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오름

엄뫼에서 어머니산이 된 모악산

자어즐 2018. 11. 5. 22:45

친구야 뭐가 그리 바쁘냐 쉬어가자. 한해한해 지나가니 마음이 재촉하더냐.

어느 양반 말마따나 세상 살면서 내것이 어디있나 쓰다가 버리고 갈 것을.

모든 것 잠시 잊고 산에나 가자구나. 우리끼리 어머니 품 같이 따뜻하게 포옹해 주는 그 산으로 같이 가자.

가는 길에 이쁜 단풍 만나면 오래전에 감춰 둔 바랜 녀석 꺼내 놓고 내 것이 이쁘다고 우기다가 웃어보자. 모처럼만에...

 

도락갈까 모악갈까? 모악갔다가 전주 구경하는 쪽으로 손들을 든다.

천안에 합류해서 전주로 향하는 길에는 차량이 넘친다.

북부팀은 매번 헷갈려서 이번에 누구차례인지 따진다. 현기가 수고할 순서다.

월동이가 부쳐온 고추전에 곡차가 빠질 수 없다. 남부팀은 재시간에 도착해서 늦어지는 북부팀을 식당에 들어앉아 기다린다. 북부는 차에서 남부는 식당에는 오늘의 조짐이 하 수상하다.

모악(母岳) 母로 보면 부드러운 산이어야 하고 岳자가 붙은 산은 통상적으로 거치니 정체 파악을 해야하는데...

 

한 친구가 어머님이 많이 안 좋으신지 같이 못해 섭섭하다.

 

1. 누구가 : 패로우즈 친구(달,수영,영화,월동,재정,종철,철홍,현기)와 함께

2. 언   제 : 2018년 11월 03일(토)

3. 어디로 : 모악산

4. 얼마나 : 2시간 40분

 

금만경평야의 젖줄인 모악산[해발 793.5m]은 원래 이름이 금산이었을 것이라는 설이 있다. 이는 금산사란 절이름에 근원을 두고 한 말이다. 금산[金山]이란 '큰산'을 한자음으로 표기했다는 설과 금산사 입구 금평호에서 사금이 나오기 때문에'금(金)'자가 들어갔다는 설로 갈리기도 한다. 또 모악산은 그 정상에 마치 어미가 어린애를 안고 있는 형태로 보이는 바위가 있어 이로부터 생겨난 이름이라는 설도 있다.

「금산사지」에 의하면 모악산은 우리나라 고어로 '엄뫼'라는 말로 아주높은 태산을 의미한 것이다. 한자가 들어오면서 '엄뫼'는 어머니의 뫼라는 뜻을 내포한 것으로 의역해서 모악(母岳)이라 했고, 큰 뫼의 큼을 음역하고 뫼는 의역해서 금산(金山)이라고 칭하였다고 적고 있다.

모악산은 한국의 곡창으로 불리는 김제와 만경평야를 그 발 아래 두고 있다. 이들 벌판에 공급할 용수가 바로 모악산으로부터 흘러들기 때문이다. 특히 삼국시대 이전부터 관개시설의 대명사로 꼽혀 온 벽골제의 물이 그 물의 근원을 모악산에 두고 있음에랴. '징게맹경[김제와 만경]'의 젖줄이 바로 모악산에 닿아 있다. '어머니'산은 양육(養育)을 뜻한다. 그 품안에서 새 생명을 키워낸다.
이름처럼 언제 누가 찾아와도 어머니처럼 품에 안아주는 정겨운 산이다. 삶의 고단함과 괴로움이 모두 사라지고 새로운 의욕이 용솟음치는 기운을 준다고 한다.
호남사경으로 모악춘경[母岳春景]이 우선이다. 4월에 피는 벚꽃과 배롱나무 꽃은 장관을 이룬다. 두번째가 변산반도의 하경[夏景]이요, 세번째는 내장산의 단풍, 네번째가 백양사의 설경[雪景]이다. 봄이 아니어도 모악산은 수려한 자태를 자랑한다.

