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어제의 용사들이 다시 뭉친다.

자어즐 2017. 1. 14. 23:55

푸른 제복의 동료들과 해후

 

강원도 어느 골짜기에 379포대가 있었다.

83년 6월 다섯의 바로 밑의 후배와 넷으로 기억되는 그 아래 후배랑 동기 넷은 작별인사를 나눈다.

희노애락의 많은 이야기꺼리를 생산해 놓고 2년간의 정든 울타리를 떠나간다.

약간의 섭섭함이야 있지만 후련함이 더하다.

그리 헤어진 것이 33년을 넘어간다.

소식도 모르고 흐른 세월이 그만큼이나 쌓이고 쌓이다가 겨우 작년 말에야 우여곡절 끝에 연락이 닿는다.

2년 후배들이야 며칠만 같이 생활했으니 몇명이 왔었는 지도 희미하지만 동기들과 아래 후배들의 기억은 한켠에 항상 남아 있었다.

 

기대하던 만남이 한 친구의 수고로 이루어 진다.

수도권에 일곱이 있어 서울로 장소를 잡았는데 연락되는 열 명 중에 여덟이 온다고 한다.

부산에서도 창원에서도 먼 길 마다하지 않고 한 걸음에 달려와 준다니 고맙고 반갑다.

한창일 때 보낸 세월에 대한 아련함은 정도의 차이 없이 아마도 같은 생각인 듯하다.

딸이 첨으로 예비 사위를 집으로 데려와 같이 저녁하기로 해서, 김천에서 참석하고 돌아가기에는 시간이 안되어 아쉽다하고

막내 한 후배는 회사를 지켜야하는 갑작스런 일 땜에 죄송하다는 연락이 왔단다.

 

어제의 용사들이 다시 만났다. 

얼마전에 본 동기 둘과 부산에서 마음 급하게 올라 왔다는 친구랑 동기 넷은 모두 모였고

우리가 나올 당시 다섯이던 한 기 후배는 나중에 전입 온  한 명을 더해서 여섯인데 불참 하나에 소재를 아직 못 찿은 후배가 있어 넷이 왔다. 그 아래 후배는 넷이 배치를 받았다가 세 명이 전출을 가서 한명만 연락된다고.

동기 넷에 후배 넷, 여덟이 뭉쳤다. 얼굴에 연륜은 세월 만큼 표시가 나도 바탕은 그대로라서 얼마나 반갑던지.

풋풋했던 그 시절을 엊그제 마냥 하나씩 끄집어 낼 때마다 고개가 끄떡여지고, 어렴풋한 것들은 새삼스럽게 상기되어 진다. 

밤 세워 몇날을 얘기 해도 모자란다는 군대 이야기에서 살아 온 이야기, 살고 있는 이야기 줄줄이 이어지니 그 동안의 공백은 점점 줄어들어 시공을 넘는다.

 

모임시간 : 2017년 1월 14일(토) 14:00

모임장소 : 강남 양재역 오미가한정식(양재역 5번 출구에서 330m직진)

회비는 지방에서 올라 오는 사람은 면제.

라고 띄운 공지에서 지방에서 오는 사람들을 위해 영등포역 부근으로 하자는 의견에 장소만 변경되었다.

첫자리는 인천대에서 선생하는 동기가 내고 맥주 한잔은 후배가 계산하니 회비가 필요없다.

커피 한잔으로 마무리 하고 다음 만날날을 기약한다.

 

 

 

 

 

 

 

 

 

 

 

 

 

 

 

함께하지 못해 미안하다는 후배가 인사하고, 부산에 도착해서 집에 막 들어왔다는 동기가 즐거웠노라고 소식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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