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해의 정월 초하루부터 시작한 금연에 맞춰 김여사랑 같이 할 수 있는 생산적인 일이 찿다가 등산으로 결정한 것이 2년전 이맘때였다. 생활전선의 불가피한 일이나 피치못할 경조사가 아니면 쉬는 날 배낭을 메고 가출하는 것이 이제는 자연스러워 졌고 집에 있으려면 왠지 좀이 쑤시고 밀린 숙제를 못한 그런 기분이 들게 된다. 저번 주에 나홀로 산행으로 북한산 비봉-의상능선을 탓지만 김여사는 독한 감기로 한달간 산에 접근금지였는데 근자에 해제의 기미가 있어 이번 산행에 왠간하면 동참하자고 꼬득인다.
1. 누구가 : 김여사(집사람)랑 인천 금호 산악회를 따라
2. 언 제 : 2015년 3월 15일(일요일) 흐림.
3. 어디로 : 홍성 용봉산[龍鳳山 381m]
4. 얼마나 : 3시간08분(간식시간 포함)
▼ 이동경로 : 용봉초등학교 매표소-미륵불용도사-투석봉-초고봉-최영장군활터갈림길-노적봉-악귀봉-용바위-임간휴게소-전망대-
임간휴게소-병풍바위-구룡대매표소-주차장
▼ 08:06 아침 6시가 지나는 시간에 꼬리에 작은 차(승합차)를 달고 출발한 산악회 전용 버스는 행담도휴게소에 들리고도 2시간만에 용봉
초등학교로 온다.
▼ 간단한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고는 안내도에 오늘 행차할 코스를 짚어 보고 출발하려니...
▼ 08:14 입장료를 내라고 한다. 거금 800원(단체30명 이상) 지불하는데 작은 돈이지만 아까운 느낌...
▼ 한걸음 한걸음에 소원을 말해 보라는 데 몇 걸음 안가서 빌어 볼 소원이 없어진다. 하고 싶고 바라고 싶은 것들이 참으로 많았던 시절이
있었건만 하나씩 잊어버리고 한정되어지는 것은 시간의 무게가 점점 무거워지기 때문인가...
▼ 09:24 10분 걸음하니 미륵대불이 있는 용도사에 이른다.
▼ 자손 점지에 효력이 있다는 믿거나 말거나 야그가 있는 약간은 투박한 미륵석불(충남도지정 문화재 제87호) . 절벽 아래 수직으로 솟구친
거대한 자연 암석을 깎아 조성한 8m에 이르는 장대한 규모의 거불. 불상의 얼굴은 아래로 내려가면서 차츰 넓어지는 원통형으로 민머리에
편평한 정상부가 특징적이다.
▼최근 무속인이 임대해 사용해 온 것으로 알려진 불법건축물이라는 대웅전. 산이 만들어내는 자연석불상의 형상이 눈 닦고 찿아보니 있는둥
마는둥 하다.
▼ 불유천[佛乳泉]
▼ 대피소로 표시되는 사각정을 앞에 둔 바위 길을 오를려니 옷 하나 정리하라고 몸이 반응을 한다.
▼ 홍성방향으로 옅은 안개가 그리는 동양화 화폭.
▼ 전망이 터지는 이곳과 마주하는 백월산. 용봉산과는 하나의 전설이 있단다. 백월산과 용봉산 사이에 소향이라는 아름다운 아가씨가 살았
는데. 백월산의 힘센 장수와 용봉산의 힘센 장수는 소향아가씨의 사랑을 차지하기 위해서 상대방에게 돌던지기 싸움을 시작하였다.
▼ 백월산의 장수는 백월산 중턱에서 바위를 던졌고, 용봉산의 장수는 용봉산 투석봉에서 바위를 던졌다는데...용봉산에 투석봉이 있는 사유
▼ 싸움이 끝났을 때 백월산에 있던 바위들은 모두 용봉산으로 던져졌고 싸움에서 승리한 백월산의 장수는 소향아가씨를 차지하게 되었다고
한다.그래서 백월산과 용봉산은 서로 이웃해 있지만 백월산보다 용봉산에 바위가 훨씬 많게 되었다는 전설따라 삼천리.
▼ 홍성은 사방으로 연결되는 교통의 요충지다. 동으로는 공주시와, 북으로는 서산시와 예산군, 남으로는 보령군과 맞닿아 있는 이곳은 2년 전
충남도청이 이전한 이후 충남 서해안의 중심지이자 행정의 중심지로 자리잡고 있다. 홍성방면을 뒤에 두고 지체한 산행길 이어 간다.