 

▼ 이동경로 : 모악산관광단지 공영주차장[구이주차장] - 대원사 - 수왕사 - 무제봉 - 정상 - 왕복 원점복귀

전북 완주군 구이면 원기리 (모악산관광단지 주차장) 

▼ 전라도 천년의 기상과 비전을 현대미술로 승화한 특별기념전을 전북도립 미술관에서 10월 20일부터 12월 9일까지 갖는다. 그 주제가 ‘전라굴기(全羅崛起)―전라여 크게 일어나라’이다.전라도 출신 작가 20여 명이 전라산하, 전라사람, 전라굴기를 소재로 한 작품 80여 점을 선인다. 굴기말고 다른 좋은 말이 없었을까...

▼ 우리끼리는 가식과 허울이 없다. 육두문자를 쓰기도 하고 장난도 친다.

▼ 13:59 들머리에서 출정. 출발이 많이 늦었다. 11:30분에 만나 산행하다가 각자 준비한 점심을 먹고 천천히 돌아 볼려고 한 것이...

▼ 내고장 모악산은 산이 아니외다/ 어머니외다.

   저 혼자 떨쳐 높지 않고 /험하지 않고 /먼데 사람들마저/ 어서 오라 어서 오라/ 내 자식으로 품에 안은 어머니외다....

    고은  시인의 시비를 지난다.

▼ 14:13 대원사와 천일암 갈림길. 대원사로 해서 정상을 밟고 천일암으로 내려올려햇던 것이 사정상 갔던 길 다시 왔다.

▼ 14:25 대원사. 전라북도 완주군 구이면 원기리 모악산 동쪽 기슭 해발 420m에 자리 잡고 있는 조그마한 사찰로 대한불교 조계종 제 17교구 본사인 금산사의 말사이다. 고구려에서 백제로 귀화한 열반종의 개산조인 보덕()의 제자 일승()·심정()·대원() 등이 670년(신라 문무왕 10) 창건하였으며, 1866년(고종 23)에 중창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조선 말기 종교사상가로 유명했던 증산() 강일순(: 1871∼1909)이 이 절에서 도를 깨우쳤다고 한다.

▼ 5층 석탑. 대웅전 앞뜰에 세워져 있는 높이 238cm의 고려시대 말기의 작품이다.

▼ 14:46 쉼터 못 미친 지점에서 자리를 깔고는 안 올라갈 표정들이다. 이 박사도 전날 새벽까지 일이 있었는지 모양새가 말이 아니고. 대표주자로 정상모습을 담아 오기로 한다.

▼ 15:00 수왕사 갈림길. 수왕사는 바로 옆이다.

▼ 15:02 수왕사 앞의 풍경

▼ 자그마하고 꾸미지 않는 절의 모습이라 기억에 남을 듯하다. 수왕사의 석간수로 갈증을 풀다. 

▼ 구이저수지 를 둘러싸고 있는 산은 고래등에 난 뿔처럼 생겨서 경각산이라 이름 붙은 산이다. 아버지 산이다. 

▼ 수왕사에서 돌아갈까 하다가 정상이 눈앞에 잡혀 후닥 갔다 오자고 걸음 다잡는다.

▼ 이동 카페. 막걸리는 셀프라고.

▼ 15:11 해발 620m 갈림길. 정상까지 800m.

▼ 15:19 무제봉. 정상으로 가는 능선길의 무제봉은 기우제를 올리던 곳이다. 조선시대 가뭄 때마다 전주감사가 산 돼지를 제물로 올리고 주민들은 농악을 울리며 밤을 지새웠다고 한다.

▼ 젊은 부부인지 연인인지 무제봉을 지키고 있어 한장 부탁한다.

▼ 이 안내판을 보고 뒤의 것이 무제봉인지 알았다.

▼ 쉰길바위는 아닌 것 같고 너 이름이 뭔고?

▼ 15:32 정상 전의 전망대

▼ 왼쪽 사람이 올라있는 바위가 쉰들바위이고 중앙에 머리 벗은 곳이 무제봉.

