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오름

등잔봉에 산막이옛길 더하다.

자어즐 2018. 10. 29. 23:20

오늘은 고교 동기들 가을 나들이 날이다. 이륙회여서 인지 공교롭게도 26명이 따라 나선다. 한창 결혼 시즌이어서 피치 못한 친구들이 여럿이다. 나도 사우디모임의 한 친구가 아들 장가보내는데 축의금과 마음만 전달했다. 사당역 출구에는 떠나는 이들로 정신없이 붐빈다. 설레고 반가운 마음들로 엉덩이가 느리니 교통경창들만 바쁘다.

 

오늘 가을색 짙어진 산막이옛길을 옛동무들하고 물따라 산따라 설렁설렁 걸어볼련다. 눈길가는 곳마다 가을이고 발걸음 디딜 때 마다 가을이 밟힌다. 산으로 막힌 마을로 가는 옛길을 정비하여 다듬어 놓은 산책길은 괴산호를 따라 10리길 굽어 돈다.

우리는 노루샘에서 등로를 타고 올라 등잔봉에 다다르고 괴산호를 바라보며 숨한번 쉬고는 한반도전망대로 능선을 타고 간다.

능선도 물길따라 같이 가고 ,건너 보이는 군자산은 주위에 발각되지 않게 이쁜 색으로 변색하고 따라 온다.

숲길의 향기로운 기운은 모든 짐들을 내려 놓게 만든다. 진달래 동산(노루샘부터 진달래동산 2.9km)으로 내려오는 길은 가팔라도 모두가 즐겁다. 힘이 남아도는 몇몇은 천장봉을 넘어 산막이 마을 (노루샘부터 산막이마을 4.4km)로 돌아 온다.

예전에 등잔봉-천장봉-삼성봉으로 섭렵을 했으니 더 가지 않아도 섭섭지 않다.

 

산막이옛길로 나오는 길에는 믿거나말거나 호랑이 담배피울적 이야기도 있다. 괴산바위,앉은뱅이 약수,옷벗은 미녀 참나무, 여우비 바위굴, 매바위,호랑이굴, 노루샘...  이름 참 잘 부쳐놓았다. 요것들 하나씩 찾아보는 재미도 솔솔하다.

 

1. 누구가 : 대건 재경이륙 동기들과

2. 언   제 : 2018년 10월 27일(토요일)  

3. 어디로 : 괴산 등잔봉+산막이옛길

4. 얼마나 : 3시간 40분 관광안내소 원점회기(간식,휴식시간 포함)

 

▼ 이동경로 : 산막이옛길 주차장 - 관광안내소 -  노루샘 - 등잔봉 - 한반도전망대 - 진달래동산 - (산막이옛길) - 관광안내소 -  식당

▼ 전국적으로 나들이객들이 상당할 듯. 여기도 예외는 아니어서 주차장이 꽉 찼슴. 사당에서 3시간이나 소요됨.

 11:15 주차장 출발

▼ 관광안내소 앞.

 내주머니에 뭐가 들었길래 저리 튀어 나왔지. 기름긴 아닌데...

 26명 전원. 모처럼 만난 성채,덕형,황준이가 반갑다. 그리고 성순이도 오랜만이다. 아마도 올 한해 반은 외국으로 글 쓸 꺼리 만들려고 이리저리 다녔을 테니. 

▼ 11:28 관광안내소 출발. 예전에 없던 것.

뒷쪽에 연리지.

 소나무동산에 소나무와 소나무를 연결하여 만들어 놓은 길다란 줄렁다리를 건너려고 입구가 정체. 줄서기를 포기하고 우회.

 정사목. 뜨거운 사랑을 나누는 남녀의 모습을 하고 있는 이 소나무는 천년에 한번 십억주에 하나정도 나올수 있는 음양수로서 나무를 보면서 남녀가 함께 기원하면 옥동자를 잉태한다는 설.

▼ 11:41 노루샘

▼ 누워 있는 이정표에 왼쪽은 힘들고 위험한길, 오른쪽은 편안하고 완만한길. 왼쪽을 택한다.

 12:30 등잔봉

▼ 옛날 한양으로 과거보러간 자식의 장원급재를 위해 등잔불을 켜놓고 100일 기도를 올렸다고 하며 지금도 그 효염이 있다하여 자식을 위해 정성을 드리는 사람들의 발길이 잦은 봉우리란다.

▼ 등잔봉전망대.

