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말에 산행공고가 뜨자말자 김여사랑 둘이 참석이라 해 두었다.
반족 늙은 어메가 검진 받을 일도 있고 딸내에 가고프다 해서 설날 모시고 오니, 명절에 내려오지 못한 처남이 엄니 보러 하필이면 거사날에 오겠다고 기별이 온다. 김여사 에메 혼자 두고 여기 따라갔다가 뭔 소리 들을지 모르는 것도 있고, 얼마전에 식사자리에서 된장,간장은 담구면 맛이 괜찮은데 고추장은 잘 안 된다는 김여사의 말을 기억하고 있었던지 그것을 담아주러 온다니 더더욱 동행은 어렵다. 준비해준 간식거리 챙겨서 열두 선녀 만나러 첫전철을 타려니 혼자서 새벽이 바쁘다.
주중까지 강한 추위에 멋진 얼음트레킹이 되겠다는 기대에 시샘하듯 한 이틀 풀린데다 눈까지 내린다고 한다.
강원도에 폭설이 내리면 머리 아프지만 적당히만 내려주면 분위기 메이커가 될텐데...
종합운동장역에서 출발한 버스가 막힘없이 달리는 것도 날씨의 역할이 있었을 성 싶다.
한용선배는 전날 아들의 혼사가 있어 동행은 못해도 새벽에 서둘러 옆집할머니 김밥을 따뜻하게 유지한채 배달오셔서 마중해주고, 최고참 종달선배의 육포와 건빵을 넉넉히 나눈다.
1. 누구가 : 대건청운산우회 동문들과
2. 언 제 : 2017년 02월 05일(일) 눈.
3. 어디로 : 남교리-용탕폭포[복숭아탕]
4. 얼마나 : 5시간 09분(휴식,간식,사진촬영시간 포함)
밤이면 하늘에서 선녀가 내려와 목욕을 하고 갔다고 하여 ‘선녀탕’이라 전해지고 있으며, 예로부터 탕이 12개나 된다고 전하여 오고 있으나, 실제는 8탕이 있으며, 탕의 모양에 따라 응봉아래 응봉폭포를 지나 첫 탕인 독탕, 북탕, 무지개탕, 복숭아탕(용탕)이 나오는데 그 중 폭포아래 복숭아 모양의 깊은 구멍이 있는 7번째 복숭아탕이 백미다.
계곡은 내설악의 대승령에서 북서쪽으로 흘러내린 긴 코스로, 대승령(1260)과 안산(1430)에서 발원해 인제군 북면 남교리까지 약 8㎞ 이어진다. 폭은 그다지 넓지 않지만 크고 작은 소와 폭포들이 이어지고 잣나무와 박달나무, 소나무 등 거목들이 우거져 절경을 이룬다.
가을에는 십이선녀탕 계곡의 최고의 경치를 느낄 수 있으며, 계곡 사이로 짙게 물든 단풍과 암벽이 옥빛의 계곡수와 조화를 이루며 내설악의 장관을 만든다. 겨울에는 탕을 연결하는 폭포들이 흰 얼음기둥, 혹은 넓은 얼음벽으로 변해 또 하나의 겨울풍경이 아름답게 연출된다.
조선 정조 때 성해응(1760~1839)의 「동국명산기」에서는 “설악산의 여럿 명소 중 십이선녀탕 을 첫손으로 꼽았다”고 하며, 1960년 한찬석씨가 펴낸 「설악산탐승인도지」에서도 “설악산의 최고 명승지로서 십이선녀탕의 절경을 듣기 전에는 설악의 진수를 논하지 말라”고 기록했다.
▼ 이동경로 : 남교리공원지킴터-응봉폭포-용탕복포[복숭아탕] 왕복
▼ 버스에서 약간 눈 부칠 생각이었는데 오히려 머리는 또렷이 깨어 있다. 순식간에 화양강휴게소로 들어간다. 일기예보는 그대로
이고 차창 넘어 눈발이 조금씩 비친다.
