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오름

눈 대신 운해의 덕유산

자어즐 2016. 12. 20. 19:43

 

이른 눈꽃 구경하려고 새벽길 나서서 덕유산을 찿는다.

약간의 안개가 내려 앉은 고속도로를 막힘없이 달려 3시간여에 목적지에 다다른다. 한참 전부터 눈내린 산하를 찿았건만 바닥에 잔설만 겨우 남아 있는 정도여서 눈꽃은 물 건너 간 것 같고 날씨마저 포근하니 상고대도 기대하기 어려운 듯 하다.

처음에는 A코스가 칠봉-향적봉-중봉-오수자굴-백련사의 코스이다가 스키장의 개장으로 인한 안전을 이유로 칠봉으로 오르는 길이 16일부터 4개월 반동안 폐쇄되는 바람에 백련사로 가는 등로로 변경되었다. 칠봉은 처음이어서 괜찮다 싶었는데...삼공주차장에서 백련사의 길은 평탄하고 재법 길어 다소 지루한 감이 있다. 오르내릴 때 두번 지나는 것은 재미없다고 보고 곤도라를 타고 설천봉에 으르는 B코스에 손을 들었다. 2,3일 전에 예약을 해야 바로 이용할 수 있는 곤도라를 1시간 반 가량 기다려야하는 불편함은 감수한다

곤도라 창 밖으로 스키를 즐기는 사람들의 활기를 보며 언젠가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상념도 잠시이고 높이가 더해갈수록 눈에 힘이 들어가고 주위를 자꾸 돌아 보게된다. 설천봉에는 예상치 못한 멋진 운해가 눈꽃을 대신해 맞아 주는 대반전의 현상이 기다리고 있었다. 중봉을 지나 나무가 시야를 가리는 그 곳까지는 수채화로 그린 한 폭의 병풍이어서 눈꽃만이 덕유의 전부가 아님을 은근히 과시하는 듯 다른 면모에 마음이 즐겁다. 중봉에서 보는 남덕유 방향의 그림이 그 중에서도 으뜸이고 예전에 강원도 하늘에서 본 아름다운 금수강산의 장관과 비견되어 과거도 넘나들게 만든다.

 

1. 누구가 : 김여사랑 인천 금호 산악회를 따라

2. 언   제 : 2016년 1218일(일요일) 구름 조금.

3. 어디로 : 무주 덕유산[1,614m]

4. 얼마나 : 5시간 15(휴식,간식시간 포함)


덕유산(1,614m)은 주봉인 향적봉을 중심으로 1,300m안팎의 장중한 능선이 남서쪽으로 장장 30여km를 달리고 있으며 그 가운데 덕유산 주봉을 비롯해서 동쪽에는 지봉, 북쪽에는 칠봉이 자리하고 있는데 덕유산은 덕이 많은 너그러운 모산이라 해서 덕유산이란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 이동경로 : 설천하우스-(곤돌라)-설천봉-향적봉-향적봉대피소-중봉-오수자굴-백련사-삼공탐방지원센터


▼ 삼공주차장에 A코스 회원을 내려 주고 리조트에서 도착. 곤도라를 탈 시간을 맞추려고 버스에서 한 시간 반 가량 기다린다.

   곤도라 요금 편도 11,000원/인, 왕복 15,000원/인.


▼ 슬로프외에는 눈이 없어서 눈꽃구경에 대한 기대를 접는다. 현재기온 2℃.


▼ 10:41 탑승장이 분비지 않아서 기다리지 않고 왔어도 될 뻔 했다. 예전에는 대기 줄이 엄청 길었었는디...


 

▼ 곤도라의 창으로 보는 산그리메가 은근히 기대를 갖게 만든다.


▼ 11:01 15분 남짓 타고 1,520m의 설천봉에 오르다.


▼ 바닥에 눈이 조금 깔려 있어서 김여사에게 아이젠을 착용시킨다.

  

 

▼ 11:06 출발.


▼ 상제루에서 보는 남덕유 방향의 산그리메.

 

 

 

 

 

 

 

 


▼ 구름바다위의 전망대.

 


▼ 11:32 향적봉.

 


▼ 정상석에서 인증하려는 사람들이 많아서 정상석과 친하기는 포기.

 

 

 

 

 

 

 

▼ 적상산,청량산

 


▼ 11:42 A코스 인원들과 여기서 만나 같이 움직일 계획이었는데 B코스 인원들이 아무도 없다. 먼저 중봉방향으로 출발한 듯.

 

 

 


▼ 향적봉대피소


▼ 눈이 많았을 적에는 여기의 그림이 괜찮았다는 얘기하며 둘만의 산행을 즐긴다. 뒤에 따라 올 사람들이 있어 느긋하게...