▼ 모악산 정상에 방송 송출을 위한 큰 탑을 세웠다. 김제의 정기가 이 철탑에 눌려 그 영화가 끝나고 쇠락이 철탑이 세워진 그 순간 부터라는 믿거나 말거나하는 소리가 있다. 

▼ 전망대에 표지석은 제자리가 아닌 줄 알 텐데 왜 이자리 있을까 .KBS 송신설비 구축과 군부대 통신 등 국가 보안시설 보호관계로 일반인의 접근이 통제됐던 모악산 정상(송신소 옥상)이 30년만인 2008년 4월에 개방되면서 팽 당한 것인지도 모른다.

▼ 15:40 정상. 이곳의 개방시간은 09:00~16:00.

▼ 남쪽으로 하늘이 한겹만 더 벗겨졌으면 무등산,추월상,내장산,방장산도 보이지 않을까...

▼ 금산사 방향.

▼ 전주 시내 방향.

▼ 모악산에서 재일 높으 곳. 아래에서 내려 갈 준비를 하고 있다고 연락이 온다.

▼ 16:04 수왕사 입구.

▼ 16:10 쉼터. 내려오는 길에 한사람이 앉았고 앞에서 다리를 움직이지 못하게 들고 섰다. 쥐가 나서 다리를 펴 주는 자세가 비슷해서 등객이 쥐났냐고 물으니 골절이라고 답한다. 어휴 고생 좀 히시겠구만. 내가 경험자니까...

▼ 16:20 대원사.

▼ 대원사 심검당[大院寺 尋劒堂] 지혜의 칼을 찿는 집 심검당. 사찰의 또는 으로 사용되는 건물에 많이 붙이는 이름.

▼ 해우소 앞의 단풍이 대원사 주위 단풍 중에 내 판단으로는 가장 멋지다.  

▼ 대원사를 나오며 만나는 단풍이 두번째다.

▼ 16:29. 대원사갈림길. 오르며 통과한 시간이 14:13분 이었으니 여기서 정상까지는 왕복 2시간 16분이 걸린 셈이다. 

▼ 선녀폭포와 사랑바위. 폭포라고 하기엔 좀 민망한 구석이 있다. 선녀와 나무꾼이 눈이 맞아 사랑의 입마춤을 하는 순간 돌이 되어 떨어지지 않는 바위가 되었다는 개그.

▼ 골절된 부상자를 수송할 119구급차. 들것으로 산에서 환자 후송하는 119대원들의 수고에 감사의 마음 보낸다.

▼ 전주김씨종중공덕비[全州金氏宗中功德碑)와 모태정(母胎亭],

▼ 16:39 들머리이자 날머리로 원점복귀. 차만 아니면 금산사를 구경했을텐데...

메기 낚시, 계절별 농산물체험,수영장이 있는 농촌체험 체험형 민박 상산마루다. 구이주차장에서 12km 정도 떨어져 있다.

▼ 주인은 없고 객은 들까 말까 헷갈린다. 일이 있어 갈 수 없으니 번데기 통조림 번데기를 미끼로 메기를 잡으라고 일러준다. 낚시에 잘 물리니 한번 해보란다. 방은 그런대로 하루 자는데 큰 지장이 없는 시골 민박집 방 같은데 물 나오는 게 시원찮다. 감질난다. 담날 아침에 들런 주인장이 얘기하니 밖에 뭘 틀어야지 잘 나온다고 한다. 아이고...손해배상할 수도 없고 나참.

▼ 낚시말고 우리 방법으로 메기를 잡는다. 어떻게 잡은 지는 비밀이다. 여기 13,000마리 정도의 메기가 들어 있단다.

크지 않고 은근한 웃음으로 친구야 쉬어가자. 산의 냄새만 맡더라도 좋다 산에가자.

가고 싶을 때 가지 못하는 그 서글픔 아주 나중에 감당하러 걸어러 가자. 오랫동안 우리 손잡고 사드락사드락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