▼ 휴게소에 들른 시간을 제하면 2시간만에 인제군 북면 남교리[용대리 옆]에 도착시킨다. 내리자마자 스페치,아이젠을 착용하고
스틱도 준비한다. 십이선녀교를 지나면 주차장이 마련되어있는데 오지산행도 아니고 우리 차만 달랑 한대인 것은 다소 의외다.
▼ 세상 구경한 지 얼마되지 않은 강아지가 바닥에 붙어 사람 사이로 빨빨대는 모습이 얼마나 귀여운지...육포 한 조각 나눌려니 먹는
것도 서툴다.
▼ 십이선녀탕계곡은 68년도에 폭우로 물이 불어나는 바람에 가톨릭의대 산악부원 8명이 일시에 죽어간 비극의 계곡이기도 하다.
▼ 응봉폭포까지는 정상 등로를 따르고 그기부터 복숭이탕까지는 계곡의 물이 얼음된 그 길을 따라 오르며 밟히는 소리를 들을 참이다
▼ 09:46 남교리지킴터를 출발.
▼ 발자욱이 없는 조용한 계곡을 걸음 내딛는 소리가 바람에 실어 깨운다.
▼ 선녀가 목욕했을 것도 같은데 선녀는 없고...
▼ 젓과 같은 하얀 물질이 나오는데서 젓나무에서 전나무로 되었다는 설...
▼ 11:09 응봉폭포 위(?)인 여기서 부터는 눈아래 얼음인 계곡을 타고 행여 숨어 있을 선녀를 수색하러 나선다.
▼ 앞 사람의 발자욱만 보고 걸걸어야지 한눈 팔다가는 애로사항 생긴다는 경고를 잠시 망각한 대원 한명이 얼음의 내려앉는 순간
대단한 순발력을 발휘하고는 긴숨 내쉰다.
▼ 꼭꼭 숨어서 흐르던 맑디맑은 물이 숨 쉴려고 내논 구멍을 해부하니 깊이도 웬간하다. 짜르르하게 식도를 타고 내려가는 물맛도
철량하고 보약이다.
▼ 얼음이 만든 비밀공간은 첫경험이고 짜릿짜릿하다.
▼ 12:38 용탕폭포[복숭아탕]. 겨울 복숭아탕은 뚫린부분이 얼음으로 막혀 왜곡된 모양이어서 명성에 비해 고개를 갸웃거리게 하지만
실제는 여자가 엉덩이로 앉은 모양으로 설악의 폭포중에 손 꼽힌단다.
▼ 용탕(龍湯)이라는 명칭은 뒷벽의 큰바위굴[龍穴]에서 용이 나왔다 하여 붙여진 것이고, 복숭아탕이라는 명칭은 폭포 물줄기가
떨어지는 바위 구렁(움푹하게 파인 땅)이 커다란 복숭아로 찍어낸 듯한 모양이라 하여 붙여진 것이다.
▼ 복숭아탕 전망데크에서 간단히 민생고를 해결할 계획이었는데 우리가 계곡으로 오르는 사이 등산로로 오른 다른 팀에 점령당했다.
아래쪽 얼음폭포가 있던 전망대로 바로 하산이다.
▼ 베낭 속에 다양하기도 하고 많은 먹거리가 들어 있어 내려가서 맛난 황태정식을 먹을 수 있을지가 은근히 걱정스럽게 30여분을
즐기다가 배두들기며 일러선다.
▼ 기원이 담긴 작으마한 돌탑뒤로 우리들이 지나간 흔적이 선명하다.
▼ 나무 속에서 자라난 모양의 나무가 이채롭다.
▼ 13:55 전원 무사 귀환.
용대리쪽으로 거꾸로 잠시 거슬러 올라 황태 맛집에서 황태구이정식에 맛깔진 나물을 덤으로 내 놓은 식사를 맛나게 먹는다.
그기다 막걸리 한잔 추가하여 십이선녀탕 계곡의 술레잡기는 막을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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