▼ 눈옷을 입은 이 주목나무의 포스가 장난이 아닌데 오늘은 벗고 있어 모양새가 덜 하다.

 

 

 

 

 

 

 

 

 

 


▼ 12:19 중봉

 

 


▼ 뒤돌아 보는 향적봉.

 


▼ 12:20 동엽령 가는 갈림길.

 

 

 


▼ 중봉

 

 


▼ 자리를 깔고 간식을 즐기는 우리팀 세명을 만난다. B코스 다른 인원은 모두 향적봉에서 백련사로 바로 하산하고 세사람만 이 방향

   으로 진행중이란다. 오수자굴 앞에서 먹을려고 했던 우리 베낭에 든 것들도 풀어 놓는다.


▼ 이 그림에서 우듬지가 손을 뻗어 하늘을 가까이 만나는 풍광을 사랑한다는 시인이 생각난다.


▼ 14:04 오수자굴. 이제 막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역고드름. 10cm 정도가 재일 크고 겨우 1~2cm 밖에 되지 않는다.


▼ 역고드름은 겨울 아직 얼지 않은 지하수가 동굴같은 곳에서 밑으로 떨어질때 차가운 대기와 만나 서서히 얼기시작하면서 생긴다.

   오수자굴은 덕유산 백련사와 중붕사이의 등산로에 있으며 오수자라는 중이 이곳에서 득도를 하여 오수자굴로 볼린다

 


▼ 오수자굴에서 백련사까지는 2.8km. 나지막한 산죽들이 도열하고 있다.


▼ 돌을 감싼 나무 뿌리. 옆에 땅이 없는 것도 아닌데 어찌 바위 위에서 둥지를 틀었을까...


▼ 15:06 백련사. 덕유산 중심부 구천동 계곡 상류에 자리잡은 이 절은 신라 신문왕(681~691) 때 백련선사가 은거하던 곳에 백련이

   피어나자 짓게 된 것이라 전해오는데, 구천동 14개 사찰 중 유일하게 남아 있는 것이라 한다. 6.25 때 불타버리고 몇몇 부도외에는

   옛 것이 없단다.


▼ 매월당부도.


▼ 덕유산백련사 일주문. 근현대 우리나라 불교계를 이끈 선승 탄허스님의 글씨란다.

 



▼ 옛날 천상의 선녀들이 무지개를 타고 내려와 놀았다는 전설을 가진 이단폭포인 제 28경 구천폭포[九千瀑布].



▼ 구천동과 백련사를 오가는 행인들이 개울물을 안심하고 건너다니는 여울목인 제 25경 안심대[安心台].


▼ 무주구천동 주민이 과거에 이용했던 구천동∼백련사로 이어지는 옛길을 ‘구천동 어사길’이란 이름으로 최근 복원했다는 길.


▼ 16:10 구천동어사길 시작점인 야영지 입구.

   소설 ‘박문수전’에서 유래한 이 길은 어사 박문수가 구천동을 찾아 어려운 민심을 헤아렸다는 설화가 전해온다. 덕유산 야영장을

   시작으로 구천동 계곡 33경 가운데 인월담∼사자담∼청류동∼비파담∼다연대∼구월담∼안심대로 이어지는 3.8km 구간이다.

   생태놀이터와 소원 성취의 문, 무병장수길 등으로 조성되어 있고 공원사무소는 주민과 탐방객을 대상으로 길 이름을 설문 조사해

   구천동 어사길로 정했단다. 


▼ 여울진 기암을 타고 쏟아지는 폭포수가 달빛에 비치면 장관을 이룬다는 제 15경 월하탄[月下灘].


▼ 16:21 삼공탐방지원센터.

 


똑 같은 길을 세번 째로 걷는다. 첫 번째는 김여사랑 둘이서 대전에 아버지께 인사드리고 무조건 찿아 갔는데도 적절히 눈발이 날려줘서 아름다운 눈꽃에 눈 터널을 만났고 두번째는 정클을 따라 동행하는데 눈의 량은 그전만 못해도 파란 하늘이 더해서 눈과 하늘의 조화가 멋드러지게 어울리는 또 다른 덕유를 보았기에 다음 기회가 되면 또 찿으마 했다. 세번째인 이번도 리조트가 개장했다하고 얼마 전에 눈도 내려서 이른 눈꽃 볼 수 있으리란 희망으로 출발했다. 하지만 눈이 거의 없어서 기대를 접었는데 꿩 대신 닭이라 그것도 튼실한 토종 닭인 운해가 눈꽃을 대신하여 멋진 그림을 연출해 내니 또 한번 덕유는 실망시키지 않았다. 다음에 누군가가 덕유를 찿는다면 또 따라 붙일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