▼ 돌 무더기 하나를 지나자 말자...
▼ 오른 편으로 최영장군 활터가 볼 만한 모습으로 나타난다. 위화도 회군으로 북벌의 꿈을 이루지 못한 최영장군이 홍성 출신으로 이 곳의
기를 받고 자랐다고 한다.
▼ 09:01 오늘의 첫 봉우리 투석봉.
▼ 덕숭산, 가야산 정상의 통신시설물도 고개 내밀에 시작한다.
▼ 투석봉에 오르니 오름길은 끝난 듯한 분위기고 능선 따라 몇개의 굴곡을 넘으면서 수석전시장의 작품을 감상하는 일만 남은 것 같다.
▼ 가야산과 수덕사를 품고 있는 덕숭산은 북쪽으로 인근해 있다.
▼ 09:10 최고봉.투석봉에서 한 구비 살짝 넘어오니 어느새 정상이고 노적봉 230m 거리. 쉬엄쉬엄 와도 한시간 안쪽이니 힘들지는 않다.
▼ 왔다간 흔적은 남기려고 차례를 기다린다
▼ 용봉산은 규모면에서는 크지 않은 산인데 반해 바위덩어리로 구성된 산의 모습이 웅장하고 바위모양마다 갖가지 형상이 있어 자연의 조화
에 절로 감탄사가 나온다. 예전부터 `서해의 금강산`이란 별칭이 그냥 붙은 것은 아닌 듯하다.
▼ 09:15 최영장군활터 갈림목.
▼ 이번 일정에서 용봉산을 오르고 나면 전망대까지 능선을 타고 가는 코스는 순조롭기 때문에 시간상으로 2시간 정도면 충분하므로 서두를
것이 없으니 마음은 편안하다.
▼ 진행방향의 노적봉과 악귀봉
▼ 전설에 용봉산 장수가 젔기에 바위가 많아져 찿아 오는 방문객 많아서 어쩌면 져도 진 것이 아닌 형국이 되었다. 톱니처럼 연결된 암석들의
행렬이 산객들의 걸음을 잡는다.
▼ 노적봉을 향하는 길에는 위험구간에 계단데크 길을 만들어 어렵지 안게 드나들 수 있도록 조성해 놓았으니 이젠 입장료가 아깝지 않다.
▼ 노적봉에서 구룡대매표소로 가는 능선 넘어 좌쪽에 병풍바위가 있고 중간에서 우쪽은 충남도청과 내포신포시의 윤곽이 잡힌다.
▼ 노적봉 100m 전 용봉산 휴양림 갈림길.
▼ 09:36 노적봉
▼ 100살의 나이를 먹었어도 바위에 박혀 가로로 자랄려니 힘들어서 크지않는 것인지 자그마한 모습에 애처러움 더한다.
▼ 노적봉에서의 여유로움.
▼ 오르내리는 사람 잦아 들어 잠시 정체 현상도 생기더라.
▼ 지나온 노적봉과 초고봉의 능선 길.
▼ 노적봉에서 내려오는 계단길 초입에 있는 솟대바위.
▼ 솟대바위 바로 아래의 행운바위에 바라는 마음 담고 행운을 시험해 보는 것도 용봉산을 걷는 재미의 하나다.
▼ 악귀봉 앞의 암석군들로 이루어진 곳에 올라서 세상을 아우러는 폼 한번 잡아 본다.
▼ 09:55 악귀봉을 지키고 있는 물개바위. 그것을 타고 앉은 김여사.
▼ 악귀봉 아래에 크지 않는 다리도 하나 있다.
▼ 쌉살개바위라고 명찰까지 붙이고 있지만 이름표가 어울리지 않는 다는 것은 나 혼자 생각인가.
▼ 돌아본 악귀봉 꼭대기.
▼ 혹 달린 하트바위라고 명하노라.
▼ 철계단 좌측에 있는 요 녀석의 모양은 조금 요상하다...
▼ 10:12 마애석불 갈림길. 용바위로 고고싱.
▼ 10:14 현위치 임간휴게소. 산행 시작한지 2시간. 거의 한달 산행을 못한 김여사 아직까지는 괜찮은 모양이다.