▼ 1957년 초 순수 우리 기술로 최초 준공한 괴산댐.

항상 송총무가 해오는 전은 인기리에 팔린다. 김여사의 정성도 으뜸이다.

▼ 13:27 한반도 전망대.

▼ 괴산호전망대. 진달래 동산으로 내려가는 하산길. 걷는 것이 아쉬운 몇몇은 바로 옆에 있는 천장봉을 거쳐 삼막이마을로 향한다.

▼ 환벽정[環碧亭]

▼14:23  소나무숲 아래 진달래 군락지로서 꽃이피는 시기에는 온 산이 붉게 물들어 위는 푸른 소나무, 아래는 붉은 진달래가 장관을 이루는 ' 진달래 동산'. 2시간이면 충분한 거리를 먹고 쉬면서 설렁설렁 오니 40분이 더 걸렸다. 

산막이옛길 주변에는 다래덩굴이 많은데 다래덩굴 터널을 만들어 자연속에 묻혀 길을 걷노라면 새로운 느낌을 맛볼 수있는 ' 다래 숲동굴'

산막이옛길을 걸어가다가 깍아지른 40m절벽위에 세어진 망루로 청산속 공중에 떠 있는 기분을 느끼게하는' 꾀꼬리전망대'

특이한 석질로 이루어진 바위가 괴산을 상징하는 메산(山)자 형성을 하고 있으며 기하학적 문양이 섬세하게 그려져있어 지나가는 길손님들이 신기한 마음으로 발길을 멈추게하는 ' 괴산바위'

앉은뱅이가 지나가다 물을 마시고난 후 효혐을 보고 걸어서 갔다는 전설을 가진 ' 앉은뱅이 약수'

▼ 옷벗은 미녀 참나무. 아름다운 여인이 옷을 벗고 엉덩이를 보이며 무릎을 꼬고 앉아 있는듯한 기이한 형상을 하고있는 40여년생 나무.  이름하고는... 

산막이를 오고 가던 사람들이 여우비(여름철 갑자기 내리는 소낙비)와 여름 한낮에 더위를 피하며 잠시 쉬어가던'여우비 바위굴'

금방이라도 하늘을 날아 오를 것만 같은 매의 머리 형상을 하고 이지역 주민들은 ' 매바위' 라고 부르고 있다고.

▼ 못생긴 호랑이 한마리를 가져다 놓고 호랑이굴이란다. 예전에는 호랑이가 살았다는 얘기.

▼ 14:49 다시 노루샘.

옛 오솔길 옆에 옹달샘이 있었으며 노루, 토끼, 꿩 등 야생동물들이 지나다니면서 목을 축였다는 '노루샘 '

▼ 15:08 관광안내소.

▼ 15:18 뒤풀이 장소 짚은목맛집.

▼ 움직임이 불편해서 뒤풀이 장소로 15:30분에 마추어 온다고 연락이 왔는데 식사를 다하고 파장이 가가운 시간이어도 도착을 못하고 있다. 함께 운전해주는 양반이 길을 헤메서 늦어지는 모양이다. 그래도 친구들은 오는 한 친구를 군말없이 기다린다.

   이 친구 스물여덟 팔팔한 젊은 나이에 교통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되었다. 기자로 일을하다 그 지경이 되었단다. 꿈이 크고 창창하던 시절에 상상 이상의 큰 좌절은 뭘로 표현해도 근접할 수가 없다. 보통의 사람들은 정신적,육체적 고통에 삶을 포기했을 수도 있었을 게다. 하지만 이 친구는 모든 것 극복하고 지금껏 휠체어에 의지한 채 순응하며 굿굿하게 살아 가고 있다. 의지에 한국인 쯤 된다.

   경기도 화성에서 멀리 여기까지 친구가 그리워 찾아 온 성의 또한 대단하다. 늦게 와서 미안한 표정에 그늘짐이 없어 괜히 고맙다. 동기 하나가  "태희야 네가 우리 친구들 다 보내 주고 제일 마지막에 저승 가거라" 라고 일갈한다.

 

 

 


 

 

'산오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륙송년산행 관악산  (0) 2018.12.05
엄뫼에서 어머니산이 된 모악산  (0) 2018.11.05
계양산이라도 갈까하면 섭섭하지  (0) 2018.10.09
다시 찾은 오봉산. 친구를 추억하며  (0) 2018.09.03
비슬산대견사.  (0) 2018.07.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