 트레킹 서울둘레길 1코스

자어즐 2020. 4. 5. 15:00

올 2월부터 대건이륙산우들과 서울둘레길을 살방살방 걸어보자고 한 것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가 난리를 치는통에 겁을 먹은 우리는 할 수 없이 시간을 뒤로 민다. 그 동안은 사회적 거리 두기에 동참해서 왠만한 건이 아니면 주말은 집에 콕 박혀있기 일수여서 이도 스트레스다. 김여사랑 마스크로 무장하고 집에서부터 걸어 동네산 한바퀴 돌아 오는 걸로 갑갑함을 해소하기도 하는데 의외로 거기 가면 우리 같은 사람이 많아서 놀랜다. 다양한 마스크들은 모두가 피해자인 걸 나타내는 상징인 듯 보인다. 잊고 있던 소소한 일상의 중요함이 새삼스럽다.
이번 달도 가느냐 마느냐의 근본적인 고민은 있어도 동네 산이다 생각하고 오갈 때와 밥먹을 때 조심하기로 해서 강행키로 한다. 아직 봄은 멀기만 한데도 어제 재현이가 올린 '봄 날은 간다'는 노래 마냥 그냥 봄이 가버릴 것 같은 조급함이 서울둘레길을 시작하자고 한 것인지도 모른다. 활동을 자제해 달라는 사회적 요구에 반하게 날씨는 집에만 박혀 있기에는 억울하게 좋다. 이 시국에 궂이 산에 가야 하냐는 김여사 잔소리는 쉬어 가지 않는다.
09:30 도봉산역 2번출구에서 만난다. 처음으로 동기들 모임에 참석하기로한 철순이랑 같이 가기로 해서 모두 열네명이다. 깜빡이는 정신이 폰을 충전기에 꼽아 둔채로 나왔다가 발을 고생시키고, 시간은 십분이나 지각해서 마음 조리게 만든다. 모처럼 만난 친구들의 인사는 악수 대신 주먹 맞대기로 반가움을 표시한다. 
서울둘레길 1코스 수락-불암산 코스는 도봉산 2번출구에서 부터 시작이 된다. 코스 이름과 같이 수락산을 지나 불암산으로 이어지는 길이다. 덕릉고개를 거치는 보조구간을 더하는 무리는 하지 않고 14.3km를 삼림욕도 하면서 우리 Big mouth들의 이빨을 양념으로 도란도란 정겹게 걷어볼 참이다. 길게는 서울둘레길 157km, 짧게는 1코스를 대건이륙 벗들과 출발해 보자.  
   

1. 누구가 : 경환,낙음,덕우,수기,수혁,승섭,원식,윤배,재우,재현,정식,종철,철순,태우 모두14명

2. 언   제 : 2020년 04월 04일(토) 

3. 어디로 : 서울둘레길 1코스 수락-불암산코스

4. 얼마나 : 6시간(휴식.식사시간 포함)

 

▼ 이동경로 : 도봉산역 2번 출구 - 서울창포원 - 상도교 - 벽운동계곡 - 노원골 - 채석장 - 당고개역 - (두원포차) - 불암산 우회코스 갈림길 - 넓은마당 - 넓적바위 - 공릉산백세문 - (족발3:30) - 화랑대역 4번 출구

 

▼ 도봉산역 2번 출구 나오면 서울 창포원을 만난다. 서울 창포원은 여러가지 꽃창포와 붓꽃으로 가꾸어진 생태공원이다.

 

▼ 도봉산역 2번 출구. 10분 지각이어서 미안한데 내보다 조금 늦은 친구가 있어 약간은 희석된 기분?

 

▼ 이 곳은 약 1만 6천평에 붓꽃원,습지원,천이관찰원,약용식물원등 12개 태마로 구분 조성되어 있다.

 

▼ 출발전 단체 인증.

 

▼ 습지원.

 

▼ 09:20 창포원 1층 서울둘레길 안내소에 스템프북과 안내지도가 비치되어 있다. 그 앞쪽에 우체통에서 첫 스템프를 찍는다.

 

▼ 우체통을 재활용한 스템프 찍는 통이 서울둘레길에 28개가 설치되어 있다. 앞으로 칸을 하나씩 메우는 재미를 소소할 듯 하다.

 

▼ 창포원을 통과하고 길거너 돌아보면 도봉산의 사령부가 있다.

 

▼ 종합안내판과 안내목, 리본, 화살표 표지판을 잘 찿아서 초행길 헷갈리지 않도록 사주 경계.

 

▼ 09:29 상도교. 중량천. 잔차를 좋아하는 친구들은 가끔 이곳을 지나다닌단다.

 

▼ 다리 건너 11시 방향의 길로 등어 서면 마주치는 둘레길 안내도.

