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오름

눈꽃의 미련에 찿아온 덕유산 향적봉-중봉

자어즐 2015. 2. 17. 22:52

 

1년전에 찿았던 덕유산의 눈꽃의 환상이 아른아른하여 올해도 가 봤으면 하는 마음은 항시 있었다. 마침 정클에서 덕유산행이 계획되었기에 올해 비록 눈이 별로 없는 겨울가뭄이어도 덕유산은 실망시키지 않을 것이란 기대에 신청하려니 이미 만차여서 대기에 이름 올린다. 금산에서 어죽까지 먹으면 금상첨화일텐데 그것까지는 무리고 동행자 명단에 다행히 든다. 에전엔 약간의 눈발에 무채색의 향연이었다면 오늘은 파란하늘과 어떤 조화가 있을지 부푼 기대를 안고...

 

1. 누구가 : 집사람(김여사)과 두리 정운산들여행클럽의 회원들과 함께.

2. 언   제 : 2015년 02월 14일(토요일). 맑음.

3. 어디로 : 덕유산(설천봉-향적봉-중봉-오수자굴-백련사)

4. 얼마나 : 5시간 5분(식사 및 휴식시간 포함)

 

덕유산은 전북 무주군과 장수군, 경남 거창군과 함양군에 걸쳐있다. 주봉인 향적봉(1,614m)을 중심으로 해발 1,300m 안팎의 장중한 능선이 남서쪽을 향해 장장 30여㎞에 뻗쳐있다. 북덕유에서 무룡산(1,491)과 삿갓봉을 거쳐 남덕유(1,507m)에 이르는 주능선의 길이만도 20㎞를 넘는 거대한 산이다. 덕유산에서 발원한 계류는 북쪽의 무주로 흘러 금강의 지류인 남대천에 유입된다. 설천까지의 28㎞ 계곡이 바로 「무주구천동」이다. 구천동계곡은 폭포, 담, 소, 기암절벽, 여울 등이 곳곳에 숨어 "구천동 33경"을 이룬다.

청량하기 그지없는 계곡과 장쾌한 능선, 전형적인 육산의 아름다움, 그리고 넓은 산자락과 만만치 않은 높이를 갖고 있어 산악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산 정상에는 주목과 철쭉, 원추리 군락지가 있어 봄 철죽, 가을 단풍산행이 운치를 더하고 겨울의 덕유산은 마치 히말라야의 고봉들을 연상케 한다. 첩첩산중으로 장쾌하게 이어진 크고 작은 연봉들이 눈가루를 흩날리며 선경을 연출한다. 덕유산은 남부지방에 있으면서도 서해의 습한 대기가 이 산을 넘으면서 뿌리는 많은 눈 때문에 겨울산행 코스로 최고의 인기를 모으는 곳이다

눈 쌓인 능선길을 올라 정상인 향적봉에 닿으면 눈옷을 입고 있는 철쭉군락과 주목, 구상나무숲이 보여주는 설화가 감탄을 자아낸다. 향적봉-중봉 구간에 있는 구상나무군락의 설화는 한폭의 동양화를 연출한다.

 

▼ 이동경로 : 설천탐방지원센터-(관광곤도라)-설천봉-향적봉-중봉-오수자굴-백련사-삼공탐방지원센터

 

▼ 09:48 설천하우스 가까이까지 온 버스에서 내리니 구름에 살짝가린 설천봉의 모습이 재일 먼저 눈에 들어 온다.

 

겨울산행의 인기 최고 답게 엄청나게 많은 산악회 버스들이 나라비 서 있는 사이로 곤돌라타러 이동하다.

 

정광판에 쓰여진 기온-0.2℃ 만큼 춥지 않은 날씨이고 스키나 보드를 즐기는 사람들만 봐도 젊어지는 기분이 든다.

 

 

예전에 김여사랑 두리 왔을 땐 곤도라를 타려고 두시간의 시간을 기다려야 했는데 이번에는 단체로 먼저 예약한 덕에 바로 입장.겨울철

   덕유산의 설경을 손쉽게 보기 위해 관광곤돌라를 이용하는 이들이 줄을 잇는다. 선로 길이 2,659m의 관광곤돌라는 15분 만에 해발 1,520m

   의 설천봉에 오를 수 있는 시설물로 시간당 2,400명을 수송할 수 있다고 한다.

 

 

▼ 관광용곤도라를 타고 800여m정도 오르니 나무에 겨우살이들이 엄청 많이 붙어있는 광경을 볼 수가 있다.

 

▼ 10:24 곤도라하차장으로 나와서 아이젠을 착용하고 산행준비하다.

 

▼ 잠시 주위 경치에 마음을 놓는다.

 

 

 

 

▼ 누가 바다를 이곳으로 옮겨 놓은 듯 수평선을 보는 것 같지 않나...옅은 구름 조각은 파도이고...

 

이것이 상고대인가.우측에 남덕유산도 섬이 되었다.

 

 

 

▼ 10:44 간단히 스트레칭을 하고 설천봉을 향하는 방향은 이렇게 줄을 서야할 정도로 번잡다.

 

 

▼ 용의 승천인가. 용두암의 모양과 얼추 닮은 꼴...

 

▼ 예전만큼의 상고대는 아니어도 덕유는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는다.

 

 

 

 

 

 

 

▼ 11:04 향적봉에도 많은 인파에 인증샷하기도 힘들다. 겨울철에 가장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봉우리를 꼽으라면 아마도 이곳일 것이라고...

 

거꾸로 생각해 보면 그만큼 겨울 덕유산이 좋다는 의미가 되고 언제 찾아도 아름다운 설경이 기다리고 있는 산을 좋아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 한참을 줄 서서 기다린 끝에 추억 하나 더한다.