▼ 물 한잔 하고 앞에 보이는 용바위로 위치 이동 중.
▼ 용바위 옆에서 병풍바위를 사이에 두고...실제의 괜찮은 주위 경관을 표현 하지 못하는 그림.
▼ 용바위 뒤로 남으로 뻗은 용봉산. 이렇게 보니 그렇게 짧은 거리는 아닌 것 같은 느낌에 비해 시간 소비는 적다.
▼ 10:28 병풍바위 갈림길. 전망대를 들렀다가 이 곳으로 다시 돌아 나와 병풍바위 쪽으로 갈 요량이다. 10분 정도면 족하다.
▼ 10:30 전망대
▼ 중앙에 모양이 특이한 충남도청 건물이고 아직까지 미완성 도시여서 왠지 외딴 곳이라는 느낌이 강하다. 곧 좋은 조건의 이주 정책이 제시
되어 활기차고 짜임새 있는 도시가 형성되기를 고대해 본다.
▼ 돌아서지 않고 계속 가면 오형제바위 수암산을 넘어 덕산온천지구행이 되리라.
▼ 용바위와 전망대가 있는 그 중간 길을 하산 길로 해서 병풍바위 가는 길목에서...
▼ 10:48 병풍바위 위.
▼ 의자바위와 창건연대는 알 수 없으나 유물로 볼 때 백제 말기에 창건 된 사찰로 추정된다는 천년고찰 용봉사.
▼ 구룡대까지의 하산길은 길지는 않지만 일부 암릉길에 급한 경사가 있어 김여사가 달가와하지 않는 길도 있다.내려오는 길에 중학생 쯤
됨직한 아들을 동반한 3식구가 백패킹한 듯 키만큼되는 배낭을 메고 두런두런 얘기하며 내려가는 모습이 보기 좋아서 몇번이고 힐긋힐것
보게 된다.
▼ 돔글램핑 켐핑장과 차동차 극장이 있는 주차장이 가까워 온다. 엄청 많은 주차 차량으로 봐서 용봉산의 인가가 가늠된다.
▼ 11:19 구룡대. 이곳을 들머리로 하면 용궁사로 오르는길과 병풍바위 쪽 길로 나뉘어 진다.
▼ 용봉산[龍鳳山] 유래[由來]가 적힌 석비에는 개략 이런 내용이다.
용봉산은 해발 381m이며, 홍성군 홍북면과 예산군 덕산면 및 삽교읍에 걸쳐있는 산이다. 산 전체가 바위로 뒤덮여 있으며 골짜기마다 기기
묘묘한 기암괴석이 많아서 등산객들에게 많은 볼거리들을 제공해주고 있다. 용봉산 전체를 뒤덮고 있는 아름다운 기암괴석들은 등산객들
의 감탄을 자아내면서 남한의 작은 금강산이라는 애칭이 붙어있다. 산 모습이 용의 몸집과 봉황의 머리를 닮았다고 하여, 용봉산이라는
이름이 붙었다는 이야기가 구전된다.
용봉산의 고려시대 이름은 북산(北山)이었고, 조선시대 이름은 팔봉산(八峯山)이었다. 일제강점기에 홍성쪽은 용봉산으로 바뀌었고, 예산
쪽은 수암산으로 바뀌었다.
▼ 11:22 구룡대 매표소를 날머리로 하고 식당으로 이동한다.
▼ 돔 형태의 글램핑(화려하다, 매혹적이다(glamorous)'와 ‘야영(camping)'의 합성어.비교적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고급화된 야영) 장과 자동
차 극장, 주차장이 연결되어 있다.
▼ 주차장을 가로 질러 청소년 수련원으로 가는 중에 예약된 돌산식당을 들어서는 순간 잠시 놀라움을 맛본다. 한두개 팀이 아니고 10여개는
족히 됨직한 산악회가 이 식당의 마당에서 시산제 지내고 준비하는 모습이 처음이라 재미있기도하고 이채롭기도 하다.
김치찌게 된장찌게와 나물에다 과일 등등으로 맛있는 점심과 뒷풀이로 몸까지 든든해진 우리 회원들 모두를 인근에 있는 덕산온천구역의 세심천이란 온천탕으로 데려다 준다. 한시간 넘게 온천욕을 즐길 수 있도록 배려해 주니 산행의 즐거움에 더해져서 기쁨 두배,행복 두배다. 일석이조의 산행이라 기분 좋게 집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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