 

10:00 백운동계곡. 왼쪽 데크길 끝부분의 왼쪽에서 신장로로 나왔는데 이정표를 못 찿아 가게에서 물어보고 길 찿는다. 아랫방향으로 조금만 내려가면 왼쪽으로 둘레길표지판들이 있다고 친절하게 일러준다.

 

골프회장 낙음이가 저번 달에 아이 결혼시키면서 애로사항이 많은 얘기를 풀어 놓는다. 지금 보면 강행한 것은 잘한 것이고 식당 대신에 답례품 선정 문제에 혹여 욕 먹지 않을까 싶어 봉투도 준비 하고...

 

수락산역 갈림길 곡차 한잔. 떡이 먹음직스러운 만큼 맛도 좋다. 쌀과 막걸리로 발효시켜 만든 술떡을 기지떡,증편,술떡이라고 다양하게 불려지는 이것을 부드럽운 식감을 주도록 동그랗고 잘게 만들어 잔기지떡이라고 한단다.

 

10:45 노원골. 시인 천상병님이 살았다해서 천상병산길이기도 하다. 시래기 국밥 4,500원이면 가격이 착하네.

 

뒤에 따라오던 일곱이 안나타나는 걸 보니 옆으로 센 모양이다. 여기도 헷갈리는 지점 중의 하나인 갑다. 

 

고래바위. 바위 옆에 주름이 잡혀 향유고래 모양이 된다. 모타리는 작다.

 

거인 발자국 바위. 옛날 수락산에 살면서 산을 오르는 사람들을 지켜주고, 수락산의 동식물들을 지켜주던 거인이 개발의 영향으로 수락산이 파괴되고 마을 공동체가 해체되자 수락산을 떠났다는 전설따라 삼천리.

 

11:31 채석장.

 

채석장 전망대.

 

11:55 당고개역. 약국에 마스크 판매 안내문구가 있어서 공적마스크를 처음으로 구입해 본다. 얼마 전까지 만해도 마스크 2개 사려는 줄이 장난이 아니었는데 요즈음은 사정이 많이 나아진 모양이다. KF94 2개 3,000원.

 

간단한 요기로 선택된 멸치국수. 우리보다 열살은 많음직한 주인양반 내외의 구수한 말이 훈훈한 분위기를 만든다.

 

김치찌게 안주에 반주한잔 곁들이고 한시를 채워서 다시 길을 나선다.

 

13:08 불암산 둘레길로 진입

 

▼ 13:12 불암산 우회코스 갈림길에서 두번째 스템프 꽝. 

 

▼ 보조구간으로 걸었으면 정자 옆으로 나와서 여기서 합류했을 게다. 

 

▼ 13:30 불암산 5등산로 갈림길.

 

▼ 빌로 닮은 것 같잖은 남근석이란 돌 기둥은 스쳐지난다.

 

▼ 13:51 공룡바위.

 

▼ 14:00 풍요와 다산을 기원하던 여근석이다. 이곳 넓적바위도 마을 동제[洞祭]의 대상이었을 것이고 조선시대에는 아들 낳기를 바라는 여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을 것이란다.

 

15:04 공릉산백세문. 서울창포원에서 중간에 포차에서 국수 먹은 시간과 휴식시간을 포함해서 5시간 45분 가량 소요되었다.

 

윤배가 봐둔 식당을 찿으며 화랑대역으로 가는 대로변에 나이를 웬간히 먹었음직한 벚나무에 만개한 벚꽃이 꽃비를 만든다.

 

뒤풀이 장소 '족발 (나오는 시간)3:30분'

 

적당히 불콰한 얼굴로 철길을 따라 화랑대역으로 왔는데 몇몇은 당구 한게임하러 왔던 길 돌아 가더라. 길 건너 세번째 스템프에 인증도장도 찍는다.

 

유튜브에 '봄날은 간다'는 노래를 10명[김연자,김정호,나훈아,린,심수봉,장사익,조용필,주현미,최백호,한영애]의 가수가 부르는데 그 노래들을 들어보면 같은 노래라도 어찌 그리 느낌이 다른지 한번 들어 보시라. 아마도 묘한 다른 감동들을 느낄 수 있을 게다. 나 역시. 서울둘레길도 그렇지 않을까. 오늘 첫코스도 걸어보니 부분부분 와 닫는 오감이 모두 다르다. 목련 벗꽃 개나리 진달래가 피는 시기가 다를진데 길이 공유하는 걸 보면 여러가수가 같은 노래를 부르는 거랑 뭐가 다를까나. 각각의 내음을 찝어서 안내판에 붙은 길 이름도 사연길,기원길,동행길,백세길등으로 달리 명명했지 싶다.
이런 길을 친구들과 두런거리며 걸을 수 있어 참 좋다. 다음 화랑대역 4번 출구에서 시작되는 2코스가 기대 된다.
 
건행인2의 유튜브[https://youtu.be/xP31u2cwcQs]에 올라온 영상이 오늘 산행을 돌아보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