 

 

 

▼ 향적봉대피소로 가는 인의 행열은 하나의 그림을 만들고...

 

▼ 인증샷을 하려는 줄은 줄어들 줄모르는데 이들을 뒤로하고..

 

▼ 중봉을 향해 길을 잡는다.

 

▼ 저기 남덕유가 나를 부르는데 언제 한번 종주할꼬...

 

 

▼ 덕이 많은 母산의 이름 같이 부드러운 능선 따라 보이는 봉우리가 중봉.

 

▼ 누가 뭐레도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울 수 있다....

 

 

 

 

▼ 11:19 향적봉대피소를 지나다.

 

 

 

▼ 덕유산을 대표하는 주목 한그루. 뭔가 다른 품위와 포스가 느껴진다.

 

▼ 이 주목나무가 흰옷을 입은 옛 모습을 가져와서 비교해 본다.

 

 

 

 

 

 

 

 

 

 

 

 

 

 

 

 

 

 

 

 

▼ 뒤돌아 보는 향천봉

 

▼ 11:45 중봉도 복작복작하기는 매 한가지.

 

 

 

▼ 오수자굴 1.4km를 향하여.

 

▼ 백암봉 동업령으로 가는 능선길. 원래는 저기로 와서 향적봉을 갈 계획이었는데 아쉽게시리 갑자기 변경되었다.

 

▼ 아직도 설천봉 쪽에는 사람 행렬의 선이 가늘게 보인다.

 

▼ 김여사에게 지금 컨디션이 어떠냐고 물으니 아주 좋다는 답이다. 지금부터 백련사를 거쳐 삼공탐방지원센터까지는 체력소모를 요구하는

   구간이 아니니 오늘 우리끼리만 와서 미안한데 정대표에게 연락해서 괜찮다면 내일 남양주 천마산행 같이할까하니 그러자고 한다.

 

▼ 오수자굴까지는 재법 경사가 있는 내리막길일 게다.

 

 

▼ 이 계단길 아래 오수자굴이 자리하고 있다.

 

▼ 12:25 오수자굴[吳秀子窟]은 중봉과 백련사를 잇는 등산로 중간에 위치.

 

옛날 오수자란 스님이 이곳에서 수도한 후 득도했다고 해서 이름 지어진 자연동굴이고 동굴의 폭은 10m, 깊이는 10m쯤 된다. 이 동굴에

   겨울이면 튼실하게 거시기를 닮은 역고드름이 수십개씩 생겨나 발길을 잡는다.

 

일반적으로 고드름은 물이나 눈이 녹으면서 흘러내리다 얼어붙으며 거꾸로 매달려 형성된다. 그러나 오수자굴의 고드름은 거꾸로 땅에서

   하늘을 보고 자란다. 석회동굴에서 자라는 종유석과 흡사하다. 또 일반 고드름이 창처럼 끝이 뾰족한 반면, 오수자굴의 고드름은 크기가

   제각각인 것이 머리가 뭉툭하다.

 

물방울이 떨어질 때 바닥에 부딪혀 퍼지면서 고드름이 형성되기 때문에 밑동보다 머리가 커지는 특이한 형태로 자란단다.

 

▼ 고래 입 같은 오수자굴 앞에서 식당을 차리고 간단한 식사와 곡차 한순배 돌아간다. 그러고는 나즈막한 산죽이 함께해주는 호젖한 길을

   따라 백련사로 향한다.

 

▼ 11:54 오수자굴에서 쉬엄쉬엄 30분 거리.

 

▼ 몇번의 눈이 겹친 것인지 쌓인 눈에 지층마냥 모양이 층층이다.

 

▼ 14:19 백련사 앞 이정목.

 

 

▼ 백련사에서 향적봉을 오르는 구간은 2km의 거리에 600m이상의 고도를 올라야하는 31.2%의 경사길이란다.

 

▼ 예전에 구경한 곳이라서 그냥 통과한다. 무주구천동은 이름과 같이 9000굽이 계곡을 헤아린다는 말로 덕유산 상봉에서 신라와 백제의 경계

   관문이었던 라제통문까지 25km에 이르는 계곡으로 흔히 알려져 있다. 역사적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구천동’이라는 지명은 삼한시대부터

   9000명의 호국무사들이 무술을 연마하기 위해 주둔한 ‘구천둔(九千屯)에서 유래했다고 전해지고 있다. 설천면(雪川面)은 9000명의 호국

   무사가 아침에 밥을 짓기 위하여 쌀을 씻은 물이 눈(雪)같이 하얀 내(川)를 이뤘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단다.

 

▼ 매월당부도.종 모양의 부도는 매월당 설흔스님의 사리를 모신 것으로 전라북도 유형문화재 43호란다.

 

▼ 14:24 덕유산백련사 일주문

 

 

▼ 구천폭포[九千瀑布] 옛날에 선녀들이 내려와 놀았다는 전설을 가진 2단 폭포라는데 글세요^^...

 

▼ 구천동33경중 15경 월하탄[月下灘].두 줄기폭포가 내려와 푸른 담소를 이루는 곳.

 

▼ 15:47 구천동 탐방지원센터에 도착한 것으로 오늘 덕유산 보편적인 코스의 산행을 마감한다.

 

어느 양반이 겨울 덕유산을 7번 찿았는데 이번이 가장 못하다는 예기를 한다. 나도 눈의 천국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넋은 놓았던 처음의 기억보다는 눈 꽃은 분명 못하지만 파란하늘과 평원의 무채색 조화와 산그리메의 파도가 눈꽃 만큼이나 감동을 주기에 역시 덕유산은 나를 배반하지 않더라. 언제라도 어머니 품 같이 포근하게 감사 주기에 고마워서 돌아서는 길에 다사 가고 싶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